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의 이해 경희대학교 국제학연구원 학술총서
우승지 지음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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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27일
오전부터 밤까지 진행된 남한과 북한 정상의 만남.
4.27 판문점 선언이란 말이 붙은지 며칠 지나지 않아 평화의 모드로 진입하던 관계가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만나기로 합의했던 대표단 회담은 북한의 일방적인 통보로 무기한 연기되었다.
평화를 만들어가는 게 쉽진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한순간 급격하게 얼어붙을지도 예상하지 못했다.


동계 올림픽으로부터 시작된 남북 관계의 개선이 평화까지 숨 가쁘게 달려가는 줄 알았다.
방송을 시청한 국민이라면 '김정은'의 모습이 그동안 미디어 속에서 보이던 모습과 달라서 놀랍기도 했다. 군사 분계선을 넘어갔다 온 두 정상의 악수와 웃음에 통일이 한 발 다가온 듯 보이기도 했다.

판문점 선언 이후 탄탄대로를 달릴 줄 알았던 남과 북 그리고 주변국과의 관계가
한순간에 틀어질 위험도 있다는 것을 다시 알려주는 사건이라 한편으로는 다행이란 생각이 들기도 하는 요즘 우승지 교수의 "남북 관계의 이해"를 읽어 본다.

책은 남분 관계에 대한 논문 10여 편을 모와 단행본으로 담아냈다.
총 4부로 나뉜 책은 1부에서는 건국부터 60여 년간의 남북관계사를 2부에서는 데탕트 시기 남북화해와 한미 동맹에 미친 영향을 3부에서는 북한의 핵전략과 대남 전략의 기본 성격을 고찰하고 4부에서는 북한과 우리의 과제, 그 해법을 담았다.

책의 1부를 읽다가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남북이 갈라져 있기를 어느덧 70여 년.
북한은 벌써 3대 세습이 안정기에 접어들었고 실향민으로 등록된 사람은 이젠 너무 늙어버렸다는 것.
태어나서부터 남한과 북한으로 갈라져 있는 게 당연하게 느껴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졌다는 것.
10녀에서 20년이 지나 할아버지 세대들이 전부 사라진다면 한반도에는 더 이상 조선의 마지막과 일제시대를 경험했던 사람이 남아 있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두려움을 느꼈다.

백두산부터 한라산까지 자유롭게 오갈 수 있던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이 없어진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 더는 당연하지 않게 되어버린다는 것과 같다는 것을 느꼈다.
조그만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통일이 되기를 바라는 사람들보다는 이젠 철저하게 이익에 따라 통일을 바라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는 세상 내가 살아가는 동안 우리 땅을 통해서 백두산에 가볼 수 있을까?
우려와 걱정이 희망보다 앞서 길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분단이라는 비극이 불러온 서로의 무지가 평화조차 두렵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한 달, 일 주, 하루 사이에도 수십 번 면하는 남과 북의 관계,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주변 4국 더 나아가 세계 속에서 분단국가로 살아가는 나라의 사람으로서 더욱더 북한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승지 교수는 중용의 정책이 남북 관계의 해법이 됨을 말한다.
김대중과 노무현 정권에서는 너무나 진보적이었고,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에서는 너무나 보수적이어서 실패했다면 이번 문재인 정권에서는 중심을 잡고 평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

각자가 원하는 것이 있지만 평화를 위해서는 모든 것을 다 이룰 순 없다는 것.
서로가 하나씩 양보하며 신뢰를 보인다면 평화를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여러 관계 속에서 중용의 외교를 펼친다는 것은 어쩌면 외줄 타기 보다 더 어려운 일 같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말이 어쩌면 평화를 더디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북한도 우리도 각자의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통일을 이뤄낼 수는 없다.
서로가 공존하면서 통일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 봐야 하지 않을까?
더 늦기 전에 평화롭게 자유롭게 북쪽의 땅을 여행 다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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