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모르는 낙원 - 무루의 이로운 그림책 읽기
박서영(무루) 지음 / 오후의소묘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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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기만 봐도 문장을 읽는 즐거움이 느껴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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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하게 서글픈 자의식
박참새 지음 / 마음산책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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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무게를 견뎠다고 자기 입으로 말하다니..
확실히 서글픈 자의식....
그래두 읽어보고 싶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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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사 강의 - 10개의 강의로 프랑스사 쉽게 이해하기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시바타 미치오 지음, 정애영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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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서 시험에 구애받지 않고 그저 읽고 싶어서 손에 든 역사서라면 단순한 역사적 정보보다 이 책을 쓴 저자만의 역사적 해석과 통찰이 더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이 책 <프랑스사 강의>는 시바타 미치오라는 프랑스 역사가의 눈과 말로 프랑스라는 나라의 시작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커다란 줄기를 관통한다. 저자는 거침없이 지금 프랑스가 자리한 땅덩어리가 '갈리아'라고 불리던 시절로 계곡물을 거슬러오르듯 거침없이 치고올라가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호쾌하게 물줄기를 타고 내려가며 역사적 사건과 그 의미에 관해 풀어놓는다.


긴 세월 한 분야만을 연구하고 정보를 집적하여 통찰을 이끌어낸 학자만이 가질 수 있는 자신있는 문체와 확고한 어조를 따라가다보면 프랑스라는 에펠탑의 낭만과 혁명의 환상으로만 어렴풋이 알던 나라의 실체가 손에 닿는 순간이 온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좌파니 우파니 하는 정치 용어들이 어떻게 프랑스에서 체계적으로 생겨났는지, 사회 계급은 어떻게 생겨나고, 혁명이란 왜, 또 어떻게 일어났는지, 왕은 어떻게 생기고 왕국은 어떻게 생겨났는지, 귀족은 왜 기득권이 되었는지, 교회와 국가의 관계가 어떻게 변모했는지, 주변국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생겨났고 불화가 생겼는지, 유럽이라는 지역세계가 어떻게 생겨났고 국가끼리 얽혀있는지 등등,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지식은 손에 다 꼽을 수도 없다. (정확히 '지식'이라고 칭하기 보다는 인문학적 저변이 넓어졌다고 해야 할까?)


저자는 큰 줄기만 다루고 세세한 부분까지 자세히 다루지 않지만 그 큰 줄기만 따라가는 데에도 벅찰 만큼 책의 곳곳이 가치와 의미로 가득 차 있다. 읽고 시험을 칠 것도 아닌데 여기저기에 밑줄을 마구 치게 된다. 자발적으로 읽는 역사서는 정말로 인류사적 의미나 내 인생에 통찰을 주거나 새로운 발견을 하게 하는 곳에 밑줄을 긋게 된다. 이게 어른의 독서를 위한 독서구나, 하는 실감이 새삼 든다.

이 책은 앞서도 말했지만 가치로 충만하다. 저자만의 깊이 있는 역사적 해석과 시각이 돋보이며, 단 한 줄도 가볍게 쓰이지 않았다. 이 책을 다 읽었을 때 진한 사골국물 같은 책이라고 느꼈다. 읽으면서 부담스러운 대목도 꽤 있었지만 이 책을 읽기 전과 읽고 난 후 프랑스는 물론이고 역사에 대한 시각이 바뀌었다.


프랑스사라는 국민국가의 역사는 자기 완결된 세상이 아니다. 유럽 혹은 세계 전체의 관련 속에서 형성되어온 상대적인 것이고 '프랑스 역사상'도 이를 고정적 혹은 절대적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저자 후기, 294p


역사가 상대적인 것이듯 역사의 시각에서 국가를 볼 때 그 자체로 어떤 고정적인 단위로 생각해서 안 된다고 저자는 책 초반부에 일찍이 밝히고 있다.

실제로 프랑스도 일본도 장기적인 역사 분석의 자기 완결적인 단위는 아니다. 일국사의 집적이 세계사라고 생각하는 시점은 19세기에 탄생한 '국민국가'라는 국가 모델의 관념에 지나지 않는다.

10p

지역세계(ex.유럽, 동아시아 등..)는 각각이 고유의 전개와 구조를 갖고 있고 고정적이지 않다. 그것은 역사적인 형성체이자 각각이 서로를 규정하는 관계에 있고, 역사적인 발전에 따라 지역세계의 확대나 구조가 변용하며 그 관계의 총체인 세계 체제도 전환한다.



이 책은 프랑스에 대해 다루지만 주변에 긴밀하게 얽힌 영국, 독일, 스페인, 근대에 와서는 미국까지 긴밀한 영향을 주고 받으며 관계를 맺고 대립한 역사를 통해 한 나라의 역사가 그 나라만을 바라보아서는 온전히 해석할 수 없음을 전한다.


또한 저자가 일본인이기 때문에 때때로 일본이 언급되기도 하고 일본인이 바라보는 프랑스사이기에 한국인으로서 일본적 시각이 의식되기도 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독일사가 궁금해지고 일본사도 궁금해진다. 한국사도 궁금해지고 미국사도 궁금해진다. 이 나라들은 주변 나라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었고 어떤 역사적 인식을 갖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저자의 깊은 지성과 방대한 지식의 세계, 수십 년 간의 연구와 정보 집적을 통한 통찰의 진수를 더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우리가 인문학 서적을 읽는게 아닌가 싶다. 단순히 지식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책과 문장을 통해 저자의 학문적 세계와 정신세계 그 자체와 만나기 위해서.


나는 이 책 <프랑스사 강의>를 통해 시바타 미치오라는 일본인 역사학자가 보여주는 프랑스 역사관을 탐험했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한 역사서가 아니라 나의 인문학적 경계를 넓혀준 뜻깊은 책이 되었다. 읽으면서 나에게 저자의 통찰을 따라갈 지식이 부족해 부끄러움과 갈증을 동시에 느꼈다.


유럽의 역사, 세계사, 독일사, 영국사까지 익히고 나서 이 책을 다시 한번 읽고 싶다. 그땐 저자가 전하는 의미들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의 통찰을 다른 역사와 연결해서 나만의 시각으로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한 나라의 역사에 대해 읽는 것은 이해가 다 되든 안 되는 뜻깊은 일이었다. 역사적 사건들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는 일반인에게 확실하게 집어서 알려주니 감사했다. 또한 한 연구자의 통합된 시점을 공유받아 평범한 사람은 쉬이 얻을 수 없는 역사적 통찰을 엿볼 수 있어 영광이었다. 부끄럽지만 감사하게도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서도 더 잘 알아야겠다는 성찰을 하게 하기도 했다.


시험 준비나 지식 습득 차원에서 완전히 벗어나 단지 세계를 향한 나의 인식을 넓히고 깊게 하기 위한 역사서 읽기를 여러분께도 권하고 싶다. 어딘가에 있을 '한국사 강의'도 얼른 찾아 읽어봐야겠다. 한국이란 나라의 역사적 물줄기를 따라 기꺼이 난해한 모험을 떠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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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의 미래 - AI라는 유혹적 글쓰기 도구의 등장, 그 이후
나오미 배런 지음, 배동근 옮김, 엄기호 해제 / 북트리거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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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제목 : 쓰기의 미래

  • 저자 : 나오미 배런

  • 역자 : 배동근

  • 출판사 : 북트리거

  • 출판년도 : 2025년

  • 분량 : 550페이지(주석, 색인 포함 627페이지)


<과연 AI는 작가를 대체할 것인가?>


이 책 《쓰기의 미래》를 읽을 결심을 한 것은, 최근 모 작가 커뮤니티에서 AI를 소설 창작에 쓰는 것에 대해 극렬하게 반대하는 글을 봤기 때문이었다. 예상보다 거부 반응이 거셌기에 깜짝 놀랐다.


작가가 창작활동에 AI를 쓰기 시작하면 언젠가 AI가 작가의 자리를 빼앗는 날이 오는 걸까? 과연 AI가 작가를 대체할까? 또한 작가 뿐 아니라 글쓰기 능력을 필요로 하는 분야의 일자리를 위협할까?


현재 사람들이 널리 쓰는 텍스트 생성형 AI인 챗GPT는 사람만큼 글을 써내지 못한다. 어딘가 중복되고 단조로운 표현을 쓴다. 하지만 깜짝 놀랄 만한 결과물을 내기도 한다. 그런 소식을 종종 듣다보면 관련 직종에서 위기감을 느끼는 것도 당연하다.


만약 AI가 인간보다 글을 잘 쓰게 되면 인간은 더이상 글을 안 쓰게 되는 걸까?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 글을 쓰기도 하지만 그저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글을 쓴다. 인간은 왜 글을 쓰는가? 쓰는 행위를 통해 무엇을 얻는가?


챗GPT를 포함한 '글을 쓸 수 있는 AI'를 경계하고 두려워하기 전에, 우리가 왜 글을 쓰는지, 구체적으로 AI가 감히 대체하지 않기를 바라는 부분이 무엇인지 불안의 안개를 걷어내고 정면으로 파악한다면, AI가 지금보다도 더 발전하고 널리 쓰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고 무얼 해야할지 해결책과 새로운 마음가짐이 보이지 않을까?


이 책 <쓰기의 미래>는 우리가 AI에 대해 막연히 가지는 두려움, 편견, 의문을 해소시켜주는 책이다. 저자 나오미 배런은 오랜 세월 언어를 연구해 온 학자이며 온라인 상의 언어생활을 무시했던 학계와는 달리 앞장서서 인터넷에서의 언어 생활을 연구하고자 했던 선구자이다. 그런 그녀가 문외한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AI의 기원은 물론이고 글쓰기의 기원부터 차근차근 알려준다.


이에 대해서 TMI라고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 어떤 문제와 현상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는 일단 그 문제와 현상을 바로 보고 정의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기원부터 파악해야 '이해'할 수 있다. 나오미 배런은 학자적 입장에서 연구하는 마음으로 AI와 글쓰기를 차분히 조사하고 알려준다. 그러나 전혀 고리타분하지 않고 문체 또한 재치있고 지루하지 않다.


방대한 자료를 다루면서도 체계적으로 내용을 조직하고 현재와 과거, 미래까지 아우르는 통찰까지 엿보이는 이 책 《쓰기의 미래》에서는 AI와 언어에 대한 이해는 물론이고 저자가 가진 인간과 삶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까지 맛볼 수 있다.


또한 글쓰기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감명깊게 여길 만큼 인간이 글쓰기를 하는 의미에 대해서도 전달한다. 대가들의 글을 인용하면서 마음에 와닿을 만큼 강렬한 진실을 말한다. 온통 형광펜 칠을 하게 되는 책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글을 쓸 때 외부를 향해 쓰기도 하고...


우리는 인간으로서 우리가 사는 세상을 이해하려고 애쓴다. 많은 작가는 세상살이를 겪으면서 변하지 않는 세상을 개선하기 위해(즉 세상의 결점을 보완하기 위해), 낙관론을 펴기 위해, 혹은 현실에 맞서기 위해 글을 쓴다.

103p


내면을 향해 쓰기도 한다.


많은 사람이 자신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자신이 누구인지, 그리고 세상에서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면밀히 검토하기 위해 글을 쓴다.

105p


사람은 글로 쓰기 전까지는 자기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글을 쓴다고 다양한 작가들이 말한다.


나는 내가 그것에 대해 써 보기 전까지는

결코 어떤 것도 알지 못한다.

『사고의 기술』(1926), 그레이엄 월러스


글쓰기는 사고를 명확하게 만든다. 과거 고대 그리스가 엄청난 문화적 성취를 이룰 수 있었던 이유는 알파벳의 발명으로 문해력이 상승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글을 쓰는 것은 생각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기적같은 일이었다. 지금은 당연한 그 일이, 사실은 인간의 정신을 벼려내는 마법과도 같은 일이었던 것이다.


설령 AI가 언젠가 인간보다 글을 잘 쓰게 되는 날이 온다 해도 글쓰기 자체가 인간에게 의미를 잃는 날은 오지 않을 것이다. 반면 AI는 능력을 갖춰도 그 의미를 모른다. 인간의 글쓰기와 AI의 글쓰기는 그 의의 자체가 다르다. AI에게 글쓰기는 수많은 기능과 능력의 일종에 불과하지만 인간에게 글쓰기란 어떤 근원적 충동, 즉 '나 자신을 찾고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하는 행동인 것이다.


AI 프로그램은 감정이 없고, 인간의 고통도 모르고, 의도 따위도 없기에 외면과 내면을 들여다 볼 일도 없다. 그것은 자신을 알고자 하지 않는다.

109p


저자는 우리에게 AI와 언어와 글쓰기와 인간이 글쓰기를 하는 이유에 대해 차근차근 알려준 다음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대안을 모색한다.


요즘 교육계에서는 학생들이 AI를 사용함으로써 글쓰기 능력이 퇴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고 한다. 앞서 언급했듯 글쓰기는 나와 세상을 파악할 수 있게 하고 사고 능력을 높인다. AI가 글을 나 대신 써버리면 내가 생각할 기회와 능력을 잃게 되는 것과 같다.


그렇다고 AI를 배척해야 할까? AI를 적절히 글쓰기에 사용하면 오히려 글쓰기에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막막한 경우, 글의 소재가 생각나지 않는 경우 등, 작가의 벽, writer's block을 만났을 때 AI가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AI는 자신이 쓰는 글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알지 못한다. 그러는 한은 AI는 작가를 대체할 수 없다. 자기에 대한 '인식'이 생겨나야 AI가 작가가 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그 전까지는 AI는 '작가'가 아니다.

(챗GPT의 개발자도 그런 골자로 발언을 한 바 있다. 아래 기사 참고)

《쓰기의 미래》를 통해 AI에 대해, 더불어 우리가 당연하게 쓰는 언어와 문장들, 글쓰기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두꺼운 만큼 읽는 데에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뛰어난 번역 덕분에 무난하게 술술 읽을 수 있었다. 번역자 배동근님께 감사하고 싶다.


나는 역주가 많은 책을 좋아한다. 요즘 번역이 엉망인 인문학 서적들이 많은데 《쓰기의 미래》는 그런 점에서 번역에 별점 5개를 줘야 한다.

(오탈자 서너 개, 역주가 빠진 곳이 1개. 이 정도면 600페이지 속에서 기적 아닌가? 번역이 엄청난 퀄리티를 자랑한다)


앞으로도 우리 삶에 더 깊게 파고들 AI에 대해 차분히 이해해 보고 싶은 분, 글쓰기에 조금 더 진지하게 임하고 싶은 분, AI가 어떻게 하면 글쓰기에 도움이 될지 모색하고 싶은 분, AI를 꼭 써야 할지, 써도 되는지 고민이거나 의문을 품어 본 적 있는 분들이라면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AI는 적도 아니고 디스토피아를 불러올 겁나는 존재도 아니다.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도구이고 도우미이다. 나오미 배런의 《쓰기의 미래》는 그런 명료한 인식을 가질 수 있게 한 뜻깊은 책이었다.



우리의 과제는 인간과 AI 사이에서 상생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다. - P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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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의 미래 - AI라는 유혹적 글쓰기 도구의 등장, 그 이후
나오미 배런 지음, 배동근 옮김, 엄기호 해제 / 북트리거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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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가 많은 책이 좋다. 번역이 완벽에 가깝다. 역자님 기억할게요. (근데 역주 하나 빠짐!)
굉장히 두꺼워서 굉장히 충만한 책. 의미로 가득한 책. AI나 컴퓨터의 기원에 관심이 없다면 그 부분은 좀 지루할 수 있으니 흐린 눈으로 넘기길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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