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독성관계는 정리합니다 - 끝내야 내가 사는 독성관계 심리학
권순재 지음 / 생각의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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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간의 정신에 독성을 퍼뜨리는 관계를 저자는 독성관계(Toxic Relationships)라고 정의하며 많은 사람들이 가정, 학교, 직장 안에서 독성관계에 저항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과정들이 있다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써 그동안 상담해 왔던 사례들을 들어 설명하고 있다. 책에서 사례로 든 첫 번째 이야기도 과연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한 사람의 인생을 파괴하고 더나아가 주변의 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사실을 읽으면서 부지불식간에 주고 받는 말과 행동에서 자신도 모르게 누군가에게는 독성을 전파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30대 치과의사이자 가정을 이룬 한 남성이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폭력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지내야하는 삶의 이야기가 아주 특별한 가정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평범한 가정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면서 자신도 모르게 점점 옥죄오는 불안, 불편, 압박, 폭력 등이 결국 독성임을 인지하고 스스로 대항하지 못한다면 주변에 도움을 청해서라도 독성의 늪에서 빠져 나올 것을 강조한다. 이런 말이 있지 않는가.

개구리를 잡아 서서히 온도가 높아지는 물에 넣어 두었을 때 처음에는 물의 온도가 그다지 높지 않으니 유유히 헤엄치면 개구리가 자신도 모르게 물의 온도가 높아지는 것을 체감하지 못한 체 빠져 나오지 못하고 죽음에 이르는 이야기말이다. 사람 관계도 이런 경우가 많지 않을까 싶다. 특히 사람들의 관계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가정, 학교, 직장, 모임 안에서 말이다.

 

<이제 독성관계는 정리합니다>라는 책을 읽으면서 지나온 나의 아킬레스건과 같은 일들이 생각이 났다. 가정 안에서 독성관계의 주도자가 되었던 나의 모습말이다. 자녀들을 키우면서 지나고 나니까 이런 일들이 자녀들에게는 정신적 억압이었고 신체적 폭력에 길들이는 하나의 과정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가슴 깊은 곳까지 후회하고 반성하게 된다. 책에 나온 사례처럼 육아하는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자녀들이 말을 듣지 않았으니 아비로써 당연히 해야 할 도리였지 않나라고 자신 스스로 합리화를 했던 적이 있다. 이런 마음 결단 등이 자기방어 기제였음을 깨닫게 된다.

독성관계를 퍼뜨리는 주도자는 외부로 시선을 향하게 되고 자신의 행위가 정당하지 않았음을 깨닫는 내부의 시선이 닫히게 된다. 반면 독성관계로 희생을 당하는 자는 외부로 시선을 향해 당당히 저항하고 잘못되었음을 표현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자신에게 스스로 채찍질을 가하면서 자신의 부족함만 보게 한다. 이렇게 독성관계는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망가뜨리는 여우와도 같은 역할을 하며 자녀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사람들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해 나가는데 방해 요소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저자는 강조한다.

 

독성관계의 예로 군대 안에서 일어나는 상하수직적인 복종 시스템을 많이 언급한다. 나도 이런 경험이 있다. ROTC 34기로 임관하여 전라남도 장성에 있는 육군보병학교에 O.B.C 과정에 입교한 적이 있다. 4개월 간의 초급 장교 과정이다. 40~50명 가까운 인원이 한 개의 교육대를 구성하여 동고동락을 하는 시스템 속에 이들을 훈육하는 지도자들이 있었으니 일명 구대장으로 불리운 이들이었다. 계급으로 치자면 말그대로 한 끝차이다. 나와 같은 교육생들은 소위였고 2~3명의 구대장들은 중위였다. 다이아몬드 한 개 밖에 차이 나지 않지만 당시 느꼈던 힘의 격차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구대장들이 시키는 일이면 뭐든지 해야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인격적인 수치감과 신체적 폭력, 말도 안 되는 지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하나 항변할 수 없었다. 지금의 군대는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교육을 받으면서 왜 말도 안 되는 얼차려를 받아야했을까 생각해 보니 교육생들의 인식 속에는 군대 안에서는 명령에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는 보이지 않는 규칙이 박혀 있었던 것 같다. 전쟁을 위해 준비되는 곳이 군대이고 초급 장교를 양성해야 하는 교육기관이기에 당연히 강인한 리더십을 위해 어떠한 악조건에서도 견디어 내야 하는 훈련이 필요함을 필요하다고 본다. 단, 이런 과정들이 고스란히 학습되어 후배 장교들에게 자연스럽게 전가될 수 있는 요소가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독성관계는 건강한 조직을 좀먹는 벌레의 역할을 한다. 건강한 힘을 내야 하는 관계에서 눈치를 보게 되고 건강한 소통을 방해하게 되니 결국 손해는 조직이 떠 안게 되는 꼴이다.

 

직장 안의 관계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민주적 관계로 많이 발전하고 있다고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항상 힘의 위력으로 관계를 누르려는 현상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보이지 않는 독성관계가 더 위험한 것이 사실이다. 학교 안에서도 일어나는 학생 간 따돌림 현상에도 보이지 않게 은근히 하는 행위들이 치명적인 관계로 변질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제 독성관계는 정리합니다>라는 책의 제목처럼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 보이지 않게 퍼져 있는 독성관계는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 눈치를 보게 하는 분위기는 분명 독성관계가 존재하는 것이다.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고 주저하게 하는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컵안의 물을 오염시키는데에는 한 방울의 잉크만 있어도 족하다. 독성 관계도 이와 같다. 많은 말이 필요 없다. 힘으로 누르려는 따가운 눈총 하나면 충분하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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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가 최재형을 부른다 - 시대의 논리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평하다 이 시대가 최재형을 부른다 1
김재헌 지음 / 대경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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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대통령 선거를 위해 여야 후보들이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 후보들은 자신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유력 대선 주자들은 일치감치 자체적으로 캠프를 만들어 탄탄한 조직력을 보이기도 한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후보들의 면면을 자세히 알 수 있는 방법들이 제한적이다. 언론을 통해 시시각각 발표되는 후보들의 말들과 행동들이 언론사의 입장에 따라 해석되어 전달되고 있다. 없는 것보다 낫지만 냉정하게 판단해야 몫은 국민들에게 있다. 후보의 면면을 살펴보기 좋은 것 중에 하나는 후보가 쓴 책이나 후보를 대상으로 한 평전 같은 종류의 책을 읽어보면 좋을 듯 싶다. 물론 평전 또한 저자의 개인적 판단에 의해 씌여진 점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저자의 성향에 따라 같은 인물의 평전이라도 전개되는 인물평이 전혀 다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사가 발표하는 내용에만 의지하여 수동적으로 판단하기보다는 다양한 시각으로 인물평을 해 놓은 자료나 책을 직접 읽어보면서 판단해 본다면 좀 더 객관적으로 대통령 후보로써 가장 적합한 인물을 선택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누군가가 인물을 평한 평전보다는 후보 자신이 쓴 자서전 또는 정책 제안이 담긴 책들이 많이 출간되었으면 한다. 시간적으로 제한이 있기에 책을 펴냈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자신의 생각을 스스로 표현할 수 있다면 국민들이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차선책으로 평전이라도 읽어보면 인물의 생각을 간접적으로나마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평전을 읽을 때 주의 할 점은 서두에서 말한 것처럼 저자 자신의 개인적인 주관이 많이 담겨져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한 인물을 두고 다양한 시각에서 평가한 책들을 두루두루 읽을 수만 있다면 더욱 더 좋을 것 같다. 최고 좋은 방법은 직접 대면하여 대화하는 방법이겠지만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 일이기에 시간을 할애해서라도 꼭 한 번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온 후보들의 책들을 두루두루 읽어보았으면 한다. 현재까지 대통령 후보 중에 후보 자신이 직접 이런 대통령이 되겠다는 포부를 담은 책을 낸 경우는 박용진 후보, 김동연 후보 인 것으로 알고 있다. 평전으로는 이재명 후보, 최재형 후보 등등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 번 이재명 후보에 대한 평전 다음으로 두 번째 읽게 되는 평전은 최재형 후보에 관한 책이다. 미담제조기로 불린 최재형 후보에 대한 특징은 원칙주의자, 신실한 기독교 신자, 국가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섬김의 리더라고 한다. 판사와 감사원장으로 재직하면서 그가 보인 행보는 윗선의 눈치를 보지 않고 법대로 원칙대로 직무를 수행했다는 점이다. 작은 예수라고 불릴 정도로 희생과 박애의 정신으로 실천한 삶을 살았던 그리스도인이라는 점, 부친이 백두산함에서 최초의 한국전쟁 해전에 참여했던 해군 예비역 대령으로 아버지의 영향으로 국가를 위한 일이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고 자신의 몸을 던질 준비가 되어 있는 점을 책에서 부각하고 있다. 최재형 후보의 집안 가족 남자라면 모두 병역이 의무를 성실하게 한 점, 두 아이를 입양하여 키워낸 점, 신체적 장애를 가진 친구를 얻어 등하교를 시킨 점, 소신을 가지고 정치 권력 앞에서도 당당했던 점 등이 책에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2022년에 당선될 대통령은 어느 때보다도 위기의 국면에서 국가의 안위를 지켜내야 하고 국민의 생명과 삶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감염병 위기 상황, 외교안보, 교육과 문화, 경제 분야 등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해야 할 몫이 달려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이 신중하게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소신을 가지고 투표권을 행사해야 할 것이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찍거나 개인적인 이익 측면에서만 판단해서 찍는 것보다 공동체와 사회, 국가와 민족을 위한 최선의 후보가 누군인지를 염두해 두고 투표에 임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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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심리유희 - 다양한 주제를 통한 60초 심리분석
김민경 지음 / 바이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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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은 학교 안밖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 주로 업무 관계로 만나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민원 때문에 찾아오시는 학부모님을 만나야 할 때에는 만나기 전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러고보니 편안한 만남이기보다 만남 뒤에는 풀어야 할 숙제가 쌓이기에 만남이 그다지 반갑지 않다. 사람과의 만남이 점점 스트레스로 쌓이게 되니 이러다가 대인기피증이 생길 수도 있겠다 싶다. 그렇다고 교감직을 팽개치고 나홀로 지낼 수는 없는 법이니 피하기보다 스스로 지혜롭게 극복해 갈 수 밖에 없다. 담임 선생님들이 고충이 있을 때에는 교감을 찾아온다. 그러면 교감은 누구를 찾아가야 할까? 교장선생님을? 그건 아닌 것 같다. 교감과 교사는 달라야 하지 않을까? 사람들 안에 다양한 세계가 존재한다. 많은 교직원들을 대해 보면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회의 문화가 많이 달라졌다. 일방적인 지시 전달 위주의 분위기에서 다양한 생각을 교류하고 발표할 수 있는 문화로 탈바꿈되어가고 있다. 교감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생각들을 수렴하고 조율해야 하니 이것 또한 보통 일이 아니다. 직장인들이 하는 말처럼 일 때문에 힘든 게 아니라 사람 관계 때문에 힘들다는 얘기가 공감이 된다. 팬데믹 상황이 지속되면서 학교 안에서도 최대한 밀집도를 줄이기 위해 모이는 건수를 만들지 않는다. 그러나 대면 소통보다 비대면 의사소통이 더 힘들다는 것을 느낀다. 단체 카톡방을 열어 의견을 수렴하더라도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대화 내용들을 꼼꼼히 체크하기가 쉽지 않다. 문자 내용 뒤에 숨어 있는 행간의 의미를 파악하기도 어렵다. 요즘은 모두 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기에 표정의 변화도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는 상황이다. 의미가 잘못 전달되거나 오해의 소지를 불려 올 수 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코로나19가 학교의 인간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김민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현대인의 심리유희>를 읽다보니 내 자신의 내면 상태와 일치하는 부분들이 상당히 많았다. 저자가 책 서두에서 이야기했듯이 심리학 용어를 최대한 풀어 누구나 읽기 쉽게 정리해 놓았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보통 심리학 책을 보면 대중들을 대상으로 쓴 책이라고는 하지만 많이 어렵게 느껴진다. 심리학 용어 자체도 생소한 부분이 많았을뿐만 아니라 심리학 용어를 설명하면서 누가 처음 개발한 것이며 어떠어떠한 상황에서 이런 용어를 쓴다는 식의 설명이 즐비한 게 사실이다. 그런데 <현대인의 심리유희>는 우리들의 일상 생활을 에세이 쓰듯 자연스럽게 끌어오면서 이런 상황을 가리켜 심리학 용어로 이렇다라고 간략하게 언급하는 정도다. 그러다보니 심리학 책이기보다는 라디오 방송을 들으며 운전하듯 편안하게 눈으로 읽어갈 수 있는 책이라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쉽게 읽을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특히 학교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교감이라면 사람들의 심리를 과학적으로 풀어놓은 <현대인의 심리유희>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자신의 내면 뿐만 아니라 곤란한 상황에 빠뜨리게 한 사람들의 내면을 연상해 보면 어떨까 싶다. 

 

지금은 방학 중이라 고정적으로 출근하는 교직원 외에는 하루 일과 속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빈도와 횟수가 적다. 학생들이 방학 중이니 당연히 학부모와 관련된 민원 전화도 거의 없는 편이다. 방과후학교 강사 출입도 없고 조용한 가운데 일과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학기가 시작되면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게 된다.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다. 성장기에 있는 학생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 아무 일 없이 지나가는 경우는 기적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불편한 진실이겠지만 모든 문제의 해결은 사람의 마음을 보고 어떻게 대하느냐에 달려 있다. 똑같은 사건이라도 공감하는 자세로 민원인을 대하는 것과 방어적인 자세로 대하는 것에는 결과가 크게 다르다. 사람의 심리 공부가 필요한 이유다. 심리학 용어가 일상 생활에서 자주 쓰는 용어가 아니기 때문에 알려고 시도해 보았다가도 금방 접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현대인의 심리유희>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심리 공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갈등 상황에서 교직원들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고 대화를 시도하는 교감이 있다면 부딪힘이 최소화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그리고, 심리학 용어는 외우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다양한 상황의 예를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내 것으로 습득되지 않을까 싶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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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을 키워주는 하루 한장 초등 글쓰기 하루 한장 초등 글쓰기
박재찬(달리쌤) 지음, 김영주 그림 / 테크빌교육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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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책이다. 스마트폰에 길들여져 있는 초등 학생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한 줄이라도 자신의 생각을 노트에 써 보게 할까 하는 심정으로 학급에서 실천한 자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차곡차곡 주어진 주제에 따라 글쓰기를 실천한 학생들이 이 신비한 글쓰기 노트의 효능을 책 앞부분에 자신의 말로 적어 놓았다. 이 책을 홍보하는 글인 셈이다. 학생들의 책 소개 글을 읽어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학생들이 스스로 글쓰기의 효과를 터득하니 누가 잔소리를 하지 않더라도 친구들에게 적극 알리고 싶어 하는구나!" 였다. 맞다. 어른들이 또는 선생님들이 글 쓰라고 잔소리하는 것보다 또래 친구들이 글 한 번 써보라고 얘기하는 게 훨씬 효과 만점 인 것 같다. 그런면에서 <자존감을 키워주는 하루 한장 초등 글쓰기>는 실천을 보장해 주는 책임에 틀림이 없다.

 

초등 글쓰기는 복잡하지 말아야 한다. 최대한 단순해야 한다. 그렇잖아도 글쓰기를 싫어하거나 부담스러워 하는 아이들이 써야 할 내용이 많거나 자신의 생활과 동떨어진 주제로 글을 쓰라고 한다면 더더욱 형식적인 글쓰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글쓰기를 과제로 여긴다면 아무리 좋은 자료라도 그림에 떡이다. 반면 '한 번 써 볼까', '어! 재밌겠는데!' 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라면 한 번 쯤 쓸쩍 권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학교에서는 담임 교사의 의지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작정 글쓰기를 시키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호기심을 끄는 주제로 질문거리를 하나하나 던지는 형식으로 주어진 노트이다보니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충분히 한 쪽을 써 볼 용기를 가져보지 않을까 싶다. 가정에서도 충분히 도전해 볼 수 있겠다. 책을 펴 보면 알겠지만 학생들이 한 번 쯤 써 볼 만한 주제들로 가득차 있다. 가령 예를 들면 이와 같다. 

 

"내 짝이 하루에 20번씩 나에게 멋있다! 라는 말을 해야만 하는 마법에 걸렸습니다. 마법에 걸린 짝과 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보세요" 

 

호기심과 상상력을 끌어내는 질문이다. 책 제목처럼 '자존감을 키워주는' 글쓰기를 지향하고 있다. 자존감은 일단 나 자신을 먼저 알아야 한다. 그리고 함께 생활하고 있는 주변의 사람들과 스스럼 없이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면 자연히 자신감이 떨어지고 스스로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어 있다. 관계를 거부하고 점점 더 가상 현실이나 게임 세계로 대리 만족을 하게 될 것이다. 글쓰기의 목적은 스스로를 돌아보기 위함이다. 자신의 생각이 반영될 수 밖에 없다. 글쓰기는 자존감을 향상시켜 줄 것이다. 잘못한 부분에 대한 반성도 글쓰기로 표현되어진다면 자존감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글쓰기를 부담스러워하고 전혀 시도해 보지 못한 학생들에게 자연스럽게 권해 줄 수 있는 글쓰기 책을 한 번 권해 보시라. 강압적으로 과제 내 주듯이 할 필요는 없겠다. 100일 정도의 글쓰기 과정이다. 세 달 정도 꾸준히 글을 쓰다보면 다음 주제로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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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기계 vs 생각하지 않는 인간 - 일과 나의 미래, 10년 후 나는 누구와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
홍성원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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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산업혁명 도래와 함께 대두되었던 문제 중 하나가 '일자리 감소' 였다. 과연 미래에는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할까? 여러 가지 분석에 의하면 기존의 일자리가 없어지고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되 전체적인 일자리 수는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반대 의견도 있다. 로봇과 인공지능이 발달하더라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고유의 영역이 더욱 확대되기에 일자리 감소에 따른 두려움과 불안은 가질 필요가 없다라고 한다. 심지어 단순 노동, 사무직, 반복 패턴에 이루어지는 직종들도 살아 남을 수 있다라고 말한다. 이런 분석은 자신감인가? 아니면 오판인가? 저자는 <생각하는 기계 VS 생각하지 않는 인간>에서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남는 해법을 제시한다. 제목에서 볼 수 있다시피 해법의 키워드는 '생각'에 있다. 

 

로봇과 인공지능이 두려운 것은 과연 인간 고유의 영역인 '생각'에 까지 미칠 것인가? 라는 점이다. 단순 연산이나 사람이 주입해 주는 데이터에 의해 움직여지는 수준에서 발전하여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소유한다면 분명 인간에게 위협이 될 것이다. 반대로 주도권이 사람에게 있고, 사람에 의해 움직여지고 협업의 파트너로 사용되어진다면 충분히 활용 가치가 있다고 본다. 결국 주도권 싸움에는 '생각'을 하느냐 마느냐에 달려 있다. 그렇다면 과연 기계가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부정적인 견해가 우세하다. 반면 생각하지 않는 인간이 있을까? 라는 질문에 번뜻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스마트폰이다. 손 안에 쏙 들어오는 스마트폰때문에 편리한 점도 있지만 '생각'이라는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생각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뿐인가. 왠만한 사무 작업들이 컴퓨터에 의해 진행되고, 발달된 프로그램 하나면 복잡한 문제도 단시간안에 해결되기에 깊게 생각하기 보다는 쉽게 정보를 얻고 검색하려고만 한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면 문제다. 로봇과 인공지능에 맞서 유일하게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장점 중에 하나가 '생각' 즉 생각하는 능력, 사고력이다. 더 나아가 공감하는 능력. 생각을 갈고 닦지 않으면 발달하지 않는 법이다. 기성세대를 향하여 꼰대라고 부른다. 과거 지향적인 언행 때문에 붙여진 별칭이 아닌가 싶다. 새롭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고 기존의 관행에 빠져 변화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불러지게 된 것 같다. 나이를 떠나 젊은 사람들도 새로운 방식을 거부하고 자신의 생각의 틀 안에 갇혀 고집한다면 이 또한 꼰대가 아닐까? 

 

조직 안에서 사람을 평가하는 인식이 많이 변화되었다. 예전에는 대인관계 능력을 최고의 항목으로 생각했던 것에 비해 오늘날에는 일을 잘 하느냐, 새로운 시대에 발빠르게 대응하느냐 등 창의성과 관련된 항목을 우선으로 여긴다. 직장 안에서 상사에 비위를 잘 맞추기 위해 술 잘 먹고 회식 자리에 끝까지 남아 있는 사람이 승진하는 옛 모습과는 반대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깔끔하게 처리하고 새로운 제안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사람을 직장에서 요구하게 되었다. 결국 '창의성' 에 달려 있다. 창의성은 깊은 사고력에서 나온다. 저자는 사고력 계발을 위해 독서를 권면한다. 혼자 자발적으로 할 수 없다면 독서 모임에라도 가입해서 억지로라도 하라고 말한다. 인문학 고전은 사람의 내면을 통찰하게 하고 시대의 흐름을 분석하며 판단할 수 있는 사고력을 키워주는 으뜸되는 도구라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정해졌다! 생각하려고 하는 기계에 맞서 인간도 이제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학교 안에 교감도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시대다. 창의성과 공감력은 필수 조건이다.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예전의 관행대로 일을 하려는 습관이 자신도 모르게 철벽처럼 쌓여 있을 수 있다. 경청하며 공감하기 보다 지시하고 판단하려는 우월감이 나타날 수 있다. 새로운 변화보다는 기존의 안정을 고수하기 위해 복지부동할 수 있다. '생각하지 않는 교감' VS '생각하는 교사' 라는 구도로 진행된다면 교감의 자리는 분명 위태해 질 것이다. 생각하기 위해 끊임 없이 책을 읽고, 글을 써야 한다. 독서도 생각을 끌어내지만 글 쓰는 것만큼 생각을 표현하는 좋은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 교감 일기든 독후감이든 하루의 단상이든 꾸준히 생각한 바를 글로 써야 사고력의 후퇴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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