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자네 말은 우리 세포가 지금 범죄행위를 벌이고 있단말이야?"
"아냐, 그건 자네가 잘못 이해했어." 드라이 대답했다. "세포에 고용된 특정한 인물들 몇몇이 그런 일을 저지르고 있단 말이야. 세포지휘부나 정부가 이런 행위를 승인했을 거라고는 단 일초도 생각해본 적 없어." - P345

토르스텐은 스스로를 민주주의 옹호자로 여겼다. 그의 논리는 매우 간단했다. 헌법은 의회가 세웠으며, 자신의 임무는 헌법이 훼손되지 않도록지키는 일이었다. - P347

그는 자신이 감시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예란의 자동차 역시 분명히 보았을 터였다. 하지만 그는 그 차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계속 걸었다. 아주 침착하고 냉정하게 행동하고 있군.
다른 사람 같았으면 당장 달려가 차문을 열고 놈의 멱살을 잡았을 텐데. - P395

그는 마침내 결론에 도달했다. 아무리 터무니없게 들릴지라도 드라간의 주장이 옳았다. 지금 세포 내부에는 어떤 음모가 존재하며, 정상적인 활동과는 상관없는 일들을 벌이는 사람들이 있었다. - P433

빌어먹을 에베르트 굴베리는 대체 누구란 말인가?
세포 국장에게 전화해 물어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꾹 참았다. 이 음모가 어느 선까지 올라가는지 알 수 없었으니까. 한마디로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 P437

"내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다시 한번 요약해보죠." 수상이 말했다.
"그러니까 지금 세포 내부에 헌법적 권한을 벗어난 음모가 존재하고,
그 때문에 오랜 세월 일련의 범죄활동이 벌어져왔다고 의심한다는 말이죠?"
토르스텐이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 P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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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네르스트 제국을 무너뜨린 저널리즘의 여왕이자 가장 강직한 언론인이라는 명성을 누리고 있는 여자. 생각해봐요.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매력적인 인물 아니겠어요? 만일 당신이 이 신문을 젊게 만들지 못하면 그 어떤 누구도 할 수 없어요. <SMP가 고용한 건 단지 에리카 베리에르가 아니에요. 그 이름이 지닌 아우라 전체를 고용한 겁니다. - P242

미카엘은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치밀한 탐사기자라면 충분히 편집증세를 일으킬 만한 정황이었다. 지금 자신이 은밀한 감시를 받고 있으며 누구인지는 몰라도 감시자가 너무도 서투르다는 사실, 이것이 미카엘이 내린 결론이었다. - P243

드라간은 세포가 불가피하게 필요한 기관이며, 온 국민의 안전을 지킨다는 목적이라면 가벼운 대인 사찰도 크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물론 문제는 있었다. 이처럼 국민을 사찰하는 임무를 띤 기관은 엄격한 공공의 감시 아래 있어야 했다. - P251

안은 얼굴을 잔뜩 찡그리며 예비수사 보고서를 덮었다.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살라첸코와 군나르 비에르크가 같은 날 죽었다는 건 정말이지 너무나 찜찜한 정황이었다. 하나는 미치광이 정의의 사도에게 살해당했고, 다른 하나는 자기 손으로 목을 매달았다. - P260

리스베트는 이따금 깊은 우울에 빠져들었고, 자신의 상황과 미래를 해결하는 일에는 아무런 흥미도 보이지 않았다. 변호사가 자신의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야만 제대로 변호해줄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 듯, 아니면 어찌되든 상관없다는 듯한 태도였다. 안니카로선 아무것도 모르는 채 일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 P264

둘만 있을 때 그녀는 리스베트에게 물었다. 왜 그렇게 도발적일 만큼 싸늘한 태도로 경찰과 대화하기를 거부하는지.
"그들은 내가 말하는 걸 왜곡해서 나한테 불리하게 써먹을 거니까요"
"하지만 자기 입장을 설명하지 않으면 당신은 유죄선고를 받게 돼요"
"어쩌겠어요, 받아들이는 수밖에. 난 이 엿같은 이야기에 아무런 책임이 없어요. 저들이 내게 유죄판결을 내리겠다면, 그건 더이상 내문제가 아니죠." - P264

"극도로 교활한 여자예요." 페테르가 비웃듯이 말했다. "사람들이 자기에게 어떤 행동을 기대할까를 생각해서 그대로 행동하죠."
안데르스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지금 페테르가 한 말은 리스베트에 대한 자신의 판단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었다. 그가 느끼기에 다른 건 몰라도 교활함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오히려 그녀는고집스럽게 주위 사람들과 거리를 두려 했고 아무런 감정도 보여주지 않았다. - P273

미카엘은 살라첸코 클럽이 알려지지 않은 소수의 인물들로 이루어진 조직일 거라고 추측했다. 문제는 그들이 누구인지 알아낼 방도가 없다는 거였다. - P281

미카엘에겐 고립된 리스베트로 인해 또다른 고민이 있었다. 그녀는 컴퓨터 전문가이며 해커였다. 그는 알고 있지만 안니카는 전혀 모르는 사실이었다. 그는 이 비밀을 누구에게도 밝히지 않겠다고 리스베트와 약속했고 실제로도 그 약속을 지켜왔다. 그런데 지금, 미카엘은 그녀의 이 특별한 능력이 간절히 필요한 상황이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리스베트와 접촉해야 했다. - P283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지. 기자로서 자네의 임무는 끊임없이 의문을 품고 비판적인 시각을 갖는 거야. 관청의 높은 인간이 말했다고 해서 그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게 아니란 얘기야. - P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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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그렇다면 리스베트 사건은 대체 어떻게 된 이야기지?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설명해줄 수 있겠나?"
"저희가 아는 바로는 일이 이렇게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시발점이 바로 군나르인 듯합니다. 1991년의 경찰 보고서가 닐스 비우르만 변호사의 손에 들어간 사실을 달리 설명하기가 힘들거든요." - P159

리스베트는 잠시 생각한 다음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가 문을 닫고 나가자 그녀는 천장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렇다. 살라첸코에게 목발이 있었다. 어젯밤에 들은 소리가 바로 그거였다. - P167

"요나스, 자네가 어제 그를 보고 왔지. 자네의 결론은 무엇인가?"
비리에르가 물었다.
요나스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그는 지금 우리 목을 죄고 있습니다. 그가 보낸 최후통첩은 이미 전해드렸죠. 이 모든 상황을 단번에 사라지게 해라, 그렇지 않으면 섹션에 대해 다 불어버리겠다. 이렇게 위협하고 있어요." - P168

"그렇다면..
어떻게 하죠?"
탁자 주위에 무거운 침묵이 감돌았다. 다시 말을 이은 건 에베르트였다.
"지금 따져봐야 할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야. 우선, 살라첸코가 입을 열 경우 어떤 결과가 따를지부터 생각해봐야 해. 빌어먹을 스웨덴 헌법 전체가 우리에게 달려들겠지. 우린 그야말로 죽사발이 될 거야. 섹션 직원 가운데 감방에 가야 할 사람이 여럿 있을 거라고." - P169

리스베트는 그의 제안을 곰곰이 생각해봤다. 실제로 변호사가 필요할 듯도 했다. 빌어먹을 칼레 블롬크비스트의 동생을 변호인으로 삼는 건 영 찜찜했다. 하지만 누가 될지도 모르는 국선변호인을 택했다가 여우를 피하려다 호랑이 만난 꼴이 될 수도 있었다. 결국 리스베트는 입을 열어 쉰 목소리로 한마디를 내뱉었다.
"안니카" - P185

에베르트가 방아쇠를 당겼다. 살라첸코가 의족 달린 다리를 침대 바깥으로 내던지듯 옮기는 순간, 그의 이마 한가운데에 총알이 박혔다. -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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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은 끔찍했지만 그럭저럭 견뎌내고 있었다. 살라첸코는 고통에 익숙한 사람이었다. 이 고통이 아무리 심하다 해도 십오 년 전 룬다가탄 길가에 세워둔 차 안에서 횃불처럼 불에 탄 후 몇 주간 겪었던 고통에 비하면 정말이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후에 받은 치료는 타는 듯한 고통의 마라톤이었을 뿐이다. - P103

살라첸코는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갔다. 그는 로날드가 죽는 걸 원치 않았다. 어쨌거나 자신의 아들이었으니까. 하지만 냉정한 현실도 직시하고 있었다.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그가 산 채로 체포되는 상황이 절대 벌어져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한 번도 경찰에 체포된 적 없는 그가 심문을 받으며 어떻게 행동할지 살라첸코로서는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 - P111

내가 묻고 싶은 건 그게 아니에요. 지금 그녀의 링사이드에 서서, 그녀를 잡아먹으려고 하는 적들하고 한판 붙을 각오가 되어 있느냐는 뜻입니다. 이 싸움엔 수많은 라운드가 있을 겁니다."
드라간은 잠시 생각한 뒤에 대답했다.
"그녀 편에 서겠어요." - P122

섹션 창설은 한스 프란케의 아이디어였다. 그는 섹션을 ‘최후 국가방어선‘이라고 불렀다. 회사 내에서 전략적인 위치를 점하지만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극도로 은밀한 그룹이었다. 그 어떤 내부 문서에도, 심지어는 예산 보고서에도 언급되지 않는, 즉 침투 불가능한 조직이어야 했다. 섹션의 임무는 국가안보를 지키고 감시하는 일이었다. - P133

에베르트가 마흔 살 무렵일때는 자신의 활동을 누구에게도 보고할 의무가 없으며, 자신이 선택한 그 누구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일 수 있는 막강한 위치에 있게 되었다. - P134

그는 살라첸코에게 간청하고 또 간청했다. 제발 가족과 인연을 끊고 그들의 삶에서 사라져 버리라고 살라첸코는 그러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킨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살라첸코에겐 다른 여자들도 있었다. 수도 없이 많았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나면 어김없이 앙네타 살란데르의 곁으로 돌아갔다. -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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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한 번도 유죄판결을 받은 적이 없소. 기소된 일도 없고. 그 첩보경찰 얼간이가 뭐라고 써놨는지는 모르지만 난 그런 짓을 한 적이 없소. 혐의가 있었다면 최소한 경찰 조사라도 받았을 것 아니요?"
소니아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살라첸코는 붕대 뒤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듯했다.
"내 딸년을 고소하고 싶소. 날 살해하려 한 혐의로." - P70

"보딘… 그러니까 살라첸코는 뱀장어 같은 자더군요. 질문할 때마다 어찌나 교묘하게 빠져나가던지… 어쨌든 그를 보고 나서 어제 당신이 한 말이 사실이라는 걸 확신했어요. 리스베트가 열두 살때부터 지속적으로 사법권 남용에 희생되어왔음을 알게 된 거죠." -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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