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집을 따라 피어난 계절 위에 서 있다





오늘 하늘은 무슨 색인가요? 우리 집 마당 위에서 크게 팔 벌린 왕벚나무들은 좀처럼 하늘을 보여주지 않아요. 힘없는 내 어깨를 툭툭 치는 해맑은 꽃잎 두 개. 마른빨래엔 연분홍 얼룩이 자꾸 묻어 났어요. 올해는 연분홍 잠바를 사야겠어요.

비는 꽃샘기운에 아직 차가운데 새들과 꿀벌은 나무를 떠나지 않아요. 응결된 고집으로 가지에 맺혀 파르르 떨고 있을 뿐. 나도 내방 가장자리 난로에 기대 저렇게 떨고 있지요. 아침 세숫물은 아직 차고, 밤은 아직도 봄을 내놓지 않네요. 한낮은 또 몹시 더워 남방을 벗고 싶어요. 내가 어느 계절 위를 걸어다니는지 누구도 잘 알 순 없을 테지만 나처럼 앞마당에 핀 왕벚꽃, 개나리를 따라 봄을 잡아당기는 것이겠지요. 오늘은 식탁보를 개나리 무늬로 바꿀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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