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점 이론으로 보는 군대의 문제
- GP사건, 이등병 발포 / 자살 사건 등 일련의 고질적인 군 사고
요즘 벌어지는 일련의 사고들은 60점이라는 관계의 최소치가 깨졌을 때 어떤 결과가 생길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사건에 대한 의혹이 매우 많다고 들었습니다. 선임병의 폭언이나 가혹행위가 반드시 있었을 것이다, 아니다 이등병 혼자 ㅈㄹ을 한 것이다 등등..
저는 한국 군대의 구조적 문제이거나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는 상투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관계'의 입장에서 논증을 시도해보려 합니다.
60점이라는 것은 정말 불가피하게 깨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즉 어떤 사람이 대놓고 상대방을 무시할 경우, 상대방은 자신의 의사와 관계 없이 희생될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점수를 다 합쳐도 60점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점수를 더하지 않으면 절대로 60점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어떤 처벌을 받는 것보다는 더욱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입니다. GP 문제나 이등병 발포 문제가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선임병의 일방적인 폭언이나 폭행이 아무 처벌 없이 무마될 수 있는 이유는 동료들이 이에 대해 문제제기하는 것을 회피하여 소중한 10점을 건네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말 안 되겠다 싶으면 점수를 주지 않고 처벌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가장 기본적인 '일방적 상황'(50대 0이 되어 60에 다다르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를 '선임병의 일방 모델'이라고 합시다.
하지만 더욱 무서운 것은 '후임병의 일방 모델' 혹은 '신병의 일방 모델'입니다. 동료들의 제어로 악질 선임병을 처벌했듯이, 이 경우에도 동료들은 후임병이 50점을 수류탄처럼 던저버리지 않도록 제어해야 합니다. 최소한 10점이라도 확보해야 합니다. 후임병에게 10점을 확보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적지 않습니다. 이번 국방부의 후속 조치처럼 일이등병의 실탄을 선임병이 보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끔찍한 군 사고는 대부분 후임병이나 신병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어느 정도 현실적인 방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관심을 통해 후임병이 50점을 집어던지지 않게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즉 50점을 집어던지지 못하게 하는 방법과 50점을 집어던지지 않게 하는 방법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군에서 힘겹게 풀려나오고 이런 소식을 접할 때마다 60점 이론으로 피해를 본 사람 중에 저는 정말로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반론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후임병을 감시한다면 신뢰가 깨지고 그것은 곧 팀의 전투력 손실로 이어질 수 있지 않냐고. 하지만 후임을 감시하는 것 말고도 후임이 50점을 집어던지지 않게 하는 안전장치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것은 사실 포커판에서 내 카드만 보고 남의 카드는 보지 못해서 돈을 잃는 것과 같지 않나요?
분명 나와 우리의 지분도 반이고 상대의 지분도 반이지만, 그 점수들은 단절돼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악질 선임이 처벌을 받을 수도 있고, 처벌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합니다.
잘 생각해보세요. 점수는 움직이지 않습니까.
군대논리학 링크 : http://www.aladin.co.kr/blog/mylibrary/wmypaper.aspx?PaperId=856296
60점 이론 링크 : http://www.aladin.co.kr/blog/mylibrary/wmypaper.aspx?PaperId=855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