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17가지
염창환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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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이 살기가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어렵다고 느끼는 것도 매우 다양하다. 생계의 어려움, 관계의 어려움, 일 때문에 생기는 어려움 등 사람마다 천양지차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어려움조차도 상대적이고 주관적이다. 같은 어려움이라도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르다. 생각하기 나름일 수 있다. 임종을 앞둔 환자들 앞에서 과연 어려움 때문에 힘들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 


암 말기 환자들이 마지막에 선택하는 곳이 호스피스 병원이다. 통증을 완화하고 죽음을 준비하는 곳이다. 1%의 기적을 바라며 하루하루를 절박하게 살아가는 곳이다. 임종을 앞둔 환자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더 살고 싶다는 바램밖에 없다. 더 좋은 음식, 더 좋은 자동차, 더 좋은 명예, 더 좋은 아파트, 더 좋은 승진 같은 것은 일도 바라지 않는다. 오직 바라는 것은 하루 더 삶을 연장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들 한 번 더 얼굴 보며 대화 나누는 것이 희망이자 꿈이다. 소변 한 번 시원하게 배출해 보는 것이 희망이다. 물 한 방울이라도 좋으니 맘껏 마셔 보는 것이 소원이다. 


직장 일이 힘들다고 불평하지 말아야겠다. 사람 관계가 힘들다고 짜증 내지 말아야겠다. 자녀들 속 썩인다고 원망하지 말아야겠다.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조급해 하지 말아야겠다. 뜻대로 계획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얼굴 찌푸리지 말아야겠다. 


마음먹으면 걸을 수 있고 자녀들 얼굴 보며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가장 큰 행복이다. 먹고 싶은 음식 씹어 먹을 수 있고 일할 수 있는 직장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 중에 감사다. 


임종을 앞둔 환자들이 가장 후회하는 것은 사람을 미워했던 기억이다. 가족들을 미워할 필요가 없는데 철부지처럼 증오했던 것이 가장 후회되는 일이라고 한다. 맞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을 미워하는 일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임을 깨닫는다. 


일상의 삶이 바쁠 때 나도 모르게 불평하는 일이 생긴다. 임종을 앞둔 환자들을 돌보며 곁에서 지켜본 염창환 의사 선생님의 호스피스 이야기를 천천히 읽으며 나의 마음을 다시 돌아볼 수 있었다. 앞만 보고 질주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한 번 읽어 보라고 추천한다. 삶을 다시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큰 기적이고 감사인지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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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죽어감 - 죽어가는 사람이 의사, 간호사, 성직자 그리고 가족에게 가르쳐주는 것들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 지음, 이진 옮김 / 청미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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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죽음을 피할 수 없다. 우리는 모두 죽어가는 존재다. 죽음은 죽어감의 완료형이다. 시한부 환자들은 죽음을 코앞에 둔 이들이다. 이들에게 하루하루는 소중하다 못해 절박함 그 자체다. 사랑하는 자녀를 두고 생을 마쳐야 하는 시한부 환자에게는 병약함 속에서도 절박함이 묻어 있다.

현대 의학으로도 고칠 수 없는 불치병 환자들은 치료의 대상이기 전에 위로해야 할 대상이다. 병원에 갇혀 삶의 소망을 잃고 치료의 대상으로만 여겨지는 이들에게 저자는 새로운 시도를 한다. 시한부 환자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며 대화하기 원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시한부 환자이기에 멀리할 것 아니라 마지막 날까지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평상시처럼 함께 대화를 나누고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중요함을 알게 된다.

죽어가는 환자들을 인간으로 대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병원에는 다양한 환자들이 있다. 의사와 간호사의 손길이 닿지 않을 정도로 바쁘게 돌아간다. 많은 환자들을 대하는 의사와 간호사들은 때로는 사무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환자를 인간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치료를 받아야 대상으로 본다.

시한부 환자들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고칠 수 없는 병이라는 사실을 다 안다. 숨길 필요가 없다.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직감한다.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다양한 감정을 표현한다. 감정을 표현하고 싶어 한다. 자신의 현재의 상태를 부정한다. 자신의 병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다. 분노가 일어나는 이유다. 결국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의 죽음을 수용한다. 마지막까지 인간다움을 잃지 않고 품위를 가지고 죽기를 바란다.

저자가 이 책을 쓴 당시 병원은 지금의 병원 분위기와는 달랐던 것 같다. 시한부 환자들에게 정확한 진단을 말해 주지 않고 살 소망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를 해 주지 않은 모양이다. 시한부 환자도 인격이 있고 죽어가는 존재이지만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 사람임을 간과했던 것 같다.

근대 호스피스 운동의 창시자인 시슬리 손더스에 의해 죽음을 앞둔 환자들을 돕는 운동이 시작되었다. 사람들이 죽음과 죽어감에 관해 얘기하기를 불편해하는 것은 당연하다. 환자들이 갖고 있는 두려움과 환상, 외로움을 이해하고 그들을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병이 들거나 죽음을 앞둔 환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환자를 좀 더 알아가게 되고 그들의 소망이 조금만 더 살게 해 달라는 것이고, 고통이나 육체적 불편 없이 좀 더 오래 살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시한부 환자라고 해서 만남을 회피할 이유가 없다. 그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자신이 왜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는지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이다.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사람이 필요하다. 의료진이라면 더더욱 좋겠지만 여러 가지 상황이 어렵다면 병원 직원, 병원에 상주하는 목사, 사회복지사 등도 괜찮다. 두려움 없이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곁에 함께 있어줄 사람이 필요하다.

시한부 환자들과 대화를 나눈 내용이 실려 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맞이하게 될 죽음에 대해 천천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책의 주제로도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이지만 결코 피해야 할 내용은 아니다. 제법 오랜 시간 동안 읽어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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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논어 수업 - 매일 20분 논어 읽기, 우리 아이들 삶이 바뀐다
이도영 지음 / 비비투(VIVI2)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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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철학으로 교실을 세워가는 저자의 소신 있는 교육 방법에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 교사로서 사명감을 가지라고 말하기가 무색할 정도로 지금의 교육 현장은 교사 혼자의 힘으로 교실을 지켜내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힘을 보태야 한다는 격언이 있지만 그것은 말 뿐이라는 것을 현장의 교사는 안다. 모두가 살기가 바쁘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는 이 세상 속에서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부모조차도 스스로 한 몸 챙기기 힘든 시대를 살아간다. 자녀가 집에서 무얼 하든 관심조차 갖지 못하는 부모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렇다 보니 오로지 자녀 교육까지도 학교에 일임하는 이상한 현상이 대한민국에서 나타나고 있다.

 

학교는 교육을 하는 기관이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 목표를 세우고 실천해 가는 기관이다. 물론 학교라는 곳에 돌봄의 기능이 추가되고 방과 후 프로그램 등이 들어오면서 보육의 개념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정이 해야 할 일, 부모가 해야 할 일까지 학교 보고 하라고 한다면 그것은 정말 무책임한 행동이다. 학교가 돌봄과 보육, 가정교육까지 책임지라는 말은 결국 담임교사가 몽땅 책임지라는 말이다. 특히 초등학교는 담임이 대부분의 교과를 가르치고 학급을 운영하고 있는 구조라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짊어져야 할 책임은 배가 된다. 

 

학생의 기이한 행동과 상처받은 마음까지 헤아려야 하는 담임교사는 그야말로 에너지가 금방 소진될 수밖에 없다. 수업만 하라고 한다면 못하실 선생님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수업은 빙산의 일각이다. 숨어 있는 거대한 빙산 조각들 다시 말하면 생활지도, 업무, 민원 등은 선생님들을 숨 막히게 하는 원인이 된다. 그런 와중에도 자신만의 소신으로 학생들을 만나고 있는 특이한 선생님 한 분이 계신다. <초등 논어 수업>의 저자 이도영 선생님이다. 인류의 고전이라고 하는 논어를 수업뿐만 아니라 학생 생활 교육에도 적용하고 있는 분이시다. 자신이 먼저 논어를 깊게 공부하고 삶 속에서 행동으로 본을 보이기 위해 철저하게 살아가는 분이신 것 같다. 어려운 한자, 한문을 스스로 통달하며 논어에 숨어 있는 깊은 의미들을 길러내며 자신이 맡은 아이들과 함께 생각하고 적용해 보는 활동을 꾸준히 전개해 가고 있다. 

 

이도영 선생님은 논어를 통해 학급을 세우고 학생들과 대화의 물꼬를 만들어가지만 다른 선생님들도 충분히 이도영 선생님처럼 고전 한 권을 택하여 꾸준히 공부하며 학급에 적용해 볼 수 있겠다 싶다. 어떻게 적용할지, 아이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교사 본인에게 나타난 삶의 변화가 어떤지를 이 책을 통해 사전에 엿볼 수 있을 것 같다. 논어를 통해 학생들의 변화된 일상의 삶을 꿈꾸는 이도영 선생님 같은 신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논어가 만능키가 될 수는 없다. 이도영 선생님도 고백했듯이 논어는 단지 도구일 뿐이다. 행함이 없는 공부는 위선으로 나타난다. 이 땅의 부모가, 교사가 먼저 선인들의 좋은 가르침을 따라 실천하며 살아갈 때 자녀들이, 학생들이 변화될 거라 믿는다. 

 

책을 읽는 동안 잠시 무더운 날씨를 잊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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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의 변론·크리톤 - 플라톤의 대화편 마리 교양 1
플라톤 지음, 오유석 옮김 / 마리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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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는 70세 노년의 나이에 고발을 당해 법정에 서게 되었다. 고발인이 고발한 내용은 당시 아테네 폴리스가 믿고 있는 신들을 믿지 않는다는 것과 젊은이들을 감언이설로 타락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고발인들이 보기에는 70세 노인의 행보가 눈엣가시처럼 보였나 보다. 당시 과두정에서 민주정으로 정권이 바뀐 상태에서 민주정을 탐탁지 않게 생각했던 소크라테스의 정치적 행보도 배심원들의 결정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오늘날 소크라테스를 유명하게 만든 말이 있다. 지금도 이런 말이 쓰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로 소크라테스의 법정 진술을 압축해서 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자신을 유창한 연설가의 면모가 아니라 자신의 무지를 안다는 것 말고는 모르는 노인에 불과하다고 이야기한다. 사기꾼으로 보였을 자신의 모습에 반론을 제기하고 단지 사람들에게 지혜가 무엇인지 탐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자신의 소명이라고 말한다. 

 

소크라테스는 법정에서 배심원들을 설득시킬 수 없음을 애초에 감지했다고 제자 플라톤은 기술한다. 불리한 법정 상황에서도 소크라테스가 하고자 했던 말은 '정의'였다. 다수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모두 정의가 될 수 없다는 점과 자신이 생각하기에 정의라고 판단된다면 목숨을 위협하는 어떤 상황 속에서도 소신을 굽혀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자신이 내뱉은 말에 끝까지 책임을 지고 정의의 편에서 한 발자국도 옮기지 않겠다고 감옥으로 찾아온 친구 크리톤에게 이야기한다. 

 

친구 크리톤은 소크라테스만 동의한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감옥에서 빼낼 수 있으며 불법에 항거하는 일이 오히려 정의며 이 일을 위해서라면 자신을 포함한 다수의 사람들이 그 뜻에 함께 할 것이라고 설득한다. 죽음의 목전에서 소크라테스는 마음이 움직일 법도 한데 전혀 요동하지 않고 오히려 크리톤의 논리에 반론을 제기한다. 국가가 제시한 법률이 부당한 요소가 있다고 하더라도 국가 즉 법률에 복종하는 것이 시민의 태도이며 곧 정의라고 일갈한다.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소크라테스의 정의를 향한 변론을 오히려 궤변으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일단 살고 봐야지 합리적이지 않은 법률을 따르는 것이 어리석은 모습이 아니냐고 주장할 수 있겠다. 당시 소크라테스가 살던 시대의 분위기는 오늘날과 그리 다를 바가 없었다. 많은 이들이 자신의 이득을 쫓아가는 사회였고 사람들은 자신이 살아남고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았다. 그런 와중에 사회에 충격적인 선언을 외친다. 

 

'정의를 추구하며 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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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 - 운명조차 빼앗아가지 못한 '영혼의 기록'
위지안 지음, 이현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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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아무 생각 없이 보내는 하루는 누군가에게는 그토록 하루만 더 살았으면 하는 그 '하루' 라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된다. 질병만큼 불청객이 또 어디에 있겠느냐마는 우리의 삶 속에서 피할 수 없는 것이 있다면 불치병이 아닐까 싶다. 원망도 해 보고 속절없이 울어도 보지만 자신에게 불쑥 나타난 불치병을 어찌할 수 없을 때 그때서야 비로소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 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된다. 

 

서른 살의 젊은 나이에 유방암이 온 몸에 전이되어 수 차례의 항암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병원에서 조차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집으로 돌려보내 졌을 때 그녀의 심정은 어땠을까? 하나 밖에 없는 아들, 소중한 남편, 늘 나를 사랑해 준 부모를 남겨두고 이 세상을 떠나야 할 줄 모르는 상황을 기다리며 그녀는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를 통해 날마다 하루 하루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글을 남기기 시작한다.  

 

그녀에게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 가 된 인생의 의미는 사람들이 추구하는 돈과 명예와 성공이 아니라 그동안 가족들과 함께 만들어온 추억을 상기해 보는 일이며 그동안 치열하게 앞만 보고 살아오면서 놓친 값진 관계들을 다시 돌아보는 일이었다. 건강할 때에는 몰랐던 작고 작은 일들이 아파서 침대에 누워보니 세상에서 가장 큰 일들이었음을 발견한다. 

 

'집 사람이 유난히 추위를 타기 때문에 내 체온으로 미리 덥혀 놓아야 한다' _25쪽

 

남들보다 추위를 많이 탔던 아내를 위해 늘 침대 이불 속을 따뜻하게 데펴 놓는 남편의 기이한 행동을 아파서 누워보니 그제서야 깨닫게 되는 것처럼 평소에는 깨닫지 못했던 수 많은 사랑들을 그제서야 깨닫게 되었다며 후회 아닌 후회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사랑하는 아들과 더 많이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이 가장 후회된다고 하는 그녀의 글이 애잔하게 다가온다. 항암 치료로 머리 숱이 다 빠져 비구니처럼 보이는 자기를 위해 남편과 아들이 함께 머리를 깍고 기념 사진을 찍으러 갔다는 이야기를 읽으며 내가 가장 소중하게 여겨야 할 하루의 삶이 무엇인지 다시 다짐해 본다. 

 

'내 곁에만 있어주면 돼' _85쪽

 

서로 사랑하는 부부 사이에 가장 아름다운 말이 이 말이 아닐까 한다.

'내 곁에만 있어주면 돼'.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존재해 주는 것으로 힘이 되어주는 관계

그런 관계가 부부 관계여야 함을. 소중한 진리를 다시 깨닫는다. 

 

'죽음이 두렵다는 것은 이 세상에 미련이 많다는 의미' _143쪽. 

 

이 책을 읽으며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본다. 남의 얘기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고 우리 가족의 이야기가 될 수 있는 것이 죽음이다. 죽음을 생각하지 않고 사는 사람의 하루와 그렇지 않은 사람과의 하루는 엄연한 차이가 있다. 죽음이 성큼 성큼 다가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늘 내가 이 하루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명확해 진다. 사랑하며 살기에도 부족한 하루를 미워하고, 질투하고, 시기하고, 판단하며 산다면 얼마나 후회되는 일일까!

 

어떤 사람과의 관계가 얼마나 진솔한지는 장례식장에 가 봐야 안다고 흔히들 사람들이 이야기한다. 그 사람의 명성 때문에 가까이 다가가는 사람도 있고, 뭔가의 유익을 바라고 친구 관계를 맺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진정한 사람 관계는 이해관계를 떠나 아플 때 먼 거리라도 달려와 주는 관계가 진솔한 관계가 아닌지 생각해 본다. 부모나 가족은 같은 혈연으로 맺어진 사이이니 그렇다고 치고 나와 피 한 방울 안 썩힌 사람들이 아픔의 소식을 듣고 찾아와 주는 수고로움을 기꺼이 아끼지 않는다면 그 관계는 진솔하다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삶의 끝자락에서 어떤 기교와 가식을 꾸미지 않고 쓴 이 글이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불러 일으키고 오늘 살아갈 이유를 찾게 해 주는 것은 영혼으로 쓰여졌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뼈를 깍는 고통 속에서도 하루를 더 살았으면 하는 바램으로 인생의 깊은 의미를 찾아간 글에는 우리의 존재 이유를 깨닫게 해 준다.

 

소종한 사람들에게 먼저 찾아가 보아야겠다. 더 늦기 전에.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후회하지 않을 사랑을 해야겠다. 더 후회하기 전에.

직장에서 만나는 교직원들에게 따뜻함으로 먼저 손을 내밀어야겠다. 더 갈등이 깊어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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