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들이 장성해 머리가 희끗해져가는 중년이 되었어도 엄마눈엔 그저 노란 주둥이를 내밀고 먹을 것을 더 달라고 짖어대는제비새끼들처럼 안쓰러워 보였을까? 그래서 비록 자식들이 모두세상에 나가 무참히 깨지고 돌아왔어도 그저 품을 떠났던 자식들이 다시 돌아온 게 기쁘기만 한 걸까?-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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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을 타고 엄마 집으로 가는 동안 나는 낭떠러지 말고도 또하나의 선택이 남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바로 엄마의 집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물론, 이전에도 그런 생각을 안 해본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은 정말이지, 죽기보다 싫은 일이었다.
나이 마흔여덟에 칠순이 넘은 엄마 집에 얹혀산다는 건 생각만 해도 쪽팔리고 민망한 일이었지만 더 끔찍한 건 엄마 집에 이미 쉰두 살 된 형이 얹혀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P12

아마도 이쯤에서 이야기가 끝났더라면 한 편의훈훈한 가족영화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인생은 영화가끝난 이후에도 멈추지 않고 계속되는 법이다. 지루한 일상과 수많은 시행착오, 어리석은 욕망과 부주의한 선택…… 인생은 단지구십 분의 플롯을 멋지게 꾸미는 일이 아니라 곳곳에 널려 있는함정을 피해 평생 동안 도망다녀야 하는 일이리라. 애초부터 불가능했던 해피엔딩을 꿈꾸면서 말이다.-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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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뭐든지 할 거예요. 뭐든지 말만 해요. 당신을 기쁘게 해드릴 수만 있다면, 당신이 원한다면 어떤 괴로운 일이라도 기꺼이…. 지금 내 마음이그렇습니다. 원한다면 지금 당장 마루라도 쓸게요.˝- P230

˝저는 신을 원합니다. 편안한 것은 원하지 않습니다. 저는 시와 현실적인 위험과 자유를 원하고, 선과 죄악을 원합니다.˝
˝알 수 없군요. 왜 불행해지는 권리만 원하는지.˝
˝네, 그래요. 불행해질 권리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늙어서 추해지고 무능해질 권리는 말할 것도 없고, 매독과 암에 걸릴 권리, 기아의 권리, 더러워질 권리, 내일 일어날 일에 대해 끊임없이 걱정할 권리, 장티푸스에 걸릴 권리, 말할 수 없는 온갖 고통에 시달릴 권리…...˝
존은 잠깐 숨을 들이마시며 무스타파 몬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굳은얼굴로 결론을 짓듯이 말했다.
˝저는 이러한 모든 것을 요구합니다.˝
˝오, 그래요. 그러면 좋을 대로 하시죠.˝
무스타파 몬드는 별일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하고는 가볍게 말했다.- P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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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주 쉽게 새로운 개인을 만들 수 있지. 얼마든지 원하는 대로만들 수 있어. 비정통성은 한 개인의 생명만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란 말일세. 그것은 사회 전체에 타격을 가할 수 있는 거라네. 그렇고말고˝- P182

버나드는 빠른 걸음으로 복도 쪽으로 가더니 문을 열었다.
˝자, 들어와요.˝
그러자 사람들 속에서 한 여자가 비명을 질렀다. 너무나도 놀랍고 무서워서 모두들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사람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어떤사람은 더 잘 보기 위해서 의자 위로 올라가다가 정자로 가득 찬 시험관을엎지르기도 했다. 그 단단하고 젊은 몸들, 뒤틀리지 않은 그 얼굴들 사이에서 퉁퉁 부어오르고, 축 늘어진 중년의 이상하고도 무시무시한 괴물 같은 린다가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걸어 들어오고 있었던 것이다.-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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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군요. 마치 다른 행성이나 다른 시대에 있는 것같아요. 아니면 새로운 세상에 살고 있거나 말입니다. 당신 어머니라든가이 지저분한 오물들, 신들, 노인과 질병들…. 상상이 안 갑니다. 당신이설명해주지 않으면 결코 이해할 수 없을 거예요.˝-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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