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새해 결심이라고 해봐야 “올해는 책 좀 읽자!”라거나 “일을 더 열심히 해서 좀더 수준 높은 편집자가 되자” 따위 추상적인 것뿐이었다. 그러니 연말이 되어도 “음, 올해도 별로 읽은 게 없군” “뭐, 글쎄 다사다난한 해였어” 따위 영양가 없는 결론만 났다. 그러다 지난연말에 플레져님이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을 하루에 몇 낱말이라도 읽어야겠다고 쓰신 걸 보고, 따라쟁이 숨은아이는 이를 본받기로 했다. ^^
2004년 10월에 사고서 책상 한편에 “언젠가 쓸모가 있겠지” 하고 놓아둔 바로 그 책,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과 절판된 뒤 다시 출간되기를 고대한 끝에 12월에 마침내 살 수 있었던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사전], 그리고 정민 선생이 엮어 옮긴 [돌 위에 새긴 생각]을 하루에 한 장씩이라도 읽는 것, 그것이 올해를 시작하며 마음먹은 일이다.

[돌 위에 새긴 생각]은 사실 2002년에 매일 한두 장씩 회사에서 업무 시작 전에 읽기로 했던 것인데, 중간에 회사를 그만두면서 회사에 있던 내 짐을 꾸리는 와중에 책더미에 쓸려들어 버려서, 한동안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지냈다. ^^
이제 겨우 열흘 지났건만 그새 하루 이틀 건너뛰기도 했지만, 올해는 언어와 우리말, 옛글에 대한 내 어설픈 관심을 꼭 한 단계 올려보자.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사전]은 찾아보기를 제외한 본문이 466쪽,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은 역시 찾아보기를 제외한 본문이 437쪽이니 올해 끝내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올해 꾸준히 읽는다면 내년엔 끝내겠지. 그리고 [돌 위에 새긴 생각]은 183쪽이니 올해 다 읽을 수 있겠지.
읽으며 한 번씩 되새겨 보는 의미에서 특별히 인상 깊었던 낱말이나 구절을 여기 소개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