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이면
이승우 지음 / 문이당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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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속의 이승우와 달라서 은근히 놀라고, 한수철 님이 자꾸 떠올라서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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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4-15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승우는 니나요.

치니 2011-04-15 16:41   좋아요 0 | URL
네, 니나 님도 떠올렸어요. 그런데 한수철 님이 떠오른 연유와는 조금 달랐어요.
아웅, 니나야 돌아와라!
 
1Q84 3 - 10月-12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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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이 마지막이라면, 이 정도 결말은 마음에 든다.연애 이야기는 하루키가 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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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4-14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섹스이야기도 유머도 하루키가 짱이에요. 하루키는 정말 최고에요.

치니 2011-04-14 13:47   좋아요 0 | URL
ㅎㅎㅎ 다락방 님, 저 이제 3권을 다 읽어서 마음이 참 후련해요!

섹스이야기도 유머도, 잘 하는 하루키지만, 제가 끝끝내 완전한 팬이 되지 못하는 이유는 아 - 예컨대 다마루와 아오마메의 전화 통화 같은 데서 나오는 잘난(?) 느낌. 일반인은 잘 모르는 어떤 이야기를 끄집어 내어서 자신의 감정이나 메시지를 전달하는 부분이 있잖아요, 왜. 저는 그런 부분이 왠지 별로 필요치 않은 수사같이 느껴질 때가 있어요. 물론 3권이나 되는 장편소설인 만큼, 하루키도 그런 걸 꼭 넣어서 독자에게 알려주고 싶은 유혹이 없지 않았겠다 이해는 가지만, 조금만 참았으면 하는 마음이 든달까. 아오마메와 덴고가 둘 다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를 들으면 말할 수 없는 평화를 느낀다는 설정도 그런 측면에서 조금 받아들이기 힘들더라고요. 하루키는 알 거에요, 그 음악에서 자신이 느꼈던 평화로움과 누군가와 시공간을 초월해서 엮이는 그 느낌. 하지만 무지한 독자인 저는 심지어 그 음악을 틀어놓고 독서를 해봤는데도 -_ㅠ 그 느낌이 뭔지 전혀 모르겠어서 당황스러웠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그 오랜 세월 동안 서로를 단 한 순간도 잊지 않고 마침내 만나는 그 '기어코' 해내는 기쁨, 그 사랑, 그저 그런 연애와는 한 차원 다른 연애, 이런 걸 서술하는 하루키는 짱 멋져요. :)

다락방 2011-04-14 14:20   좋아요 0 | URL
치니님. 저의 경우에는 야나체크의 시디를 책 사면서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재생 한번 안시켜본 1人 입니다. 들을 생각도 없고요. 그들이 그랬다면 그랬나보구나, 하고 넘겨버리지요. 무지한 독자의 대표주자인 저로서는 그렇다 해도, 그러니까 그들이 하는 얘기를 제가 모른다고 해도 그게 당황스럽지도 불쾌하지도 않아요. 다만, 저는, 폭풍우치는 밤의 덴고가 불편했어요. 덴고가 의도하지 않았어도 말입니다. 그건 저를 건드리는 부분이니까요. 그 이야기만 없었으면, 그 이야기만 없었으면 저도 일큐팔사에 별을 다섯 주게 될런지도 모르겠는데, 젠장, 그 일 때문에 온전히 사랑할 수가 없어요.

치니 2011-04-15 11:38   좋아요 0 | URL
오, 책을 사면 시디를 주는 거였군요! 흐음, 역시 안 사길 잘했어요. 전 왠지 눈쌀을 찌푸렸을 것 같은 예감이;;
그러게요, 저마다 책 속에서 불편한 것들이 있게 마련이니 - 저는 이런 음악 관련, 다락방 님은 덴고의 그 폭풍우 치는 밤의 행동 - 한 작가가 모든 대중을 만족시키기란 어차피 불가능하다 싶어요. 그런 측면에서 하루키 정도면 충분히 잘 하고 있는 걸 테고요. 그 이상을 바라면 쫌 무리죠. ㅎ 그럼 어디 니가 한번 써봐! 이런 소리가 막 귀에 들릴 듯.
그나저나 4권도 나온대요?

chaire 2011-04-14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2권까지만 읽고는 3권은 쳐다보지도 않고 있는데,
음... 어째야 할지 고민입니다.
저도 후련함은 느끼고 싶은데 사려니 손이 곱아들어서, 원... ㅋㅋ
나중에 한가해지면 저도 빌려 읽든가 해야겠어요.

치니 2011-04-15 11:41   좋아요 0 | URL
제가 도서관에서 빌리기까진 지난한 세월이 걸렸지만 이제는 열풍이 좀 잠잠해져서 한달 정도면 무난히 빌려보지 싶습니다. 뭐 동네가 어디냐에 따라 다르긴 해도. ㅎ
(여기 정독도서관은 유독 학생층이 많아서 더 인기가 있었지 않았나, 저는 그런 추측을 해요)
재미있었어요. 음식으로 치면 자주 먹어도 물리지 않는 그런 맛? :)
 
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 한겨레출판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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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마지막을 덮자, 온 몸의 세포가 부르르 떨리는 것 같은 기이한 느낌이 수초 간 지속되었다.
물론 읽다가 중간에 그런 적도 있지만 다음 페이지가 너무 궁금하고 불안해서 (이 불안의 연원은 내가 아직 파악을 못했다) 떨리는 세포조차 애써 진정시키려 했고, 드디어 다 읽은 후에는 조금은 안정감을 갖고 입맛을 다실 만 했다는 얘기다.

이런 느낌은, 그러니까, 수줍게 고백하자면, 한 사람에게 반했을 때의 느낌이다.
그렇다, 나는 그의 세번 째 책을 읽고(동물농장과 나는 왜 쓰는가를 이전에 읽었었다), 급기야 오웰에게 반해 버렸다.
반했기 때문에 객관적인 평가나 분석은 저리 치워 놓은지 오래. 앞으로 뭐라 말하든 콩깍지가 씌인 채로 한동안, 그럴 것이다.

앞뒤 맥락을 모르고 그가 살아온 역사를 모르는 분들은 그다지 이해가 안 가겠지만, 내가 가장 반하게 된 대목을 꼽자면 아래와 같은 대목, 눈시울이 갑자기 뜨거워지고 심장이 막 두근거려서 훕 - 하고 숨을 멈췄다가 뱉어야 했다.

   
  하지만 스스로 도저히 인정할 수 없는 일을 5년 동안이나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비슷하게 느낄 것이다. 번민 끝에 결국 얻은 결론은 모든 피압제자는 언제나 옳으며 모든 압제자는 언제나 그르다는 단순한 이론이었다. 잘못된 이론일지 모르나 압제자가 되어본 사람으로 얻을 수밖에 없는 자연스러운 결론이었다. 나는 내 자신이 단순히 제국주의에서 벗어나는 것뿐만 아니라 인간에 대한 인간의 모든 형태의 지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느꼈다. 나는 스스로 완전히 밑바닥까지 내려가 억압받는 사람들 사이에 있고 싶어졌다. 그들 중 하나가 되어 그들 편에서 압제에 맞서고 싶어졌다. 모든 걸 혼자서만 생각해야 했기 때문에, 나는 압제에 대한 증오심을 유난히 길게 끌고 갈 수 있었다. 당시에는 실패만이 유일한 미덕처럼 보였다. 조금이라도 자기 발전을 생각한다면, 심지어 한 해 몇 백 파운드를 버는 정도의 '성공'이라도 바란다면 비열한 짓 같았다.
내 마음이 영국의 노동 계급에게로 향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였다.
 
   

내가 뻔하고 무책임한 생을 살고 비슷한 부류만 상대하며 살아선지, 지금까지 나는 한번도 자신이 '압제자'의 위치에 섰다가 이토록 통렬하고 냉철하게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변화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실제로 피압제자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보지 않으면 함부로 말할 수 없다고 '말'들은 하지만, 그말을 한 뒤 자발적으로 피압제자의 생활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사람도 거의 보지 못했다. 실제로 하는 경우가 있다면, 그런 경우엔 '압제자'가 아니라 '피압제자'가 되어본 경험이 한번이라도 있었던 경우이거나, 80년대 대학생들이 주로 했던 '교육과 계몽 후 혁명을 이뤄내기' 위한 도구로서 잠시 잠깐 겪어보는 일일 뿐이었다.
아니 아니, 모르겠다. 내 이야기만 하자. 그들은 그들대로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했을테니. 해보지도 않은 내가 감히 말할 건덕지는 없다.
아무튼 여기 이 남자, 오웰은 그 체험을 글로 썼고 내가 글에서 확인한 것은 ...... 아이고야, 그렇게도 수백만번 회자되는 '진정성' - 이 단어를 얼마나 쓰기 싫은지 모른다, 지금도. 얼마나 이 단어에 진저리 나게 가짜 진정성이 판을 치는지, 쓰자마자 식상해지는 느낌이 너무 싫어서. 그래도 이 단어 밖에 없다. (오, 나의 그지같은 어휘력이여)

아무튼지간에, 읽으면서 나는 '긴 말 필요없다. 닥치고 일단 무조건 읽어야 한다' 라는 생각을 하다가 종내에는 오웰에게 또 설득당하여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 이 따위 '배운' 자의 말보다는 그저 노동하는 것, 몸을 움직이는 행위가 더욱 중요하잖아. 우선 배우고나서 행동해야 한다는 믿음 역시 우리가 학교나 배운 사람들의 문화에서 체득한 것일 뿐, 책 한 권 읽는다고 내가 변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네.

어째야 할지 모르겠다. 당장은, 소위 '진보' 쪽에 계신 분들이 이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적어도 뜨끔뜨끔 찔리기라도 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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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2011-04-12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온 몸의 세포가 부르르~ 첫 문장에서 콜라 광고가 생각났어요^^
개인적인 생각인데 '진정성'이라는 단어가 참 고생이 많은 것 같아요. 딱히 대체할 뭔가가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저 역시 빵꾸똥꾸 수준의 어휘력이라서 '진정성'만 우려먹고 있는 것 같아요 ㅜㅜ

책을 읽고 뭔가 변할 수 있다거나, 책 속에 길이 있다거나, 이 말이 다 틀린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뭐랄까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인 것 같아요. 물론 개인차가 있겠지만 말이에요.
제가 어느 한 시절 육체적 노동에 올인했던 적이 있습니다. 물론 제 기준에서 육체적 노동에 올인했다라고 말하는 것이지만 말입니다. 벼락맞을 소리 같지만 그것도 답이 안되더라구요. 그때 매일 생각했어요. 뭐가 문제냐, 뭐가 답이냐, 뭐가 희망이냐, 이런 젠장.....

이렇거나저렇거나 오웰의 책은 무조건, 무조건 많이 읽혔으면 좋겠어요~ :)

치니 2011-04-12 16:42   좋아요 0 | URL
콜라 광고, ㅎㅎ 역시 굿바이 님.
진정성 뿐이겠슴까, 소통이라는 단어도 그렇구요, 니들이 고생이 많다, 고 할 만한 단어들이 꽤 되는데 - 그 단어 쓰는 사람들에게 딱히 뭐랄 자격이 없는 스스로의 어휘력이 늘 좌절스럽죠. 휴.

책도 책 나름이라는 건 제가 새삼 덧붙일 거 없지만서도, 오웰의 책을 한번 읽는 것이 쓰잘데기 없는 책 열 권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싶은 마음이 꾸역꾸역 올라와요. 흐 - 그래서 무조건, 무조건이야 외칩니다!

그런데, 굿바이 님, 당신의 정체는 대체 무엇입니까, 이 어메이징한 알라디너야 ~ (지송 반말이지만 이해하시리라 믿으며) 육체적 노동에 올인이라뇨, 으아으아.

2011-04-12 1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13 1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13 17: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에디 2011-04-12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레퀴엠을 새벽에 다 읽고 온 몸이 떨렸어요. 손도 떨리고... 어떤 육체적인 충격을 줬던 책은 저 책이 유일했던 것 같아요.

음. 근데, 지금 과연 조지오웰이 비슷한 경험을 하고 비슷한 글을 쓴다면 어떨지 궁금하네요. 글의 내용이 바뀔지도 궁금하고 아니면 "좀 더 정치적인 글"이란 (1936년의 탄광과 지금이 그리 다르지 않더라도 정신적으로 우리의 문제가 아니라는 여윳거리가 있으니까) 낙인이 찍힌 상태에서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도 궁금하구요.


다락방 2011-04-13 11:54   좋아요 0 | URL
누구의 어떤 레퀴엠인지 링크 부탁합니다, 에디님.

치니 2011-04-13 13:34   좋아요 0 | URL
하비트 셀비 주니어의 레퀴엠이 아닐까요, 다락방 님? 지금 일단 알라딘에서 찾아본 바로는 이 책이 유력한데...에디 님 알려주세요!

네, 저도 지금 오웰이 살아 있어서 비슷한 경험을 한다면, 뭐라고 할지 간혹 궁금해요. 이 책 속에서도 간간히, 미래에 대한 절망적인 예언을 하지만 그래도 끝까지 잘 좀 해보자 으쌰 으쌰 하는 사람인데 지금과 같은 세상이라면...글쎄요, 너무 절망적이라서 그냥 속세를 떠났을지도.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는 어떤 예술가의 글도 결국에는 정치적이다,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니 사람들의 낙인 같은 건 아마 신경쓰지 않을 거 같아요.

다락방 2011-04-13 14:16   좋아요 0 | URL
치니님이 말씀하신 책이 맞는것 같아요. 거기에 에디님 밑줄긋기도 있거든요. 그런데 절판..orz

치니 2011-04-13 14:34   좋아요 0 | URL
쩝, 왜 우리가 애타게 찾는 책과 영화는 늘 절판되는가 - 뭐 이런 주제로 뭉쳐야 하나효? 요새 왜 이랭. 브로큰 잉글리쉬도 글쿠요.

에디 2011-04-14 08:32   좋아요 0 | URL
네 셸비의 레퀴엠 맞아요. 작년즈음에 아름다운 가게에서 새거나 다름없는 레퀴엠을 2권 발견하곤 다 샀거든요. 하나는 선물하고 다른 하나는 친구가 본다고 가져갔는데 (어차피 안봤을게 확실함) 돌려받으면 다락방님 주소를 알려주세요.


chaire 2011-04-12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꽃양배추 님의 꾐에 넘어가서 ㅋㅋ 나는 왜 쓰는가를 사서 첫장을 열었다가,
으마, 잼날거같아, 하고 깜짝 놀라서 도루 덮어놨답니다...ㅋㅋ
할일이 많은데 열었다가는 덮기 싫을 거 같아서...
오웰 진짜 멋진 남잔가 봐요.

치니 2011-04-13 13:37   좋아요 0 | URL
ㅎㅎㅎ 깜짝 놀라죠, 증말.
저는 <나는 왜 쓰는가>를 비행기 안에서 읽으려고 가지고 갔었는데, 열어보니 생각했던 그런 에세이가 아니잖아요, 글쎄. 그래서 일단 덮고 나중에 여행지의 숙박하던 집에서 천천히 읽었어요. 다 읽는 데는 결국 한달이 걸렸던 거 같아요. 덮기 싫기도 하지만, 죽죽 읽을 수도 없어요. 이게 한 장을 읽으면 생각할 게 너무 많아가지고.
암턴 카이레 님도 어서 읽어보셔요 ~

nada 2011-04-12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귀여우세요, 카이레님.
잼날 거 같아서 깜짝 놀라 도루 덮는 그 기분 알아요.ㅋㅋㅋㅋㅋ

이성적으로 존경심이 드는 작가는 제법 많은데, 심정적으로 반하게 되는 작가는 많지 않은 거 같아요(적어도 제 경우에는요).
저는 오웰을 존경하기 이전에, 인간 오웰에게 반했어요.
그냥 이 남자가 너무너무 좋드라구요.
이 남자는 진짜다, 그런 느낌이 팍 왔어요.
심지어, 오웰이 아내가 죽은 후 얼마 안 되어 이 여자 저 여자에게 청혼을 했다는 것마저 마음에 들더라구요.
그토록 외로움을 잘 타고 그토록 약한 남자가 자신을 시련의 구렁텅이에 빠뜨리고 글과 삶을 서서히 일치시켜 나가는 과정이 진정 대단하게 느껴졌어요.
이 남자는 완벽하지 않아서 매력 있어요.

나는 왜 쓰는가 읽다 보니까 걍 닥치고 빠순이 해야겠다, 바로 느낌 오던데요.ㅎㅎ
보니까 신간도 나왔고! 완전 행복!

치니 2011-04-13 13:40   좋아요 0 | URL
나도 나도요!
아아, 이렇게 표현했어야 했는데. 사람들이 꼭 꽃양배추 님 댓글을 읽었음 좋겠어요. 존경하기 이전에 반한 그 느낌, 진짜다 그런 느낌. 맞아, 그거에요.
이 여자 저 여자에게 그 부분도 그렇고, 입양한 아이 잘 돌본 거랑, 심지어 위건부두의 지저분함을 이야기하면서 병 돌려 마시기를 언급할 때 '나는 여전히 누가 입댄 음료수나 먹을 것에 입대는 건 너무 싫다'고 당당히 말하는 것. 이런 것들이 좋아요. 한마디로 주제파악을 넘 잘하는 남자랄까.

히, 저도 신간 기대중.

다락방 2011-04-13 14:17   좋아요 0 | URL
아우, 저 집에 가는길에 서점에 들러 조지 오웰 책 뭐든 하나 사야지 원, 안되겠어요. ㅎㅎ

치니 2011-04-13 14:33   좋아요 0 | URL
우왓, 다락방 님, 어떤 거 먼저 읽으실 거에요? 아, 괜히 내 맘이 분주해져요.
위건부두로 가는 길을 먼저 읽으시는 편이, 나는 왜 쓰는가를 이해하는 데 편하긴 한데. 둘 다 괜찮지만 일단 동물농장은 먼저 읽지 마시라고 하고 싶어요. 동물농장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이 사람의 사상 변화를 알아야 되거덩요.

다락방 2011-04-13 15:10   좋아요 0 | URL
치니님. 저 [동물농장]과 [1984]는 몇년전에 이미 읽었어요. 어쩌죠? ㅠㅠ

치니 2011-04-13 15:51   좋아요 0 | URL
어쩌긴요 ~ 그럼 그냥 위건부두랑 나는 왜 쓰는가 중 땡기는 걸로. :)
저로서는 그나마 조금 쉽게 읽히는 쪽이 위건부두였어요.

에디 2011-04-14 08:33   좋아요 0 | URL
카탈로니아 찬가?

다락방 2011-04-14 14:59   좋아요 0 | URL
카탈로니아 찬가. 그것도 있구나. 알았어요. :)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 가치에 대한 탐구
로버트 메이너드 피어시그 지음, 장경렬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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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800매에 달한다. 

나온 지는 30년이 훌쩍 넘었다. 

제목은 잊혀진 부조리극을 연상시키는 동시에, 조금쯤은 해학적인 풍자를 기대하게 한다.  

작가는 아이큐 170 천재로 화학을 전공했다가, 동양철학을 공부했다가, 저널리즘을 공부하고 영작문을 가르치다가, 다시 철학을 공부하고, 정신병원에 수용되어 전기치료 고문을 받아 기억을 약간 상실하는 고통을 겪은 뒤 이 책을 쓴다. 그리고 말한다. 122군데 출판사 중 121군데에서 거부당했지만 1군데에서 출간을 수락했고, 결국 책이 나오기 위해서는 단 한 군데의 출판사만 필요하지 않느냐고. 그러니 문제 될 것은 하나도 없었다고. 정신병원을 포함하는 약력에서 유추, 선병적 기질과 연약한 마음의 소유자일 거라는 짐작을 단호하게 거절하는, 자신만만한 말투다.

이런 기본 지식을 덥썩 안겨주는 책을 읽기 시작하자, 과연 초반에는 예상대로 무언가 압도당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가도 잠깐, 이런 문장을 읽으면 일종의 자기계발서 중 별난 개인 경험과 철학 개론을 버무려 그 수준을 높인 책일 뿐일까,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만일 당신이 무슨 일을 서둘러 처리하려고 한다면, 당신은 그 일에 더 이상 애정을 쏟을 만큼 관심을 갖지 않고 어서 다른 일로 옮겨가기 바라고 있음을 의미한다.  
  - 64쪽

그런데 곧이어 유령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서문에 작가가 조심스러우나 엄중하게 이 책 속의 나보다는 정신병원에 가기 전의 나였던 '파이드로스'가 사실은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더 많이 내포하고 있다는, 사회적이거나 반사회적인 경계는 - 정신병자는, 정말 미쳐서라기보다는 사실상 반사회적이라서 격리하는 경우가 많다 - 더 이상 긋고 싶지 않다는 식의 선언을 염두에 두게 하면서 머릿 속이 조금씩 뱅글뱅글 돈다. (그렇다, 눈치 챘겠지만 이 책은 자서전적인 소설이라고 해도 무방하게 쓰여 있다) 

   
  자연의 볍칙이란 유령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발명품이지. 논리의 법칙이나 수학의 법칙도 또한 유령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발명품이야. 이 세상의 모든 게 다 인간의 발명품이지. 심지어 이 세상의 모든 게 인간의 발명품이 아니라는 생각까지도 말이야. 인간의 상상력을 떠나 존재하는 세계란 그것이 무엇이든 있을 수 없지. 모든 게 다 유령인 셈이야. 고대에는 모든 게 다 그렇게 인식되었어. 세상을 이끌어나가는 것은 바로 유령들이지. 우리가 무언가를 본다면 바로 이 유령들이 우리에게 그것을 보여주기 때문이야. 모세, 부처, 플라톤, 데카르트, 루소, 제퍼슨, 링컨 등등이 모두 다 그런 유령이지. 아이작 뉴턴은 상당히 괜찮은 유령이야. 아마도 최상의 유령 가운데 하나일걸. 우리들의 상식이라는 것은 바로 이같은 유령들, 수천수만의 유령들의 목소리에 지나지 않아. 유령들, 그리고 더 많은 유령들의 목소리 말이야. 살아 있는 사람들 사이에 자리를 차지하려고 애쓰는 유령 말이야.  
  - 77쪽

이 때만 해도 이해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그러나 책은 사회로 돌아온 나로부터 점점 그 옛날의 파이드로스에게 기억을 집중하고 강연을 하면서, 파이드로스가 고대희랍의 철학을 배우던 당시 소피스트를 궤변론자가 아니라 진정한 수사학을 정립하여 결국 후대에 크나큰 영향을 미친 철학가로 언급하는 부분에서 정점을 이루어 '대체 무슨 소리야!'라고 울부짖게 만든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그러니까 이런 식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과 플라톤의 철학을 비교한다. 플라톤과 소크라테스의 철학을 비교한다. 그들이 수사학과 변증법을 가지고 놀았던 이야기를 한다. 문학에나 쓰이는 것이라고 경시되었던 수사학을 변호한다. 변증법을 미워한다. 변증법을 미워하는 논리는, 변증법이라는 자체를 또 변증해야만 하는, 그런데 그걸 변증할 도리는 아무 데도 없다는 원천적인 불가해 속에서 이론, 즉 합리화의 불가능성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파이드로스는 '질 質'에 미쳐 있었던 사람이다. 그가 말하는 질이란, 합리화나 이론과 상관이 없는 어떤 것이다. 아니 그걸 초월해야 하는 어떤 것일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왜 파이드로스는 그토록 변증법을 비롯한 모든 철학에서 합일하는 이론적 철저함을 기대하고 그렇게 되지 않았다고 분개하는가. 이 모든 이론과 진술, 주장들이 결국 자신의 질을 망치고 세상을 퇴보 시켰다고 믿기 때문인가. 그렇다면 어서 철학을 내팽개치지 않고 거기 앉아 무엇을 하고 있으며 여적 이런 책을 쓰면서 독자에게 무엇을 기대한단 말인가 - 이딴 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이 페이지마다 튀어나오니 도무지 내용에 집중을 하기 힘들었다. 

책이 나왔을 때 논란이 무성했다는 후문이 적혀 있었다. 그럴 만도 하다, 끄덕이면서 마지막 장을 덮을 때 참으로 난감했다. 좋아할 수도 싫어할 수도 없는 묘한 책이니. 일독의 가치가 있는가도 고민스러웠다. 글쎄, 나는 그저 피어시그만큼 머리가 유별나게 좋지 않아 미치지도 않고 더 파고들 지적 능력도 되지 않아 차라리 다행이라고 할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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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 2011-04-08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얘기 한참 나올 때 제목이 참 좋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무슨 책이 이렇대요~

치니 2011-04-08 19:27   좋아요 0 | URL
글을 적고나서 또 생각해보니,
적어도 모터사이클 관리술 측면에서는 제목만큼 내용이 좋아요. 선은 아직도 모르겠지만, 어흑.

파고세운닥나무 2011-04-08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꾹 참고 읽어대니 쫌 알것도 같던데요^^
물론 '꾹 참는' 독서법 때문에 완독은 아직 하지 못했네요^^;

치니 2011-04-08 19:16   좋아요 0 | URL
파고세운닥나무 님은 눈치 채셨군요, 제가 꾹 참고 읽었다는 사실을! ^-^;; 그러고보면 저는 참는 걸 절대 못하는 사람 중 하나인데, 이 책을 다 읽었다는 자체가 이 책의 가치를 말해주는 듯도 해요. 결국 끝이 어떻게 되는가가 너무나 궁금했으니까 재미는 없었다고 할 수 없는 거죠.
님의 리뷰도 읽었어요. 물론, 저보다 훨씬 잘 이해하셨더라고요. ^-^; 부러웠습니다. 아 참, 올려주신 사진을 보니 피어시그는 심지어 션펜을 닮았어요!

파고세운닥나무 2011-04-08 20:45   좋아요 0 | URL
작가의 근래 모습은 도인풍이던데 말이죠^^; 말씀하시니 정말 숀펜과 어슷비슷한데요?
리뷰에서도 철학 얘기를 하시던데, 이 책에 철학 얘기가 좀 많죠? 철학 전공한 여자친구에게 이 책 읽다 뭣좀 물어버려고 했더니 본인도 재미없다며 넌더리를 내더라구요. 저도 철학 얘기 따라가는게 고역이었어요~

turnleft 2011-04-09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한테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아레테"라는 개념을 소개하는 부분이었어요. 제가 이해하기엔 아레테라는 것은 삶의 모든 부분에서 더 나아지기를 지향하는 자세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대상을 주체와 분리하는 소크라테스 식의 '진리'에의 추구 대신, 모든 것이 자신과 합일되는, 그래서 대상과 주체가 함께 발전하는 '질'의 추구가 필요하다는 것이었거든요.

피어시그는 서구 문명의 기본이 되는 주체와 객체의 분리가 주체를 소외시키거나 거꾸로 객체에 대해 무관심해지게 만드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문제는 이러한 서구의 철학적 근본을 허무는 사유가 결국 그 문명 내에서 자라난 스스로의 토대 또한 허물고 있었던거고, 마침내는 일종의 파열음을 낼 수밖에 없었던게 아닐까 생각이 되더군요.

암튼 100% 이해했다고는 절대 말 못하지만, 저한테는 꽤 인상적이고 강렬한 책이었습니다 :)

치니 2011-04-09 14:27   좋아요 0 | URL
턴레프트 님의 이 짧은 댓글이 전체를 정말 잘 요약해주네요. 잘 읽었습니다. 덕분에 정리가 되었어요. 특히 마지막 부분, 결국 그 문명 내에서 자라난 스스로의 토대 또한 허물고 마침내 일종의 파열음을 낼 수 밖에 없었다 - 이 말이 정답이지 싶어요!

인상적이라는 말씀에도 동의! :)

네오 2011-04-09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떻게 이책을 선택하게 됐어요? 표지부터 정나미가 철절 떨어지던데요~ 예쁘게 꾸며으면 스킵했을지도 모르지만~ 요네하라 마리 신간 어떨것 같나요^^

치니 2011-04-09 14:29   좋아요 0 | URL
아마도 알라딘에서 누군가의 리뷰를 보고 선택한 듯한데, 그분이 아마 연랑 님이었던가? 지금은 헷갈립니다. ^-^;
표지는 저로서는 괜찮았는데요. 흐.

마리 여사의 신간은 언제나 흥미 유발, 함 읽어볼 생각이에요. :)

에디 2011-04-11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특히 좀 직업적인 의식을 가지고 (이 책을 추천하는 대가들이 꽤 있거든요) 보다보니 뒤로 갈 수록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싶었어요. 그런데 첫번째 인용구는 자기계발적인가요? 저는 상당히 마음에 들었는데 : )

치니 2011-04-11 14:28   좋아요 0 | URL
직업적인 의식이요? 우와 그럼 에디 님은 설마 모터사이클 정비...사? ㅎㅎ
제가 아는 에디 님의 직업과 연관시켜보자니 언뜻 어떤 의미인지 짐작이 안 가요.
중반까지는 상당히 괜찮다 쪽으로 마음이 가다가, 후반에서 완전 헤매는 바람에 이 책 뭥미, 이래진 거 같아요.
자기계발적이지만 마음에 들어서 메모해두었던 인용구에요. ㅎ 근데 자기계발서에서 이런 식의 이야기를 많이 한단 생각이 들어서.

에디 2011-04-12 20:24   좋아요 0 | URL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미야모토 무사시의 오륜서와 이 책이 자주 오르내리죠. 앨리스가 압도적으로 많이 거론되지만...


치니 2011-04-13 13:42   좋아요 0 | URL
오륜서는 일단 모르는 책이니 패스하고,
앨리스가요? 흐음....어찌 보니 그런 거 같기도 하고. 책 속에서 앨리스를 언급한 부분도 있었던 것 같네요. 어후, 아무래도 이 책은 제가 오독한 부분이 많은 듯.

차좋아 2011-04-12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닦고 조이고 (기름)칠하고, 라고 퍼뜩 떠오르는데 맞아요? 저 이책 읽어요 말아요 치니님??

치니 2011-04-12 13:53   좋아요 0 | URL
으음, 제가 뭐 이래라 저래라 할 입장은 아니지만서도 ^-^;; 평소 차좋아 님을 보면 여러 방면에 관심이 있으신 것 같은지라 한번 읽어 볼 호기심이 일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모터사이클 관리술 쪽에서는 아마도 저보다 훨씬 공감이 많이 갈 수도 있고요.
다만 이 책의 두께 때문에 들고 다니기에도 무겁고 누워 들기에도 마땅치 않고 책장이 잘 넘어가지도 않는다는 사실만 미리 알립니다. 그래도 읽으시겠다면 제가 보내드릴게요! 부러 사시기엔 또 금액도 만만치 않으니. :)

차좋아 2011-04-12 17:51   좋아요 0 | URL
이히히^^ 좋아요 감사해요 치니님 선듯 보내준다하시고.

하지만 너무 두껍고 또 모터사이클은 관리는 아직 관심없고 그래서 안 보내 주셔도 돼요^^ 선물 받은 듯한 기분이에요 ㅎㅎ

치니 2011-04-13 13:42   좋아요 0 | URL
ㅎㅎ 넵, 나중에 관심 생기면 말씀하세요.
 
정치의 발견 - 정치에서 가능성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치학 강의
박상훈 지음 / 폴리테이아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전반적인 공감 뒤에 남는 몇 가지 의문점들은 어떻게 해소할까, 내게 남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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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2011-04-01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니님, 부제가 정말 마음에 들어요.
제가 갑자기, 미친 바람이 불어, 정치에서 가능성을 찾아보겠다는 의지가 불끈불끈 솟아요! 이런 의지는 중학교때 맥가이버아저씨를 만나러 가겠다고 몰래 짐을 꾸리려고 했던 그때의 에너지와 매우 비슷하지요~!

갑자기 왜 이런 미친 생각을 했냐면요, 다 000국회의원 덕분이에요. 이분이 한국의 주택문제에 대해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그러니까 주택을 무슨 기호품이라 착각하고 있는 정치인을 앞에 두고, 총기가 없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저분에게 주택은 기호품이 아니라 생필품이다,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 반드시 정치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야겠구나 싶었어요. 기필코 혼내주리라고 다짐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이책을 읽어야겠어요 ;)

치니 2011-04-01 14:15   좋아요 0 | URL
네, 지금의 진보 정당 소속인/진보 연하는 사람들/정치는 어디 남의 나라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에는 불만 투성이인 사람들/그리고 이도 저도 아닌 저 - 까지, 모두 한번쯤 읽어보고 생각할 거리를 주는 책이에요.
한 마디로 시의적절한데, 짧고 작은 책의 겉모양 만큼 속이 깊지는 않다는 게 제 느낌.
강연과 자신의 칼럼을 모은 형식이라 한 권의 책을 오래 다듬어 낸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살짝 아쉽긴 했습니다만, 많이 읽혀서 생산적인 논의가 활발해졌음 싶어요.

ㅋㅋ 근데 중학교 때 맥가이버아저씨는 왜 만나러 가려고 하셨어요? 한 수 배우려고? 아니믄 그분이 너무 멋져서?

굿바이 2011-04-01 16:27   좋아요 0 | URL
흐흐흐, 그러니까 제자가 되려고 했어요~ 그것도 수제자!!!!!

hanicare 2011-04-02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치에 관심이 없어요~라고 심드렁하게 말할 여유가 없다는 것.
일개 소시민인 제 귀에도 째깍째깍 지구 수명을 말하는 시계의 초침이 숨넘어가는 듯한 환청이 들린다는 것.

어느 시대나 위기였겠지만 지금은 그 급이 다르군요.임금이 누군들 뭔 상관~이라며 격앙가를 부르던 시절은 정말 전설시대였나봅니다.

정신 바짝 차려야겠어요.

치니 2011-04-02 22:05   좋아요 0 | URL
hanicare 님, 토요일에도 이렇게나 일찍 일어나시다니! ㅎㅎ 시간에 놀랍니다.

네, 이렇게 전국민을 긴장시키는 정부도 드물어요. 기껏 데모나 하다가 학교 졸업하면 어물쩡 취직이라도 잘 되던 우리 때보다 훨씬 더 한 위기감이 하루가 다르게 엄습하니 말예요.

네오 2011-04-03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재미있어요? 라는 '원초적인' 질문부터 하고 싶네요ㅋㅋ
부제가 '정치'에서 가능성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치학강의인데 아직도 그러한 희망을 찾고자 하는 '사람'이 많나보네요?^^ 그냥 투표나 열심히 할래요~

안티크라이스트 4월14일 개봉한다고 그러는데 개봉관은 아직 잘 모르겠어요~
저는 이미 이 영화를 봤지만 개봉하는 순간 초스피드로 물불안가리고 달려가서 표를 끊고 영화를보고 싶은 마음뿐이네요~ 왜냐라고 물으신다면(궁금하지도 않겠지만요ㅎㅎ) 제 개인적으로는 정말'최고'의 영화이기때문이죠~ 또 왜냐고 물으신다면 멋지게 편지형식으로 써드릴께요~

그런데 이 영화, 여성분이 보시기에는 정말 짜증스러운 스토리이죠~
어떻게보면 아이를 잃은 여인의 슬픔을 최대치로 표현한 작품이라고 하고 싶지만 라스 폰 트리에가 그렇게 낭만적인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튼 그냥 올해의 영화를 선정해볼때 2008년 베스트 파라노이드 파크, 2009년 베스트 안티크라이스트, 2010 베스트 블랙스완 이렇게네요^^

치니 2011-04-03 15:14   좋아요 0 | URL
저는 원초적으로 재미있어야 책은 그 가치를 최고치로 올릴 수 있다고 믿는 편입니다. :)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이 책이 그렇진 않아요.
부제에 충실하면서 읽자면 어느 정도는 얻는 것이 있고요. 엄밀히 말하면 소위 진보파에 속하는 분들에게 필요한 개선 사항들을 일일히 지적하는 수준이라고 할까요, 크나큰 대안이 확 나올 리야 없습니다. 답답한 심정에 집어들게 되는 책인데요, 읽다보니 저는 딱히 어느 파는 아니지만 평소 생활상에서 찔리는 부분은 많더라고요. ^-^;

안티크라이스트, 호오, 말씀을 들으니 더욱 기대가 되네요. 라스 폰 트리에는 애증의 감독이어요, 제게는. 아유, 아직도 어둠 속의 댄서 때 하필 맨 앞자리에 앉아서 멀미가 너무 심해 고생한 기억이 생생합니다. 저도 낭만적인 사람이 못 되는데 멀미는 싫어하기 때문에;;; 약간 두렵네요. ㅎ

네오 2011-04-06 18:32   좋아요 0 | URL
안티크라이스트 이동진이 '걸작'이라고 칭하더군요^^(사실 저의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면에 김혜리는 어둠속의 댄서를 봤을때의 치니님처럼 멀미로 고생했데요~

남성과 여성의 평가가 분명히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반전이 있는데 사실 저도 이부분 좋아하지 않아요(왜 하필이면 이렇게까지라며 분노했죠^^)

그런데 이번의 개봉판이 미국상영판이던데 거기서 몇초가 삭제된답니다

그런데 그 몇초 삭제장면 정말 충격이죠(미루어 짐작컨테)아마도 그 장면을 삭제했을꺼예요~

궁금하죠? 그 장면ㅋㅋ 아~제가 남성의입으로 말하는 것은 진심으로 민망해서요^^

대신에 프롤로그는 어떠한 영화들보다 굉장히 좋았습니다~레알 so cool

아~ 혹시 궁금한건데 주위친구분들중의 라스폰트리에를 좋아하는 사람있나요? 내 주위여성분들에게 그에 대한 내용을 알려주면 거의 분개해서요^^

치니 2011-04-06 19:00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보지 않고는 뭐라 말씀드리기 어렵겠어요. ^-^;
제 주변에서 라스폰트리에 감독을 좋아하는 사람을 떠올려보니 젊은 남성이 있고, 여성 중에는 그닥 없는 것 같아요. 흐음.

아무튼 일단 함 보겠습니다! :)

네오 2011-04-09 13:49   좋아요 0 | URL
정치의 발견 굉장히 얇은 책이네요~ 아 그런데 이책 한나라당 국회의원중의 홈피의 이주의 책하면서 추천하는 바람에 김팍 새버렸어요^^

치니 2011-04-09 14:33   좋아요 0 | URL
얇고 강의 형식으로 되어 있는 게 장점이자 단점인 듯. 약간은 겉핥기 식 대안을 보여주는 듯해요.
한나라당이 저도 밉긴 하지만, 이런 책을 굳이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지만 않는다면야, 그분들도 읽어보면 좋죠 ~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