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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시티 Rome City - The Illustrated Story of Rome
이상록 지음 / 책과함께 / 2021년 9월
평점 :
품절
새로운 책을 보면 가슴이 뛴다. 내용이 어떨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펼친다. 그리고 두 가지 반응이 나타난다. 정말 한 줄 한 줄 꼼꼼하게 읽어가야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 있고 이번 책은 약간 힘들게 읽어가야겠다, 대충 읽어도 되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 있다. 아무리 새 책이더라도 늘 가슴이 뛰는 것은 아니다. 어떤 책이라도 나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은 꼭 있다라는 생각을 가진다. 책을 읽고 서평이든 감상글이든 메모 요약이든 정리로 남기는 이유 중에 하나가 여기에 있다. 이번 책과함께 출판사에서 기획하여 야심차게 독자들에게 선보인 책은 다름아닌 여행책이듯 하면서도 역사책으로 분류해도 좋을 듯한 두 가지가 혼합된 책이다. 저자가 직접 그린 삽화는 명화를 빰치게 한다. 보통 여행 가이드책이든 역사책이든 그 지역의 생생한 생동감을 살려내기 위해 현실성 있는 사진들을 촬영하여 싣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번 책은 손수 저자가 그려낸 그림이 주를 이룬다.
<로마 시티> ROME CITY는 우리가 다 잘 아는바처럼 작은 소도시에서 시작된 이름이다. 이탈리아 반도에는 도시국가들이 오밀조밀하게 서로를 견제하며 균형있게 발달하고 있는 모양새를 갖추고 있었다. 그런데 작은 도시 '로마'가 훗날 '로마제국'이 된 이유가 무엇인지 저자는 역사적 기록을 간단하면서도 핵심을 간파하여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기록이라도 서술된 용어가 어렵다거나 지나치게 길고 자세하게 나열되어 있으며 거부감부터 드는 것이 사실이다. 독자 한 사람이라도 더 끌어당기기 위해 서술하는 방식도 독자들이 친근감 있는 소재들을 던지며 시작한다. 현재 이탈리아 수도 로마를 여행하는 여행자의 시선으로 도시 자체를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수도 서울을 홍보하고 자랑하는 다양한 글들과 사진 속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것이 유물, 유적들이다. 5천년 역사 속에 수 많은 전쟁과 도굴을 통해 사실상 남아 있는 것이 많지 않은 상태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역사의 흔적들을 보기위해 많은 외국인들이 서울을 방문하고 있다. 이처럼 수 천년의 역사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로마는 걸어다니는 보도블럭, 발에 차이는 돌조각, 눈에 보이는 기둥 모두가 최소한 일이천년이 넘는 유적, 유물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로마라는 작은 도시국가가 왜 대제국이 되었는가? 라는 말을 하다가 갑자기 샛길로 빠진 것 같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면 로마는 권력이 철저하게 분립되어 있었다. 행정 책임자인 집정관, 국회처럼 행정 권력을 견제하는 귀족으로 이루어진 원로원, 시민들이 중심이 된 호민관이 각각 어느 1인이 권력을 독점하지 않도록 정치 시스템이 되어 있었다. 특히 행정 책임자인 집정관은 임기도 고작 1년뿐이었고, 집정관을 역임한 이는 누구나 할 것 없이 반드시 변방으로 나가 있어야했고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야 다시 집정관에 도전할 기회가 주어졌다. 로마가 추구한 정치 시스템을 '공화정'이라고 한다.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하고 주어진 역할에 따라 책임있는 시민으로 살아가도록 되어 있는 시스템이었다. 로마가 천 년 넘게 제국의 위용을 떨칠 수 있었던 것은 공화정 제도가 뒷받침하고 있었던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다만, 작은 도시국가 '로마'가 영역이 넓어지고 인구가 늘어나면서 제국을 유지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제정'이라는 정치 시스템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황제라 칭하는 '카이사르'가 로마에서 시작되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카이사르는 최고 권력자들 칭하는 대명사가 되었다. 탁월한 정치 지도자가 카이사르가 되었을 경우에는 그야말로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었지만 악명 높은 이가 집권했을 경우에는 나락의 길로 치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제정 시대를 오래동안 끌어갈 수 있었던 것은 카이사르가 될 수 있는 조건이 누구에게나 문을 열려 있었다는 점이다. 로마제국의 카이사르 중에는 심지어 노예 출신도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이런 파격적인 신분 상승은 없었다.
<로마시티>에는 이렇게 길고도 긴 로마제국의 역사가 정말 쉽게 쉽게 기술되어 있다. 로마사에 입문하는 독자가 있다면 여행하듯 역사와 함께 로마 도시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재에도 로마에는 2천년 전에 설치된 수로가 존재하고 있다고 한다. 세계 최초의 상하수도 체계를 설계한 이도 바로 로마제국이었고,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고 이야기하듯 군 보급품과 신속한 병력 이동을 위해 만들어 놓은 도로 포장길은 현재에도 사용할 정도로 과학적이고 기술적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코로나-19 나 종식된다면 로마 시티에만 한 달 살기를 하면서 역사의 흔적들을 살펴보면 어떨까 행복한 상상을 해 본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