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생존자입니다 - 삶을 가두는 트라우마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한 31가지 연습
허심양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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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가 아니라 생존자입니다!

 

가정 내 친족 성폭행, 회사 내 상사에 의한 성폭행, 스토킹 등 각종 피해로부터 심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생존자들을 만난 임상심리전문가의 상담 기록이다. 저자는 책 제목처럼 피해를 입고 아픈 상처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이들을 가리켜 '생존자'로 칭한다. 죽음과도 같은 상처와 고통으로부터 살아내고 있는 이들은 피해자를 넘어 생존자로 부르는 저자의 생각에 공감이 간다. 

 

섣불리 이해하기 보다는 함께 곁에 있어주는 것이 먼저다!

 

이해라는 것이 무엇일까? 제3자가 과연 피해를 입은 당사자를 이해한다는 것이 과연 문법적으로 맞는 표현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해라는 말은 영어로 Understand라고 한다. 원어로 풀어쓰면 상대방의 입장에 서는 것이라고 한다. 자신의 개인적인 생각과 판단을 내려놓고 오로지 피해를 입은 사람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이 이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값싼 동정은 이해를 흉내내다보니 나타나는 거짓 이해라고 볼 수 있다. 

 

트라우마는 상처를 뜻한다. 피해의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 피해자들은 오랫동안 트라우마를 지닌 체 살아간다. 화상을 입은 환자들이 화상의 흔적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살아가는 것처럼 트라우마의 흔적은 지워지지 않는다.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이 시간이 흘러 그 당시의 상처를 다시 생각하게 되고 또 다시 오랜 세월이 지나야 그제서야 가해자들을 신고하는 이유는 트라우마가 겉으로 드러나는데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당장은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하는 모든 것들로부터 피하는 방법이 자신을 보호할 수는 있지만, 제한된 삶 때문에 계속 무기력해지고 새로운 상황에 대처할 힘을 기를 기회 마저 빼앗을지도 모릅니다. 상담을 받겠다고 결심하자마자, 혹은 상담을 시작하자마자, 트라우마 이야기를 꺼내라는 뜻은 아닙니다" (39쪽)

 

생존자들은 처음에는 회피하는 전략으로 근근히 살아낸다고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트라우마가 되었던 사건과 가해자들을 떠올려 자신의 감정을 직시하고 앞으로 삶을 스스로 살아갈 힘을 얻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필요하다면 약물치료라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삶을 가둬버리는 트라우마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 감정 읽기부터 시작하여 31가지의 방법들을 저자는 제안하고 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마음챙김, 지금 바로 즐거운 하기, 나를 보살피기, 감정일기 쓰기, 몸의 느낌과 친해지기, 안전한 환경 만들기 그리고 안전한 사람과 함께하기, 성취감 맛보기, 연결감 회복하기 등이다. 

 

자신의 마음이 어떤지 스스로 돌아볼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쁘게 생활하다보면 상처가 곪아터지기 직전인데 돌보는 것을 뒤로 미루고 일에 매몰하여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을 돌보는 일, 자신의 감정을 살피는 일, 스스로의 마음을 챙기는 법을 꾸준한 상담을 통해 연습해 가는 것이 중요함을 조언해 주고 있다. 우리 곁에 있는 생존자들을 이해하고 일상의 삶을 회복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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