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음에 쏙 드는 내 책상이 생겼다.

물론 거실 한 곳에 컴퓨터가 놓여있는 가족 공동의 책상이기도 하지만 내 책상으로 이름 붙였다.

통나무로 된 맞춤형 책상! 기존 사이즈가 커서 주문 제작하고 기다리던 며칠간 설레이더라.

다소 의자가 딱딱하지만 덕분에 허리를 곳곳하게 세울수 있어서 요통에도 좋을듯.

다행히 아직 요통은 없다.

은은한 나무향도 좋다. 

 

 

 

 

 

 

2.

 

읽고 싶은 책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권씩 야곰야곰 책 먹는 여우가 될테다.

당분간 책만 읽는 바보가 되겠다.

 

 

 

정유정의 28을 읽었다.

 

  개와 사람이 같은 병에 걸리는 인수공통전염병이 도는 29만명의 화양시.

  이 전염병은 눈에 핏발이 서며 고열에 시달리고 죽는다.

  알래스카 개썰매 경주에서 사고를 당했을때 썰매를 끌던 개들을 죽게 하고,

  혼자만 살아 남았다는 죄책감으로 유기견을 치료하는 동물보호소를 운영하는 재형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28일간의 사투! 광주사태, 소돔과 고모라가 연상되는 아비규환.

  재형과 그녀의 사랑 윤주, 아내와 딸을 잃은 소방사 기준,

  가족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어릴적 트라우마로 잔혹함을 일삼는 동해의 엽기적 행각,

  사람보다 더 애틋하게 서로를 보듬는 개 링고와 스타의 사랑!

결국 남는 사람은 윤주와 기준. 

피비린내, 잔혹함, 무서운 전염병, 개들의 엽기적인 죽음 등 날씨도 우중충한 요즘 더 우중충해졌지만,

잘 짜여진 플룻, 한번 잡으면 손에서 놓지 못하는 흡입력은 무더위를 날려주기에 충분하다.

새벽 2시에 일어나 소설을 읽어본 적이 언제였던가!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3.

 

규환이는 어제 영어학원에 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피우더니 급기야 영어학원 차를 그냥 보내는 만행(?)을 저질렀다.

엄마가 보는 것을 의식했으면서 어디론가 터덜터덜 걸어가는 뒷모습이 짠했지만 잡지 않았다.

난 그 시간 친구들과 티타임을 갖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마음을 비웠다.

"그래 학원이 싫다면 그만 보내자. 학원비가 아직 보름이나 남았지만 뭐 아까우리.............(많이 아깝다!)"

학원차가 집으로 보내주는 시간에 맞추어 규환이도 도착했고, 3시간동안 시간을 떼우느라 끊임없이 쪼리를 신고 걸었다는......

덕분에 규환이는 엄지와 중지 발가락 사이에 물집까지 잡혔다.

이것도 가출인건가?

"그냥 너 혼자 공부할래?"했더니 "아니!"하네. 새로운 영어학원 알아봐야겠군.

중2 키우기 참 힘들다! 엄마 사리 나오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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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3-07-17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들의 엽기적인 죽음이에요? 안 읽어어야지. 어제 읽은 종말일기 z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고양이의 모험이었어요. 분명 작가가 고양이 집사일꺼에요.

세실 2013-07-17 13:40   좋아요 0 | URL
개를 예뻐하시는 하이드님이 읽으면 넘 맘 아파하실꺼 같아....
돼지 살처분하듯 개도 살처분하고, 동해라는 엽기적인 인물이 개를 처참하게 죽여요.
고양이의 모험은 재미있겠네요.
정유정 작가는 전직 간호사였다는~~~ ㅎ

하이드 2013-07-17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들은 페루..랑 다자키 쓰쿠루 재미있었어요. 전 책에 파묻힌 바보 -_-

세실 2013-07-17 13:41   좋아요 0 | URL
아우 독서휴가 떠나고 싶어요~~~ 오늘부터 하루키책 읽으려고요. 기대^^
꽃이랑 책이랑 어울려요. 커피도 곁들이신거죠? ㅎ
요즘은 꽃집이랑 커피랑 같이 판다던데.....

blanca 2013-07-17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이가 피아노 학원 안 가겠다는 것 땡볕에 거리에서 설득해서 억지로 보냈는데 다음날 열 펄펄 나고 엄청 아파서 후회했어요--;; 컨디션이 정말 안 좋았던 것 같아요. 엄마로서 아이를 적당히 풀어도 줘야 하는데 벌써부터 너무 꽉 막힌 엄마인 것은 아닌지 돌아봤어요. 우앙, 저 식물은 뭐에요? 보기만 해도 좋아요.

세실 2013-07-17 13:46   좋아요 0 | URL
맞아요. 하루 안가겠다는건 가끔 쿨하게 오케이 해주면 더 열심히 하더라구요.
가끔 배 아프다고 할때 꾀병인가 하지만 실제 아픈 경우도 많았다는.....
딸내미는 맹장 수술까지 했어요.
우리 한달에 한번 정도는 묵인해 주는 아량 베풀어요^^

부레 옥잠이고요, 물이 부족한 우리 가족을 위해 거실에 놓아 두었답니다.

페크pek0501 2013-07-17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상이 생기신 것, 축하드려요.
저도 3년 전에 유리로 된 책상을 사고 그 위에 노트북을 올려 놓고 황홀했던 기억이 있어요.
지금도 그 책상을 보면 뿌듯하답니다.
저도 올 여름에 님을 따라하여 책만 읽는 바보가 될 것을 다짐하는 바입니다. ^^

세실 2013-07-19 13:23   좋아요 0 | URL
기존 책상은 오래된 것이고 맘에 안들었거든요.
요즘 저녁 약속이 많아 책상이랑 멀리 지냈습니다. 주말에 열독해야지~~~
어제 귀 안간지러우셨어요? ㅎ
알라딘 오공주 만나서 페키님 이야기 했는데~~~
우리 같이 책 읽는 바보가 되어 보아요^^

hnine 2013-07-17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접 맞춘 책상이군요. 저도 좋아하는 스타일!
규환이는 영어 공부가 싫은 것이 아니라 그 영어 학원이 싫었던거네요.
3시간 동안 걸었다니, 물집 잡힐만하겠어요. 저도 아이가 하기 싫어하면 그걸 그만 두게 해야하는지, 아니면 좀 더 설득해서 한번 시작한 건 끈기있게 해나가게 해야할지, 늘 갈팡질팡합니다.

세실 2013-07-19 13:25   좋아요 0 | URL
자연스러움을 추구할 나이가 된 걸까요?
나무결과 향이 좋더라구요.
요즘 규환이는 공부에 흥미가 없어 걱정입니다. 무기력한면도 보이고...
주말에 아빠와 둘이 여행 다녀오게 하려고 합니다. 아빠의 힘이 필요할 시기네요.
학원은 맞는 곳이 있나봐요.
아이의 말에 귀 기울여주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수학학원 바꾼 곳은 잘 다니네요.

2013-07-18 0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7-19 1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13-07-18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쌓인 책들 중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가 확 눈에 띄네요. 제가 진짜 좋아하는 책. ㅎㅎ
중2아들 키운다고 정말 고생이 많으십니다. 근데 규환이 정도면 뭐 그냥 감내하시라고 하고싶네요.
지나가는 바람이예요. 부모는 사실 이때 기다리고 참는 것 외에 할 수 있는게 별로 없더라구요. ㅎㅎ

세실 2013-07-19 13:30   좋아요 0 | URL
님 반가워요. 잘 지내시죠?
이제 방학이라 좀 여유가 있으신가요?
오홋.....새들은 페루...님도 좋아하시는군요. 하루키 신간 읽고나면 바로 읽어야겠어요.
공부에 점점 흥미가 없어져서 걱정입니다.
방학 공부계획 세우자고 하니...방학때 왜 공부를 해야 하느냐고 대듭니다. ㅠㅠ
기다리고 참기에는 넘 불안해요. 흑!!

프레이야 2013-07-21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휴 ᆢ규환이가 그랬군요. 한창 사춘기 반항을 하는 시기 같아요. 자라고 있다는 증거이구요. 저도 어제 령이랑 화해했어요. 버거킹 사주면서ㅋ
엄마 사리 나오겠다,에서 그만 빵ㅎㅎ 그래도 세실님은 잘하고 계신거니 힘내자구요!!

세실 2013-07-23 10:21   좋아요 0 | URL
화해 잘하셨어요.
전 규환이랑 하루에 세번은 토닥거리는듯.
시아님 말씀처럼 규환이를 절대로 이기려 하지 말아야지 다짐하지만 그때 뿐이더라구요.
아직 제 힘이 더 쎄기도 하고....ㅎㅎ
사리 나오겠어요. 정말!!! ㅋㅋ

순오기 2013-07-23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2를 톡톡히 겪고 있군요. 사리가 나올 정도로~ ㅋㅋ
스스로 뭔가 느낄 수 있게 풀어주는 엄마는 좋은 엄마에요~~~~
부레 옥잠 이뻐요, 우리집에도 두 줄기 자라고 있어요.^^

세실 2013-07-23 10:22   좋아요 0 | URL
아들 군대 보내고나면 얼마나 뿌듯하실까?
따뜻한 아들, 감성이 풍부한 아들로 키우기 참 힘들어요.
시크한 아들로 클까봐 걱정.
보랏빛 꽃대 올라오면 참 예쁘더라구요^^

희망찬샘 2013-07-27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엄마 사리!!! 아이들이랑 왜 이리 자꾸 싸우게 되는지요! 싸우면서 늘상 생각하는 것은 나는 왜 이리 부족한 엄마인가! 하는 겁니다. 엄마 공부 더 해야겠어요. 그래도 세실님은 아이들 마음 잘 이해해 주시면서 사춘기 자녀들이랑 잘 소통하시는 듯하여 항상 존경스럽습니다.

세실 2013-07-28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내미랑은 잘 지내는데, 아들내미랑은 하루에도 몇번씩 싸우게 됩니다.
지금도 저는 책 읽자하고, 아들은 나가 논다 하고...결국 졌어요. 왜이리 고집도 쎈지!!!
아들과의 소통은 제로예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