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할당이 바뀌는 날이 올지, 바뀐다면 얼마나 바뀔지 종종 생각한다. 인구 성장률은 여전히 높지만, 계속 늘어나는 인구를 부양하는 선더헤드의 능력이 이를 상쇄하고 있다. - P147

제가 아는 한, 어떤 수확자도 수습생을 둘 들여서 반지를 두고 경쟁하게 한 적은 없습니다. - P179

수확자 랜드는 데스스토커 전갈처럼 매끄럽게 말했다. ,저는 승자가 확정되면, 승자의 첫 번째 과제로 패자를 거두게 할 것을 제안합니다.‘ - P180

고더드가 말했다. 「우린 선택하는 건 뭐든 가질 권리가 있지만, 나는 공정한 사람이야. 이 멋진 저택과 교환해서 너와 네 가족, 그리고 살아 있는 네 직원 모두에게 우리가 여기에서 사는 동안 내내 면제권을 제공하도록 하지.」 - P197

수확자 퀴리는 한숨을 내쉬었다. 「유지해야 할 이미지라는게 있단다. 네가 공개적으로 내게 반항했으니, 공개적으로 널 제재할 수밖에 없었지. 앞으로는 우리 둘만 있게 될 때까지 네의견을 내놓지 말아야 해.」 - P220

<선더헤드는 모든 것을 본다.>
선더헤드에게는 선더헤드가 의식을 얻은 이후 모든 순간에 벌어진 모든 인간의 상호 작용이 다 기록되어 있다. 다만 사망시대와 달리 그 지식이 오용되는 일은 없었다. - P236

다른 수확자 밑에 들어가도 콘클라베에서 선포한 칙령은 그대로였다. 수습 생활이 끝날 때 로언이 시트라를 죽이거나, 시트라가 로언을 죽여야 했다. - P239

어떤 전문 직업이든 사칭해선 안 된다는 법이 있지만, 특별히 수확자 흉내를 금지하는 법은 없다. 선더헤드는 수확령에 관여할 수 없기에, 우리에 대해서만은 어떤 법도 통과시키지 못한다. 수확자와 국가를 분리시킬 때 간과한 틈새였다. - P247

죽음이라는 사업에서 수확자들에게는 경쟁자가 없다. 물론 불을 제외하면 말이다. 불은 수확자의 칼날 못지않게 빠르고 완전한 죽음을 선사한다. 불은 무시무시하지만, 선더헤드가 고칠 수 없는 게 하나 있다는 사실이 어쩐지 위안이 되기도 한다. - P257

「난 절대 어린아이는 거두지 않아.」수확자 퀴리가 말했다. 「침체되어 보이는 아이를 만나 본 적도 없지만, 설령 그런 아이가 보인다고 해도 거두지 않을 거다. 그 점을 두고 콘클라베에서 경고도 받았지만, 그렇다고 징벌을 받은 적은 없어.」 - P258

음파교단은 향기와 소리에 열중했고, 시각에는 큰 가치를 두지 않았다. 가장 극단적인 음파교단은 스스로 눈이 보이지 않게 만들었고, 선더헤드도 치료 나노기가 시각을 복구시키지 못하는 상황을 마지못해 허용했다. - P261

「수확자에 의한 죽음은 자연적인 죽음이 아닙니다. 우리 음파교인들은 인정하지 않아요」 - P264

수학자들은 선더헤드에게 말을 걸 수 없고, 선더헤드가 우리에게 말을 걸지도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선더헤드가 없어서 생긴 고요함과 자립의 가치를 알게 될 거야. - P270

로언은 다시 앉아서 볼타 가까이로 의자를 끌어다 놓고 속삭였다. 「내 생각을 말해 줄게요. 고더드는 수확자가 아니야. 살인자야.」 - P314

물론, 나쁜 수확자들이 과거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들은 이제 <나쁜> 수확자가 아니라 <창의적>이고 <진보적>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수확자 고더드와 그의 살인 패거리가 벌이는 창의적인 대학살처럼 말이다. - P318

수확령이 완전히 탈선하여 전 지구적인 수확이라는 대규모 자살행위로 인류를 말살하기로 결정하는 날이 온다면, 과연 선더헤드는 불간섭 원칙을 깨고 그 사태를 막을까? - P342

「주위를 둘러봐라, 로언」 고더드가 지극히 만족스러운 투로 말했다. 이렇게 좋은 시간을 경험해 본 적이 있나? 평민들이 우릴 사랑하는 건 우리가 수확하는 방식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방식 때문이야. 우린 새로운 왕족이라는 역할을 받아들여야 해.」 - P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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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언은 화면을 보고, 얼굴을 찌푸리더니, 머리가 뻗친 남자를 가리켰다. ‘이 사람이요. 이 사람을 거두세요.’
로언은 눈을 감았다. 그는 방금 한 남자에게, 단지 사진 찍은 날 머리가 엉망이라는 이유만으로 죽음을 선고했다. - P111

이제는 아무도 사회체계에 분노를 폭발시키지 않는다. 기껏해야 눈을 좀 부라릴 뿐이다. - P121

수습생으로 지낸 지 석 달 후, 시트라는 수확자 패러데이에게 선택받아 반지를 받고 싶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었다. 아무리 저항해 봐도, 아무리 이건 자신에게 맞는 삶이 아니라고 해봐도 시트라는 수확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고, 자신이얼마나 좋은 수확자가 될지 알아 버렸다. - P128

모두가 이번 1천 년이나 다음 1천 년 안에 수확 대상이 될 가능성은 무시해도 좋을 만큼 낮다는 사실을 안다. - P132

때로 내 직업의 무게를 견딜 수 없어지면, 나는 죽음을 정복하면서 잃어버린 모든 것들을 애도한다. 나는 종교에 대해, 그리고 우리가 스스로의 구원자가 되면서 어떻게 신들과 대부분의 신앙이 무의미해졌는지에 대해 생각한다. 자신을 넘어서는 거대한 뭔가를 믿는다는 건 어떤 기분이었을까?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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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법에 따라 우리가 죽이는 무고한 이들을 기록해야 한다.
그리고 내 눈에는 모두가 무고하다. 유죄인 이들조차 그렇다. 누구나 죄를 짓기 마련이고, 누구나 어린 시절 순수함의 기억도 간직하고 있다. 아무리 삶이 여러 층위로 둘러싸여 있다고 해도 그렇다. 인류는 무고하며, 인류는 유죄이다. 둘 다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다. - P11

어둠은 빛의 부재였고, 수확자는 빛 자체였다. 그들은 깨우치고 빛나는 존재로서, 인류 중 가장 뛰어난 이들로 인정받았디 그래서 수확자로 선택됀 것이다. - P13

부모님과 동생이 그 말에 당황하고 불안해하는 반면, 시트라는 요점을 이해했다. 문명의 성장은 완료되었다. 모두가 그 사실을 알았다. 인류의 경우 배울 것은 더 남아 있지 않았다. - P19

수확자는 죽음의 도구일 뿐이고, 나를 휘두르는 것은 여러분의 손이라는 사실 말입니다. 당신과 당신 부모님, 그리고 이세상에 사는 다른 모두가 죽음의 낫을 휘두르는 사람이지요. - P23

수학자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할 필요가 없었다. 결국 그는 모든 면에서 법을 넘어선 존재인 수학자였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도 어떤 설명도 하지 않아도 그만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그는 답을 하기로 했다. - P33

「이해가 안가? 난 수확자를 도운 게 아니야, 콜을 도운 거야!」 로언이 주장했다.
「그래, 콜이 무덤에 들어가게 도왔지.」 누군가가 말하자 다른 모두가 동의의 말을 웅얼거렸다. - P39

2042년. 학교에 다니는 모든 아이들이 아는 연도다. 컴퓨터의 힘이 무한해진 해, 또는 측정할 수 없을 만큼 무한에 가까워진 해였다. 우리가... 모든 것을 알게 된 해였다. - P42

수확자들은 1년에 세 번, 콘클라베라는 대회합을 열어 만납니다. 우리는 수확에 대해 의논하고, 우리 지역에 수확자가 더 필요할지 어떨지를 논하지요. - P54

수확자의 가족은 그 수확자가 살아 있는 한 면제권이 있으니까. - P57

<너희는 역사, 위대한 철학자들, 과학을 공부할 것이다. 영구적으로 생명을 빼앗는 책임을 맡기 전에 생명의 본질과 인간으로 산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게 될 것이다. 또한 모든 형태의 살해 기술을 배워 전문가가 될 것이다.> - P63

정치적인 언동에 낭비된 모든 시간과 돈, 전쟁으로 잃은 생명들, 압제자에게 학대당한 인구...... 모두 선더헤드가 권력을 넘겨받는 순간 사라졌다. - P67

수확자 패러데이는 미소 지었다. 「잘했다. 너희를 시험한 거다. 둘 중 누구든 죽음을 집행하는 데 열성적이었다면 기쁘지않았을 거야.」 - P77

수확자가 여행을 하고 싶어 하면 어떤 좌석이든 주어졌다. 수확자는 자리를 빼앗고 그 승객을 다른 좌석으로 보내거나, 빈 좌석이 없다면 다른 비행기로 보내 버릴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보다는 원래 앉아 있던 승객을 거두고 그 자리에 앉은 수확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더 무서웠다. - P86

그때 앞서 들어온 수확자가 승객들에게 말했다. 「주목하기 바란다. 그는 사람을 불안하게 하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 「유감이지만 이 비행기 전체가 수확에 선택되었다는 사실을 알린다.」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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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쯤 전에 나는 10년이 넘도록 손대는 일이 없던 단편소설을 하나 발표했다. 그렇게 오랫동안 그 장르를 멀리했던 것이나 또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이 분야의 일을 하려고 하는 건 요컨대 나의 작가로서의 삶이 내부에서 새롭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인데, 이제부터 쓰게되는 이야기와 관계가 있다. - P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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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메니데스가 모든 존재물의 궁극적 요소가 ‘존재‘라고 주장했을 때 그가 이해한 존재의 속성은 ‘불변성‘이었습니다. 그에게는 불변하는 것만이 존재하며 변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지요. - P104

초기 기독교 신학자들이 교리를 확정하는 도구로 신플라톤주의 형이상학을 사용한 탓에 기독교 신학은 지난 2,000년 동안 자신 안에 들어와 있는 이질적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싸워야 했습니다. - P123

나중에 살펴보겠지만 바로 이것이 존재에 대한 그리스적 개념과 히브리적 개념이 상충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히브리인들의 존재개념은 만물을 생성·소멸시키는 역동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 P131

히브리인들에게 ‘존재‘는 영원불변한 것인 동시에 생성 작용하는 실재입니다. - P144

그리스인들은 존재든 존재물이든 모두 탈시간화함으로써 그 변치않는 본질을 통해 ‘개념적으로‘ 파악했고, 히브리인들은 하나님이든 인간이든 모두 시간 안에서 그 운동과 변화를 통해 ‘실존적으로’ 파악했지요. - P148

존재란 생성과 작용의 ‘탈시간화된 모습이고, 생성과 작용이란 존재의 ‘시간화‘된 모습에 불과합니다. 불변이란 변화의 탈시간화된 현상이고, 변화란 불변의 시간화된 현상일 뿐입니다! - 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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