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이를 켜지 않고 바짝 붙어서 끼어드는 차 때문에 아침부터 눈에서 레이저가 나왔다. 그런 차는 타이어를 빼서 물어뜯고 싶다. 오늘은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 어젯밤에 내가 얼마나 멍청한지 새삼 확인했기 때문이다. 정확한 예는 아니지만, 서프라이즈 파티에서 다른 사람을 주인공으로 착각하고 불을 켜버린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설상가상으로 주인공은 다섯 걸음 뒤에서 이걸 보고 있었네.) 나라는 사람은 왜 이렇게 허술한지, 너무 한심스럽다. 거기다가 아침엔..... (눈물이 앞을 가려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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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식당일을 하다 팁으로 받은 잔돈들을
나는 그 옆에서 거들고 주인 아주머니께 받는 돈의 절반을
할머니는 장을 싸게 보고 남은 돈을 유리병에 넣는다.
엄마가 받은 팁은 꽤 많은 날도 있고 아주 조금밖에 없는 날도 있다.
아무튼 매일저녁 반짝이는 동전들은 하나도 남김없이 유리병 속으로 들어간다. 그건 의자를 사기 위해서다.
엄마가 온종일 일해 지친 다리를 쉴 수 있는 의자.
"그래요, 의자요. 멋있고, 아름답고, 푹신하고, 아늑한 안락 의자 말이에요.
우린 벨벳 바탕에 장미꽃 무늬가 가득한 의자를 사려고 해요.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의자를요."
-베라 B. 윌리엄스, 『엄마의 의자』 중에서
따뜻하다, 사랑스럽다, 눈물이 핑 돈다, 소중하다...
너무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는 말하기가 어려운 법인데
나에게 이 그림책이 그런 것 중 하나다.
오늘 아침 다시 꺼내보고 위안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