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시계를 들여다본 미카엘은 새벽 3시가 조금 지난 시간임을 확인했다. 손목에는 수갑이 채워져 있었다. 그는 잠시 눈을 감았다. 기진맥진한 상태였지만 온몸에 들끓는 아드레날린 덕분에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 P21

"미카엘이 리스베트와 로날드, 그리고 살라첸코까지 찾아냈어. 그런데 지금 자신은 경찰모독에 체포불응에 불법무기소지 혐의로 체포돼 있다는군. 리스베트는 머리에 총상을 입고 살그렌스카 병원으로 호송됐다고 하고, 살라첸코도 도끼로 머리를 한 방 맞고 같은 병원으로 실려갔대. 로날드는 도주했고, 그놈이 새벽에 경찰을 한 명 죽였다는군." - P29

"그녀에게는 경찰을 신뢰할 만한 이유가 별로 없어요. 그녀가 경찰에게 살라첸코가 얼마나 나쁜 놈인지 설명하려 했지만 그 결과가 뭐였습니까? 당신네들은 리스베트를 정신병원에 가두지 않았습니까?" - P42

이때 얀이 앞으로 몸을 스윽 기울이며 나직이 말했다.
"여보세요, 검사님・・・ 객관적인 사실을 말할게요. 리스베트는 어렸을 때부터 끊임없이 인권을 침해당해온 희생자입니다. 그리고 난 이런 짓거리가 계속되게 놔둘 생각이 추호도 없고요. 물론 당신이 이 수사에서 날 배제해버릴 수 있겠죠. 그렇다면 나는 이 일에 대한 매우 신랄한 보고서를 쓰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리샤르드는 벌레를 씹은 표정이 되었다.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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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리스베트가 이 모든 일들을 저질렀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엔셰데와 오덴플란 사건 말이에요. 나도 처음에는 그녀가 범인이라고 확신했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왜 이렇게 생각이 바뀌었는지는 잘 설명할 수 없지만요."
얀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지금은 그도 같은 생각이었다. - P670

박사는 홀게르를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었다. 어느 날 갑자기 리스베트에 관련된 기절초풍할 뉴스들이 뜨기 시작한 후로 그가 깊은 우울 상태에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아마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느끼는 데서 오는 절망감일 거라고 박사는 추측했다. - P672

폭행당한 앙네타는 치료를 받으려고 열두 번도 넘게 입원했었소. 그녀의 기록을 읽어보면 분명히 심각한 폭행의 희생자였기 때문에 사회복지부가 개입했어야 옳았소.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들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지. - P678

이제 그녀는 대략 모든 걸 이해할 수 있었다. 만일 살라첸코가 폭행이나 상해죄로 기소된다면 앙네타의 변호사가 그의 과거를 샅샅이 조사할 터였다. 살라첸코 씨, 당신은 어디서 일하시죠? 진짜 이름은 뭔가요? - P683

"어쨌든 난 그애가 이번 일을 잘 통과해내리라고 믿소. 비록 궁핍하게 살지만 아주 강한 사람이니까."
그렇게 궁핍하게 살지도 않습니다. 30억 크로나나 되는 돈을 훔쳤거든요. 배고파 죽을 일은 없을 겁니다. 말괄량이 삐삐처럼 금화가 가득 든 궤짝을 갖고 있다고요. - P688

"사실 난 그애가 후견을 받아야 할 상태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었소. 하지만 정말로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그 후견 체제를 철회하려고 그다지 노력하지 않았ㅈ다오. 훨씬 일찍 전부터 더 적극적으로 나섰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지. 왜냐면 난 그애가 너무 좋았어・・・・・・ 같이 있고 싶어서 ・・・・・・ 항상 다음에 다음에 하면서 미뤘던 거요. 다른 일도 너무 많았고, 그러다가 덜컥 쓰러졌지." - P689

리스베트는 스스로를 저주했다. 이건 자신의 잘못이었다. 깊은 죄책감이 밀려들었다. 자신은 감춰둔 집에 숨어서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온갖 방법을 강구했다. 그러면서 밈미를 모두에게 다 알려진 집에 방치해두었다. - P698

친구가 되어줘서 고마웠어요.

미카엘의 등에 오싹한 기운이 스쳤다. 이건 전혀 예상했던 대답이 아니다. 마치 영원한 작별인사 같은 여운을 남기는 메시지였다. 리스베트, 너 혼자서 이 세상과 맞서러 떠나겠다고? - P703

이제 미카엘은 이해할 수 있었다. 리스베트는 여자를 증오하는 남자들을 증오하는 여자였다. - P722

"안녕, 아빠." 그녀는 아무런 감정이 섞이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알렉산데르 살라첸코 역시 무표정한 눈으로 딸을 쳐다보았다. - P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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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가 신뢰도를 유지하려면 공권력과 명확하게 거리를 둬야 하는 법이죠. 경찰서를 뻔질나게 드나들면서 수사에 협조하는 기자들은 결국 경찰의 심부름꾼으로 전락하기 마련이니까요. - P615

금발 거인은 살라에게 충고했었다. 닐스 같은 자하고는 절대로 거래하지 말라고. 그런데 이상하게도 살라가 리스베트 살란데르라는 이름 앞에서는 맥을 추지 못했다. 그녀를 격렬히 증오하고 있었다. 전혀 합리적이지 못한 태도임에도 그는 숙고하지 않고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정말이지 그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 P619

그들이 협력해온 지도 벌써 십이 년째였다. 그동안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던 금발 거인은 살라를 자신의 멘토처럼 존경했다. 살라의 인생교훈은 몇 시간을 듣고 있어도 지겹지 않았다. 그는 인간의 본성과 약함을 설명해주었고 그러한 지혜를 통해 이익을 끄집어내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 P620

군나르는 그 행간을 통해 분명한 메시지 하나를 전달하고 있었다. 만일 리스베트 살란데르가 그녀의 남은 생을 정신병원에 갇힌 채 보낼 수만 있다면 모든 사람이 편해질 것이다. - P629

군나르가 손을 내밀자 미카엘이 그 손을 잡고 악수했다. 지금 그는 범죄행위를 은폐해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있었지만 조금도 고민하지 않았다. 이건 자신과 <밀레니엄>이 군나르에 대해 아무것도 쓰지 않겠다는 약속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다그의 원고에는 이미 군나르의 모든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었다. 그리고 미카엘은 무슨 일이 있어도그 책만은 출간할 생각이었다. - P639

"지금 살라는 예순다섯 살 먹은 늙은이인데다 중증장애인이오. 다리 한쪽을 절단해서 제대로 걸어다닐 수조차 없지. 그런 사람이 오덴플란에서 엔셰데까지 왔다갔다하면서 사람들을 쏴 죽여? 그가 누군가를 죽이려면 우선 구급차부터 불러야 할 거요." - P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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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의 창조 기사는 바벨론의 창조 신화 에누마 엘리쉬(Enuma Elish)와 비교 연구되어 왔다. 에누마 엘리쉬는 태고에 마르둑 신이 괴물을 물리치고 그 괴물의 찢긴 몸에서 나머지 신들을 창조했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 P38

오늘날 창세기의 독자들은 본래 이 책이 고대 독자들에게 의도했던 대로 본문을 읽도록 노력해야 하며, 현재의 관점에서 가질 수 있는 모든 가정과 의문을 본문에 적용할 수 있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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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나르 비에르크 차장은, 살라와 닐스가 서로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 다시 말해 엔셰데와 오덴플란이 서로 연결될 수 있으며, 그 연결점이 바로 살라라는 사실을 아는 유일한 인물이었다. - P525

리스베트가 의자에서 벌떡 일어섰다. 미카엘이 에리카에게 보낸 이메일을 읽으면서였다.
세포의 군나르 비에르크가 살라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어.
군나르는 닐스도 알고 있어. - P530

P.S. 미카엘, 난 그렇게 깨끗한 사람이 아니에요. 하지만 다그와 미아를 죽이지 않았어요. 난 그들의 죽음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요. 살해된 날 저{녁에 그들을 보긴 했죠. 하지만 내가 떠나고 난 후에 살해당했어요. 날믿어줘서 고마워요. - P532

"내 말은, 만일 열두 살짜리의 어린아이를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시킬 정도라면 그 이유가 될 만한 어떤 일이 일어났었다는 거예요. 그리고 리스베트의 경우엔 무언가 엄청난 것, 어떤 중대한 사건이 터졌겠죠.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사건이 그녀의 과거에 대한 장문의 기사는 빠져 있어요." - P550

파올로는 동작을 멈췄다. 어이가 없었다. 지금 자신은 펀치 네 방을 정확하게 적중시켰다. 보통의 상대라면 지금쯤 바닥에 쓰러져 있고 심판이 카운트를 시작하는 동안 자신은 코너로 돌아가고 있으리라. 하지만 이 거인에게는 자신의 펀치가 조금도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맙소사! 이건 정상이 아냐! - P590

이자는 지금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복싱을 하고 있어. 내가 누구인지 알고 있거든. 복싱으로 한번 맞붙어보겠다는 거지. 완전한 아마추어가 말이야. 하지만 그의 펀치는 믿을 수 없을 정도야. 몸은 바윗덩이 같아서 내 펀치를 맞아도 아무런 충격을 받지 않고.
지금 이 상황을 분석한 후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하려는 파올로의 머릿속에는 온갖 생각들이 교차하고 있었다. - P593

키는 2미터가 넘는데 체중도 130에서 140킬로그램은 족히 나갈 거요. 온몸이 근육덩어리에 골격은 마치 콘크리트 같았소. 백퍼센트 진실이오. 그 빌어먹을 금발 거인은 아무리 맞아도 전혀 고통을 느끼지 않는 것 같더군. - P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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