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죽이고 싶어 하는 사람은 불안정한 사람이고, 죽이는 걸 일상적인 업무로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이고, 감정에 좌우되지 않는 행동을 통해 인간을 기계적으로 죽일 수 없는 사람이다.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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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 반으로 절단. 전기 충격. 도살 라인. 분무 세척. 단어들이 머릿속에 떠오르며 그를 때린다. 그를 파괴한다. 하지만 그것들은 그냥 말이 아니다. 피, 짙은 냄새, 자동화, 사고(思考)의 부재다. 그런 개념들이 밤에 갑자기 들이닥쳐 그를 무방비 상태로 만든다. 잠에서 깨면 몸이 온통 땀에 젖어있다. 인간들을 도살하며 하루를 또 보내야 한다는 걸 스스로 알기 때문이다. - P12

그것들은 식용 동물로 키우지만 인간이다. - P13

GGB 이후 사람들은 동물을 먹을 수 없게 되었다. 모든 동물이 인간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감염되었기 때문이다. - P14

관련 사업에서 손을 뗄 수밖에 없던 대기업들의 압력에 각국 정부가 항복하면서 결국 식인 합법화가 이루어졌다. 기업들은 가공 공장을 만들고 규칙을 정했다. 오래 지나지 않아 기업들은 대규모 육류 공급을 위해 사람을 동물처럼 사육하기 시작했다. - P16

"그링고, 검은색 가죽이 필요해요."
"실은 아프리카에서 상품을 들여오려고 협상하는 중이야, 테호. 다른 거래처에서도 같은 요청이 있었거든." - P45

정육점에서 판매하는 특별 고기는 가격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고 그래서 저렴한 상품을 사고파는 암시장이 생겼다. 검사를 받거나 백신을 맞힐 필요가 없는 암시장 고기는 사람의 이름이 붙은, 쉽게 구한 고기였다. 통행금지 시간에 구해 만들어낸 불법 고기를 그렇게 불렀다. - P56

"내가 죽으면 누군가 내 몸을 암시장에 팔겠지. 알아. 재수 없는 먼 친척 가운데 한 사람이겠지. 그래서 내가 담배피우고 술을 마시는 거야. 그래야 내 몸이 맛이 없고 내 죽음으로 아무도 즐거울 수 없을 테니까."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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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첨지 아들이 오주와 같이 오는 길에 그 과부를 도로 보낼 바엔 차라리 오주를 내주어보고 싶은 맘이 생겼다.
과부를 가까이 두고 얼굴이라도 보고 싶은 생각과 과부가 밉살스러워서 욕보이고 싶은 생각과 귓속에 남아 있는 늙은이의 실없는 말이 한데 얼기설기한 중에 이 맘이 생기게 된 것이었다.
"여보게 오주, 과부를 자네 줄 테니 어떤가?"
"나더러 데리구 살란 말이지?"
"그래." - P304

오주가 장정 십여명의 힘을 겸치어 가진 사람인데 이 사람이 죽을 힘을 다 들여서 비틀었으니 호랑이 다리가 살과 뼈가 아니고 무쇳덩이라고 하더라도 성할 수 없는 일이라 호랑이는 고만 병신이 되었다. - P336

오주의 아내가 약 한 첩 못 얻어먹고 앓는 중에 정신 좋던 날 낮후부터 신열이 훨씬 더하여서 정신 잃은 채 며칠 동안 고통하다가 나중에 고통이 가라앉는 듯 신열이 갑자기 내리고 신열이 내리며 숨이 따라 그치었다. - P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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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히브리인들이 마치 다양한 신화론적 이야기를 쌓아 놓은 창고 같은 것을 지니고 있어서, 그곳으로부터 우주적 전투를 묘사하는 표상들을 끌어내어 구체적 역사에 적용하는 것 같다. -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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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복이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에 오주는 줄곧 유복이의 입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부모의 원수를 못 갚고 앉은뱅이로 고생하는 토막에는 닭의똥 같은 눈물을 떨어뜨리고 원수의 목을 잘라가지고 부모 무덤에 오는 토막에는 곤댓짓을 하며 싱글거리고 또 귀신의 마누라를 가로채는 토막에는 너털웃음을 내놓았다. - P240

오주은 강령 향나뭇골 농민의 아들인데 오형제 중 막내아들로 부모의 귀염을 받아서 어렸을 때는 별로 고생을 몰랐고, 여섯살에 어머니가 죽고 아홉살에 아버지가 죽어서 그 뒤로 맏형수에게 눈칫밥을 얻어먹게 되어 고생맛을 알기 시작하였다. - P241

유복이가 오주를 만나서
"나는 아우 없는 사람이구 자네는 형들이 있지만 실상 없느니나 다름없다니 우리 둘이 의형제를 모으구 지내보려나?"
하고 오주의 의향을 물으니 오주는 대번에 일어서서
"형님, 아우의 절을 한번 받으시우."
하고 너푼 절을 하였다. - 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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