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처음에는 '무한공유이론을 위하여'라고 썼다가 다시 '지씨만 구속!!!'으로 바꿨다. 그리고 맨 마지막 글을 쓰고 난 후에는 다시 앞 제목을 썼다. 그 이유는 읽다 보면 나온다.


오늘 행려환자처럼 시청 주변을 거닐었다.

친구가 일하는 동네에 일이 있어서 연락을 했는데, 받지를 않아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거닐었다.

한 두 시간 정도 걷다가 쭈꾸미 김치찌개를 먹었는데, 비싸지 않으면서도 맛이 있었다.

쭈꾸미가 제법 컸다. 나는 왜 그때 꼴뚜기를 생각한지 모르겠다.

아무튼 나의 난독증은 지독하다.

얼마 전에 10,000원 결제를 해야 하는데 눈 부릅 뜨고 20,000원을 결제하지를 않나

또 며칠 전에는 박근혜 씨가 '그어지고' 나서 며칠 후에 신문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신문에는 박근혜 씨 사건을 거론하며 "지만씨 구속"이라고 대문짝 만하게 나 있는 게 아닌가.

지만씨가 누구인가. 박근혜 씨의 동생으로 매우 오랜 동안 방황의 길을 걷다가

예쁜 색시와 예쁜 애를 돌보고 있는 가장이 아닌가. 별 이상스런 생각이 다 들었지만,

그 신문기사를 다시 보는 것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 신문의 올바른 기사는

"지씨만 구속"이었다.

아무튼 내가 늘 이렇다.

글이란 참 이상하다. 원래는 매우 진지한 이야기를 쓰려고 했는데, 잠깐 빠진 샛길이 큰길이 되었다.

그러니까 본문이 되어 버렸다. 이제 내가 원래 쓰려던 본론을 각주처럼 쓴다.

제목은 '무한공유이론을 위하여'로 썼다가

아무도 안 읽을 것 같아서, 자극적인 제목으로 바꿨다.

그러니까 이야기는 행려환자로부터 시작된다.

횡단보도 앞에 서 있었는데, 사람들마다 저마다의 표정으로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청 앞 광장이란 데는 처음 가봤는데, 분수가 올라오고 길도 그냥 아스파(아스파는 아스팔트 까는 재료, 아스팔트 깔고 나서 똥 같은 껌댕이가 남는데, 우리는 그것을 뺑끼라고 했다)가 아니라 짱돌바닥이었다.

그런데 참 묘하다. 그 때 든 생각은 이 많은 사람들을 합치면 '하나'라는 생각이었다.

나는 1/n에 불과하지만 n/n이 정상이다. 정확히 말하면 나는 1이고 이 사람들도 1이지만, 우리가 다 합쳐야 1이 된다. 무슨 민족 개념따위를 이야기하려는 건 아니다. 지극히 수학적이다. 1/n인 우리들이 많이 모이면 n/n까지는 아니어도 비슷하게 따라갈 수는 있다. 그때는 온전한 1의 강한 기운이 유출된다. 2002년에 느꼈던 1의 기운은 내게 그대로 남아 있다. 하지만 그후로 나는 언제나 1/n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n이 무한대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1/n은 0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사실이 무한공유 이론과 무슨 관계가 있냐구?

그렇다. 우리들의 지식과 자본, 힘을 모두 합쳐야 우리는 온전한 의미의 1이 된다. 여기서 천박하게 '큰 1'과 '작은 1'을 구분해서 볼 수는 있다. 작은 1은 대한민국의 모든 힘들이 집결된 1이며 큰 일은 세계의 모든 1이 집결된 1이다. 자연 재해나 온난화 문제에 있어서 우리는 큰1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내가 daum 마인드, naver 마인드, megastudy 마인드 등을 싫어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 사람들은 1이 아니라 1/n보다 더 작아지려 하는 사람들이다.

문제는 1과 1/n만 있는 것이 아니라 0이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좀 혼탁하게 말하면 0과 1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짝짓기 게임을 연상해 보라. 점점 1명씩 떨어지게 된다.

나는 무한공유의 장 위에서 이것을 '움직이는 0과 1의 게임'이라고 말하고 싶다. 즉 우리가 1을 향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0을 향하게 되는 구조이다. 우리가 무한공유로 재빨리 나아가지 못하면 0이 우리를 잡을 것이다.

내가 갑자기 본심을 드러내고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군에서부터 꿈꾸던 '무한 공유 이론'을 실천할 기회가 왔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나는 온전한 1이 되고자 한다.

이것으로 각주는 다시 본론의 지위를 찾았으나, 나는 독자를 잃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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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5-30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뫼비우스의 띠처럼 난해하고 복잡스런 난독성 페이퍼를 봤나..!!! ㅋㅋ

승주나무 2006-05-30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피 성님.. 난독증의 원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