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어 더 큰 혼란이 시작되었다 - 이다혜 기자의 페미니즘적 책 읽기
이다혜 지음 / 현암사 / 201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다혜 작가는 라디오나 팟캐스트로 몇 번 접했다. 하지만 책을 읽는 건 처음인 것 같다. 나도 어렸을 때는 작가처럼 추리소설을 좋아했던 것 같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흥미를 잃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의식적으로 작가들이 추리소설에서 여성을 소비하는 방식이 싫어서였을까? 솔직히 의식해본 적은 없다. 그리고 추리소설이 재미 없어진 이유 중 하나가 내용이 너무 뻔해졌다. 그리고 이상하게 추리소설을 읽을 때는 성격이 급해서 내가 에상한 범인 맞는지 조금 읽다가 꼭 마지막 장을 확인하는 나쁜 버릇이 있다. 그래서 내가 예상한 대로 범인이 나오면 안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작가가 지금 내 나이 때 쓴 책이다. 본인의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하는데 참 독특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렸을 때 꽤 자유로웠던 것 같다. 통금도 없고, 원하면 여름방학 때 호주도 가고. 하지만 또 기자여서 그런지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남성문화들도 많이 겪은 것 같다. 다행인지 육감적인지 나는 그나마 인권이 중요한 곳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들이 많았다. 월급 착취를 받은 경험도 없다. (첫 직장이 공공기관이었기 때문에) 물론 대학원 다닐 때 강남의 호텔인지 오피스텔 아래 사우나의 카운터에서 일한 적이 있다. 그 때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머리 쓰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 당시 매니저가 대학원 생이라고 대개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결국 오래 그 일을 하지 않았다. 몇 달 해보니 약간의 사회적 편견 같은 걸 느꼈던 것 같다. 


저자의 책은 처음 접하지만, 문장 스타일이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 작가가 언급한 책 중에서 내가 읽어본 건 종이달, 제인 에어, 위대한 개츠비 정도다. 그만큼 독서 취향이 다른 걸까? 확실히 소설을 읽을 때 남성 작가를 피하게 되는 것 같다. 일단 공감이 안 간다. 다행히 요즘은 여성 작가들의 활약이 크다. 지인 언니는 대학생 때부터 습작 공부를 많이 했는데, 보통 소설을 쓸 때 남성을 꼭 주인공으로 설정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 데도 불구하고 무의식적으로 화자를 남성으로 하는 자신을 발견했다고....에세이도 많아지고 소설도 많다. 어쩌면 소설의 소비자가 2040 여성이라고 한다. 자연스럽게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작품들이 나올 거다. 오랜만에 페미니즘에 대한 에세이를 읽으니 주변을 돌아보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가스등 이펙트'의 유래다. 뜻을 알고 있었지만 영화에서 나왔다고 생각지도 못했다. 미국사람들은 이런 용어를 참 잘 만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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