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쇼핑몰 2 -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 원작 소설 새소설 13
강지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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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를 속이는 탐정은 공정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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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은 피라미드 회사 다이아몬드급의 인맥을 갖고 있었다. 은옥도 그중 하나였다. 그녀가 두 아이의 대학 등록금으로 허덕일 때, 삼촌이 도움을 주었다고 했다. 초야의 고수로 소문난 은옥을 찾아온 그는 레드코드에게 도검 연수를 해주는 조건으로 생계를 지원했다. 정작 그녀에게 연수를 받은 레드코드는 민혜 한 명뿐이었다. - P93

"살아남아라, 정지안."
삼촌의 목소리가 비장했다. - P95

"정지안, 그런 일로 이사를 가자니 말이 돼? 때로는 말야, 위치가 무기일 때도 있는 거야." - P96

알렉스 일당은 나를 살해할 기회가 충분했다. 명중률 높은 스나이퍼를 고용했다면 큰 소란 없이 나를 제거했을 터였다. 지금은 계속 겁은 주되 목숨은 붙여놓은 채 나를 편의점으로 끌어당긴다는 느낌이 들었다. - P115

지금껏 삼촌이 민혜를 짝사랑한 줄만 알았는데 예상이 완전히 어긋났다. 먼저 고백을 한 것도 민혜, 거절당하고 은둔한 것도 민혜, 자신의 생명을 걸고 삼촌의 마음을 얻고 싶은 것도 민혜였다. - P121

삼촌은 좀비 영화를 질색했다. 좀비가 무서운 게 아니라, 배고픈 인간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아우성치는 모습이 보기 괴롭다는 이유였다. 그 얘길 들었을 땐 웃어넘겼지만 이제 와 생각해보면 삼촌은 광장공포증을 앓고 있었다. - P141

죄를 짓는 한 죄책감을 벗어날 방법은 없었다. 삼촌이 찾아낸 자구책이라고 해봐야 애써 인간을 사물로 착각하게끔 만드는 습관이 전부였다. 인간 모양의 과녁에 총알을 명중시켰다고 자기 최면을 걸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세계였다. - P146

"넌 나 못 죽여. 너 때문에 자식 잃은 어미를 감히 쏠 수 있어? 그러고도 인간 행세하면 안 되지."
알렉스가 총구로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 P152

"너네 삼촌 쫌 멋진데?"
"어디가?"
"선은 지키잖아. 어두운 일 하면서 조카도 부양하고, 끝내주게 복수하면서 마약이나 매춘 사업은 안 하는 게 어디야." - P157

하필 다나는 내가 유기한 선인장 앞에서 알렉스와 통화했다. 삼촌은 화분물받이에 숨겨놓은 소형 카메라로 다나의 실체를 단박에 알아차렸다. 나와 브라더가 바빌론의 수스앱 걱정을 하며 매출 압박을 했을 때, 삼촌은 이미 알렉스가 누구이며 어디에 은신해 있는지 알아냈다. - P159

다나는 서점에서 책을 고르듯, 행거에서 옷을 꺼내듯 죽음을 툭 건드렸다. - P169

배신이라는 결과는 조금만 고민하면 쉽게 추론할 수 있는 삼촌, 아니 우리 가족의 음험한 특성이었다. 이제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마치 한 가족 안에게만 통하는 농담처럼, 우리는 서로의 배신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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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새벽 4시 7분, 다나가 내 침대에서 죽었다. 부검의에 따르면 사인은 저혈당 쇼크였고, 위에선 소화되지 않은 떡과 당면이 발견되었다. 마지막 식사는 떡볶이였다. 다나는 엄마가 간섭하지 않는 곳에서 떡볶이를 실컷 먹는게 소원이라고 했다. 그까짓 게 뭐라고. - P7

범죄 교사를 위해서는 수스앱에 접속해 자신의 전자지갑 잔액을 인증해야 했다. 신원을 밝힐 필요는 없다. 복수를 위해 꼭 필요한 건 자금력뿐이었다. - P21

수스는 매우 공격적으로 인간 생태를 해치고 있었다. 모체인 바빌론은 범죄를 중개하고 수수료를 얻는 것 외에도 각종서비스를 판매했다. 그들은 거점 지역마다 편의점으로 위장한 서비스센터를 운영했다. - P23

남자가 암 밴드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그와 동시에 긴 진동 소리와 함께 ‘매칭 완료‘라는 알림음이 났다. 숨을 훅 들이마신 탓에 목구멍으로 넘어가려던 커피가 기도로 넘어갔다. 사레가 들려 기침을 하면서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매칭완료라는 알림음은 수스에서 교사자가 실행자를 고용하고 거래를 확정할 때 나는 소리였다. - P31

평범한 사람들과 섞이지 않고 뜨거운 심장 없이도 할 수 있는 일은 삼촌의 쇼핑몰밖에 없었다. 삼촌이 이룬 거대한 비밀 안에 내 작은 비밀을 수몰시킨 뒤 냉랭한 표정으로 살기로 했다. - P39

나와 민혜가 떠나고 삼촌도 생각이 많아졌을 터였다. 곰곰이 생각할수록 새파랗게 어린 조카가 사업장을 내놓으라고 큰소리치니 분노가 그러데이션으로 치솟았을게 뻔했다. - P47

기대 없이 이루어진 관계는 없어. 기대하는 만큼 상대에게 투자하지. 금전이든 감정이든 뭔가를 꾸준히 불입하면서 그에 상응하는 값을 기다리기 마련이야. - P49

"방금 수스에 정지안 살해 요청 글이 올라왔어요."
브라더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자신의 핸드폰을 삼촌에게 던졌다.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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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스, 자네가 나한테 명확하고 간략하게 설명해 줘야겠어. 정확히 그 폭탄이 어떻게 된 건지 말일세. 안 그랬다가는 내 맹세코 자네들 둘 다 죽여버리겠네." - P197

제이미의 목소리가 포탑 바로 아랫부분에서 흘러나왔다.
"비켜, 미키! 크리퍼를 태운다고 하더니, 대체 저건 뭐야?"
그렇다. 그들은 작은 크리퍼들밖에는 본 적이 없었다. 좀 더 확실하게 말을 해 줬어야 하나. - P212

몇 초간 말이 없던 스피커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 갔다.
"이해가 돼 우리 입장에서 보면 그런 건 낯선 두 프라임 간에 이루어지는 통상적인 상호 작용이거든. 우호적으로 만난 경우에는 상호 자발적으로 부속물 교환을 해. 아닐 경우에는 강제적이고 때론 일방적이기도 하지. 어쨌든 부속물 교환은 늘 있는 일이야." - P218

"하지만 옛날에는 이 이야기를 믿었을 것 아니야, 그렇지? 그게 신화잖아. 너희가 모든 걸 이해하기 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오래된 이야기 말이야." 나샤가 다시 물었다.
"아니, 이 이야기는 전승된 게 아니야. 내가 오늘 지어냈어. 원래 내가 하려던 이야기를 너희가 안 좋아하는 것 같아서 그것 대신 만든 거야. 마음에 들지 않았어?" - P231

나는 스피커를 쳐다보았다. "이미 답이 뻔한 것 같지만 물어볼게, 저들이 위험할까?"
파문이 그의 몸을 훑고 지나갔다. "나한테? 그렇지 않을걸. 우리 둥지를 존중하기 때문에 내게 손상을 입히지는 않으려고 할 거야. 하지만 너희들한테는? 그래. 아주 많이 위험하겠지." - P233

"좋아, 저들이 원하는 게 뭐야?" 내가 물었다.
스피커가 머뭇거렸고 나는 속이 짜르르해졌다.
"그게, 우리가 예상한 대로 우리에게 로버를 양도할 것을 요구했어. 그들 입장에서 이 기계에 들어 있는 금속은 대단히 귀중하거든." - P253

"정확해. 우리는 하이브리드야. 일부는 생물이고 일부는 기계지. 금속을 확보하는 걸 상당히 가치있게 여기는 이유도 바로 그것 때문이고, 다양한 금속 원소의 이용 가능성이 우리의 재생산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제한 사항이야." - P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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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쇼핑몰 -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 원작 소설 새소설 5
강지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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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보다 궁금해서 읽었다.
설정은 흥미로운데 긴박감이 넘친다기보다는 담담하게 진행된다. 어느 정도 예상됐던 반전 결말이 좀 억지스러운 면도ㅠ있고 위기 해결도 너무 먼치킨스러워서 큰 긴장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글은 술술 잘 읽힌다. 드라마도 이 결말대로 끝이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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