죽갓, 죽신, 죽치.
이건 무슨 말일까? 대나무로 만든 물건인가? 했는데, 그게 아니다.
죽갓은 “막 만들어 여러 죽씩 헐값으로 파는 갓”이고,
이란 “옷, 그릇 따위의 열 벌을 묶어 이르는 말”이다.
마찬가지로 죽신은 “아무렇게나 대량으로 만들어서 여러 죽씩 헐값으로 파는 신”이고,
죽치는 죽갓이나 죽신처럼 “날림으로 여러 죽씩 만들어 내다 파는 물건”을 말한다.
그러니까 그다지 공들이지 않고 만들어,
열 개 스무 개씩 묶음으로 내다파는 물건을 죽치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죽치라는 말에서는 싸구려 불량품 냄새가 난다.
갓이나 신이나 하나씩 시간을 들여 꼼꼼하게 짓고,
꼭 맞는 사람에게 하나씩 파는 것이라야 죽치가 아니겠다.
그런데 요새는 회사에서 하나씩 시간을 들여 꼼꼼하게 만들려 하면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구박을 받는다.
장인을 키우지 않는 세상이다.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과 표준국어대사전을 보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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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5-09-08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그럼 대충 쓴 리뷰는 <죽리뷰>
아무렇게나 쓴 페이퍼도 <죽페이퍼>
장인 정신이 필요한 게야, 리뷰에도 페이퍼에도......끙..

물만두 2005-09-08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죽이 단위였군요^^;;;

숨은아이 2005-09-08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하하, 리뷰를 열 개씩 대충 날려 쓰고 한꺼번에 주르륵 올린다면 죽리뷰라고 할 수 있겠네요. ^^
만두 언니/단위 이름 중에서도 모르게 참 많아요. 그죠? ^^

미설 2005-09-08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회사분위기가 그렇군요..헐.. 얼마전 조선인님 회사 분위기에도 갸우뚱 한적이 있었는데요. 아마 다시 사회에 복귀(뭔 군인이 일반인 되는 느낌^^;)하면 적응하는데 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조선인 2005-09-08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우리 회사 분위기가 유독 요상한 거에요.
다들 고개를 절레절레한답니다.
뭐, 군대문화 만연이 심각하긴 하죠. -.-;;

숨은아이 2005-09-08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설님/제가 아는 회사들이 그렇다는 거죠... 제가 섣불리 일반화했군요. ^^
조선인님/"대한민국은 군대다"라나요. ( ")(.. )

숨은아이 2005-09-08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새 댓글 다신 새벽별님/으하하! 그것도 다 재주가 있어야... 전 못 해요. ㅠ.ㅠ

미설 2005-09-09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일반화로 느낀건 아니여요.. 어쨌든.. 들리는 소리들이 다 비슷한듯도 하여 저런 생각이 들었어요.

숨은아이 2005-09-09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설님/"장인을 키우지 않는 세상"이란 제 말이 그렇네요. 회사 몇 군데에서 장인정신을 존중해주지 않는다 하여 세상 전체가 그렇다고 했으니 말여요. 조선인님이 회사에서 들으셨다는 말은, ㅎㅎ 다른 사람이 알아주지 않는 일 가지고 너무 열심히 하면 본인 몸과 마음만 힘들다는 뜻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