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함께 했던 친구들 설명을 간단히 해보자면, 이들은 라닥 문화에 너무 심취해 있어서 인도의 북부지방에서 스님들과 함께 절에서 한달여간 지내다가, 델리로 내려와 나를 금방 만난 상태였다. 

거의 한달간을 절에서 금욕생활은 커녕 술먹고 넘어져서 온 몸에 부상을 입고 있던 그들은 나이트클럽에 가자고 계속해서 꼬셨고 그 당시만 해도 나이트클럽의 매력을 전혀 알 수 없었던 나는 계속 거절을 하다가 결국에는 지쳐서 함께 가기로 했다.
노는 것을 좋아하는 만큼이나 겁이 많았던 우리는 밤중에 릭샤타는 것도 두려워서 이 딜레마 사이에서 어떻게 해야할지를 무지막지하게 고민했는데, 마침! 스님이 소개시켜 주셨던- 델리에 있던 라다키 2명과 연결이 되어 이들이 우리를 클럽에 데려다주기로 했다. 

바가지도 안쓰고, 놀 수도 있고 얼마나 좋냐며 즐거워하던 우리는 그 라다키 2명이 '인도에 사는 남자'임을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다.  

근데, 다가갈 수 없는 그녀들- 인 것일까? 
인도 언니들 진짜 어디 비교도 못할만큼 너무 예쁘던데. 왜 듣보잡인 외국인들에게 환장을 할까나.
명품가방 하나씩 끼고 클럽 화장실에서 엄청 섹시한 옷으로 갈아입고 화장 고치는 인도 언니는 정말 충격이었다.
정말 대단한 빈부차의 충격!

아무튼 클럽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은 우리에게 집착하기 시작했고, 절친한 스님과 연결되어 있었으므로 차마 그들에게 매정할 수 없었던 우리는 그 아이들과만 어울려야 했다. 심지어 날 보호해 주겠다며 내게 접근하는 인도왕자같이 생긴 애를 막아서는 사태까지 벌어지게 되었는데, (너네가 더 무서웠어 난)

당췌 흔히 볼수 없었던 부잣집 아들래미처럼 보이는 인도훈남이었기에 난 그를 포기할 수 없었고 친구들에겐 미안하지만 훈남이랑 둘이 옥상으로 도망가서 술먹고 이야기하며 놀기 시작했다. 뻥일 수도 있겠지만 뭐 호텔도 여러개 소유하고 있고, 부자들만 산다는 펀자비출신에, 심지어 델리대학생- (설마^^) 아무튼 번호도 따와서 집으로 무사히 귀환했으나, 라다키 친구들에게 붙잡혀 외간남자와 말한마디 못해본 친구들의 불만은 대단했다! 

그래서 우린, 결국 그에게 전화해서 친구들 데려나오라고 해서 코넛플레이스(델리의 번화가^^)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이 아이는 내게 머슬을 만져보라며 가슴근육을 움직여댔고
의대생이라는 이 아이의 친구와, 제일 어리다며 베이비라고 불러달라는 스물하나 노안 아저씨는 
흑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클럽에 가자고 꼬드겼다. 하하하 

 

게다가 술깨고 밝은데서 캐쥬얼 입은걸 보니 훈남은 개뿔- (역시 남자의 정장빨^^)
그러나 인도 대학생들의 라운지 문화 매우 많이 독특하고 재밌었다.
바와 호프를 합쳐놓은 듯한 분위기인데, 여러 대학생들이 몰려와 술을 마시고 있었다.
젊은 남녀가 어울려 놀고 있는 장면은 아마 인도여행 중 이날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듯? 
더 늦은 밤이 되면 춤도 출 수 있다고 한다.
엄청 구석진 데 있어서 우리같은 외국인들은 찾지도 못할;

+
(근데 난 약타놨을까봐 꽁짜술도 조금밖에 못마셨다ㅜㅜ 미안, 애기들-, 머슬 만져보라고 하지만 않았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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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6-03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만져보지 그러셨어요 ㅎㅎㅎ
전 여행가서 술 너무 먹고 이틀간 못움직였어요 ㅋㄷㅋㄷ

Forgettable. 2009-06-03 11:14   좋아요 0 | URL
근데 근육보단 왠지 배가 더 나와서 부담스럽더라구요;
만져봤다가는 오늘밤을 허락한다는(응?) 뜻으로 보일까봐 섬찟해서;;; 으헤헤

여행에서도 음주는 계속되셨군요!
저도 언제 함께.....'-')*


Demian 2009-06-03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푸하하하하하
간만에 놀러왔어요. 근데 정말 재밌게 읽다 갑니다.ㅋㅋㅋㅋㅋ
머슬 만져보라고 하지만 않았어도 좋았을텐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하하 진짜 재밌어요.ㅋㅋ

Forgettable. 2009-06-03 11:43   좋아요 0 | URL
데미안님...♡
흐흐 저도 친구들이랑 이날 얘기는 백번 해도 재밌는 레파토리에요ㅋㅋㅋ

잉크냄새 2009-06-04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흔적따라 왔습니다.
님도 인도여행을 하셨군요. 앞의 인도기차는 참 공감이 많이 가는 내용이네요.
델리 나이트 이야기는 들었는데 그때는 여행초기라 온통 의혹과 긴장 투성이였던지라 주로 빠하르간즈에 있던 술집에만 가봤군요. 그리고 한국인식당 인도방랑기에서도 마시고요.

Forgettable. 2009-06-05 10:26   좋아요 0 | URL
인도..사실 오래 있지도 못했고 정말 5개 동네밖에 안가봐서 갔다왔다고 하기에도 뻘쭘해요^^;
다음에 꼭 다시 가서 남인도랑 북인도 다 구경하고 싶어요 ㅠㅠ 이 나라는 정말 바로 옆동네로만 가도 다른나라에 온 것 같아서 ㅋㅋ 익숙해질 틈이 안나요~~

전 델리에 있을 땐 티베탄마을(명칭을 까먹었군요^^)에서 머무르느라고 빠하르간지에는 쇼핑하러 한 번 가봤는데 한국사람들 너무 많고 너무 시끄러워서 깜놀했습니다;; 어째 다 소리지르면서 뛰어다니는 한국인들이많은지 ㅠㅠ 그날만 그랬겠죠;; 암튼 그래서 얼른 살것만 사고 도망치다시피 나오느라고 한국인 식당이 있는지도 몰랐군요 ㅋㅋ 잉크냄새님의 여행기도 정말 궁금하네요^^

잉크냄새 2009-06-05 12:20   좋아요 0 | URL
티벳탄 꼴리니 에서 머무르셨군요. 전 맥간에서 내려오던 새벽녘에 그곳에 내려주는 바람에 반나절 정도 돌아다녔답니다.
인도는 진짜 모든 도시가 다른나라 같다는 말씀에 깊은 공감이 가네요.

Forgettable. 2009-06-05 12:29   좋아요 0 | URL
앗, 역시 다녀오신지 얼마안되서 다 기억하고 계시는군요^^
이 티벳사람들이 참 한국인처럼 생겨서, 길거리에서 '안녕' 이러길래 아는사람인가 하고 쳐다보고 그랬어요.

여행얘기 끄적여두니 이렇게 옛생각도 나고 얘기도 나눌 수 있어서 좋습니다, 하하

쥬베이 2009-06-27 0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이 완전 재밌어요ㅋㅋ 우와 이렇게 재밌게 쓰는거 진짜 힘든건데...
새벽에 한바탕 웃고, 놀랐습니다^^

맞아요. 세상이 세상인 만큼 조심하셔야 해요. 약타놨을 가능성도 있으니...

Forgettable. 2009-06-28 18:08   좋아요 0 | URL
공들여 쓴 리뷰에 낚이시는 것에 모잘라서 재밌다는 제가 젤 좋아하는 칭찬을 해주시니 감개무량 '-')*
제가 좀 웃긴걸 좋아하기는 하는데 정작 제가 재밌는 애가 아니어서요..
좀 친해지면 이제 헛소리가 늘면서 좀 웃긴 애라고 인정 받는데, 벌써부터 이리 재미나하시니 유머코드가 조금 맞나봐용ㅋㅋ
 

우울증으로 인해 지속되는 유흥 여파로 여전히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는 요즘이지만,
그래도 지름신은 정기적으로 와주시는 지라 감사할 따름이다. 

요번에 내가 꽂힌 상품은 바로 카메라다. 
원래 내가 쓰던 기종은 EOS5였는데, 하나밖에 없는 쩜팔이가 자꾸자꾸 탈이 나고,  
쩜팔이가 제일 가벼운건데도 불구하고 내가 너무 가녀린 관계로 이것마저 참 무거워서 매번 어깨 빠질 것 같기도 했고,
필름 36방중에 건지는게 10개도 안되는게 이젠 좀 신물나기도 하고,
현상한 사진을 두근두근 하며 펼쳐보는 재미도 이젠 좀 지루해져서 
2~3년 안에 장거리 해외 거주를 꿈꾸고 있기도 하니,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 한답시고

예전부터 눈여겨 봐오던 리코의 카메라에 꽂히게 되었다. 

        

GX 시리즈- 100으로 할까, 200으로 할까 고민을 할 겨를도 없이 GX100이 거의 10만원이나 싼데다가, 유저들의 말을 들어보니 노이즈 심한 것 빼고는 별 차이도 없다고 한다.   

LX3도 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리코만의 색감이 좀 매력적인 듯 하여.. ㅎㅎ

그런데 뭐 야외에서도 조리개 2.5에서 셔터 1/800 나온다고 하던데,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싶던 도중 유저들 까페에서 알게 된 

   GRD 2 

오, 나는 원래 줌을 있어도 사용하지 않거니와(거의 발줌 사용) 밝은 단렌즈를 더 좋아라 하는데, 이녀석이 바로 GX에 대한 내 의구심을 해소해줄 물건 중의 물건이다! 

여기에 21미리 광각까지 탑재한다면 광각욕구도 해소해 줄터인데,
줌이 안되므로 당연히 가격이 200보다는 쌀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더 비싸다 ㅠㅠ 

그런데 지난주에 비해서 전체적으로 3만원 정도 내린듯? 환율때문인가..
어쨌든 조만간에 GRD 3이 나온다는 풍문이 간간히 들리던데, 어서 나올 계획이 잡혀서 떨이로 팔아줬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 


요즘..
좀 최악이다. 노처녀 히스테리인 분은 어떻게 다루어야 하나요??!!
어쩌지. 몸둘바, 마음둘바를 모르겠다. 조증의 끝이 보이고 그 분이 오시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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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허접한, 카메라 이야기
    from My own private affairs 2009-07-24 13:17 
         GR Digital Ⅱ 의 실물 공개  마구 칭찬하던 롤리팝 카메라도 허접하게만드는 이 포스라니!  일단 이 카메라를 선택한 이유는,   메인카메라의 렌즈가 박살나며 렌즈를 바꾸려고 알아보다가 시그마12-24 정도가 괜찮아서 보니깐 너무 비싼거라; 그래서 광각 단렌즈를 알아보았는데 24mm 정도도 중고가로 4~50을 호가하는 걸 까먹고 있었다는 걸 알아챘다.
 
 
[해이] 2009-05-27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마음을 정해놓고 지를까 말까 고민하는건 의미가 없죠 외려 스트레스됨 ㅋㅋㅋㅋ

Forgettable. 2009-05-28 09:36   좋아요 0 | URL
아 어디 목돈 마련할 알바 없는지 찾고 있습니다 ㅋㅋㅋㅋ

lazydevil 2009-05-28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여행시 덩치 큰 렌즈착탈식 카메라보다, 롤라이35와 쓸만한 소형 디카 한놈을 번갈아 씁니다. 롤라이35, 작고 귀엽지만, 무겁고 겁나게 불편하거든요. 그래도 요 녀석 렌즈가 정말 대단합니다. 사진을 보면 참 느낌이 좋아요. 필름카메라 찍을 때 망설이는 소심증도 나쁘지 않고요.^^* 하긴 이미 잘 알고 계실거 같아요^*^

Forgettable. 2009-05-28 09:46   좋아요 0 | URL
헉.. 롤라이35- 색감 좋은건 한번 찍혀본 적 있어서 압니다 ㅎㅎㅎ 무지 불편하지 않나요? 친구 찍는거 보아하니 찍기 전마다 이것저것 조작하던데;; 귀찮;; ㅋㅋㅋ 그나저나 고수시군요 ㅎㅎ

필카는 정말 포기하기에는 찍기 전에 망설이고, 아껴찍는 맛이 너무 좋기는 해요 :)

하이드 2009-05-28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작년부터 찜해두고 있긴 한데, 전 GX200이요. 근데, 이 카메라로 잘 찍은 사진들을 별로 못 봐서 ..
'디자인'이 가장 큰 장점이고, 그 다음이 '광각'인데, 기능이 훨씬 좋은 캐논 신작을 반값으로 살 수 있는데, 아무래도 리코를 지르게 될 것 같지는 않아요.

하이드 2009-05-28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러스, 이거 살돈으로 여행을 한 번 더 다녀올 수도 있겠네요. ^^
...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거 사면, 엄청 부러워할 거임. 흑

Forgettable. 2009-05-28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크 dslr있으시니 당근 리코따위 눈에도 안차죠!! 제가 근데 요새 한참 디자인이랑 광각에 목매고 있어서 -_- ㅋㅋㅋㅋㅋㅋ GRD는 뭔가 스냅사진 이런게 이쁘게 잘 나오더군요.

'이거 살 돈'으로 다른 걸 한다는 유혹도 만만치 않지만 제가 워낙에 카드인생이라-_- 무이자할부의 수렁에서 빠져나올수가;;;; 아무튼 다음달 안으로 지를 것 같아요- 몰라몰라~~ 자랑할거에요 ㅋㅋㅋㅋ


하이드 2009-05-30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dslr과 콤팩트 카메라는 용도가 완전히 다르다능; DSLR 있어도 대부분 콤팩트도 함께 사용해용- ^^ 자랑기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아침에 출근을 하는데, 문득 이렇게 분주하고 열심인 사람들 사이에 내가 있다는게 괜시리 뿌듯했다.  

평소 같았으면
'이제 점점 사회에 편입되어 안주하는건가..'
라며 약간 씁쓸했을테지만,
오늘은 왠지 고개를 들어 초록색 나뭇잎들 사이로 파르스름한 하늘을 보니 나도 뭔가 화이팅! 하는 기분이 들며 약간 신이 났다.  

  

어제 너무 꿈틀거리는 산낙지는 불쌍해서 먹을 수 없다며 조금 가라앉길 기다렸다가 먹던 나는
그 날도 낙타가 너무 심하게 울어서 불쌍해하며, 그치길 기다렸다가 그의 등 위에 올라탔다.
재수없는 것 같다. 

 

 
너는, 아침이구나. 


황량한 사막 위에 핀 나뭇잎들은 뭐?
자이살메르는 별이 태양만큼 크고, 추웠다던데
그곳까지 가기에 너무 빠듯하게 한 도시에서만 일주일을 넘게 체류하던 나는 나무도 있는 사막에서 맛보기만^^  
모래사막을 낙타를 타고 며칠동안 여행하기에 내 허리는 너무 약해빠졌고,
밤은 너무 추웠다. 보드바지에 깔깔이도 껴입고 아껴둔 핫팩을 3개나 사용했어도 덜덜덜 

 
절대 먹을 수 없었던 코리앤더도 맛있는 척 하며 먹을 수 있었던 집에서-
낙타가 일어설 때나 앉을 때나 허리조심 합시다.

사막 사진이나 찾으며 외로웠었던 기억을 더듬는다.  
 

그냥 오늘 같은 날은 ㅅㅂ 다 때려치고 싶다.
아침의 상큼한 기분이 1시간을 채 이어지질 않으니,, 

In Pushk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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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이] 2009-05-19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 여행했었던 때의 사진인가요??ㅋㅋ

Forgettable. 2009-05-19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예쁘죠 ㅋㅋ
필카 색감이 참 좋은데 단 하나있던 렌즈가 박살나서 ㅠㅠ 똑같은거 사기엔 왠지 돈아까울 뿐더러 가격이....미친거라 열심히 다른 카메라 물색해보는데 사진들 돌이켜보면 포기하기도 왠지아깝고 ㅋㅋ
갈팡질팡이에요 ㅋ

[해이] 2009-05-20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카메라에 카짜도 몰라서리 ㅠㅠㅠㅠㅠ ㅋㅋㅋ 잘 고민하시길 ㅋ

Forgettable. 2009-05-20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뭐 아나요^^ 단지 지름신이 오셨을 뿐 ㅠㅠ
 

인도에 처음 도착해서 친구를 만나기 위해 꼴까따에서 델리로 가는 기차를 탈 때만 해도 나는 온갖 괴소문과 루머에 겁을 잔뜩 집어먹고 있었기에 엄청 고급형 기차라는 라즈다니 기차를 탔었다. 완전 고급형이라고 해도 그 안에서 3급정도의 수준이었기에 [다즐링 주식회사]에 등장하는 삐까뻔쩍 이국적인 기차의 특실과는 완전 차원이 다르다.  

벽 하나에 3개의 판때기가 붙어 있어서 거기에 누워서 잠을 자는데, 가운데서 자는 사람과 맨 아래서 자는 사람은 거의 동시에 자고 깨고 해야 한다, 가운데 침대가 펼쳐져 있으면 맨 아래사람도 누워있어야 한다. 그 칸 사이사이가 매우 좁다.
이게 나한텐 굉장히 중요했던게, 피곤하고 긴장도 많이 풀려서인지 델리까지 가는 24시간(?) 내내 주는 밥도 뿌리치고 잠만 잤기 때문이다. 맨 위층에서-, 왠지 처음 보는 사람들과 만 하루를 멀뚱멀뚱 마주보고 앉아있어야 하는게 뻘쭘하기도 했고- 

이 사람들은 기억도 안난다.     

뭐랄까, 깨끗한 척 하면서 나오는 컵에 담긴 짜이나 과자 부스러기들, 플라스틱에 담겨 있는 음식들이라니;;; 병원이냐- 

그러다가 친구와 한달반만에 상봉을 했고, (비행기표를 못구해서 잠시 들렸다 가기로한 태국에서 한달동안 놀다니-_-)
델리에서 유흥의 밤을 며칠 즐기다가 (아, 즐겁고 지루해)
드디어 기차로 7시간거리의 푸쉬카르로 향하게 되었는데, 
이 때 드디어 자고 있으면 인도인이 다리를 쓰다듬는다거나, 가방을 훔쳐간다던가 하는 로컬 기차를 타게 되었다. 

이 기차에서 나는 동정심에 관해서 나의 혐오스러운 이기주의를 확인하게 되었는데, 

침대칸의 중간중간 통로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바닥에 쪼그려 앉아 있었다.
종착지까지 가려면 48시간정도가 걸린다는데, 표가 없어서 혹은 돈이 없어서 그렇게 며칠을 바닥에 앉아서 이동을 한다고 한다. 나는 그들이 돈을 내지 않았기 때문에 그 정도는 감수를 해야한다고 생각했는데 우리의 바른생활 사나이 스페인 친구(이름도 어째 하수스니)는 어린이를 바닥에 재울 수 없다며 선뜻 침대를 내주는 것이 아닌가, 그러고 자신은 바닥에 침낭을 깔고 눕는다.
평생 침대를 벗어나 자보지도 않았을 그 아이가 선뜻 바닥에 드러눕는 건 정말 내게 충격이었는데, 다음날 기차에서 내려 푸쉬카르로 이동 하려는 차에 사기를 쳐대는 사람들을 선뜻 믿고 따라나서려고 하는 걸 내가 겨우겨우 끌고 와서 로컬버스를 태웠다. 밤새 쥐랑 눈이 마주쳤다느니, 등이 아프다느니 하며 깔깔대는 이 아이를 어쩌면 좋으니, 

수많은 외국인 친구들이 있지만, 수많은 로컬들과 어울려 이야기 했었지만, 

(자전거 타고 돌아다니다가 어느 집까지 끌려들어가선 이번에 새로 태어났다는 아이를 안아보고, 그 아이가 내게 오줌을 싸버려서 아주머니들이 닦아주고; 신이난 아줌마는 괜히 날 끌어안고 춤을 추고, 주위에선 노래를 부르던 기억, 밤버스를 타고 가는데 엄청 어려운 영어를 쓰는 아저씨가 자꾸 토론을 요청해서 잠결에 '파든?'을 백번 요청했던 기억, 화장실가고싶다고 했더니 날 화장실까지 데려다주고 문 앞에서 지켜주던 아주머니, 내가 예수님이라도 되는 양 옷자락이라도 한 번 잡아보겠다며 우르르 몰려들던 어린이 소풍객들(솔직히 이땐 식겁), 내 손이 너무 차갑다며 따뜻한 손으로 내 손을 부벼주던 아줌마, 푸쉬카르같은 성지에서 맥주구해다주던;;; 낙타사파리 중개인 등등)

아-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누군가를 닮은 인도아저씨였다. 괜히 너무 친근해서 막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기도 하고(처음으로 내가 사진을 찍고 싶다고 말한 사람-) 짧은 영어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었다. 
인도르에서 꼴까따까지 가는 기차 안이었는데,
잘 기억은 안나지만 36시간 이상은 걸렸을 것이다. 

인도말을 모르는 나를 대신해서 식사를 주문해주기도 하고(매번 자느라 식사시간을 놓쳐서 사모사따위로 배를 채웠는데ㅠ)
꼴까따에서 바로 방콕가는 비행기를 타야한다니깐, 왜 꼴까따까지 비행기를 안탔냐며(돈이 없다니깐 진짜 어이없다는 눈치- 외국인이라고 다 돈많은거 아니라구요ㅋ), 기차가 자꾸 연착되는걸 나보다 더 걱정해주시고(6시간 여유를 뒀었는데, 10시간 이상 연착이 되는 경우가 더 많다며 나보고 운이 정말 좋단다^^)
시간이 빡빡하게 겨우 도착해서 내리자마자 내 가방을 들고 내 손을 잡고 택시 승강장으로 뛰어가서는
바가지 씌우지 말라고 택시아저씨에게 신신당부를 하시곤, 내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걱정어린 눈으로 배웅하던 아저씨 ㅠㅠ  

오늘 자꾸 그 아저씨 생각이 나서 이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지금 보니 아저씨 마르케스님 닮았네^^
핸드폰 바꾸면서 아저씨 사진도 잃어버려서 씁쓸하다.

- 아저씨, 근데 그 기사아저씨가 결국 나 바가지 씌웠어요 ㅠㅠ  

그곳에서 만나 함께 여행하던 외국인 친구들을 많이 그리워했었는데 요즘엔 호기심이 지나치게 많던 착한 인도사람들이 많이 생각난다. 나는 그 속에서 더럽다거나, 속았다거나, 위험하다거나 하는 느낌을 단 0.1초도 느낀적이 없었다. (비싸잖아~ 라고 느꼈던 적은 많았지만, 사실 이게 1000원도 차이가 안나는건데 뭐 그렇게 아낄려고 벌벌 떨었는지-_-) 단지 운이 좋았던 것만은 아닐 것이다. 공간과 시간의 골목골목에서 마주쳤던 나의 소중한 인연들이 오늘따라 참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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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09-05-12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근데 열심히 적고보니, 이거 왜적었지..
솔직히 여행기라는게 다 거기서 거기고, 딱히 앞으로 여행할 사람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아니라면, 자기한테만 특별한건데 어떻게 남들에게도 전해줘볼까 싶어서 안달복달하면 잘난척하는것처럼 보이는데 말이다.
사진도 없고, 정보도 없고, 괜히 특별한 척이나 하고 있고 가짢네 ㅋㅋ

[해이] 2009-05-13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해외에 나가본 적이 없어서 이런 여행기를 적고싶어도 못적어요ㅠ 이번 여름방학때는 꼭 나가야 되는데ㅋ

Forgettable. 2009-05-13 09:42   좋아요 0 | URL
ㅋㅋ 요즘들어 왜케 놀러가고 싶은지, 그런 마음을 주체못해서 쓰고는 있는데요 ㅎㅎ
읽어주셔서 고마워욤ㅋ

꼭 다녀오세요~ 무서워도 다 이겨낼 수 있다니깐요 ㅎㅎ

lazydevil 2009-05-13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바보같지만 해외여행 가서는 적당히 겁먹고 소심하게 지내는게 현명한 거 같아요.
그렇다고 바가지 콤플렉스와 현지인 의심증으로 여행을 망치면 곤란하죠.
늘 빠듯한 경비지만 적당히 바가지 써준다는 넉넉한 마음으로 다니다보면,
여행객을 대상으로 하는 나쁜 분들보다 친절한 현지인을 더 많이 만나게 되는 거 같아요.^^;
아~~~ 인도 가보고 싶네여~~. 태국도 그립구요....


2009-05-13 09: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14 1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14 1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Forgettable. 2009-05-16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하루 생활경비 3만원이면.. 태국이나 인도같은 나라에선 완전 럭셔리한거잖아요 ㅠㅠ 전 하루에 만원정도 써도 널널했다는;
ㅋㅋㅋㅋㅋ
한국 환율은 어느 나라를 가냐에 따라 달라지잖아요. 요즘은 너무 떨어져서 여행 준비하는 친구가 걱정이 많더라구요. 아 지금 마음으로는 정말 바가지를 세배 열배 써도 좋으니 당장 떠나고 싶을 뿐입니다 ^^;

Forgettable. 2009-05-17 15:49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다음주쯤 어디라도 갈 계획입니다^^
호감블로그라니 정말 제가 들은 칭찬중에 최고의 칭찬이에요 ㅠㅠ 꾸벅(__)
뭐, 그냥 머리속에 떠다니는 생각들을 기록해두는 것일 뿐이라 딱히 애를 쓰는 것도 아니고, 사람들이 여기서 얻어갈 정보도 별로 없고 그래서.. 요즘 이곳의 정체성에 대해서 잠깐씩 고민을 했었는데-
감사합니다. ㅎㅎ
 

1. 렌즈 깨먹었다. 어차피 바꿀 생각이긴 했지만 아직 돈도 안모였으니, 한동안- 적어도 3~5개월은 카메라 없이 살아야 한다.
이 렌즈에 들인 돈이 얼만데ㅠㅠ 수억원의 A/S 비용을 생각해보면 아마 이 놈은 나랑 맞지 않았던 것 같다.   

2. 신세계몰에게 당했다. 컨버스화 하나 사기가 정말 어렵구나- 돌겠네. 백화점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 또 다짐 또 다짐- 쿠폰 할인가 몇천원따위 기꺼이 발품팔아서 아끼지 않아버릴테다.   

3. 아침부터 괜히 승질낸다. 내 잘못도 아닌거에 혼나는거 좀 싫다. 그냥 그만둘까? 해이님 서재에서 본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사람에겐 혁명도 사랑도 없다(맞나?)고 한 말이 자꾸 맴돈다.   

4. 짧고 얇은 만남들. 맥아리가 없네 

너무 우울하니까, 주말에 즐거웠던 기억들이나 적어보며 마음을 다잡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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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이] 2009-04-21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 왜캐 우울하세요 ㅠ 힘내시길 ㅋㅋ

Forgettable. 2009-04-21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르니깐요 ㅋㅋ 해이님때문이에요! 호호

하이드 2009-04-21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롤리팝 화소가 어떻게 되요? 좋아보이네요!
안그래도 오늘 롤리팝 만지작거리다가 왔는데 ^^

Forgettable. 2009-04-21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죠- 헤헤 3백만이래요, 약간의 광각도 있는듯하고 접사도 되고 무엇보다 셀카가 왕이쁘게나와서 ㅠㅠㅋㅋㅋ
줌기능이 없다고는 하는데 폰카로 줌 써본적 없어서 별로 상관 없을듯..
하이드님도 샤인쓰시죠 저도 샤인쓰다가 갈아탔는데 어서 갈아타세요 ㅋㅋ 완전 초귀여워요!

2009-04-22 05: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4-22 09: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브리브리 2009-10-01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는 4번에 대해 엄격하다능; 그래서 친구가 없;;

Forgettable. 2009-10-01 13:46   좋아요 0 | URL
짧고 얇은 만남들- 저도 엄격하지만 가끔은 저런만남들도 필요해용 ㅋㅋㅋ

브리브리 2009-10-01 14:13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저도 좀 둥글이가 되고 싶어요. 왜 그렇게 견디지를 못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