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 괜찮지 않았던 날들
허윤정 지음 / 자화상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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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에세이를 읽다 보면 꼭 내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글들을 발견한다.
나도 그렇게 아파했던 적이 있었는데...
나 역시 세상 전부인 듯 사랑했던 적이 있었는데...
하면서 자연스럽게 공감이 되는 글
그래서 에세이를 읽고 나면 꼭 내 이야기를 남기게 된다.
서평이 아닌 리뷰가 되는 이유.

살다 보면 괜찮지 않았던 날들이 있다.
괜찮은척하며 흘려보냈고, 어느 순간 그대로 묻어 뒀던 이야기들.
가린의 글을 읽으면서 지나간 시간들이 다시 찾아왔다.
방황하고, 사랑하고, 이별에 아파하고, 선택에 후회했던 순간들
잊혔던 시간들이 글로 인해 장면으로 다시 살아난 느낌이 애달프다.

'나'를 사랑하지 못했던 지난날의 시간들
책을 읽으며 하나하나 떠올려 본다.
그땐 그랬지, 아! 이런 일도 있었구나.
책과 함께 그 시간들을 여행하며 속으로 눈물을 흘려보낸다

감긴 눈 똑떨어지는 눈물방울 하나
딱 내 마음을 책에 담아 위로한다.

한바탕 울고 나면 괜히 개운해지는 것처럼.
책 한 권을 읽고 슬픔에 빠졌다 나오니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는다.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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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쉬운 블록체인 & 암호화폐
김기영 지음 / 넥서스BIZ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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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17년 말에는 암호화폐 열풍이 불었었다.
한순간에 수 백에서 수 천만 원이 오르락내리락 했고, 채굴을 하기 위해서 너도 나도 전용 컴퓨터를 만들면서 그래픽 카드값이 치솟기도 했다. 배틀그라운드와 비트코인이라는 암호화폐로 인한 가격 상승,
공급의 부족, 그리고 20~30대 청년들의 대출과 투기로 인한 사회적 문제까지.
연일 뉴스에서 떠들어 댔지만 아직까지도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블록체인에 대해선 모르고 있었다.
대체 뭔데 이렇게까지 시끄러울까? 알고 싶어 찾아 보면 너무 전문적인 이야기들이어서 이해하기 전에 배워둬야 할게 너무 많았기에 쉽게 접근할 수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한 쪽에선 그냥 쉽게 도토리 같은 거다, 옛날 튤립과 같은 허상이다.
이런 이야기들만 조금 알아 들었을 뿐. 이 역시도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 완벽한 설명과 이해를 주는 것은 아니었다.

해가 지나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하고 정부에선 우려에 거래 금지 조치까지 들고 나왔었다.
또 환차익처럼 국가마다 거래가격이 달라 상대적으로 싼 국가에서 암호화폐를 사서 한국에서 팔기도 한다는 뉴스, 홍콩에선 주식처럼 세력이 있어 순진한 사람들을 꼬셔 이득을 얻는다는 뉴스, 일본에선 제도적으로 안착할 수 있게 법령을 제정한다는 소식까지 많은 뉴스들이 경제면에 가득했었는데 어느 순간 관련된 모든 뉴스들이 자치를 감춰 버렸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야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한 가장 쉬운 개념서를 만났다.

넥서스 출판사에서 출간한 "이토록 쉬운 블록체인&암호화폐"

지은이 김기영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IT와 신기술에 대해 참신한 인사이트를 선보이고 있다.
<조선에듀>에서 '아이비리그 출신 김기영 대표의 IT 교실'이라는 칼럼을 연재하고 있고, 오마이스쿨에서 'IT와 경제 트렌드'를 강의하고 있다. 대중에게 IT와 신기술을 쉽게 설명하여 변화하는 기술과 곧 다가올 새로운 미래를 대비하게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현재 GBA(Government Blockchain Association) 한국 대표이자 IT 교육 전문 회사 줄라마코리아 대표로 있다. 경영 컨설팅 기업 액센츄어(Accentuer)의 디지털 경영 컨설턴트로 근무했다.

책에 제공되어 있는 저자 정보를 보면 IT 전문가로 있으면서 대중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사람으로 신뢰가 생긴다.

 

 

블록체인에 대한 그 어떤 정의 보다 쉽다.
"데이터 분산 처리 기술" 그럼 왜 블록체인 이란 이름이 붙었을까?
테이터, 해시, 이전 해시 값을 한 블록에 함께 저장하기 때문에 기본 단위가 블록이라 하며 이런 블록을 여러 곳에 분산해서 저장하고 있고 체인처럼 연결되어 있어 이름이 붙은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블록체인은 기술이며, 비트코인이나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화폐를 만든 것이다. 또 정확히 하자면 비트코인은 많은 암호화폐 중 하나의 종류다.

내가 이해한 것은 돈과 비교하자면 블록체인은 지폐에 적용된 다양한 위조 방지 기술이며,
비트코인은 우리가 원화, 달러, 엔화, 유로화처럼 국가마다 이름과 단위가 다른 것처럼 하나의 종류 보면 되고 암호화폐는 '돈'이라 직접적으로 비교하면 될 것 같다.

블록체인 = 위조 방지 기술
비트코인 = 원화, 달러, 유로화, 엔화
암호화폐 = 돈

이렇게 말하면 좀 쉬우려나??

첫 장은 블록체인에 대해서 기술하고 있다.
정의부터 어떤 원리로 이뤄지는지 어려운 용어 없이 쉽고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그림까지 담았다.

두 번째 장은 블록체인 기술이 들어간 암호화폐에 대해서 설명한다.
최근까지 발행된 암호화폐의 종류가 무엇인지 또 가치는 어떻게 평가하는지 담았다.

세 번째 장에서는 미래를 예측해 본다
4차 산업 혁명과 블록체인 기술의 만남이 어떤 미래를 그려 갈지.
현재 위치는 어디이며, 미래에 어떤 기술이 해결되어야 하는지.
상용화는 언제쯤 진행될지 등 가능성을 예측한다.

네 번째 장에서는 미래기술에 대한 대비다.
언제나 새로운 것은 기존의 것에 반발을 불러온다.
정부에선 블록체인 기술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세계 속에서 블록체인의 위치는 어디인지
각 국가는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그리고 소비자로써 우리는 어떤 대비를 해야 할지 생각할 거리를 남겨준다.

학생이라면 지금부터 신기술에 대비해서 능력을 키워두는 것이 바람직하단 생각이다.
책에선 10년 안팎으로 상용화가 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제 와서 프로그램 언어를 공부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사용자들은 전문적인 부분까진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기업들에서 쓰는 것에 문제없게 만들어 낼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미래산업을 선도하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전문적으로 알아 두고 공부를 해서 대비한다면
어쩌면 신기술과 함께 찾아올 변화에 선두에 서서 '부'를 축적할 수 있지 않을까?

저자는 일반적인 독자들이 궁금해할 소비나 투자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책만 보고 조금 알 것 같다 판단해 함부로 투자하지 않았으면 한다.
저자도 우려한 듯
투자 결정은 자신의 몫이지만 알고 하면 투자, 모르고 하면 투기라는 것.
일확천금을 노린 투기가 될 것인가. 미래의 가치를 예측해서 선도해갈 투자자가 될 것인가.
기업의 가치를 사고파는 주식이나 사회의 가치가 담긴 부동산처럼 신중한 선택을 하길 바란다.

결론은 기초는 이제 알았으니 조금 더 본격적인 공부를 조금씩이라도 해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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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의 이해 경희대학교 국제학연구원 학술총서
우승지 지음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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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27일
오전부터 밤까지 진행된 남한과 북한 정상의 만남.
4.27 판문점 선언이란 말이 붙은지 며칠 지나지 않아 평화의 모드로 진입하던 관계가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만나기로 합의했던 대표단 회담은 북한의 일방적인 통보로 무기한 연기되었다.
평화를 만들어가는 게 쉽진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한순간 급격하게 얼어붙을지도 예상하지 못했다.


동계 올림픽으로부터 시작된 남북 관계의 개선이 평화까지 숨 가쁘게 달려가는 줄 알았다.
방송을 시청한 국민이라면 '김정은'의 모습이 그동안 미디어 속에서 보이던 모습과 달라서 놀랍기도 했다. 군사 분계선을 넘어갔다 온 두 정상의 악수와 웃음에 통일이 한 발 다가온 듯 보이기도 했다.

판문점 선언 이후 탄탄대로를 달릴 줄 알았던 남과 북 그리고 주변국과의 관계가
한순간에 틀어질 위험도 있다는 것을 다시 알려주는 사건이라 한편으로는 다행이란 생각이 들기도 하는 요즘 우승지 교수의 "남북 관계의 이해"를 읽어 본다.

책은 남분 관계에 대한 논문 10여 편을 모와 단행본으로 담아냈다.
총 4부로 나뉜 책은 1부에서는 건국부터 60여 년간의 남북관계사를 2부에서는 데탕트 시기 남북화해와 한미 동맹에 미친 영향을 3부에서는 북한의 핵전략과 대남 전략의 기본 성격을 고찰하고 4부에서는 북한과 우리의 과제, 그 해법을 담았다.

책의 1부를 읽다가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남북이 갈라져 있기를 어느덧 70여 년.
북한은 벌써 3대 세습이 안정기에 접어들었고 실향민으로 등록된 사람은 이젠 너무 늙어버렸다는 것.
태어나서부터 남한과 북한으로 갈라져 있는 게 당연하게 느껴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졌다는 것.
10녀에서 20년이 지나 할아버지 세대들이 전부 사라진다면 한반도에는 더 이상 조선의 마지막과 일제시대를 경험했던 사람이 남아 있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두려움을 느꼈다.

백두산부터 한라산까지 자유롭게 오갈 수 있던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이 없어진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 더는 당연하지 않게 되어버린다는 것과 같다는 것을 느꼈다.
조그만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통일이 되기를 바라는 사람들보다는 이젠 철저하게 이익에 따라 통일을 바라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는 세상 내가 살아가는 동안 우리 땅을 통해서 백두산에 가볼 수 있을까?
우려와 걱정이 희망보다 앞서 길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분단이라는 비극이 불러온 서로의 무지가 평화조차 두렵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한 달, 일 주, 하루 사이에도 수십 번 면하는 남과 북의 관계,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주변 4국 더 나아가 세계 속에서 분단국가로 살아가는 나라의 사람으로서 더욱더 북한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승지 교수는 중용의 정책이 남북 관계의 해법이 됨을 말한다.
김대중과 노무현 정권에서는 너무나 진보적이었고,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에서는 너무나 보수적이어서 실패했다면 이번 문재인 정권에서는 중심을 잡고 평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

각자가 원하는 것이 있지만 평화를 위해서는 모든 것을 다 이룰 순 없다는 것.
서로가 하나씩 양보하며 신뢰를 보인다면 평화를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여러 관계 속에서 중용의 외교를 펼친다는 것은 어쩌면 외줄 타기 보다 더 어려운 일 같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말이 어쩌면 평화를 더디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북한도 우리도 각자의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통일을 이뤄낼 수는 없다.
서로가 공존하면서 통일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 봐야 하지 않을까?
더 늦기 전에 평화롭게 자유롭게 북쪽의 땅을 여행 다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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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증권으로 배우는 주식투자 실전 가이드북 - 주식 고수들만 아는 ‘네이버 증권 100% 활용법!’
알렉스 강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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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 일하거나 업으로 삼는 사람이 아니라면 어디 가서 주식을 하고 있다거나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는 말을 쉽게 꺼낼 수 없다.
어쩌면 소개팅 자리에서 주식하고 있다고 하면 반 이상은 애프터 신청을 자연스럽게 거절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할 정도로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주식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아무래도 배우지 않았기에 주식이란 것이 정확하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기 때문일 테고,
뉴스에서 종종 주식을 하다가 빚더미에 쌓여 목숨을 끊는다거나, 쫄딱 망했다거나 하는 이야기들이 많이 들려왔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반면 워런 버핏이라는 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리는 엄청난 주식 부자의 이야기를 통해
부자의 꿈을 꾸는 사람들이 있기도 하다.

결론은 모두 타인의 이야기라는 것.

주식이란 것은 주식회사의 자본구성단위라고 하고 그 권리를 가지고 있는 유가 증권을 사고파는 것을 주식을 한다고 말한다. 지금은 인터넷뿐만 아니라 모바일을 통해서 쉽게 주식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되었다. 전에 없던 TV 광고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주식은 이미 우리 생활 속에 들어와 있다.

돈을 버는 또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살아오면서 '주식'에 대해서 공부 한 번 안 해봤고, 어디서 배우지도 않았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무턱대고 시작만 하면 당연히 실패하는 것 아닐까?

이 책은 주식을 처음 시작하거나, 시작할 예정에 있는 사람들이 보기 좋은 가이드다.
기본적으로 어디에서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네이버의 증권 서비스를 활용하는 방법을 담았다.
각 증권사마다 고유의 프로그램을 통해서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네이버 증권의 장점은 범용성과 접근성이 아닐까 싶다.

주식을 업으로 삼지 않는 이상 하루 종일 차트를 띄어놓고 바라보며 이런저런 분석을 하고 있을 수는 없다. 더군다나 개인적으로 정보를 취득하고 어떤 회사의 주식이 저평가 우량주인지 알아내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본업이 있어 시간을 쏟기 쉽지 않다.
그렇다고 누가 좋다고 해서 무턱대고 샀다가는 망하기 십상이다.
그럴 때 짬짬이 시간을 이용해 네이버 증권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읽어 낼 수 있다면
엄청난 부자는 아니더라도 주식을 하다 손해 보는 일은 줄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보면 주식에 임하는 마음가짐과, 주식은 기본적으로 투자임을 명시하는 생각보다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다음으로 기본적인 용어정리와 기초적인 분석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네이버 증권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통해서 어떻게 분석하고 어떻게 유용한 정보로 만들어 내는지 그 방법을 담아내고 있다.

기본적인 분석, 기술적인 분석, 심리적인 분석까지.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요인과 변수는 너무 많기에 그 누구도 내일의 주가를 완벽하게 예견하지 못한다.
그리고 개인으로써는 너무나 초라한 힘을 가지고 있어 흐름을 만들어 내지도 못한다.
그렇다면 흐름에라도 편승하면 떡고물 정도는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서퍼가 파도에 몸을 맡기듯이 주가의 파도에 내 돈을 맡기고 흐름 속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다면
적어도 실패는 하지 않을 것 같다.

주식은 투자임을 잊지 말자.
주식도 공부가 필수다.
자신만의 투자법을 만들자.
선택은 스스로 하는 것이다.
내가 믿을 수 있는 정보가 없다면 투자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때에 따라서는 인내가 필요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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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 알프스에서 만난 차라투스트라 클래식 클라우드 2
이진우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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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에서 만난 차라투스트라

Amor Fati
니체를 처음 알았을 때 마음으로 들어온 말.
'운명'도 '사랑'도 잘 모르는데 어떻게 운명을 사랑할 수 있을까.

한때 정해진 운명 따윈 없다 소리치기도 했었고,
운명이라면 영원히 사랑하겠다고 고백도 했었다.
매일 아침 눈뜨는 게 기대됐고, 밤이 너무나 아쉬웠던 날
무언가 알아가고 스스로 선택하는 일들이 많아지고,
선택이 불러오는 결과들이 신기하게 다가왔던 날

그런 시절 만난 니체는 즐거운 행복이었다.

무지 속에 '신은 죽었다.'라고 말한 철학자가 있었다는 것에 매료되었었고
도서관에서 니체의 전집을 다 읽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었는데.

살아가는 즐거움 속에 그 많은 글과 잠언들은 나에게 머물지 못하고
바람처럼 스쳐 지나갔었다.

바람이 남긴 흔적 "Amor Fati"
사회가 만들어 놓은 질서와 시간에서 한 걸음씩 멀어질 때
시험 속에서 합격과 탈락이 정해진 운명인가 싶을 때
사랑했던 모든 것들에 의미가 사라질 때
다시 물어보는 질문
어떻게 운명을 사랑할 수 있을까?
운명이란 무엇이기에, 사랑은 또 무엇이기에
점점 무기력하게 만들어 버리는 걸까?


마침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를 발견했다.
일생을 니체와 함께한 이진우 교수의 여행이기에 궁금증이 컸다.
내 삶은 점점 암흑기가 되어가는 듯싶은데
니체의 마지막 10년이란 시간을 돌아보면 뭐가 좀 달라 질까?

전문가도 아니고 동경하는 것도 아닌데
그저 말 한마디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데
이 여행을 함께 할 수 있을까?
여행을 마치고 나면 뭔가 얻을 수 있을까?

어쩌면 별거 아닌 질문을 품고
급하지 않게 산책을 하듯 천천히 이진우 교수의 글을 따라
니체로 향하는 여행을 떠났다.

 

 

미래에 대한 희망과 동경과 꿈을 잃어버린 시대
더 이상 삶의 의미를 묻지 않았던 날들
그 끝에 섰기에 우린 다시 질문을 하게 된 건 아닐까.

생을 살아가기 위해서
삶을 위해 의미를 찾기 위한 여행이 필요한 시대.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스스로 찾게 되는 그런 여행.

시대의 탓을 하기에는 너무 힘들게 하루를 버텨내는 내가
살아가고자 하는 몸부림.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날부터인가 빠져든 독서와 하루의 기록.
또 어느 날부터 멈춰버린 일기, 그럼에도 멈출 수 없었던 독서.
생각 없이 습관으로 읽어 내려갔던 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 다시 생각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살아간 다는 것은 죽어간다는 것과도 같은 말일 텐데
삶과 죽음이라는 말은 너무 다르다.
이어짐과 끝남. 죽음을 생각하기엔 살아갈 날들이 너무나 많아서 였을까.
내가 살아가는 오늘은 누군가가 그토록 바랬던 하루라는 말도 알고 있는데.
내일 당장, 어쩌면 몇 시간 뒤어도, 아니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죽음과 함께 한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지 못한다. 서른 남짓, 적지 않은 죽음과 추모의 공간들 속을 지나왔지만
타인과 '나'라는 거리감 때문일까. 그들의 죽음 속에서는 아무 말없이 묵묵히 공간을 지켰을 뿐인데.

내가 죽음을 느낀 것은 숱한 좌절 속에 무언가 다시 시작할 생각을 하지 않던 시기
가만히 누워 천장을 바라보던 날 갑자기 찾아왔다.
사회 속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이름 석자 앞에 백수, 또는 취업 준비생이란 말로 인생이 끝날 것 같은 느낌.
아니 영원한 비정규직이란 이름으로 사라져 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어쩌면 죽는다는 것은 숨이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름에 의미가 없어질 때가 아닐까. 그리고 지금의 내가 그 문턱에 걸쳐 있는 것은 아닐까란 생각을 했을 때 죽음이 내게 다가왔다.

그리고 나서야 삶을 생각해봤다.
나는 왜라는 의문과 이렇게 사는 것과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질문이 동시에 떠올랐다 가라앉기를 여러 번, 답을 찾기 위한 날들이 시작되었고, 다시 멈췄던 시간들이 흘러가기 시작했다.
습관처럼 읽던 책에 질문이 더해진다, 삶을 찾아 방황하고 있음을 인정한다.

그렇게 읽어간 여행
어떻게 하면 나를 나로 만들어 갈 수 있을까.
나는 어떤 의미를 만들어가며 살아갈까.
많은 질문과 답 속에 '나'라는 중심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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