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副詞) : 용언 또는 다른 말 앞에 놓여 그 뜻을 분명하게 하는 품사. 활용하지 못하며 성분 부사와 문장 부사로 나뉜다. '매우', '가장', '과연', '그리고' 따위가 있다. ≒어찌씨˙억씨


부사를 말 그대로 언어의 '악세사리'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나는 부사의 중요성을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알다시피 요즘 광고 카피의 트렌드는 '부사'이다. 이름하야 '부사 마케팅'



정말이지 놀라운 이야기
- 현대카드

다음은 이미 뜨겁다.
- 다음 광고

(또 몇 개 있는데 생각이 안 난다ㅠㅠ)

예전에 '부사'를 위해 쓴 시가 있다.
아는 형과 시를 이야기하다가 그분이 영시를 들먹이며
시를 '부사와 조사의 조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악세사리만 가지고 어떻게 '근본'을 이야기할까.
시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너무나 고된 작업이라
그냥 예전에 부사만을 위해 쓴 시를 올려놓고 간다.



배참

 


한여름 대낮을 가르는 오솔길 위에 아지랑이처럼
은행나무 꿈틀꿈틀 녹음을 토하더니
해동갑으로 몇날 며칠 황달이 다 되었다
나무에 매달려 매미처럼 맴맴거리는 두 눈을 몰아
성급히 가로지르는 나그네의 隻身(척신; 홀몸)은
이 넓은 땅 위에서도
하필 두 뺨 남짓 제 발자국 위를 걸을 것이냐

제 일 다 보고 해거름에 이 길을 되넘으며
설핏한 날빛이 또한 속달다
님을 그리워하고 잃은 것은 님의 탓이 아니거늘
이 길을 버리지 않고 자꾸 걸으면서도
애꿎은 은행나무에 원망을 새겨 넣는 뻗댐이다
못된 놈의 까마귀만 그 연유를 알아
침엽수 꼭대기에 도사려 새된 목소리다
'탈진한 은행나무에 는실난실 몸이 달아
몸이 다-아-라'


언어풀이
배참 : 꾸지람을 듣고 그 화풀이를 다른 데다 함.
해-동갑(-同甲) :「1」해가 질 때까지의 동안. 「2」어떤 일을 해 질 무렵까지 계속함
설핏 : 해의 밝은 빛이 약해진 모양(저녁(서녘) 즈음)
는실난실 : 성적(性的) 충동으로 인하여 야릇하고 잡스럽게 구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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