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고 싶은 삶의 모든 답은 한 마리 개 안에 있다 - 젊은 철학도와 떠돌이 개 보바가 함께 한 14년
디르크 그로서 지음, 추미란 옮김 / 불광출판사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양 사람이 쓴 이런 철학책은 처음 읽는 것 같다. 다른 철학서, 종교서는 매우 어렵게 느껴졌는데 이 책은 가볍고 에세이 같아서 친근하게 다가온다. 특히 자신의 개 보바를 키우면서 깨달은 것을 담고 있으니 더 쉽게 읽힐 수밖에.

이상하게 개 이름이 보바인데 자꾸 바보라고 부르게 된다; 전혀 바보스럽지 않지만...


특히 보바가 고통과 트라우마르라 대하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보바는 우산을 무서워한다. 비오는 날 저자와 산책 나갔다가 갑자기 비가 와서 우산을 보고 도로 중앙으로 도망친 적이 있다. 이날부로 저자는 우산을 들고 다니지 않는다. 

저자는 보바가 비록 우산을 보고 공포에 질려 도망쳤지만, 우산이 사라지자 즉시 신뢰감을 회복했다고 한다. 하지만 인간은 트라우마가 생기면 생각과 상상을 통해 부풀고 강해져서 트라우마와 전혀 상관없는 상황들까지도 좌지우지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보바는 사람들이 모두 자기를 때릴 거라 가정하지도 않았고, 단지 그 고통스러운 경험을 하나의 불건에 한정했다.  (129쪽) 

보바는 매일매일 새롭게 보는 능력을 갖췄다. 


이렇듯 동물을 스승으로 삼는 경우는 많이 있는 것 같다. 얼마 전에 <나의 문어 선생님>도 그렇고, 자연 속에서 스승을 삼는 게 훨씬 많다. 저자의 불교에 대한 탐구는 좋지만, 너무 한국 불교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 아쉬웠다. 외국 사람들은 여전히 불교를 중국, 일본, 인도, 티베트 불교로만 한정하는 것 같다. 


불교는 크리스털 공처럼 투명하고 맑습니다. 티베트에서는 이 공이 붉은 탁자 위에 놓여 있다. 그래서 티베트 사람들은 대개 불교가 빨간 크리스털 공이라고 생각하고, 그 빨간빛을 더 빛나게 하는 데에 최선을 다한다. 서양은 먼저 그 투명하고 맑은 공부터 본 다음, 그 공을 어떤 탁자 위에 놓아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