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제국
두 단어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막연하게 엘리트라고 하면 처음부터 잘 사는 사람들이 떠오릅니다.
우리에게 엘리트란 두 가지 모습이 있는 것 같아요.
하나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여주는 엘리트입니다.
정치 엘리트는 항상 범죄 스릴러 드라마와 함께 하고
경제 엘리트는 대부분 신데렐라의 로맨스를 그리죠.
또 하나의 모습은
뉴스에서 등장합니다.
경제, 정치, 사회를 막론하고 불법적인 일로 뉴스에 나오는 모습.
누가 무엇을 어떻게 잘 했다는 뉴스보다는 어디의 누가 누구와 유착했다.
배임. 탈세. 조작. 폭행. 등의 사건 사고들로 가득하죠.
그래서일까요? 엘리트는 판타지처럼 환상 속에만 존재하고 현실은 믿을 수 없는 '무엇'이죠.
책은 서양에서 엘리트의 등장부터 어떻게 그들만의 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고
그들과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지를 담았습니다.
엘리트에 대해 말하기 위해서는 우선 "엘리트"라는 용어를 정리할 필요가 있었어요.
다양한 곳에서 다양하게 사용하기 때문이죠.
저자는 하트피엘의 "사회적·정치적으로 가장 높은 지위를 차지하는 특징을 지닌 소수."라는 정의로 오래전부터 엘리트에 대한 사회적 동의는 오래전부터 있었다고 합니다.
책의 첫 장은 엘리트에 대한 설명입니다.
엘리트는 어떻게 만들어 질까요?
처음에는 그냥 운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나라를 보면 2차 세계대전 이후, 광복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만들어졌고 공고해졌을 엘리트 계층이겠죠.
서양에서도 역시 전쟁 이후 지금의 모습으로 공고해지기 시작했을 거예요.
과거부터 귀족일 수 있겠지만 전쟁이 많은 것을 바꿔 놓았으니까요.
그들이 제국을 만들어 온 방식은 아주 간단합니다.
어디서 어떤 일을 하든 사람이 필요하죠. 새로운 사람을 뽑을 때 그들과 가장 가까운 사람을 뽑습니다.
면접이 있는 아주 중요한 이유죠.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금의 모습으로 고착되죠.
우리 역시 채용비리 때문에 많이 혼란스럽잖아요.
직업이 대물림된다고 뉴스에서도 보도하기도 하죠.
그런 것이 요즘에 생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라 그전부터 존재하던 거였어요.
다만 지금 세상에서야 드러나고 그 벽에 금 가기 시작한 것이죠.
두 번째 장은 #불평등 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엘리트들은 어떻게 불평등을 심화했을까?
법이라는 수단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급여를 많이 받는 것은 당연하고 노동자가 많이 가져가는 것은 어떤 수단을 통해서 힘들게 만들었죠.
오래전부터 보통 사람들에게는 가차 없는 법은 유독 그들에게만 관대한 이유도 있겠지요.
4차 산업혁명 시대 AI 법관을 바라는 이유는 사법정의가 실현되지 않는다고 느끼는 것도 있죠.
아무리 공정하게 한다고 해도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 비슷한 것에는 마음이 쓰이지 않겠어요.
개인적인 배경으로 인해서 사회적 배경이 만들어지고, 그 배경들로 인해서 원하는 자리에 누구보다 쉽게 앉을 수 있고 대부분은 자신의 급여를 스스로 정하는 위치에 있기도 합니다. 그들은 그런 게 당연하다 생각할 거예요.
그렇게 쌓이는 재산에다가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재산, 주식이나 부동산으로부터 생기는 소득까지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죠. 가난한 사람들 역시 같은 이유로 계속 가난을 벗어 날 수 없게 됩니다.
세 번째 장 '공익보다 사익'에서는 세금 문제를 다루고 있어요.
어떤 방법을 사용해서 탈세를 하는 그들, 탈세가 당연한 일이지만 어쩌다가 걸리면 스스로 운이 나빴다 생각하는 그들. 공익은 아마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을 것 같네요.
마지막 장에서는
엘리트 제국의 분석을 넘어 하나의 질문을 합니다.
"신자유주의를 넘어선 정치는 가능한가"
가능할까요? 답은 '가능하다.'입니다만 조건이 있어요.
무려 300 쪽이 넘는 분량의 글을 통해 하고 싶은 말 하나
국제적으로 그들에게 과세를 하는 거예요.
"거대 국제 법인에 대한 과세가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각 나라의 국내 기업이나 국민에 대한 과세 역시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다."
정치적인 아이디어는
"신자유주의적 정책에 맞서 성공적이고 현실적이며 실행 가능한 대안이 제시될 때, 대중과 엘리트를 단순하게 대립시키는 우익 대중영합주의의 바람이 한풀 꺾이게 될 것이다."
이 책의 결론은 이 두 문장 아닐까 싶네요.
마지막 말은 "현재는 불가능하게 보일지라도 독일 역시 정치의 근본적인 변화는 가능하다."거든요.
연구자의 특징일까요? 아님 대중서이기에 대안 제시를 미룬 것일까요?
저자는 지난 시간 엘리트 제국이 만들어지고 유지되어 오고 공공하게 되는 원인을 분석했습니다.
미국에서 트럼프가 당선된 이상한 일 역시 우리들만 몰랐던 당연한 결과라고 하죠.
많은 페이지에서 말하는 엘리트와 엘리트 계급.
책의 마지막을 읽으면서 기대는 큰 실망이 되었어요.
부패한 엘리트들이 사회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말하는데, 어떻게 하면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을까.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하는 답. '신자유주의'적 정책에 맞서는 대안이 제시될 때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다는 희망.
또 경제 엘리트에 대해서는 국제적으로 원천징수를 하다는 아이디어. 이것들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정책을 만들고 법을 바꿔야 하는데. 앞에서 분석했던 엘리트들이 공고히 있는 한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네요.
책보다는 우리는 우리의 방식대로 그 방법을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촛불'이라는 경험! 대한민국이 그 누구보다 빠르고 멋지게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는 힘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