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제국의 몰락 - 엘리트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가 집대성한 엘리트 신화의 탄생과 종말
미하엘 하르트만 지음, 이덕임 옮김 / 북라이프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리뷰

#엘리트 #제국

두 단어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막연하게 엘리트라고 하면 처음부터 잘 사는 사람들이 떠오릅니다.

우리에게 엘리트란 두 가지 모습이 있는 것 같아요.

하나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여주는 엘리트입니다.

정치 엘리트는 항상 범죄 스릴러 드라마와 함께 하고

경제 엘리트는 대부분 신데렐라의 로맨스를 그리죠.

또 하나의 모습은

뉴스에서 등장합니다.

경제, 정치, 사회를 막론하고 불법적인 일로 뉴스에 나오는 모습.

누가 무엇을 어떻게 잘 했다는 뉴스보다는 어디의 누가 누구와 유착했다.

배임. 탈세. 조작. 폭행. 등의 사건 사고들로 가득하죠.

그래서일까요? 엘리트는 판타지처럼 환상 속에만 존재하고 현실은 믿을 수 없는 '무엇'이죠.

책은 서양에서 엘리트의 등장부터 어떻게 그들만의 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고

그들과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지를 담았습니다.

엘리트에 대해 말하기 위해서는 우선 "엘리트"라는 용어를 정리할 필요가 있었어요.

다양한 곳에서 다양하게 사용하기 때문이죠.

저자는 하트피엘의 "사회적·정치적으로 가장 높은 지위를 차지하는 특징을 지닌 소수."라는 정의로 오래전부터 엘리트에 대한 사회적 동의는 오래전부터 있었다고 합니다.

책의 첫 장은 엘리트에 대한 설명입니다.

엘리트는 어떻게 만들어 질까요?

처음에는 그냥 운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나라를 보면 2차 세계대전 이후, 광복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만들어졌고 공고해졌을 엘리트 계층이겠죠.

서양에서도 역시 전쟁 이후 지금의 모습으로 공고해지기 시작했을 거예요.

과거부터 귀족일 수 있겠지만 전쟁이 많은 것을 바꿔 놓았으니까요.

그들이 제국을 만들어 온 방식은 아주 간단합니다.

어디서 어떤 일을 하든 사람이 필요하죠. 새로운 사람을 뽑을 때 그들과 가장 가까운 사람을 뽑습니다.

면접이 있는 아주 중요한 이유죠.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금의 모습으로 고착되죠.

우리 역시 채용비리 때문에 많이 혼란스럽잖아요.

직업이 대물림된다고 뉴스에서도 보도하기도 하죠.

그런 것이 요즘에 생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라 그전부터 존재하던 거였어요.

다만 지금 세상에서야 드러나고 그 벽에 금 가기 시작한 것이죠.

두 번째 장은 #불평등 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엘리트들은 어떻게 불평등을 심화했을까?

법이라는 수단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급여를 많이 받는 것은 당연하고 노동자가 많이 가져가는 것은 어떤 수단을 통해서 힘들게 만들었죠.

오래전부터 보통 사람들에게는 가차 없는 법은 유독 그들에게만 관대한 이유도 있겠지요.

4차 산업혁명 시대 AI 법관을 바라는 이유는 사법정의가 실현되지 않는다고 느끼는 것도 있죠.

아무리 공정하게 한다고 해도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 비슷한 것에는 마음이 쓰이지 않겠어요.

개인적인 배경으로 인해서 사회적 배경이 만들어지고, 그 배경들로 인해서 원하는 자리에 누구보다 쉽게 앉을 수 있고 대부분은 자신의 급여를 스스로 정하는 위치에 있기도 합니다. 그들은 그런 게 당연하다 생각할 거예요.

그렇게 쌓이는 재산에다가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재산, 주식이나 부동산으로부터 생기는 소득까지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죠. 가난한 사람들 역시 같은 이유로 계속 가난을 벗어 날 수 없게 됩니다.

세 번째 장 '공익보다 사익'에서는 세금 문제를 다루고 있어요.

어떤 방법을 사용해서 탈세를 하는 그들, 탈세가 당연한 일이지만 어쩌다가 걸리면 스스로 운이 나빴다 생각하는 그들. 공익은 아마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을 것 같네요.

마지막 장에서는

엘리트 제국의 분석을 넘어 하나의 질문을 합니다.

"신자유주의를 넘어선 정치는 가능한가"

가능할까요? 답은 '가능하다.'입니다만 조건이 있어요.

무려 300 쪽이 넘는 분량의 글을 통해 하고 싶은 말 하나

국제적으로 그들에게 과세를 하는 거예요.

"거대 국제 법인에 대한 과세가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각 나라의 국내 기업이나 국민에 대한 과세 역시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다."

정치적인 아이디어는

"신자유주의적 정책에 맞서 성공적이고 현실적이며 실행 가능한 대안이 제시될 때, 대중과 엘리트를 단순하게 대립시키는 우익 대중영합주의의 바람이 한풀 꺾이게 될 것이다."

이 책의 결론은 이 두 문장 아닐까 싶네요.

마지막 말은 "현재는 불가능하게 보일지라도 독일 역시 정치의 근본적인 변화는 가능하다."거든요.

연구자의 특징일까요? 아님 대중서이기에 대안 제시를 미룬 것일까요?

저자는 지난 시간 엘리트 제국이 만들어지고 유지되어 오고 공공하게 되는 원인을 분석했습니다.

미국에서 트럼프가 당선된 이상한 일 역시 우리들만 몰랐던 당연한 결과라고 하죠.

많은 페이지에서 말하는 엘리트와 엘리트 계급.

책의 마지막을 읽으면서 기대는 큰 실망이 되었어요.

부패한 엘리트들이 사회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말하는데, 어떻게 하면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을까.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하는 답. '신자유주의'적 정책에 맞서는 대안이 제시될 때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다는 희망.

또 경제 엘리트에 대해서는 국제적으로 원천징수를 하다는 아이디어. 이것들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정책을 만들고 법을 바꿔야 하는데. 앞에서 분석했던 엘리트들이 공고히 있는 한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네요.

책보다는 우리는 우리의 방식대로 그 방법을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촛불'이라는 경험! 대한민국이 그 누구보다 빠르고 멋지게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는 힘 아닐까요.

 

밑줄

 

 

P.56

공식적인 직위에서 물러난 억만장자조차도 순수하게 사적 이익과 취미만을 위해 재산을 사용하는 연금 수령자가 아니다. 그런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대다수는 변함없이 자신의 자산 관리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으며 중요한 경제적 결정에 적어도 간접적으로는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므로 자산 규모로 볼 때 이들은 단순한 백만장자들과 달리 여전히 비즈니스 엘리트라고 할 수 있다.

P.70

어떤 사람의 고용 여부를 결정하는 데는 2가지 요소가 핵심이 되는데, 명문 대학교 출신 여부와 개인적 배경이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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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단계의 집중 면접을 거쳐서 최종 결정이 이루어진다. 여기에는 분명한 기준 하나가 있다.

지원자의 성격이 회사에 잘 맞는가 하는 것이다. 사실 이것은 기존에 입사한 이들과 문화적으로 가장 비슷한 사람을 찾는 것이나 다름없다. 면접관은 자기 자신의 성격을 지원자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기 쉽다.

 

P.83

심사관들은 중상류층 지원자들에게서 볼 수 있는 특징. 즉 열정이나 교양, 개방성과 다재다능함을 가장 높이 평가하고, 단순함이나 올곧음, 피상적, 부끄러움, 어리숙함 등 평범한 계층의 지원자들에게서 볼 수 있는 특징은 가장 낮게 평가한다.

P.96

권력은 사람들을 기다리게 할 수 있는 힘이다.

은행의 권력자를 만나려면 기다려야 한다. 15분, 20분 혹은 30분 정도. 권력자는 중요한 일이 너무나 많고, 사람들은 그를 알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기 때문이다. 당사자 역시 사람들이 문을 열고 걸어 들어오는 것이 나니라 기어들어온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권력자는 사람들에게 접근할 때 거리를 두고 관망한다.

그것이 권력이다.

P.146 - 147

상류층 소득 자산의 급증, 이와 맞먹는 빈곤층의 심각한 증가에 대한 주된 책임은 미국과 영국 양국의 정부에 있다.

대처 정부는 전통적인 영국 복지 정책의 대규모 감축 게획과 중단을, 레이건 정부는 엄청난 규모의 공적 부채 증가와 무기 증축과 함께 2가지 핵심 조치를 단행했다. 세금 감면과 시장규제 완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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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세율은 거꾸로 된 방향으로, 다시 말해 아래에서 위로 거대한 재분배를 창출해냈다.

P.164

부의 불평등은 소득 불평등보다 훨씬 심각하다.

P.167

가족 간에 대물림되는 재산은 부의 집중도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독일 사회의 이동성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최상위 층의 안정성은 가장 높다. 부자의 부모는 대부분 부자였고, 그 자녀도 아마 부자가 될 것이다. 이 효과는 부자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나머지 인구에게도 자산과 소득의 이동성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P.192

언론은 항상 중소 가족기업을 대변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하지만 실제로 이들이 옹호하는 것은 주로 대기업이다.

P.196

상류층으로 구성된 정부는 상류층에 유리하게 정부를 꾸려간다.

P.218

상위 10%의 소득자들이 총 소득세의 절반 이상을 지불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이 시장 소득의 40%를 차지하는 반면 나머지 하위 인구의 절반은 17%만을 차지할 수 있다는 사실은 언급되지 않는다.

P.282

"세계주의적"엘리트들에 의해 자주 소환되는 자유주의는 조심스럽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들은 그토록 자유주의를 칭송하지만, 그것이 진정한 자유주의인 경우는 오직 '시장의 자유'에 한해서다.

P.289

"빈곤층을 희생시키는 정치적 결정의 명백한 불균형"으로 인해"사회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계층이 자신들의 목소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을 보며 점점 더 정치에 등을 돌리고, 따라서 더욱 부유층이나 상류층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사회적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었다.

P.330

애플, 이케아 등의 기업이 룩셈부르크나 기타 조세 피난처에 있는 명목상 법인에 지불하는 로열티 또는 이자를 원천징수세 형태로 독일에서 올린 소득에 관세하는 것이다. 그러면 기업은 룩셈부르크에 있건 다른 어디에 있건 세금을 내야만 한다.

P.331 - 333

최근 수십 년간 우리 사회를 지배해온 신자유주의적 정책에 맞서 성공적이고 현실적이며 실행 가능한 대안이 제시될 때, 대중과 엘리트를 단순하게 대립시키는 우익 대중영합주의의 바람이 한풀 꺾이게 될 것이다. 또한 정치에 실망해 돌아선 대중이 다시 한 번 의미 있는 정치적 헌신을 할 수 있도록 설득할 힘이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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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불행하게도 현재 독일의 대연정은 모든 면에서 기대와는 어긋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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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비록 현재는 불가능하게 보일지라도 독일 역시 정치의 근본적인 변화는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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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 2019-03-09 16: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파란북이 2019-03-10 18:18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