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진을 찍고 싶어요 - 전 세계 아이들과 함께한 사진과 글쓰기 교육
웬디 이월드.알렉산드라 라이트풋 지음, 정경열 옮김 / 포토넷 / 201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진을 통한 읽고 쓰기 교육(LTP)은 사진을 잘 찍기 위한 사진 촬영 기술을 익히는 교육이 아니라 자신을 잘 표현하기 위해 사진을 활용하는 교육이다.

웬디 이월드는 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인 전 세계 소외 계층 어린이들을 찾아가 읽고 쓰는 교육 사업을 펼친다. 가난하고 전쟁으로 인해 정든 지역을 떠나 유리하는 아동,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성장하는 아이들에게서 발견되는 가장 큰 어려운 점은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을 모른다는 점이다. 읽고 쓰는 문해력이 결핍되어 있다 보니 지속적인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점도 문제점이다.

사진을 활용한 읽고 쓰는 교육은 기존의 전문가들이 찍은 사진이 아닌 어린이들이 직접 찍은 사진을 사용한다. 물론 카메라를 처음 접한 아이들에게 간단하게 사진 찍는 방법을 가르치는 일이 먼저이지만 대부분 쉽게 익힌다. 가장 중요한 점은 카메라를 통해 아이들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익히게 한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자신의 관점이 담긴 사진을 이용하여 다양한 글을 쓴다. 사진은 글쓰기에 약한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사진은 아이들이 살아가는 세상뿐만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아이들을 둘러싼 주변 환경이 위험하더라도 아이들은 사진을 통해 새롭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가질 수 있다. 사진은 꿈을 향해 도전할 수 있는 도구가 된다.

"사진은 격변하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경이로운 일상을 포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_156쪽

갑자기 집에 고이 모셔 둔 DSLR 카메라를 작동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누구든지 마음만 먹는다면 손안에 든 휴대폰 카메라로 다채로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사진에 의미를 담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 속에 담긴 세상을 읽고 쓸 때 변화가 시작된다. 사진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타인의 관점을 살펴보면 수용하는 마음도 기를 수 있다.

안데스산맥에 거주하고 있는 마야 부족의 어른들은 아이들이 카메라를 손에 쥐고 사진을 찍는 일을 매우 위험한 행동으로 규정하고 금지했지만 아이들이 찍어 준 사진 속에 드러난 자신들의 모습을 보면서 차츰 생각이 달라졌다고 한다. 자신을 직면한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직면을 통해 나를 알아가고 타인을 수용할 수 있다. 사진이 주는 효과다.

선생님들 중에 사진 활용 수업을 하며 아이들이 직접 찍은 사진들을 포토북으로 만들어 전시하는 사례를 본 적이 있다. 어른들보다 사진이 참신했다. 새로운 시선을 볼 수 있었다. 청출어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건방진 장루이와 68일 황선미 선생님이 들려주는 관계 이야기
황선미 지음, 신지수 그림, 이보연 상담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관계에 갈등을 겪는 것은 어린이뿐만 아니다.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특히 새로운 사람이 들어올 때 경계심을 갖는다. 시기심과 질투심으로 보이지 않게 공격한다. 틈을 잘 내어 주지 않는다. 자신과 다른 점을 수용하기보다 차별이 도구로 활용한다. 어느 집단에서나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남녀노소 구분 없다.

교실에서 일어나는 관계 갈등이 폭력으로 번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서로 다른 성향의 아이들이 모인 교실에서 끼리끼리 어울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겠지만 다른 친구를 공격하는 힘을 발휘할 때 문제가 발생된다. 폭력은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

학교에서는 매년 2월이면 새로운 선생님들을 만난다. 젊은 신규 선생님부터 시작해서 경력이 상당히 많은 선생님까지. 이전부터 알고 지내는 선생님들도 있지만 처음 보는 분들도 있다. 그렇다 보니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거나 들려오는 소문으로 먼저 사람을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선입견이 관계를 망치게 한다. 서로 다른 점을 인정하고 맞춰가면 될 일데 괜히 자존심을 세우고 체면을 지키려고 하니 첫 대면부터 껄끄럽게 시작된다.

건방지다고 생각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다. 지내다 보면 좋은 점들이 발견된다.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사람과 관계를 맺어가는 것이 어렵다. 고집 때문이다. 그동안 살아온 자신만의 관점 때문이다. 직위가 있을수록 먼저 고개를 숙여야 한다. 자존심을 죽이는 것이 결국 이기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람들이 세상을 바꾸기 시작했어요 생각을 더하는 그림책
스테판 미예루 지음, 세바스티앵 셰브레 그림, 박나리 옮김 / 책속물고기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린이라고 해서 토론을 못할 이유가 없다. 다만 토론을 어려운 것으로 여겨 시도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토론은 주제가 큰 몫을 차지한다. 주제만 잘 정하더라도 생각 주머니를 쉽게 열 수 있다. 주제를 잡는 데 도움이 되는 그림책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어린 나이일수록.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프랑스는 대학 입학시험부터 시작해서 일상의 학교 과목 중에 토론이 일상화된 철학 수업이 있다. 철학은 답을 찾는 과목이 아니라 내 생각을 술술 풀어내는 과목이다. 남의 답을 앵무새처럼 받아쓰는 것에 익숙한 사람은 나이가 들더라도 결코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 어릴 때부터 자신의 생각을 말과 글로 나타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림책을 활용한 토론 수업을 추천한다.

『사람들이 세상을 바꾸기 시작했어요』의 주제는 '더 나은 세상이 되려면 어떻게 변해야 할까요?'이다. 망가진 세상을 사람들이 더 낫게 만들기 위해서 어떻게 노력해야 할지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이다. 사람들은 좀 더 편해지려고 한다. 결국 이런 생각들이 세상을 망가뜨리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 편해지려면 불편해야 한다는 역설을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며 실천 방안을 찾는 것이 토론 수업의 방향이다.

한 장 한 장 펼쳐질 그림을 통해 내가 지금 발을 딛고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에서 어떻게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할지 고민해 보는 토론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유연한 사고를 가진 어린이들의 기발한 생각과 논리 전개가 기대가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을 리디자인하라 - 변화의 시대에 직원의 만족도와 조직의 성과를 높이는 실전 전략
린다 그래튼 지음, 김희주 옮김 / 클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혁신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모두 고개를 끄덕이지만 막상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조직이 존재하는 특성에 따라 구성원들의 생각이 천차만별이다. 성과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조직이라면 목표 달성을 위해 업무를 효율적으로 분배하고 적임자를 찾아 맡기게 된다. 반면 교육을 담당하는 부서 또는 기관에서는 혁신의 필요성보다는 안정감을 우선적으로 생각한다.

학교에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느끼는 바는 일에 관한 관점이 점점 본질과 관련성이 있나 없나에 따라 가치의 순위가 확연히 달라진다는 점이다. 소위 말해서 학교에 근무하는 선생님들은 수업과 생활지도에 우선순위를 두기에 업무라고 이야기하는 각종 공문서와 일 추진에 대해 반감을 갖는다.

교사들을 움직여 학교의 비전을 달성해 나가야 하는 교감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업무를 균형 있게 공정성을 가지고 분배하느냐에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명분이 없는 일 추진은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기가 쉽지 않다. 아니 오히려 반감을 부추겨 다른 일조차도 추진하는 데 동력을 잃게 만든다. 매년 2월이면 새롭게 구성된 교직원들과 학년 배정뿐만 아니라 업무 분장에 대해 의논하면서 보이지 않은 갈등을 초래하기도 한다.

일반 기업체에서 사례로 든 책인 『일을 리디자인하라』에서 도움을 얻고자 천천히 읽어 보았다. 어떤 조직이든 새로운 변화 속에서 기존의 전략을 대폭 수정할 수밖에 없음을 알게 된다. 일을 새롭게 리디자인해야 할 필요성은 조직을 구성원들의 특성이 다양할 뿐만 아니라 실제적으로 연령대에 따라 관심사가 다르기에 적합한 일들을 맡길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오래된 학설인 매슬로 Maslow의 욕구 단계설은 리더들이 늘 염두에 두고 있는 부분이다. 구성원이 살아온 배경과 경험이 욕구와 욕망에 커다랗게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비춰보면 왜 리더가 소통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는지 알게 된다. 일을 리디자인하기 전에 직원들을 먼저 살피는 것이 우선이다. 리더는 직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더 나아가 직원의 페르소나가 되어 욕망을 분석해 보라고 강조한다.

"만병통치약 같은 해결책이나 묘책, 그대로 모방하기만 하는 모범 사례는 없다" _101쪽

사무실이라는 공간은 서로 어울리며 일을 배워가는 장소다. 직원들의 구체적인 상황을 이해하고 현실에 공감할 수 있도록 연결된 공간이다. 제대로 공감하면 직원들의 참여도와 충성심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업무를 분장하기 전에 사람을 신뢰하는 것이 먼저다.

오늘날 다양성과 포용성, 개방성과 공정성은 사회의 가장 큰 핵심 화두다. 업무 분장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기존의 방법을 답습하기보다 리디자인을 해야 할 이유다. 직원들이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능한 회의의 규모는 줄이라고 권고한다. 회의 인원은 6명 이하로 유지하라는 조언은 구성원들이 회의는 참석하지만 실질적으로 회의에 참여하지 않는 사회적 태만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방법이다.

"좋은 관리자는 사람과 일을 잇는 실이다" _272쪽

업무 흐름을 관리하고, 업무 장소와 일정을 검토하고, 집중이 필요한 일을 할 시간을 만들어 주는 사람이 관리자다. 공정성 문제를 결정하고 직원들을 존경과 품위로 대하는 사람이 관리자다. 업무 리디자인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야 할 사람은 관리자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들키고 싶은 비밀 신나는 책읽기 5
황선미 지음, 김유대 그림 / 창비 / 200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금은 부엌과 거실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구조지만 예전에는 부엌은 별도로의 공간에 위치에 있었고 찬장이라는 수납장에 그릇과 식기류들을 정리해 놓았다. 우리네 어머님들은 찬장 속 밥공기 안에 동전들을 모아 놓곤 했다. 지금이야 동전의 값어치가 뚝 떨어져 거들떠보지 않지만 1980년대만 해도 동전 100원의 가치가 라면 1개, 고급 진 아이스크림 한 개 값이었다.

그뿐만 아니다. 지금의 PC방이라고 할 수 있는 오락실에서 게임 한 판 하는데 10원이었다. 100원이면 무려 열 판을 할 수 있는 가치였으니 어린아이 눈에는 동전 100원이 어마어마한 유혹거리였다. 나 또한 어머니가 밥공기에 모아 놓은 동전을 몰래 슬쩍하는 일이 빈번했다. 용도는 뻔했다. 군것질, 오락실 게임 비용으로 찬장 안에 있는 동전들을 사용했다. 횟수를 거듭할수록 도둑질도 담대해졌다. 결국 어머니에게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엄청 야단과 매를 맞았던 기억이 있다.

황선미 작가의 『들키고 싶은 비밀』에 등장하는 은결이도 그렇다. 어머니가 힘들게 일하고 모아 놓은 돈을 몰래 슬쩍한다. 도둑질도 계속하다 보면 간이 커진다. 적당히 조절이 안 된다. 결국 불안해지고 차라리 어머니에게 들키고 싶어 한다. 어머니가 도둑질하는 자신을 발견해 주었으면 한다. 비밀을 들키고 싶어 하다니. 순수한 어린아이라서 그런가 보다.

초등학교에 근무하면서 많은 아이들을 담임했다. 옆 반 아이들도 많이 만났다. 동료 선생님들의 고민 중에 하나가 남의 물건을 훔치는 아이의 습관이다. 하나둘씩 가방을 뒤져 돈이 될 만한 것을 훔치는 아이의 행동이 많아지면서 어떻게 아이의 행동을 고쳐 줄 것인지 고민이라는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듣곤 한다. 흔히 도벽이라고 하는데 그런 아이들이 간혹 학교에서 보게 된다.

아이의 입장에서는 들키고 싶지 않겠지만 선생님의 입장에서는 반드시 밝혀 내야 하는 일이다. 『들키고 싶은 비밀』을 통해 나의 어렸을 적 나쁜 습관을 돌아본다. 지금은 웃어넘기지만 당시에는 무척 심각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