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리스베트가 이 모든 일들을 저질렀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엔셰데와 오덴플란 사건 말이에요. 나도 처음에는 그녀가 범인이라고 확신했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왜 이렇게 생각이 바뀌었는지는 잘 설명할 수 없지만요." 얀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지금은 그도 같은 생각이었다. - P670
박사는 홀게르를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었다. 어느 날 갑자기 리스베트에 관련된 기절초풍할 뉴스들이 뜨기 시작한 후로 그가 깊은 우울 상태에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아마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느끼는 데서 오는 절망감일 거라고 박사는 추측했다. - P672
폭행당한 앙네타는 치료를 받으려고 열두 번도 넘게 입원했었소. 그녀의 기록을 읽어보면 분명히 심각한 폭행의 희생자였기 때문에 사회복지부가 개입했어야 옳았소.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들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지. - P678
이제 그녀는 대략 모든 걸 이해할 수 있었다. 만일 살라첸코가 폭행이나 상해죄로 기소된다면 앙네타의 변호사가 그의 과거를 샅샅이 조사할 터였다. 살라첸코 씨, 당신은 어디서 일하시죠? 진짜 이름은 뭔가요? - P683
"어쨌든 난 그애가 이번 일을 잘 통과해내리라고 믿소. 비록 궁핍하게 살지만 아주 강한 사람이니까." 그렇게 궁핍하게 살지도 않습니다. 30억 크로나나 되는 돈을 훔쳤거든요. 배고파 죽을 일은 없을 겁니다. 말괄량이 삐삐처럼 금화가 가득 든 궤짝을 갖고 있다고요. - P688
"사실 난 그애가 후견을 받아야 할 상태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었소. 하지만 정말로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그 후견 체제를 철회하려고 그다지 노력하지 않았ㅈ다오. 훨씬 일찍 전부터 더 적극적으로 나섰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지. 왜냐면 난 그애가 너무 좋았어・・・・・・ 같이 있고 싶어서 ・・・・・・ 항상 다음에 다음에 하면서 미뤘던 거요. 다른 일도 너무 많았고, 그러다가 덜컥 쓰러졌지." - P689
리스베트는 스스로를 저주했다. 이건 자신의 잘못이었다. 깊은 죄책감이 밀려들었다. 자신은 감춰둔 집에 숨어서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온갖 방법을 강구했다. 그러면서 밈미를 모두에게 다 알려진 집에 방치해두었다. - P698
친구가 되어줘서 고마웠어요.
미카엘의 등에 오싹한 기운이 스쳤다. 이건 전혀 예상했던 대답이 아니다. 마치 영원한 작별인사 같은 여운을 남기는 메시지였다. 리스베트, 너 혼자서 이 세상과 맞서러 떠나겠다고? - P703
이제 미카엘은 이해할 수 있었다. 리스베트는 여자를 증오하는 남자들을 증오하는 여자였다. - P722
"안녕, 아빠." 그녀는 아무런 감정이 섞이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알렉산데르 살라첸코 역시 무표정한 눈으로 딸을 쳐다보았다. - P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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