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의 변론·크리톤 - 플라톤의 대화편 마리 교양 1
플라톤 지음, 오유석 옮김 / 마리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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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는 70세 노년의 나이에 고발을 당해 법정에 서게 되었다. 고발인이 고발한 내용은 당시 아테네 폴리스가 믿고 있는 신들을 믿지 않는다는 것과 젊은이들을 감언이설로 타락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고발인들이 보기에는 70세 노인의 행보가 눈엣가시처럼 보였나 보다. 당시 과두정에서 민주정으로 정권이 바뀐 상태에서 민주정을 탐탁지 않게 생각했던 소크라테스의 정치적 행보도 배심원들의 결정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오늘날 소크라테스를 유명하게 만든 말이 있다. 지금도 이런 말이 쓰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로 소크라테스의 법정 진술을 압축해서 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자신을 유창한 연설가의 면모가 아니라 자신의 무지를 안다는 것 말고는 모르는 노인에 불과하다고 이야기한다. 사기꾼으로 보였을 자신의 모습에 반론을 제기하고 단지 사람들에게 지혜가 무엇인지 탐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자신의 소명이라고 말한다. 

 

소크라테스는 법정에서 배심원들을 설득시킬 수 없음을 애초에 감지했다고 제자 플라톤은 기술한다. 불리한 법정 상황에서도 소크라테스가 하고자 했던 말은 '정의'였다. 다수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모두 정의가 될 수 없다는 점과 자신이 생각하기에 정의라고 판단된다면 목숨을 위협하는 어떤 상황 속에서도 소신을 굽혀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자신이 내뱉은 말에 끝까지 책임을 지고 정의의 편에서 한 발자국도 옮기지 않겠다고 감옥으로 찾아온 친구 크리톤에게 이야기한다. 

 

친구 크리톤은 소크라테스만 동의한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감옥에서 빼낼 수 있으며 불법에 항거하는 일이 오히려 정의며 이 일을 위해서라면 자신을 포함한 다수의 사람들이 그 뜻에 함께 할 것이라고 설득한다. 죽음의 목전에서 소크라테스는 마음이 움직일 법도 한데 전혀 요동하지 않고 오히려 크리톤의 논리에 반론을 제기한다. 국가가 제시한 법률이 부당한 요소가 있다고 하더라도 국가 즉 법률에 복종하는 것이 시민의 태도이며 곧 정의라고 일갈한다.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소크라테스의 정의를 향한 변론을 오히려 궤변으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일단 살고 봐야지 합리적이지 않은 법률을 따르는 것이 어리석은 모습이 아니냐고 주장할 수 있겠다. 당시 소크라테스가 살던 시대의 분위기는 오늘날과 그리 다를 바가 없었다. 많은 이들이 자신의 이득을 쫓아가는 사회였고 사람들은 자신이 살아남고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았다. 그런 와중에 사회에 충격적인 선언을 외친다. 

 

'정의를 추구하며 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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