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모레면 한가위, 이제 완연한 가을이다. 환절기를 맞이하여 정직하게 감기 몸살을 앓아준 다음 선풍기 씨를 고이 정리해 드리는 것으로 여름이 끝났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해 두는 게 좋겠다, 하는 시점에! 이 여름을 함께 해준 고마운 두 친구에게 각별한 인사를 남겨두고 싶다.
1.
사실, 여름에만 도움을 받는다고 하기엔 부끄럽다. 사시사철 네꼬 씨의 제일 좋은 벗이지만, 여름에 특히 빛을 발하는 이분, 블루 씨.

<커피 프린스 1호점>을 볼 때나, <CSI>를 볼 때나, 음악을 들을 때나, 빗소리를 들을 때나 변함없이 저녁을 함께해준 블루 씨, 고마웠어요. 당신이 없는 여름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 (사실은 가을도, 겨울도, 봄도 상상할 수 없지만.) 잠시 아사히 씨와 스타우트 씨에게 눈길을 준 것은 이해해주리라 믿어요. 우리 앞으로도 잘 지내요. ♡
2.
전자제품도 소용없었다. 위급할 때 즉각적인 도움을 주신 건 오로지 그분 뿐. 그가 없었다면 내가 그 새벽의 소음(!)을 어찌 극복했을까! 잠을 제대로 못 이루었다면 내 여름은 얼마나 엉망이 되었을까.

전자 매트도 다 막아내지 못한 모기들로부터 저를 지켜주신 살기등등 킬라 씨, 고맙습니다. (역시 막판엔 아날로그예요.) 한 철 신세 깊이 졌습니다. 우리 내년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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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간다.
그리고
좋은 계절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