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늦도록 잠은 오지 않고, 아침에는 늦잠을 자고, 낮에는 조는 생활의 반복.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휴가를 냈다.

“밥도 안 먹고 잠만 자야지.” 결심하면서도

‘설마 동물이 그럴 수 있겠어?’ 하고 속으로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거의 결심대로 되었다. (난 정체가 뭐냐?)


오후 2시쯤 일어나 거실로 기어 나와

소파에 누워서 TV보다 잠들기를 반복하고 보니 4시.

비가 추적추적 온다. (휴가 내기 정말 잘했다.)

밥도 좋지만 이 날씨에는 예의상 라면을 먹어준다.

고춧가루를 잔뜩 넣어서.

상을 물리고 다시 소파에 기어 올라가

응, 조금 있다 일어나서 옷장 정리해야지, 해야지, 해...야......

 

 



....지.

 

정신을 차리니 9시가 다 되어간다.

집에 있으면서도 ‘거침없이 하이킥’ 을 놓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 (윤호야 미안해!)

그러나 늘 그렇듯 반성은 하지 않기로 하고 다시 잠 모드.

10시 반이 되어 돌아온 동거녀에게 배고픔을 호소하였더니

뚝딱 김치전을 부쳐준다.

나는 늘 그렇듯 그녀에게 충성을 맹세한다. 


“근데 너 다시 잠이 오겠니?”

라는 동거녀의 걱정이 무색하게,

12시 10분에 해주는 ‘CSI’ 를 보다가 졸아버렸다.


아침에 일어나니 날씨는 새것처럼 빛나고

머리가 맑다.

자, 나는 기지개를 켜고

산책을 시작하는 고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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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7-05-17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고냥이가 음식을 품고 잠이 들었네요. 자다 배고프면 언제라도 먹을수 있게.. ^^;;
저도 결혼전에 가끔 그랬어요. 출근 안하는 일요일에 깨우지 말라고 하고 잠이 들면 종종 저녁 6시가 다 되록 자고 그랬죠.. 그때가 좋았어요~~~

네꼬 2007-05-17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스탕님 / 하하. 오죽 졸리면 쥐를 품고 잠이 드나 생각했는데, 하하하. 자다 깨서 먹고 도로 잘 수도 있겠군요!

Mephistopheles 2007-05-17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지구상의 고양이가 아니세요...이름하여 우주고양이...=3=3=3

네꼬 2007-05-17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아니 메피님 / 남의 과거사 들춰놓고 어딜 가세욧? =3=3=3

홍수맘 2007-05-17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냥 ' 안고 자고 있네!' 하고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무스탕님 답변에 ㅋㅋㅋ 웃고 갑니다. 오늘 컨디션은 괜찮으신 거죠? 좋은 하루 되세요.

2007-05-17 1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향기로운 2007-05-17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음식을 품고 잠을 자다니.. 도저히 용서가 안돼욧~~ ^^ㅋㅋㅋ

다락방 2007-05-17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은 참 예뿌네요. 말도 이쁘게 하도, 행동도 이쁘게 하고. 하다못해 페이퍼의 글씨체와 글씨색도 예뻐요. 잘 자고 일어난 네꼬님 화이팅 ☆

네꼬 2007-05-17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님 / 역시 무스탕님은 댓글의 귀재이셔요. 오늘 컨디션은 굿이에요, 굿굿굿!

속삭님 / 네. : )

향기님 / 그저께까지 제가 바로 저랬답니다. 저 고양이가 이해가 되어요. =_=

다락님 / 아이고, "까부순다"고 해도 우아한 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다니! (^^) 다락님도 화이팅이어요! (그날의 회식 이야기는 따로... 호호홋.)

antitheme 2007-05-17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가내고 부담없이 푹 잘 수 있는 하루 부럽습니다.

네꼬 2007-05-17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티님 / 부담은 있었다는... 그러나 눈 딱 감고 하루 쉬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에요. : )

비로그인 2007-05-17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훗. 이 녀석은 내 애완고양이야. 밤에 잘 때 아주 따뜻하거든.
물론, 처음엔 힘들었어. 이 덩치 큰 녀석 먹이고 키우려다보니. 하지만 이젠 좀 컸다고
자기가 알아서 밥벌이 해오잖아. 이보다 더 좋을 수 있겠어? 내가 키운 보람이 있지."
그런데, 어이~! 쳐다봤으면 관람료라도 내지 그래? 먹다 남은 생선이나 음식도 괜찮아."

생각의 전환 ^^

네꼬 2007-05-17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엘신님 / 꺅! 좋아라. ♡! ('좀 컸다고 자기가 알아서' 넘 멋져요!)

네꼬 2007-05-17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 / 잘했죠? 헤헤.

2007-05-17 18: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7-05-17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응~? (웃음)

이매지 2007-05-17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푹 좀 자고 싶어요 ㅎㅎㅎ
주말만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ㅎㅎ

네꼬 2007-05-18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 / 앗, 그랬단 말이죠! (이건 하이킥에 대해) 아니 그럴 수가! (이건 아침의 사건에 대해.)

엘신님 / 으응~? (나는 으응~소리 하나로 모든 것을 말해!)

이매지님 / 금요일부터 준비하셨다가 주말엔 보란듯이 자는 거예요. 아주 실컷!

마늘빵 2007-05-18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응!

네꼬 2007-05-18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님 / 으..응..?

비로그인 2007-05-18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풋.

네꼬 2007-05-18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엘신님 / 싱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