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함께 했던 친구들 설명을 간단히 해보자면, 이들은 라닥 문화에 너무 심취해 있어서 인도의 북부지방에서 스님들과 함께 절에서 한달여간 지내다가, 델리로 내려와 나를 금방 만난 상태였다. 

거의 한달간을 절에서 금욕생활은 커녕 술먹고 넘어져서 온 몸에 부상을 입고 있던 그들은 나이트클럽에 가자고 계속해서 꼬셨고 그 당시만 해도 나이트클럽의 매력을 전혀 알 수 없었던 나는 계속 거절을 하다가 결국에는 지쳐서 함께 가기로 했다.
노는 것을 좋아하는 만큼이나 겁이 많았던 우리는 밤중에 릭샤타는 것도 두려워서 이 딜레마 사이에서 어떻게 해야할지를 무지막지하게 고민했는데, 마침! 스님이 소개시켜 주셨던- 델리에 있던 라다키 2명과 연결이 되어 이들이 우리를 클럽에 데려다주기로 했다. 

바가지도 안쓰고, 놀 수도 있고 얼마나 좋냐며 즐거워하던 우리는 그 라다키 2명이 '인도에 사는 남자'임을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다.  

근데, 다가갈 수 없는 그녀들- 인 것일까? 
인도 언니들 진짜 어디 비교도 못할만큼 너무 예쁘던데. 왜 듣보잡인 외국인들에게 환장을 할까나.
명품가방 하나씩 끼고 클럽 화장실에서 엄청 섹시한 옷으로 갈아입고 화장 고치는 인도 언니는 정말 충격이었다.
정말 대단한 빈부차의 충격!

아무튼 클럽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은 우리에게 집착하기 시작했고, 절친한 스님과 연결되어 있었으므로 차마 그들에게 매정할 수 없었던 우리는 그 아이들과만 어울려야 했다. 심지어 날 보호해 주겠다며 내게 접근하는 인도왕자같이 생긴 애를 막아서는 사태까지 벌어지게 되었는데, (너네가 더 무서웠어 난)

당췌 흔히 볼수 없었던 부잣집 아들래미처럼 보이는 인도훈남이었기에 난 그를 포기할 수 없었고 친구들에겐 미안하지만 훈남이랑 둘이 옥상으로 도망가서 술먹고 이야기하며 놀기 시작했다. 뻥일 수도 있겠지만 뭐 호텔도 여러개 소유하고 있고, 부자들만 산다는 펀자비출신에, 심지어 델리대학생- (설마^^) 아무튼 번호도 따와서 집으로 무사히 귀환했으나, 라다키 친구들에게 붙잡혀 외간남자와 말한마디 못해본 친구들의 불만은 대단했다! 

그래서 우린, 결국 그에게 전화해서 친구들 데려나오라고 해서 코넛플레이스(델리의 번화가^^)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이 아이는 내게 머슬을 만져보라며 가슴근육을 움직여댔고
의대생이라는 이 아이의 친구와, 제일 어리다며 베이비라고 불러달라는 스물하나 노안 아저씨는 
흑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클럽에 가자고 꼬드겼다. 하하하 

 

게다가 술깨고 밝은데서 캐쥬얼 입은걸 보니 훈남은 개뿔- (역시 남자의 정장빨^^)
그러나 인도 대학생들의 라운지 문화 매우 많이 독특하고 재밌었다.
바와 호프를 합쳐놓은 듯한 분위기인데, 여러 대학생들이 몰려와 술을 마시고 있었다.
젊은 남녀가 어울려 놀고 있는 장면은 아마 인도여행 중 이날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듯? 
더 늦은 밤이 되면 춤도 출 수 있다고 한다.
엄청 구석진 데 있어서 우리같은 외국인들은 찾지도 못할;

+
(근데 난 약타놨을까봐 꽁짜술도 조금밖에 못마셨다ㅜㅜ 미안, 애기들-, 머슬 만져보라고 하지만 않았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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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6-03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만져보지 그러셨어요 ㅎㅎㅎ
전 여행가서 술 너무 먹고 이틀간 못움직였어요 ㅋㄷㅋㄷ

Forgettable. 2009-06-03 11:14   좋아요 0 | URL
근데 근육보단 왠지 배가 더 나와서 부담스럽더라구요;
만져봤다가는 오늘밤을 허락한다는(응?) 뜻으로 보일까봐 섬찟해서;;; 으헤헤

여행에서도 음주는 계속되셨군요!
저도 언제 함께.....'-')*


Demian 2009-06-03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푸하하하하하
간만에 놀러왔어요. 근데 정말 재밌게 읽다 갑니다.ㅋㅋㅋㅋㅋ
머슬 만져보라고 하지만 않았어도 좋았을텐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하하 진짜 재밌어요.ㅋㅋ

Forgettable. 2009-06-03 11:43   좋아요 0 | URL
데미안님...♡
흐흐 저도 친구들이랑 이날 얘기는 백번 해도 재밌는 레파토리에요ㅋㅋㅋ

잉크냄새 2009-06-04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흔적따라 왔습니다.
님도 인도여행을 하셨군요. 앞의 인도기차는 참 공감이 많이 가는 내용이네요.
델리 나이트 이야기는 들었는데 그때는 여행초기라 온통 의혹과 긴장 투성이였던지라 주로 빠하르간즈에 있던 술집에만 가봤군요. 그리고 한국인식당 인도방랑기에서도 마시고요.

Forgettable. 2009-06-05 10:26   좋아요 0 | URL
인도..사실 오래 있지도 못했고 정말 5개 동네밖에 안가봐서 갔다왔다고 하기에도 뻘쭘해요^^;
다음에 꼭 다시 가서 남인도랑 북인도 다 구경하고 싶어요 ㅠㅠ 이 나라는 정말 바로 옆동네로만 가도 다른나라에 온 것 같아서 ㅋㅋ 익숙해질 틈이 안나요~~

전 델리에 있을 땐 티베탄마을(명칭을 까먹었군요^^)에서 머무르느라고 빠하르간지에는 쇼핑하러 한 번 가봤는데 한국사람들 너무 많고 너무 시끄러워서 깜놀했습니다;; 어째 다 소리지르면서 뛰어다니는 한국인들이많은지 ㅠㅠ 그날만 그랬겠죠;; 암튼 그래서 얼른 살것만 사고 도망치다시피 나오느라고 한국인 식당이 있는지도 몰랐군요 ㅋㅋ 잉크냄새님의 여행기도 정말 궁금하네요^^

잉크냄새 2009-06-05 12:20   좋아요 0 | URL
티벳탄 꼴리니 에서 머무르셨군요. 전 맥간에서 내려오던 새벽녘에 그곳에 내려주는 바람에 반나절 정도 돌아다녔답니다.
인도는 진짜 모든 도시가 다른나라 같다는 말씀에 깊은 공감이 가네요.

Forgettable. 2009-06-05 12:29   좋아요 0 | URL
앗, 역시 다녀오신지 얼마안되서 다 기억하고 계시는군요^^
이 티벳사람들이 참 한국인처럼 생겨서, 길거리에서 '안녕' 이러길래 아는사람인가 하고 쳐다보고 그랬어요.

여행얘기 끄적여두니 이렇게 옛생각도 나고 얘기도 나눌 수 있어서 좋습니다, 하하

쥬베이 2009-06-27 0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이 완전 재밌어요ㅋㅋ 우와 이렇게 재밌게 쓰는거 진짜 힘든건데...
새벽에 한바탕 웃고, 놀랐습니다^^

맞아요. 세상이 세상인 만큼 조심하셔야 해요. 약타놨을 가능성도 있으니...

Forgettable. 2009-06-28 18:08   좋아요 0 | URL
공들여 쓴 리뷰에 낚이시는 것에 모잘라서 재밌다는 제가 젤 좋아하는 칭찬을 해주시니 감개무량 '-')*
제가 좀 웃긴걸 좋아하기는 하는데 정작 제가 재밌는 애가 아니어서요..
좀 친해지면 이제 헛소리가 늘면서 좀 웃긴 애라고 인정 받는데, 벌써부터 이리 재미나하시니 유머코드가 조금 맞나봐용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