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찬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이야기를 하자면 할 것이 많았다. 나 스스로를 위해서 재미있게 적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은 좀 우울하니까 나중에 근사하게 써야지 하고 미루고 오늘은 피곤하니까 내일 아침에 얘기해야지 하면서 미루고 어쩌고저쩌고하다 보니 이렇게 됐다. (이렇게=내 서재에 내가 글 쓰는 게 불편해지게. 아니, 내가 뭐 러시아어로 쓰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뭐라도 적어두기로 했다. 최소한 기록 차원에서라도.

1년 만기 적금을 들었다. 조금씩 모으는 건데 목적이 분명하다. 내년 가을에 여행을 갈 거다. 그런데 통장을 만들고 보니 벌써부터 살짝 들뜬다. 역시 여행은 계획을 세우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것이구나. 딱 한 줄 적힌 입금 내역을 오래 바라보았다. 나는 내년의 내가 부럽다.

헬스클럽에 다니기 시작했다. (제가 체력관리 들어간다고 그랬죠?) 체지방 측정한 트레이너가 꼼꼼히 분석을 해주더니 왈, "회원님은 유산소운동은 아주 조금만 하시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세요." "앗.... 저, 저는 러닝머신이 좋은데. 웨이트 트레이닝은 재미가 없잖아요." (트레이너가 나를 빤히 바라보며) "여기, 재미로 오시는 분들 없습니다." 깽깽. "그리고 회원님은 체중을 늘리시고, 그 늘어날 체중만큼을 근육으로 키우세요." "네에에에??? 체중을 늘리라뇨? 그냥 체중도 안 늘리고 근육도 안 키우면 안 되나요?" (트레이너가 나를 한심한 듯 바라보며) ".... 마른 비만 되실래요?" 깽깽깽. 기어이 운동기구 사용법을 숙지시킨 트레이너, 몇 번씩 몇 세트를 하라고 일러준 다음 (이번에는 아예 의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며) "회원님. 저 없다고 횟수 속이지 마세요." .....-_-;; 나, 그런 사람으로 보이나 보다. 아무튼 덕분에 온몸의 근육이 뽀개지는 것 같은 나날. 근육 고양이가 멀지 않았다. (과이연?)

노트북을 샀다! 학교를 졸업하고는 집에서 컴퓨터를 쓰지 않았던 터라 실로 수년 만에 생긴 내 개인 컴퓨터이자 최초의 노트북이다. 아직 썩 친해지지는 못했지만 방에 들어설 때마다 책상 위의 요녀석 보는 즐거움이 쏠쏠하다. 이상하게 노트북에서 맛있는 냄새가 나는 것 같아.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그녀가 왔다. 독일의 내 지원군. 사려깊은 노인 같고 예의 바른 소년 같은  B씨의 그녀. 그녀가 왔다. (끼야아아앗 발을 동동 구르며 좋아하는 제 모습을 담을 수 없어 안타까워요.) 다음 주에는 B씨도 온다. 기분 진짜로 좋다. 진짜로 좋...... 영어공부해야겠다. ㅜ.ㅜ

책을 몇권 읽었다. 일부러 그렇게 했는데 재미있고 즐거운 것들만 읽었다. 음악을 많이 들었다. 특히, 그 목소리가 끝도 없이 다정한 것이 씨디를 선물해준 사람과 꼭 닮은, 실예 네가드(Silje Nergaard) 씨를 알게 되었다. "당신이 우는 걸 보고 싶지 않아요"라고, 그 사람이 말해주는 것처럼 실예 씨가 노래해준다. 마음이 따뜻해진다. 근래에 보기 드문 씩씩한 청년, 데이빗 조단(David Jordan) 씨를 알게 되었다. 음반 재킷부터 성격 있게 생겼더라니, 힘찬 음악들이 내 어깨를 툭툭 친다. 게다가 내가 가진 이 두 분의 씨디는.... 알라딘에선 품절이지롱. 아하하핫. 이거 이거, 다른 분들한테 미안해서 어쩐다? 이 좋은 음악들을 나만 들어서? 핫.

.

.

.

빨리 노트북과 친해졌으면 좋겠다. 어쩐지 자판도 어색하게 느껴져서, 이 페이퍼 쓰는 데도 시간 꽤 걸려버렸다. 어색해. 어색해. 내 서재에 내가 글 쓰는 것도 확실히 어색해. 어색해. 마무리를어떻게 지어야 될지도 모르겠잖아. 어색해, 어색해.

=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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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9-12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머슬캣이라니, 너무 귀여워요 ㅋㅋㅋ (그런데 재미로 오는 사람 없다니, 아 갑자기 급 살벌, 급 뜨끔)
내년의 내가 부럽다,는 말 너무 좋은데요, 그런데 어디로 가실 거에요 속닥속닥
노트북을 사셨으니, 이제 네꼬님 자주 만날 기대에 혼자 좀 부풀어있어도 될까요?

네꼬 2008-09-12 00:41   좋아요 0 | URL
아앗 웬디양님. 아직 안 잤어요? 그럼요 그럼요, 우리 자주 만날 수 있어요. 인제 요 까맣고 냄새 좋은 노트북 덕분에. (아직 이름 못 지었는데, 오작교라고 지어줄까요, 노트북한테?)

운동하면서 힐끗힐끗 보면 진짜 탄탄한 근육 자랑하는 남여가 간혹 있어요. 보고 있으면 (일단 저는) 재미나면서 부러워서 속 타기도.. -_- 내가 머슬캣 되면 밤길에서 웬디양님 지켜드리지. 으쓱!

다락방 2008-09-12 08:38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 저랑 같이 부풀어 있도록 해요. 후훗. :)

네꼬 2008-09-12 10:14   좋아요 0 | URL
셋이 만나서 둥글게 둥글게라도 한판 춰야 될 듯. 하핫.

웽스북스 2008-09-13 00:03   좋아요 0 | URL
앗, 둥글게둥글게라니, 아아아 멋져요 ㅋㅋ

네꼬 2008-09-16 09:27   좋아요 0 | URL
@_@ 어질어질

이매지 2008-09-12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로 오는 사람 없어요. 라지만,
뭐 가기 귀찮아서 집구석에서 생각나면 싸이클 돌리고,
생각나면 줄넘기 하는 저 같은 사람도 있는데요 뭐 ㅎ

전 적금은 아니고, 1년만기로 정기예금 들어놓은 게 하나 있는데,
이제 슬슬 만기일이 다가와서 살짜쿵 들뜨고 있어요. ㅎㅎㅎ

네꼬 2008-09-12 10:15   좋아요 0 | URL
"생각나면 줄넘기"라니, 저는 그런 생각도 안 해왔기 때문에 밀린 것 보충하는 심정으로 울면서 다니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사실은 은근 재미남.)

어디 가시는데? 응? 응? 어디어디? 이매지님 적금 만기일이 다가오는데 왜 내가 떨리냐.

다락방 2008-09-12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주에 헬쓰장 한번도 안간 1人
헬쓰는 뭐든 재미없어요. 웨이트 트레이닝도, 런닝머신도 죄다 재미없어요, 전 --

저도 웬디양님과 같이 네꼬님 자주 만날 기대에 같이 좀 부풀어 있을거예요. 그러니 종종 와서 이렇게 얘기해줘요.
:)

네꼬 2008-09-12 10:18   좋아요 0 | URL
지난 번에 얘기했듯이 나는, 평일에 두 번, 주말에 한 번이 목표예요. (사실 그것만으로도, 회사 사람들한테 아침마다 "네꼬씨 요새 왜 이렇게 피곤해 보여?" 하는 말을 듣는다능.) 어제 싸이클 타면서 알아버렸는데 일단 싸이클은 재미 없어요. 다음엔 뭐 읽을 거라도 들고 타야지 원.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쓰고 (잘 못하니까 양으로라도!) 그러겠다는 게 노트북을 사는 마음의 한 부분이었는데... 에이 뭐 어때 내 블로근데 내키는 대로 해야지. (->요 말은 즉, 더 자주 만나잔 말. ♡)

마늘빵 2008-09-12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을 찌워야한다니. 나는 살을 빼야한다눙. 체지방 좀 가져가오. 근데 노트북은 머 샀어요? 요새 델이나 아수스 미니 노트북 인기던데.

네꼬 2008-09-12 10:19   좋아요 0 | URL
에엣? 아프님 검사 다시 해봐요. 아프님이 왜 살을 빼? (각자 체지방은 각자 해결합시다.) 노트북은 hp 걸로 샀어요. 자세히 묻지 말아요. 내가 뭘 알아서 산 건 아니니까. =3=3

웽스북스 2008-09-13 00:05   좋아요 0 | URL
각자 체지방은 각자 ㅋㅋㅋ 너무 웃겨요 네꼬님 ㅋㅋㅋ
그런데 노트북 기종과 뭘 알아서 산건 아니라는거, 저랑 같아요

(네꼬님도 역시, 예뻐서 산거죠? ㅋㅋㅋ)

--> 앗, 밑에 보니 아니구나 ㅋㅋ

네꼬 2008-09-16 09:28   좋아요 0 | URL
기계에 대해선 몰라도 몰라도 너무 모르는 네꼬씨라... (정할 형편없는 수준이에요) 얌전히 전문가를 따랐지요. 웬디양님이 원하신다면 제 체지방 기꺼이 나눠 드릴게요. (선심)

Koni 2008-09-12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노트북인지 궁금하네요. 전 미니 노트북에 열광하는 파라서요.^-^ 고진샤를 쓰고 있는데, 핑크색 노트북도 있더라구요.

네꼬 2008-09-12 10:21   좋아요 0 | URL
냐오님 안녕하세요? 아, 저, 그게, 음, 저는 노트북에 냉정한 파인데.. 음 그러니까 그게, 제가 샀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우리 회사 웹마스터가 알아서 골라준 걸로 클릭만 해서 산 거라, 음, 어, 저, 잘 몰라요, 자세한 건. ㅜㅜ
그리고 집에서 데스크탑 대신 쓰는 거라 싸이즈를 포기하고 가격을 선택했어요 :)

에디 2008-09-12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직 평생 한번도 헬스클럽이란 곳을 못 가봤어요. 왠지 등록하게 되면 그냥 안다니고 기부해버리게 될 거 같아서 -.- 근데 트레이너분 좀 무서우신듯;

노트북 사신거 축하해요! 전 항상 노트북을 쓰다보니 그 모빌리티에 익숙해져서 집에서도 가만히 앉아서 컴퓨터 하는 일이 별로 없게 되버렸어요-.-

저도 1년 몇달 후에 좀 장기체류여행을 친구랑 계획 했는데, 하루에도 세네번씩 떠올라서 피식 피식

네꼬 2008-09-12 10:24   좋아요 0 | URL
주이님 그게 실은 저도 어떨지 잘 모르겠어요. 일단 제가 학원은 잘 다니니까 그걸 희망 삼아서 한번 해보는 거예요. 저는 발뺌을 하고도 남을 인간이라 이렇게 공공연하게 말해두는 것을 배수진으로. 킁. 트레이너는 되게 순하게 생겨선 왕 무서움. 으앙.

"좀 장기체류여행"이라니, 멋져요. 저도 그럴 수만 있다면 여러 군데 다니기보다 한군데서 오래 있다가 왔으면 좋겠어요. 나도 언젠간. ^^

paviana 2008-09-12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네꼬님 추석 즐겁게 보내시고 맛난거 마니 드셔서 체중 늘리세요.(흑 말하면서도 너무 부러워요)
1년짜리 여행적금이라니 참 멋져요. 지금은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거나 시간이 되면 돈이 없거나 해서 한번 떠나기가 너무 힘든데 내년에 정말 멋지게 떠나시길 빌어요.

네꼬 2008-09-12 16:11   좋아요 0 | URL
파비아아님도 풍요로운 명절 보내시와요. 체중을 늘리라는 건 근육을 늘리라는 말이라 좀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근육도 좋지만 지금 제 몸에 근육을 플러스해서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노노노, 안 될 소리.
내년에 떠날 때 파비아나님 두고 가서 어떡하죠? (재수 없는 착한 척. 킥.)

치니 2008-09-12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예전에 딱 한번 헬스클럽 가려고 회원가입 해봤는데, 딱 하루 가고 안갔어요. 냐하하하.
네꼬님이 한달에 10회 이상 가시면 진짜 머슬캣이라고 불러드리죵.
그나저나 독일 여행기는 딱 2회만 쓰셔놓고 뻔뻔히 (ㅋㅋ) 그들이 온다고 좋아하시다니.
오기전에 나머지 여행기 쓰세욧!

다락방 2008-09-12 12:55   좋아요 0 | URL
그나저나 독일 여행기는 딱 2회만 쓰셔놓고 뻔뻔히 (ㅋㅋ) 그들이 온다고 좋아하시다니.
오기전에 나머지 여행기 쓰세욧!


치니님 짱이예요, 짱!! 아, 멋진 치니님! :)

네꼬 2008-09-12 16:14   좋아요 0 | URL
이분들 이분들 아주 그냥.... 한 편이야. T.T 에이, 그게 언젯적인데.. 너무 오래 전이라 생각이 잘... (떽!)

치니님, 저 이번달부터 다니기 시작했는데, 소박한 목표대로, 여태 네 번 갔어요. -_- 음. 이달 말이면 머슬캣 소리 좀 듣겠는데요? (건들건들)

치니 2008-09-12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참, 저도 이제 회사 그만두면, 집에서도 쓰던 회사 놋북을 고이 돌려드리고, 제 것을 사야 해요.ㅠㅠ 쓰시고 좋으면 모델 알려주세요, 걍 고민 안하고 그걸로 사게.

에디 2008-09-12 13:06   좋아요 0 | URL
맥북! 아니면 맥북 에어!


http://www.apple.com/macbookair/


네꼬 2008-09-12 16:15   좋아요 0 | URL
치니님, 이건 어떨까요? 맥북! 아니면 맥북 에어!


http://www.apple.com/macbookair/


앗, 주이님도 (마침) 똑같은 생각을 하셨군요?
:)

치니 2008-09-13 16:45   좋아요 0 | URL
아아아, 주이님이랑 네꼬님 미오요!
이렇게 멋진 걸 알려주면 어떡해요.
이제 가난한 치니가 되니까 아껴쓰려고 했는데(그나마 퇴직금이라도),
이걸 봤으니 이제 아무것도 눈에 안 찰 거라구요.
흑흑흑.

네꼬 2008-09-16 09:29   좋아요 0 | URL
(((전 주이님 따라한 거예요. 주이님만 미워해주세요.)))

다락방 2008-09-12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나 하트눈깔 한번 하고 싶어서 왔어요. 이렇게--> ♡.♡

에디 2008-09-12 13:44   좋아요 0 | URL
눈.깔.

다락방 2008-09-12 15:09   좋아요 0 | URL
(.. )( '')

네꼬 2008-09-12 16:16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눈.깔.
주이님, 이 터프한 다락님을 어찌하면 좋을까요? 다락님 딴청 부리지 말고 말해봐요. 정체가 뭐예요? ㅋㅋ

2008-09-12 17: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9-12 2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라니 2008-09-12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 어색해 어색해를 연발하시는 네꼬님은 정말 귀여운 분이신 것 같아요.
저도 사실 얼마전에 노트북을 장만했는데 처음엔 자판을 다루는데 애를 좀 먹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거의 자판 위를 날고 있는 수준~ (약오르시죠? ㅎㅎ)
마지막 한 학기를 앞두고 '졸업 전에 글이나 맘껏 써보자-'는 바람로 산건데, 어째 전의 그 고귀한 취지는 싸그리 잊은 채로 한가득 받아 놓은 영화만 밤낮으로 줄창 보고 있네요;
음, 뜬금없는 말이지만, 네꼬님도 영화 좋아하시나요?^^


네꼬 2008-09-12 23:19   좋아요 0 | URL
"어색해 어색해"라고 써놓고 보니까 무한도전에서 정형돈이 부르는 노래같아서 고칠까 말까 했어요. 고라니님이 좋아해주시니 다행이네요. (응? 이건 무슨 소리?) 저는 언제쯤이면 자판 위를 날아다닐까요? 나는 건 아직 욕심 안 내고 뛰다가 넘어지지나 않았으면 하는 수준. (어이없는 오타들이 어찌나 많이 나오고 있는지. 킁.) 네, 약이 오릅니다. (기쁘세요? ^^ 농담이에요.) 영화 좋아하죠. 별 취향이랄 게 없어서 그렇지. (긁적긁적) 저는 남자가 많이 나오고 로맨스가 별로 없으면서 웃기는 영화를 좋아해요. (이 세 조건 중 어느것도 양보할 수 없답니다.) 저도 뜬금없는 말 한마디. 고라니님도 지금 배고프세요? 핫핫.

도넛공주 2008-09-13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알라딘 들어온 제가 더 어색합니다.

네꼬 2008-09-16 09:29   좋아요 0 | URL
잘 지내시는 거죠? 어색해서 얼굴이 붉어져도 괜찮으니까 공주님은 자주자주 들어오세요, 네?

코코죠 2008-09-13 0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노트북은 도시바 청록색이라서(물론 가장 싼 가격 때문에 선택되었지만은) '영국멋쟁이야~'라고 부르고 있어요. 이 노트북은 제가 처음 만든 물건을 팔아서 받은 돈으로 산 거에요. 영국멋쟁이로 저는 네꼬님도 처음 만났고. 쿠키도 얻어먹었고. 쿠키를 먹고 나서 그 상자에 천을 깔고 머리핀과 찰리브라운 장난감도 담아놓을 수 있게 되었고. 그러니까 영국멋쟁이한테 정말 고마운 마음 뿐.

네꼬님 반짝반짝 빛나는 일상을 지켜보는 과정이 제게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네꼬님 글 올라오면 저는 바로 안 읽으러 오는데. 왜냐면 너무 빨리 읽어버릴까 봐. 그럼 아쉬울 테니까. 한번 왔다가 얼른 글 분량만 확인하고 돌아갔다가 계속 두근두근하다가 결국 쿠키처럼 맛있는 쿠키처럼, 천천히 아껴 먹는데. 그러고 나면, 막 행복해져요. 이 빛나는 문장들을 어쩔 것인가, 하여. 코끝에 맴도는 버터 냄새. 계란 냄새. 초콜릿 냄새.


저는 글쎄 엊그제 새마을금고에서 뜬금없는 문자를 받았는데, 작년 이맘때 제가 이백만원이나 예금을 들어놨더라구요! 통장에 오십만원도 없는 저한테 이게 왠 떡이냐구요! 그래서 이 돈을 일년만 더 저금해 두었다 내년 이맘때 비행기표 살 때 보탤려구요. 아, 전 내년 가을의 오즈마가 질투나서 배알이 뒤틀려요!!!


맛있는 음식 많이 드시고, 운동 하지 않아도 될 만큼 건강하시고, 새 노트북과도 빨랑 친해지세요. 흠, 어느 만큼 친해지냐면 오즈마와 네꼬님 정도랄까 후훗





네꼬 2008-09-16 09:35   좋아요 0 | URL
도시바! 아무 지식도 없지만, 몇년 전에 처음으로 노트북을 가져보면 어떨까 싶었던 것이 어떤 도시바 노트북 사진 때문이었어요. 그때 그 노트북이 검은색이었는지 청록색이었는지 잘 생각은 안 나지만, 어쩌면 그게 그 노트북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니까 오즈마님과 우리에게 즐겁고 따뜻한 추억들을 선물한 노트북 말이에요.

저의 일상은 때로는 즐겁고 때로는 비루해요. 하지만 그런 걸 적어놓을 수 있다는 것이 저한테 용기를 준달까요. 그래서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구시렁구시렁 늘어놓는 말들을 읽고 이따금 요렇게도 따뜻한 응원을 보내주시니 저는 그저 뻔뻔하게 좋아라만 합니다. 저야말로, 어느 순간이든 찐한 사랑을 잃지 않으시는 오즈마님의 글들이 좋아서, 새 글이 없을 때도 오래오래 그 서재에서 놀다오는 걸요. :)

ㅋㅋ 배알 뒤틀리지 마시고 일단 잘 견뎌보세요. 내년 가을 우리 서로를 놀라워해주기로 해요. 혹시 여행지에서 만나는 건 아닐까? (아, 그럼 정말!!!!!! ♥) 노트북아, 들었니? 우리 분발해야 돼!

고라니 2008-09-13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음.. 평소 땐 늘 이 시간이면 '어려운 시기를 잘 참아내기 위한 굶주림 연습'을 하곤 하는데 오늘은 추석이라 특별히 쉬고 있습니다. ㅎㅎ 지금은 오히려 배가 부른 상태에요.(어쩐지 네꼬님의 기대에 부응해 주지 못한 기분이..;) 네꼬님은 정말 진귀한 영화를 좋아시는군요. ㅎ 갑자기 얼마 전에 본 <놈놈놈>이 떠오르네요. 허공을 가르는 정우성의 기럭지가 꽤 볼만했던.. 아, 그리고 <황색눈물>이라는 영화두요. 일본의 아라시라는 그룹이 주연이던데 잘 모르는 사람들이기는 했지만 어쨌건 훈훈했던 영상. ^^
민족의 대명절, 잘 보내시고 있나요? 해가 지날수록 명절이라든지 기념일이라든지 하는 개념이 점점 사라져버리고 있어서.. 저는 서늘한 도서관에 앉아 이렇게 댓글을 달고 있습니다.^^

네꼬 2008-09-16 09:39   좋아요 0 | URL
고라니님은 좋은 분인 것 같아요. 제 친구는 <실미도>를 권했는데. T.T

제가 원하는 영화는 그러니까 <킬러들의 수다> <오션스 일레븐> 뭐 이런 거예요. (^^) <놈놈놈>은 어쩌다 못 보았는데 벼르고 있어요. <황색눈물>도 그런 훌륭한 영화인 줄 몰랐네요. 꼭 봐야지. 저는 간만에 아무것도 안 하고 잘 쉬었습니다. 고라니님은 도서관에서 책 많이 보셨나 모르겠네요. :)

마노아 2008-09-14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육고양이라도, 네꼬씨라면 콜! 쭈뼛거리는 어색한 모습의 고양이도 이 서재에선 넘흐 사랑스러워요!

네꼬 2008-09-16 09:39   좋아요 0 | URL
근육 고양이가 되면 마노아님께 제 알통을 꼭 자랑하겠어요. 나 부러워서 울고 싶을 걸? 으하하핫!!!

순오기 2008-09-16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딸도 노트북을 사줄까 생각은 하는데~ 씨잘데 없는 짓거리로 날새고 아침밥 굶을까봐... 요즘 대학생들은 거의 가지고 있나 보더라고요. 그래도 지가 알바해서 사야지~그렇죠?

네꼬 2008-09-17 00:09   좋아요 0 | URL
네. 알바해서 사야죠. (순오기님 따님이 보시면 나 미워할라..) 근데 그게 그래요. 저 때만 해도 컴퓨터 같은 건 자기가 스스로 사는 거였는데(아니, 나만 그랬나??) 요즘은 거의 필수품 수준이니... 하지만 순오기님의 그 영특한 따님이라면 꼭 필요하다면 스스로 구할 것이고, 그게 여의치 않다면 먼저 꼭 필요하다고 엄마한테 의논할 테니 음, 먼저 '알아서' 사주진 마시고 추이를 지켜보심이 어떨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