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반성문 - 전교 일등 남매 고교 자퇴 후 코칭 전문가 된 교장 선생님의 고백
이유남 지음 / 덴스토리(Denstory) / 201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실패한 엄마였다.
자랑스러운 아들이 있다. 엄마의 말에 거역을 해 본 적이 없고, 학교에서는 전교 1,2등을 밥먹듯이 한다. 말썽 한 번 피우지 않고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었고, 이제 곧 있으면 국내 최고의 대학에 진학할 것이 확실하다. 그런데 어느날 자랑스럽던 아들이 학교를 자퇴해 버리겠다고 선언을 해 버린다. 학교 선생님으로서 항상 최고의 평가를 받아 왔던 엄마는 자신의 인생 커리어에 큰 흠집이 낼 이 사건을 받아 들일 수 없지만 결국은 항복을 하고 아들은 자퇴를 하고 만다. 뒤이어 얌전히 있던 딸마저 오빠를 따라서 자퇴를 하겠다고 선언해 버린다. 엄마는 거의 정신을 잃을 정도가 되어 딸이라도 말리려고 하지만 결국 딸까지 자퇴해 버린다. 승승장구하던 교육자이자 칭찬받는 두 아이의 엄마. 이 책은 최악의 상황에서 그런 고난을 이겨낸 승리의 기록이다.

 

저자 이유남. 현직 교장선생님이면서 코칭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나는 성공한 엄마가 되었다
엄마는 도대체 뭐가 잘못되었는지 처음에는 제대로 알 수가 없었다. 아이들과 대화를 하려고 해도 대화가 되지 않았다. 아이들은 점점 말이 없어지고 간혹 대화를 하려고 해도 수많은 가시돋힌 말만 오간다. 서로 상처만 주고 아이들은 방에 틀어 박혀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흘러간다. 아이들이 점점 더 망가져 가고 있다는 생각에 엄마는 뭐라도 하려고 하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엄마는 코칭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자존감을 높여 주는 노력을 하는 사이에 아이들을 이해하게 되고, 결국은 아이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바람직한 삶을 살게 된다. 해피엔딩.

 

이 책을 읽으면서 알았는데 심리학에 코칭심리학이라는 분야가 있다. 코칭심리학은 '일상 생활을 하는데 어려움이 없는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룹의 수행향상 및 성장과 발전을 지원하는 일련의 활동'이다.(한국심리학회 홈페이지의 정의) 최근에 유행을 타고 있는 것 같은데, '일상생활을 하는데 어려움이 없는 건강한 사람'을 위한 심리학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코칭심리학이 문제 자녀 교육에 적합한지는 살펴 봐야 할 것 같다. 특히 여러 사례를 보면 코칭심리는 비즈니스 쪽에 더 많이 활용이 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여기까지..
이 책은 실패했던 한 엄마의 성공기이다. 초등학교 교장인 저자가 실패할 뻔했던 자녀의 교육을 성공시킨 경험담이다. 온갖 어려움을 겪으면서 좋은 결과를 빚어냈으니 박수를 받을만하다. 하지만 박수를 보내는 것은 보내는 것이고, 이 책이 좋은 책이냐고 물어 본다면 그건 다른 문제이다. 그리고 이 책이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라가 있는 것이 괜찮은지에 대해서는 좀 심각하게 고민을 해 봐야 할 문제인 것 같다. 이 책이 그저 성공기로만 끝날 것이 아니라 많은 엄마들에게 이정표같은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몇몇 지인들에게 들으니 이미 맘카페에서 이 책에 대한 소문이 많이 퍼져서 필독서처럼 인식이 되어 있는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너무나 위험한 책이다.

 

명확하지 않은 이론을 확정적으로 설명한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불편했던 점은 몇몇 코칭전문가에 의한 주장을 금과옥조로 여기면서 그 곳에 정답이 있다고 단정을 짓고 있다는 점이다. 인간의 뇌를 파충류의 뇌, 포유류의 뇌, 영장류의 뇌로 분류하고 영장류의 뇌를 가진 인간이 바람직한 인간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전두엽을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한다. 물론 이런 연구가 의미있는 것일 수는 있다. 하지만 반드시 정답일까? 뇌를 저렇게 극단적으로 분할하여 설명을 하는 것이 가능한 걸까? 정말 전두엽이 활성화가 되면 인격과 그렇게 관련이 깊은 것일까? 과학적으로 확실하지 않은 근거를 내밀며 그것이 정답이라고 주장을 하고 있는 점이 너무나 불편하다.
게다가 좀 심하게 말하자면, 저자가 뇌와 인격이라는데 대해서 이해도가 깊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교육자이긴 하지만 심리학을 심도있게 공부한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저 몇 명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 들여 그 의견과 자신의 경험을 버무려 놓았기 때문이다. 얕다. 너무나도 얕다.

 

나는 인간의 교육과 성공을 다루는 모든 책에서 정답이 있는 것처럼 쓰는 책은 믿지 않는다.

 

 

개인적 경험을 일반화시키는 위험성
저자는 분명히 자녀 교육에 있어서 성공을 했다. 하지만 이 경험이 모든 부모에게 확실히 적용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는 것은 너무나도 큰 문제이다. 책을 보는 내내 저자가 교육에 성공한 사람들은 저자의 자녀 2명이다. (그 외에 다른 예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책에서는 나오지 않는다.) 그 밖에는 여러 곳에 초대되어 코칭 강사로서 활동하고 있는 것 같다. 수많은 아이들 중에 딱 두 명의 교육에 성공한 것을 가지고 다른 아이들도 나처럼 코칭을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는 것이 괜찮은 건지 책을 읽는 내내 의구심이 들었다.
우리는 너무나도 많은 아이들이 같은 교육을 받으면서도 다르게 성장한 케이스를 알고 있다. 그리고 모든 아이들은 특성에 맞게 교육을 받아야 하고, 정답이라는 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정답을 말해 주고 있다. 그게 정말 정답이라고 어떻게 보장을 할 수 있을까?

 

이런 부분 때문에 위험하다
179~180페이지의 대화를 보자. 올바른 대화의 예시를 들어 놓은 것이다.

엄마 : 너 밥먹고 뭐 하고 싶어?
자녀 : 저 게임하고 싶어요
엄마 : 그래, 게임이 하고 싶어? 요즘은 어떤 게임이 재미있니? 게임을 하면 어떤 점이 좋아? 얼마 동안 하면 좋을까?
자녀 : 엄마, 저 1시간만 할께요.
엄마 : 1시간 하고 싶구나. 그런데 엄마가 생각하기에는 네가 숙제도 있고 문제집도 풀어야 하고 할 일이 많아. 만약 1시간 동안 게임을 하면 오늘 할 일을 다 하지 못하거나 늦게 자게 되어 내일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까 봐 걱정이 되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해?

 

그리고 아이는 결국 엄마 말대로 아이가 게임을 하지 않고 숙제를 하고 일찍 잔다는 것인데.. 이게 정말 아이를 이해하고 하는 대화라고? 그냥 엄마가 하고 싶은 말을 하면서 아이에게는 답을 정해 놓고 돌려서 얘기하는 것일 뿐이다. 개인적인 느낌으로 난 저자가 이런 대화를 해 본 적이 없이 상상으로 쓴 부분인 것 같다. 이런 대화로 '네,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하는 아이라면 코칭이고 뭐고 필요하지 않은 부모가 생각하기에 바람직하고 훌륭한 자녀다.

 

하나 더 들어 보자.
152페이지를 보면 '전두엽을 활성화하려면'이라는 단락이 있다. 그 방법을 보자.
1. 자연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기
2. 듣기보다 말하기, 쓰기를 많이 하기
3. 외국어 배우기와 책 읽기
4. 창조적인 생각과 활동하기
5. 스스로 계획 세우고 시간 관리하기


좋은 얘기들이긴 한데.. 1번은 그냥 그렇다고 치자. 2번부터 5번은 그냥 '공부잘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바꿔 놓아도 아무런 거부감이 없다.
이 두가지 예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부모가 아이들을 다그칠 수 있는 근거를 이론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아이들을 괴롭히는 극성 엄마가 아이들을 이해하는 척하는 극성 엄마로 바뀔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있다고 본다.

 

많은 사람들이 책에서 엄마의 역할만이 강조되는 것을 불편해 하고 있는데, 그것까지 얘기할 생각은 없다. 엄마를 아빠로 치환해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교육의 정답? 그런 거 없다
이 책은 우리가 익히 보아온 자기계발서와 다를 것이 없다. 자기계발서는 읽었을 때는 마치 인생의 진리를 알아차린 것같은 착각을 하게 되고 그대로 하면 성공을 보장할 것 같은 환상을 심어 준다. 하지만 결국은 인생에 그런 거 없다는 걸 결국에는 깨달을 수밖에 없다. 책은 팔리지만 그대로 성공하는 사람은 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어떤 책은 영어 공부 안해도 영어 성적 오를 수 있다고 해서 센세이션을 일으켰었다. 어떤 책은 믿고 바라기만 하면 이루어 진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꿈만 꾸고 살게 했다. 어떤 책은 마시멜로 하나 먹지 않으면 인생에 승리한다고 했다. 어떤 책은 청춘은 아프고 천 번을 흔들리면 성공할 것처럼 얘기했다. 그런 책들이 결국 어떤 운명을 겪었는지 모두들 알 것이다. 이 책도 비슷하다. 코칭을 하면 아이가 바람직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강변한다. 하지만 나는 이 책도 앞의 책들과 같이 믿고 따르기만 하면 반드시 성공할 것 같은 희망을 안겨주는데 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대로 따라 했는데 실패한다면? '네가 제대로 따라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거야'라고 쉽게 발뺌할 수 있다. 조금만 깊이 생각하면 정답같은 건 전혀 없으며, 극단적인 경험에 의해서 쓴 이 책이 책을 읽는 개개인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근래 들어 읽은 책 중에 가장 심하게 비판을 했다. 사실은 좀더 심하게 썼다가 좀 순화했다. 저자가 자신의 자녀들과 소통을 하려고 했던 노력을 폄하할 생각은 전혀 없다. 오히려 굉장한 인내와 이해하려는 노력으로 아이들을 바람직하게 발전시킨 것은 박수를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거기서 멈췄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극히 극단적이고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서 쓴 이 책이 다른 부모들이 자녀를 교육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나는 이렇게 너를 이해하면서 교육을 하는데 넌 왜 안 따라오니?'라고 생각하게 하여 악화된 상황을 아이에게 떠넘길 수 있는 핑계거리는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자녀의 교육에 실패했다가 성공한 교장선생님의 경험을 통하여 일반적인 부모들도 이대로 따라하면 자녀를 훌륭하게 교육시킬 수 있다고 설득하는 교육서인 것 같지만 사실은 자기계발서이면서 코칭교육 홍보를 위한 책이다.

 

추천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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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아이고 아이패드 iGo iPad
유동길 지음 / 다할미디어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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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가 있을지 없을지 몰라서 고민하던 아이패드를 벼르고 벼르다가 샀다.. 용도는 게임이 아니었기 때문에 딱히 뉴아이패드를 살 필요가 없다고 생각을 해서 가격이 떨어진 시점에 구하기 힘들던 64GB를 여기저기 전화해서 확인한 후 샀다.. 그리고 이것저것 활용하다가 뭔가 더 다른 활용방법이 있을까 생각해서 아이패드 안내서를 하나 사기로 했다.. 그래서 고른 것이 이 책이다..


어떤 책을 살 때는.. 특히나 실용서를 살 때에는 그 목적과 기대하는 바가 항상 명확하다.. 이 책을 산 이유는 좀더 아이패드를 잘 사용하기 위해서였다.. 특히 나처럼 아이폰을 사용해 본 사람의 입장에서는 아이패드를 좀더 잘 사용해 보기 위해서 산 것인데.. 책을 잘못 샀다.. 원래는 내용을 보고 사게 마련이지만 전자책을 구매했기 때문에 미리 내용을 보기가 좀 어려웠다..


이 책의 구성은 이렇다.. 찬수라는 주인공이 있다.. 그 주인공의 얘기를 재미 하나 없는 소설로 구성해 놓고 중간에 아이패드에서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 이름과 사진만 떡하니 올려 놓았다.. 물론 자세한 사용방법이나 활용법은 안나온다.. 그야말로 그냥 제목과 사진만 올려 놓은 것이다..


약간의 스토리를 넣어서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것도 중요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실생활에 활용하는 법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 책은 너무 심하다.. 내용의 90%가 아이패드와 전혀 상관이 없는 내용이다.. 그야말로 주객이 전도되었다고 할만하다..


아이패드 개론서로서의 의미도 전혀 없을뿐만 아니라.. 소설도 재미없다.. 소설은 찬수의 생활.. 사기를 당하다가 그걸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 도훈에게 보내는 아이패드에 대한 기획특집기사가 액자형식으로 꾸며져 있다.. 물론 이 기획특집기사에서도 아이패드에 관한 좋은 정보는 하나도 제공하지 않는다..


처음에 이 책을 읽을 때는 어리둥절했고.. 그 후에는 격분했고.. 그 후에는 포기했다..


결국 이 책의 목표는 명확하다.. 아이패드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아이패드를 소개하는 것.. 하지만 그것마저도 효과적이지 않다..


그리고 내 생각에는 아이패드를 사는 사람은 얼리더답터의 성향을 띠기 때문에 이 책이 아이패드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어떠한 종류의 도움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은 전혀 없어 보인다..


아이패드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비추.. 아이패드가 뭔지 모르고 배우려고 하는 사람들에게도 비추..


포인트가 명확하지 않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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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산드라의 거울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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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내가 좋아하는 멋진 작가다..
처 음으로 읽은 베르나르 베르베르(꼭 갈릴레오 갈릴레이같은 운율이 느껴지는 이름도 참 좋다..)의 책은 역시 최초의 히트작이라고 할 수있는 '개미'다.. 얼마나 즐겁게 읽었는지.. 그 깊은 지식과 기가막힌 플롯의 구성.. 정말 글빨이 좋은 작가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의 첫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 후로도 '타나토노트', '뇌', '파피용'같은 책들을 읽었는데 중간에 읽었던 '나무'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큰 실망감을 안겨 주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베르베르의 소설을 내 나름대로 정의를 해 보자면.. '오랜시간 쌓아놓은 지식을 소설가적 상상력을 발휘해서 독자로 하여금 약간의 추리력을 동원해 읽게 만드는 좋은 구성의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만큼 베르베르의 소설은 항상 기대를 하게 하는 면이 있다..

뭔가 변했다.. 뭔지는 몰라도.. 하지만 확실한 건 재미는 없어졌다..
요 새 그다지 소설을 읽지 않고 있었던 나에게 '카산드라의 거울'을 읽을 일은 그다지 없었다.. 하지만 회사 직원이 1권을 읽어 보라고 주면서 손에 쥐고 나서부터.. 고통이 시작되었다..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전작과 다름없이 순식간에 읽어 버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서 가볍게 읽기 시작했는데.. 이게.. 진도가 나가질 않는다.. 여러번 시도를 해 봤지만 70페이지를 넘기기가 힘들어서 접어 놓고 다른 책을 읽고.. 또 시도했다가 못 읽고 다른 책 읽고.. 이러기를 6개월을 했다.. 도대체 왜 그런걸까..? 책장이 이렇게 안 넘어가는 책을 읽기도 참 오래간만이었다..
읽는 내내 너무 힘들었다.. 결국은 일주일전.. 이번만큼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읽어버리자고 생각하고 저녁 운동도 제끼고 틈나는대로.. 참아가면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 결국 다 읽었다..

문제가 뭔지 좀 살펴 보자..
그럼.. 나름대로 도대체 왜 그렇게 읽기 힘들었는지 좀 보자..

1. 수사가 너무 많다..
워 낙에 좀 지저분하다 싶을 정도로 꾸밈이 많은 문체이긴 했지만.. 그게 심해지고 심해져서 '카산드라의 거울'에 와서는 정점을 찍은 것 같은 느낌이다.. 내가 불어를 몰라서 그러는건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번역이 이 정도라면 원문은 온갖 바로바로 이해하기 힘든 꾸밈과 (영어로 치면) 관계사와 대명사가 즐비할 걸로 추정된다.. 그리고 너무나도 비유가 많이 사용되어서 도대체 내가 읽고 있는게 뭘 비유하고 있는건지 까먹을 때가 많았다.. 한 페이지를 읽고 다음 페이지로 넘어갔는데 내용이 연결도 잘 안된다.. 한마디로 문장이 처음부터 끝까지 쉽게 읽기 힘들 정도로 지저분하다..

2. 본론과 관계없는 내용이 너무 많다..
위에서 베르베르는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베르베르는 그 지식을 바탕으로 해서 '상상력 사전'이라는 책까지 써냈다.. 하지만.. 무엇이든 과한건 모자른 것만 못하다.. 너무 아는게 많다 보니.. 게다가 그걸 소설속에 풀어 놓다 보니 내용이 중간중간 산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역시 내용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3. 2번과 연관되는 것이지만.. 베르베르의 잘난 척은 이젠 거의 극에 달한 것 같다.. 자신의 지식을 어떻게든 풀어내고 싶어서 안달이 났다..

4. 서론이 너무 길고.. 개연성도 없고.. 상상력은 이제 너무 과하고.. 빨리 넘기고 싶은 마음 뿐이다..
적 어 놓은대로이다.. 내가 보기엔 1권이 다 서론이다.. 인물들도 너무 개연성이 없는데다가 행동의 설득력도 없다.. 카산드라의 꿈은 너무 뜬금없고.. 부모의 실험도 전혀 결과가 보장되지 않는.. 소설적인 개연성이 없다.. 소설을 읽으면서 이렇게나 빨리 넘겨버리고 싶은 심정이 솟아오른 적도 없었던 것 같다..
재미있는 소설은 한장한장 넘겨 읽어서 소설이 끝나는게 아깝다.. 그런데 이 책은 그저 빨리 끝을 보고 싶은 마음 뿐이다.. 그러고 보니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들이 약간씩은 그런 감이 없잖아 있긴 했는데 그래도 이건 너무 심했다는 생각뿐이다..

5. 그리고 번역..
뭐.. 세세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번역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요새 누가 학생한테 '양'이라는 표현을 쓰나..? 그 외에도 소소한 불만이 책을 읽는 동안 굉장히 많았는데.. 정말.. 다시는 책을 펴고 싶지 않아서.. 찾아 보지는 못하겠다..

6. 그밖에..
제일 근본적인 설정의 문제인데.. 자폐증을 가진 아이가..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 그렇게 애를 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내가 좋아하는 멋진 작가였다..
가 장 최근에 읽은 책이 '파피용'이었고.. 그 다음이 '카산드라의 거울'이다.. '파피용'은 그래도 괜찮았는데.. 이건 정말 총체적인 난국이라고 생각한다.. 재미도 없었고.. 남는 것도 없고.. 읽기도 힘들고.. 지금까지 읽었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중에 최악의 책이다.. 이 책이 나오고 얼마되지 않아서 라디오에서 이 책의 광고가 끝이 나고 '신' 광고가 다시 나오던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아마도 인기가 없었던 듯..

또 그의 다른 책을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아닐 듯..

하여간.. 오래간만에 강력 비추 한 방 날려 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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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페리얼 코리아 1
안도열 지음 / 뫼비우스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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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말 귀찮아서 서평같은 거 쓰는 짓 잘 안하는 편이다. 왜 이 서평을 쓰는지는 이 글을 읽다보면 알게 될 것이다.

책 디자인은 멋있다. 뭔가 전쟁소설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점은 인정하자. 하지만 이 책의 장점은 딱 여기까지다...

일단 내용은 현대의 군대(아마도 대대규모)가 1894년 동학혁명 시대로 타임슬립을 하고 가서 동학군과 협력하여 우금치 전투에서 승리함으로써 대한제국의 운명을 바꾼다는 것이다.

일단 소재는 일본 만화 지팡구(침묵의 함대 그린 사람이 그린 만화다 - 대표적인 군국주의적이고 국수주의적인 만화를 그리는 만화가의 작품)와 비슷하다. 색다른 소재가 아니라는 거다. 아주 흔하게 생각할 수 있는 소재다. 하지만 내가 오랜만에 소설책을 고른 이유는 그 후의 역사의 전개과정의 개연성과 상상력을 느끼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7년 동안 자료를 수집했다는 이 책은 그저 자료만 있을 뿐이다. 흡사 만화책의 설정집을 보는 듯한 수많은 무기와 학교의 설정만 있을 뿐이다. 설정만 있을 뿐 내용이 없다. 기껏 내용이라고 나오는 부분은 잠깐잠깐 전쟁장면이나 권력자들이 나누는 대화뿐... 게다가 모든 내용은 '~ 이렇게 될겁니다.' '그러면 ~ 이렇게 하죠. 문제 없을까요?' '힘들지만 할 수 있을 겁니다' 이게 전부다. 도대체 자료만 수집해서 어쩌자는 건가? 필자는 백과사전을 만들고 싶었는가? 아니면 가상의 역사책을 만들고 싶었는가?

소설의 구성 또한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 파운데이션(특히 파운데이션 3부작)과 아주 똑같다. 백과사전으로 그 시대의 사정을 설명하는 거 하며 다 설명해 놓고 '확실하지는 않다'고 하는 거하며... 하지만 내용의 부분에서는 아시모프의 소설에는 스토리가 있다고 하면 임페리얼 코리아에는 없다. 그저 장면 하나하나를 보여 줄 뿐이다. 그게 작가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하면 분명히 말하는데 작가는 실패했다. 아마도 작가는 신화와 같은 구성을 취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여기 나오는 에피소드들은 정말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는다. 장대한 역사를 그리고 싶었으면 거기에 따른 인물이 나와야 하는데 이 소설의 인물들은 정말 아무런 개연성을 지니지 못한 인물들이다. 게다가 소설속의 그 많은 인물들이 1편을 다 읽은 지금 개성적으로 기억에 남는 사람이 하나도 없으며 이사람이 저사람이라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거다.

정말 따지고 들건 너무 많지만 마지막으로 오타는 또 왜 이렇게 많은지... 마지막 교정은 한 건지 정말 궁금하다...

내가 이 책에서 기대한 건 전문적인 식견을 지닌 작가(필자가 공학부 교수다)가 뛰어난 상상력을 가지고 개연성있는 가상세계를 조리있게 서술해 나가는 소설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전문적인 식견을 지닌 작가가 쓰잘데 없는 무기에 대한 설정만 가지고 아무런 상상력도 없이 개연성도 없는 판타지 세계를 그리고 있다.

온갖 SF에서 나오는 단어는 다 나온다 정말... 생각하기도 짜증난다.

더욱 어처구니 없는 건 1부 마지막 부분에는 '사자의 서', 아틀란티스 등 온갖 SF, 환타지에서 우려먹던 소재로 어처구니없이 인류의 기원까지 파헤치고 있다는 것이다. 할려면 제발 하나만 했으면 한다. 역량에도 못미치는 것 자꾸 끌어들이니 짜증만 난다.

제발 3~5권 내지 말고 자중하시길...

심정적으로는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시리즈를 많이 참고했다는 의심을 버리기 힘들다.(정말 최대한 참고 쓰는 거다.)

이제 내가 왜 귀찮음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썼는지 알것이다. 재수좋게 이 책을 사려다가 이 글을 읽은 사람은 절대로 사지마라. 대신 추천작은 위의 세 편이다. 이 작품과 비슷하면서 비할데 없이 풀륭한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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