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셜록 홈즈 11 어린이 세계 추리 명작 시리즈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이혜영 그림 / 국일아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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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국일아이에서 명탐정 셜록 홈즈 시리즈를 펴내고 있다. 이번 책은 11권. 명탐정 셜록 홈즈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추리 소설 매니아분들은 아마도 명탐정 셜록 홈즈의 추리 소설 쯤은 몇 번이고 읽어 보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예전에 맥가이버라는 미국 드라마가 TV에서 방영된 적이 있었다. 무슨 도구든 그의 손에 들리면 훌륭한 장비로 변신되어 문제점들이 단번에 풀려 시청자들 모두 단박에 매료된 적이 있었다. 이처럼 명탐정 셜록 홈즈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갑자기 분석적인 감각을 키워야겠다는 무의식적인 반응이 생길 것 같다. 사건의 단서를 얻기 위해 모든 지 주의 깊게 관찰해야겠다는 생각도 가져볼 것 같다. 어떤 사안이든 주변의 환경적 요소들을 잘 끼워맞추면 사건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용기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명탐정 셜록 홈즈 추리 시리즈가 꾸며낸 소설이기는 하지만 평소에 갖기 힘든 잠재된 본능을 다시 일깨우는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된다. 

 

『명탐정 셜록 홈즈11』은 네 가지 사건이 담겨져 있다. 원문을 읽어 본 사람들은 비교적 학생들이 볼 수 있도록 편집된 이야기가 가볍게 읽혀질 수 있겠으나 나처럼 셜록 홈즈 추리 소설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추리 소설 시리즈를 입문하는데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었다. 추리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학생판으로 나온 이번 시리즈들로 셜롬 홈즈 시리즈들을 대한다면 기존의 생각들이 바뀌지 않을까 싶다. 

 

「기술자의 엄지손가락」 사건은 끔찍하게 엄지 손가락이 잘린 기술자의 억울한 사건을 파헤친 이야기다. 위조 화폐를 만들어 시장을 교란하는 범죄자들은 어느 시대나 존재했나보다. 아서 코난 도일이 수사의 화제로 가져온 것을 보면.

「미즈그레이브 가문의 수수께끼」 에서 홈즈의 활약상은 수학자 이상이다. 다양한 사건들에서 기발한 능력으로 사건을 해결해 가는 홈즈의 재주로 보았을 때 이번 이야기에서의 탁월한 수학 실력은 혀를 내두르게 한다. 오래 전에 사라진 왕의 왕관과 보물을 오래된 저택 우물에서 찾아내는 과정에서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대부분 감탄과 놀라움을 숨기지 못할 것 같다. 

「장기 입원 환자」는 은행 강도범들을 잡아내는 과정을 담아냈다. 이야기 속 전직 강도범이자 가명을 사용해서 신분세탁을 하고 있는 이야기 속 주인공이 신문을 보고 놀라운 장면에서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간다. 사소한 움직임 하나라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홈즈의 관찰력을 독자들이 보게 될 것이다.

「늙은 물감 제조업자」는 살인 사건을 밝혀내는 홈즈의 실력이 경찰 보다 한 수 우위에 있으며 가스관의 밸브 위치까지도 유심히 읽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SNS, 게임 등 바로 바로 결과가 나오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추리 소설은 약방의 감초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범인이 누구일까 궁금증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홈즈는 어떻게 이런 대목에서 사건의 단서를 잡아낼 수 있을까 놀라면서 흥미있게 책을 읽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홈즈가 사건을 풀어내는데에는 다양한 지식들과 능력들이 동원된다는 점에서 도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녀들에게 또는 학생들에게 추리 소설을 읽힐 때 사건의 발달부터 전개까지 읽어주고 절정과 결말은 상상하게 만들면 어떨까? 집단지성을 통해 생각지도 못하는 또 다른 해결점이 나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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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듣는 시간 - 다른 세계를 여행하는 다큐멘터리 피디의 독서 에세이
김현우 지음 / 반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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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피디의 독서 에세이라는 점에서 호기심이 생겼다. 과연 영상을 제작하는 피디의 독서 에세이라면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다. 에세이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사회적 약자의 아픔과 상처를 담아낸 책을 읽고 오늘날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는 사람들을 찾아가 취재하는 형태의 다큐멘터리 기록물이다. 가령 예를 들면 이렇다. 

 

정신병리학자 노다 마사아키가 쓴 『떠나보내는 길 위에서』를 읽은 김현우 피디는 가족을 상실한 또 다른이들을 만나기 위해 미국으로 취재 일정을 잡는다. 참고로 『떠나보내는 길 위에서』는 1985년 일본항공(JAL) 추락사고로 사망한 사람들의 유족을 인터뷰한 내용이다.

 

"거기서 툭 하고 시간이 끊겨 버렸다" (101쪽)

 

가족을 상실한 이들의 마음이 담긴 문장이다. 문장이란 단순히 글 재주로 표현되어지는 것이 아니다. 김현우 피디의 말에 의하면, 어떤 문장은 그 문장이 나올 때까지 시간을 짐작하게 한다고 한다. 

 

"어떤 문장은 그 문장이 나올 때까지의 시간을 짐작하게 한다. 단어를 정교하게 골라 쓴 문장의 정확함은 천재성이나 번득이는 영감의 결과가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오랫동안 곰곰이 생각하고, 여러 단어들을 대입해 보고, 수정해 온 결과인 경우가 더 많다" (29쪽)

 

상실을 경험한 이들이 말로 상처를 표현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작가든 취재하는 사람이든 성급하게 인터뷰 기사를 따 내려고 해서는 안된다. 아직 그들에게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일시적으로 기억이 툭 끊긴 상태로 남은 기간을 살아내야 하는 고통이 그들에게 남겨져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아픔의 문장은 짧지만 곰곰히 생각한 흔적이 베어 있는 것들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상실을 경험한 이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그들의 시간을 기다려 주고 그들의 세계에 함께 동화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책 시작부터 바다를 오고가는 콘테이너선에서 물건을 싣고 내리는 일들을 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취재하는 장면이 나온다. 선장을 비롯한 간부급 선원은 한국인들이고 힘을 쓰는 노동자들은 외국인들이다. 그들은 최소 6개월 이상 배에서 먹고 자고 가족을 떠나 오랜 시간 동안 바다에서 생활한다. 그들의 아픔을 취재하기 위해서 김연우 피디는 그들이 생활하는 곳인 배를 함께 타며 마음 속 이야기를 듣기 위해 최대한 오랫동안 기다리며 대화를 물꼬를 튼다. 

 

다큐멘터리 제작을 통해 그가 하고 싶어하는 것은 약함을 드러내고 싶어한다. 여기서 약함은 비겁함이다. 폭력성을 발휘하는 근본주의다. 권력과 부를 얻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누리고 있는 안락함 속에 추악함을 감추려고 한다. 그 약함들을 드러내고 싶어한다. 

 

"다큐멘터리 제작을 통해 가능한 한 그 다른 세계를 보여 주고 싶은 이유는, 다른 세계와의 접촉이 없는 개인, 다시 말해 확장되지 않는 개인은 결국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 (23쪽)

 

약자들의 목소리는 묻힐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연대와 협력을 통해 사회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 김현우 피디의 약자들을 위한 다큐멘터리 기록물을 한 번 쯤 읽어보면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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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생존자입니다 - 삶을 가두는 트라우마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한 31가지 연습
허심양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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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가 아니라 생존자입니다!

 

가정 내 친족 성폭행, 회사 내 상사에 의한 성폭행, 스토킹 등 각종 피해로부터 심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생존자들을 만난 임상심리전문가의 상담 기록이다. 저자는 책 제목처럼 피해를 입고 아픈 상처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이들을 가리켜 '생존자'로 칭한다. 죽음과도 같은 상처와 고통으로부터 살아내고 있는 이들은 피해자를 넘어 생존자로 부르는 저자의 생각에 공감이 간다. 

 

섣불리 이해하기 보다는 함께 곁에 있어주는 것이 먼저다!

 

이해라는 것이 무엇일까? 제3자가 과연 피해를 입은 당사자를 이해한다는 것이 과연 문법적으로 맞는 표현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해라는 말은 영어로 Understand라고 한다. 원어로 풀어쓰면 상대방의 입장에 서는 것이라고 한다. 자신의 개인적인 생각과 판단을 내려놓고 오로지 피해를 입은 사람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이 이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값싼 동정은 이해를 흉내내다보니 나타나는 거짓 이해라고 볼 수 있다. 

 

트라우마는 상처를 뜻한다. 피해의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 피해자들은 오랫동안 트라우마를 지닌 체 살아간다. 화상을 입은 환자들이 화상의 흔적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살아가는 것처럼 트라우마의 흔적은 지워지지 않는다.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이 시간이 흘러 그 당시의 상처를 다시 생각하게 되고 또 다시 오랜 세월이 지나야 그제서야 가해자들을 신고하는 이유는 트라우마가 겉으로 드러나는데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당장은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하는 모든 것들로부터 피하는 방법이 자신을 보호할 수는 있지만, 제한된 삶 때문에 계속 무기력해지고 새로운 상황에 대처할 힘을 기를 기회 마저 빼앗을지도 모릅니다. 상담을 받겠다고 결심하자마자, 혹은 상담을 시작하자마자, 트라우마 이야기를 꺼내라는 뜻은 아닙니다" (39쪽)

 

생존자들은 처음에는 회피하는 전략으로 근근히 살아낸다고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트라우마가 되었던 사건과 가해자들을 떠올려 자신의 감정을 직시하고 앞으로 삶을 스스로 살아갈 힘을 얻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필요하다면 약물치료라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삶을 가둬버리는 트라우마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 감정 읽기부터 시작하여 31가지의 방법들을 저자는 제안하고 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마음챙김, 지금 바로 즐거운 하기, 나를 보살피기, 감정일기 쓰기, 몸의 느낌과 친해지기, 안전한 환경 만들기 그리고 안전한 사람과 함께하기, 성취감 맛보기, 연결감 회복하기 등이다. 

 

자신의 마음이 어떤지 스스로 돌아볼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쁘게 생활하다보면 상처가 곪아터지기 직전인데 돌보는 것을 뒤로 미루고 일에 매몰하여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을 돌보는 일, 자신의 감정을 살피는 일, 스스로의 마음을 챙기는 법을 꾸준한 상담을 통해 연습해 가는 것이 중요함을 조언해 주고 있다. 우리 곁에 있는 생존자들을 이해하고 일상의 삶을 회복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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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분석으로 발견한 상위 5% 리더의 습관
고시카와 신지 지음, 김정환 옮김 / 밀리언서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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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이란 무엇일까? 

 

저자는 리더십에 대한 개념 정의를 다음과 같이 내리고 있다.

 

조직을 이끄는관리자들이 갖추어야 할 것으로 보지 않고 조직안에서 누구나 지녀야 할 마인드셋(사고방식, 태도), 실행력으로 표현하고 있다. 나는 여기에 한 가지를 더 덧붙이고 싶다. 리더십이란, 조직 안에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술!

 

코로나 팬데믹 이전(B.C)과 이후(A.C)로 세상을 달리 표현할 정도로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 전염병이 우리에게 가져다 준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삶의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특히 직장 안에서의 구성원들의 생각도 확연히 달라졌다. 출근하는 것만이 일하는 것이라는 사고 방식에서 원격 업무, 재택 근무가 자연스러운 일하는 방식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얼굴을 직접 대면해야지만 회의를 할 수 있다는 문화에서 비대면 원격 도구를 활용한 비대면 회의는 먼 미래에만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던 것을 지금 목전에서 경험하게 되는 놀라운 변혁 중의 하나였다. 그렇다보니 기존의 조직 운영자들이 옛 습관대로 해 오던 리더십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AI분석으로 발견한 상위 5% 리더의 습관』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일본 기업에서 관찰된 리더의 모습을 정리한 책이다. 일반적인 리더군과 상위 5% 리더군의 차이점을 비교 관찰하여 분석했다. 그들이 직장 안에서 걸어다니는 모습, 비대면 회의에서 보인 표정과 말투 등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여 두 집단의 차이점을 객관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이 특이할 만하다. 수집된 데이터들을 분석하는데에는 AI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좀 더 신뢰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했다. 음성 인식 기술을 활용하여 리더들의 발화 내용들을 문자로 변환하여 두 집단의 언어 사용도 비교했다는 점은 놀라운 부분 중 하나였다. 

 

그렇다면 AI가 분석한 상위 5% 리더들은 일반적인 리더들과 어떻게 달랐을까? 

 

첫째,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먼저 '공감'하는 법을 터득했다는 점이 뚜렷한 차이점이었다. 상위 5%가 보인 공감 능력은 직장 안에서 부하 직원들을 대할 때 그들을 동료 관계로 인식하고 존중하고 신뢰했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메세지보다 메신저의 태도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아무리 훌륭한 내용이라도 말하는 리더의 태도와 나와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다면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상위 5%의 리더는 감정을 먼저 살피고 공감하는 태도를 먼저 보였다는 점이다.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에 비중을 두고 상대방에게 다가갔다는 점이다. 

 

둘째,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업무' 보다 '사람' 자체에 더 관심을 두었다는 점이다. 직장 안에서 업무를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업무의 수행 정도로 평가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반적인 리더보다 상위 5%의 리더는 업무로 맺어진 직장 관계라 할지라도 업무를 수행하는 그 사람 자체에 관심을 두고 관계를 맺어간다는 점이 달랐다고 한다. 업무 수행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그 사람을 비난하고 명령하고 통제하기 보다는 그 일이 일어난 원인을 탐구하도록 지원하고 좀 더 나은 방향을 나아갈 수 있도록 격려한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나를 인정해 주고 알아주는 사람 곁으로 모이게 되는 법이다. 

 

셋째,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어제의 지식을 과감히 버리는' 변혁적 태도를 보인다는 점이다. 시대의 변화 앞에 옛 것을 고수하기보다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점이 비교군 리더들과 차이점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달라진 회의 방법도 배울 뿐만 아니라 꾸준히 독서하는 습관을 가졌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전달하는 회의' 가 아니라 '전해지는 회의'가 되도록 부단히 노력한다는 점이다. 전달하는 회의는 듣는 사람보다 말하는 사람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전해지는 회의는 말하는 사람보다 듣는 사람이 중요하기에 최대한 회의를 명확하고 간결하게 하기 위해 준비할 수 밖에 없다. 맥락도 없고 구구절절 장시간 이야기하는 리더는 전달하는 자신에게만 관심이 있지 듣는 사람은 안중에도 없다. 

 

앞으로의 리더십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MZ세대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그들의 문화와 특성을 공부하고 이해하며 눈높이를 맞춰가야 한다. 일하는 방법이 다른 것 뿐이지 틀린 것은 아니다. 시대와 문화가 달라진 것이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사람' 그 자체에 관심을 둔다면 좀 더 나은 리더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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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부수는 말 - 왜곡되고 둔갑되는 권력의 언어를 해체하기
이라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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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부순다? 

 

폭력에도 여러가지가 있다. 그 중에 언어 폭력은 말을 통해 상대방에게 상처와 아픔을 주는 행위다. 대부분의 폭력이 그렇듯이 강자가 약자에게 가하는 행위다. 권력 있는 자가 일방적으로 행하는 행위다. 그뿐인가. 언어로 폭력을 휘두르는 자는 상대방을 고통 속에 가둬 버린다. 언어가 곧 그 사람의 존재이기에 권력의 언어를 쓰는 이는 곧 권력자다. 저자는 권력자들이 어떻게 자신의 입맛대로 말을 부수는지 21가지 주제로 구분하여 독자들에게 현장의 목소리를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다. 아니 고통의 목소리를 여과없이 소개해 주고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보겠다. 

 

보통 글을 쓰는 일을 창작이라고 말하며 글 쓰는 과정을 출산에 빗대어 표현한다. 반면 육체적인 일은 그야말로 몸을 쓰는 일임에도 출산이라는 표현 대신에 노동으로 갈음한다. 근데 과연 창작과 출산을 동일선 상에 놓고 비교할 수 있느냐는 문제를 저자는 책 앞부분부터 이의를 제기한다. 화이트 칼라라 불리우는 지성인들의 글쓰는 일은 고귀한 일이기에 출산에 비유할 수 있고 블루 칼라라 부르는 노동자들의 육체적인 일은 하챦은 일로 여기기에 특별히 비유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은연 중에 사람들 머리 속에 자리잡게 되었다. 또 한 가지는 여자들이 출산하는 과정에 따르는 고통과 글 쓰는 이들이 창작하는 과정에 따르는 고통을 함께 보면서 창작의 고통을 좀 더 돋보이게 하려는 남성 중심의 시각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의문점을 남긴다. 고통의 참뜻을 부수는 예다. 

 

시간이라는 말은 '금'으로 비유될 정도로 소중한 그 무엇이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금에 비유되는 시간이 누군가에는 극심한 고통에 이르게 하는 말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언론에서도 보도된 바가 있듯이 배달 노동자들에게 있어 시간은 여유가 아니라 고통 그 자체임을 알 수 있다. 로켓배송, 당일배송 뒤에 가려진 시간에 쫓겨 살아가는 노동자들의 뒷모습은 가려지고 시간을 알차게 사용하는 권력자들의 모습만 부각되고 있다. 시간은 금이 아니라 독이 될 수 있음을 '말을 부수는 말'에서 살펴 볼 수 있다. 

 

말이라는 게 참 묘하다. 의식하지 않으면 상대방보다는 '나' 중심적으로 사용하게 되고 권력자의 시각에서 해석하게 된다. 말은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지만 아무나 아름다운 말을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말은 세상을 바라보는 해상도인 것 같다. 언어 감수성이 필요한 때다. 같은 언어라도 좀 더 그 언어가 담고 있는 뜻을 생각하고 사용한다면 좀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는 언어에 대해 참 멋진 말을 남겼다. 

 

"내가 누구인지를 알아보는 방법은 내가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지를 보면 된다. 내 인생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내가 사용하는 언어의 수준을 보면 된다"

 

『말을 부수는 말 』 에서 저자 이라영님이 지적한 부수는 말은 곧 생활 속에서 우리가 자주 쓰는 말들이고 그 말들이 누군가에게는 폭력이 될 수 있음을 미처 깨닫지 못할 때가 많다. 다문화라는 말도 그렇다. 부모 중 한 사람이 외국인일 경우 다문화 가정이라는 말을 한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유럽이나 미국인이 부모 중 한 사람일 경우에는 다문화로 부르는 뉘앙스가 다르다. 동남아 국적을 가진 외국인이 부모 중 한 사람일 경우 좀 더 낮추어 부르는 말로 다문화로 칭할 때가 일반적이다. 이 또한 부수는 말의 대표적 사례다. 차별의 언어가 될 수 있기에 누군가는 다문화 교육이라는 말 대신에 상호문화 교육이라는 말을 쓰자는 이들도 있다. 문화 다양성은 수용과 존중이지 차별과 폭력이 아님을 생활 속에서 실천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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