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부터 밤까지, 남편은 개표 상황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나는 하릴없이 트위터의 새로고침을 누르고 또 눌렀다. 둘 다 말이 없었다. 온집안이 조용했다. 남편은 눈이 빨개졌지만 끝내 울지 않았고, 나는 좀 울었다. 잠에서 깨자 새벽종이 울렸네, 새아침이 밝았네 하는 농담이 생각났지만 말하진 않았다. 내내 말이 없던 출근길, 남편이 말했다. "잘 헤쳐나가 보자."

 

며칠은 더 절망도 하고 분개도 해야지. 울기도 하고 미안해하고 황당해하고 허망해해야지.

 

그러나 지지 않겠다.

더 열심히 살고, 더 열심히 돕겠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부지런히 친구가 되겠다.

별안간 불려 나오는 운명을 용감하게 받아들인 문재인을 생각하겠다.

 

애쓴 모든 분들께 사랑과 감사와 위로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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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12-20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더 힘차게 살아야죠... 파이팅!

네꼬 2012-12-21 10:15   좋아요 0 | URL
소이진님, 그래요, 파이팅합시다. (당분간만 힘들기로.)

saint236 2012-12-20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찬가집니다. 그냥 답답하네요.

네꼬 2012-12-21 10:16   좋아요 0 | URL
어떤 분들은 벌써부터 원인들도 찾고 화도 내고 그러는데, 전 아직인 것 같아요. 무기력한 중입니다. 이런 시간도 필요하겠죠.

북극곰 2012-12-20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집도 조용했어요. ㅠㅠ 새삼 잃어버린 문재인이 생각나서 안타깝습니다.

네꼬 2012-12-21 10:17   좋아요 0 | URL
대통령이 안 된 게 그분 개인에게는 잘된 일이라는 게 유일한 위로예요. 저희 집도 이럴진대, 진짜 어떤 가정들은... 아. 슬퍼하기도 미안하네요.

moonnight 2012-12-20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내세요. 네꼬님. 토닥토닥.

네꼬 2012-12-21 10:18   좋아요 0 | URL
그래요, 당분간 서로 토닥여줍시다. 길은 그뿐.

paviana 2012-12-20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전 일단 5년 뒤에 첫 대선을 치르는 아들을 잘 키워서 , 안되면 때려서라도, 올바른 투표를 하게 할 거에요. 자식이 하나인게 아쉬워지긴 첨 이네요.

다락방 2012-12-20 11:56   좋아요 0 | URL
파비아나님, 저희 엄마는 파비아니님과 같은 마음으로 저에게 계속 1번을 강요하셨었어요. ㅠㅠ

paviana 2012-12-20 13:42   좋아요 0 | URL
ㅠㅠ. 때리진 않을게요. 열심히 잘 키울게요

네꼬 2012-12-21 10:26   좋아요 0 | URL
파비님, 너무 오래간만이라 막 반가워하고 싶은데, 우린 슬플 때 더 자주 만나는군요.

다락님한텐 미안하지만 사실 나는 지금 같아선 때리는 데 한 표...

rosa 2012-12-20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제는 울지 않았습니다.
저와 말다툼 후 투표하지 않겠다던 아버지는 예상외로 높은 투표율에 완전 자극받으시고는 부랴부랴 투표소로 향했다지요. 문을 걸어 잠그거나 대문을 막아서야 했을까요?
우리집 투표율은 100%. 아버지 외에는 모두 문재인 후보를 선택했어요. ytn의 출구조사를 믿고 싶었고 끝까지 역전을 기대했습니다만..

오늘은 눈물이 나더군요.
게시판에 올려진 글 보면서도 울고, 김제동의 트위터를 보면서도 울고, 문재인 후보의 낙선사를 보면서도 울고... 오늘은 좀 그래도 되는 날이잖아요.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3차 토론때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후보에게 물었잖아요.
"지난 5년간 박근혜 후보는 무엇을 했느냐?"고.
이 참담한 결과를 놓고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나는 좀 더 나은 세상을 바라면서 도대체 무엇을 했느냐고.
진정 원한다면 대충 지지하는 것으로 그치면 안된다고.
새삼 그런 다짐을 하게 됐어요.
그리고...
설마...
더 나빠지기야 하겠어요? ^^;;;

네꼬 2012-12-21 10:31   좋아요 0 | URL
rosa님, 100만 가구 문을 잠글 수는 없잖아요. ㅠㅠ

모일 만큼 모였고,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해요. 패배의 원인은 여러 군데 있겠지만, 지금 역량에서 최선을 다한 것은 그것 대로 인정하고, 당분간은 각자의 방식으로 슬퍼하는 게 좋겠단 생각이에요, 저는. 그리고 한편으로는 모두 지치지 않기 위해서 각자에게 좋은 방법으로 새로 시작해야겠지요. 저는 그간 공감한다고 말할 뿐 잘 몰랐던 몇 가지 사안을 정해서 적극적으로 관심 갖고 지지하기로 마음 먹었어요.





아아 몰라요 몰라 당분간은 운다고요.ㅠㅠ (같이 울어요.)

2012-12-20 2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21 1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와 2012-12-21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분간은 이렇게... 그냥 흘러가게 내버려둘거에요.
화가 나면 화낼꺼고, 욕하고 싶으면 욕할꺼고, 울고 싶으면 울꺼고..
당분간은 이렇게 지낼래요.



덧. 뉴스타파 후원 시작했어요.

네꼬 2012-12-24 11:04   좋아요 0 | URL
레와님, 멋지다.
저도 내년엔 계획을 잘 세워서, 구체적으로 관심도 가지고 후원도 하고 그러기로 했어요. 일단 올해까진 좀 그로기.. ㅠ 으헝. 이런 친구들이 곁에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카스피 2012-12-21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그래도 기운 내셔야지요.

네꼬 2012-12-24 11:04   좋아요 0 | URL
카스피님, ㅠㅠ 고맙습니다. 같이 힘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