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어른은 지금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누군가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하고 있습니다. 악역을 맡아줄 사람을 찾고 있는 겁니다. 모든 악의 근원이었던 범인이 죽어버리자 그들을 대신해서 돌을 던질 만한 인간을 하나 찾고 있을 뿐입니다. - P19

"구리하시와 다카이의 사고사를 천벌이라고 평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는 그 의견에는 절대로 반대입니다. 놈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죄에 걸맞은 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뻔뻔스럽게 벌도 받지 않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잊혀지고 말 겁니다. 그건 정말 옳지 않아요. 정말로 천벌이라면 그래서는 안 될 겁니다. 천벌이란 그렇게 부당하지 않아야 합니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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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일으키는 재난의 뿌리에는 오로지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만이있을 뿐이라는 것이 다케가미의 생각이었다. - P425

인간이 사실을 정면으로 마주한다는 건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야. 절대로 그러지 못해. 물론 사실은 하나뿐이야. 그러나 사실에 대한 해석은 관련된 사람의 수만큼 존재해. - P465

자기 머리로 생각할 수 없는 인간은 절대로 좋은 글을 쓸 수 없어. - P478

어느 보도를 보아도, 아무리 취재를 해봐도, 구리하시 히로미의 주위에 넘쳐나는 증거 가운데 다카이 가즈아키가 사건에 관련되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물증은 없었다. 그것 때문에 특별수사본부는 머리를 싸매고 있었다. - P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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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구리하시 히로미와 다카이 가즈아키라는 두 젊은이가 범인이라는 사실은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은 죽었다. 이제 사건은 더이상 일어나지 않는다. 젊은 여성들을 겁에 질리게 했던 악몽은 사라졌다. - P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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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 가즈아키는 믿었다. 어릴 적부터 늘 그랬듯이. 히로미의 말이라면 뭐든 믿었다.
돼지처럼 어리석고 둔한 가즈아키는 단 한번도 히로미의 거짓말을 눈치챈 적이 없었고, 아무리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라도 그냥 믿었다. - P266

"가즈아키는 무능하니까 우리에게 속아넘어간 건가?"
피스는 고개를 저었다.
"무능이란 말도 아까워. 그렇지만 써먹을 데는 있어. 누군가에게 이용당하기 위해 존재하는 그런 인간이야. 그것뿐이야." - P268

조금 전부터 느끼고 있던 위화감이 이제 뚜렷한 형태를 띠고 히로미에게 결론을 재촉했다. 이건 계산착오다. 가즈아키를 잘못 봤다. 가즈아키는 내가 생각했던 그런 얼간이가 아니었다. - P296

"남의 생명이니까, 남의 생명이라고 생각할 뿐이지요."
피스는 상냥한 말투로 그렇게 말했다.
"우리는 원칙적으로 지인이나 친구는 죽이지 않아요. 죽으면 슬프니까요. 그렇지만 남은 아무렇지도 않아요." - P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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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눈으로 본 히구치 메구미의 얼굴은 너무도 밝은 미래의 희망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유미코는 그 얼굴을 보고 두려움을 느꼈다. 이애는 현세의 법률이나 윤리, 상식과는 다른 소우주에서 살고 있다. - P147

진정한 악이란 이런 거야. 이유 따위는 없어. 그러므로 피해자는 자기가 왜 그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하는지 모르는 거야. - P190

"우리가 하려는 것도 단순한 범죄가 아냐. ‘악‘을 체현하는 거야."
피스의 말에 점점 열기가 더해져갔다.
"모든 피해자에게, 모든 피해자의 가족에게 영원히 풀리지 않을 수수께끼를 던져주는 거야. - P196

연속살인범이 자살하는 건 드물지도 않고. 그들은 한결같이 이중인격자니까. - P198

그러나 다음 순간 깨달았다. 형사에게 울먹이는 그 얼굴, 하소연하는 그 음성은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구리하시 히로미가 아니었다.
그건, 피스였다. - P210

상대가 누구건 어떤 입장이건, 피스의 잘못을 지적하는 순간 그 사람은 기묘한 장치의 스위치를 누른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 스위치는 피스라는 인간의 인간다운 감정의 발로를 완전히 정지시켜버리는 스위치이다. - P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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