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사이트의 플래시광고 때문에 컴퓨터가 ‘버벅인’ 적이 있다면? 각종 팝업 사이트 때문에 짜증난 적이 있다면?
해결책은 간단하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아닌 다른 웹 브라우저를 쓰면 된다. 요즘 나오는 웹 브라우저는 팝업 문제뿐 아니라 웬만한 해킹에도 안전하다. 인터넷 해킹의 대부분은 익스플로러를 대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세계 웹 브라우저 시장에서 견고하던 익스플로러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2004년부터 파이어폭스와 오페라 등 다양한 웹 브라우저들이 공개되면서 익스플로러 사용자는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90%대를 넘어서던 시장 점유율은 현재 80%대 밑으로 떨어졌다. 파이어폭스의 경우 점유율이 전세계 네티즌 10명 중 1명이 쓰고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익스플로러의 점유율이 요지부동이다. 하지만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에서 개발된 웹 브라우저가 익스플로러의 자리를 위협하기 때문이다. 특히 ‘웹마’는 사용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입소문만으로 조용히 사용자가 늘고 있다. 웹마는 놀랍게도 국내 프로그래머가 만든 순수 국산 웹 브라우저이다. 프로그래머 김대정씨(30)는 2003년 이 웹브라우저를 혼자 만들었고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그 기능. 플래시와 광고 차단, 자동 로그인, 페이지 스크롤캡처, RSS 리더기 탑재, 드래그와 우클릭 제한 해제, 마우스를 흔들어 이전 페이지로 이동하기 등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너무 많아서 그 기능을 전부 사용하기 힘들 정도다.
“2003년에 쓰던 컴퓨터가 486이었는데 포털사이트의 플래시광고 때문에 듣고 있던 노래가 메모리 부족으로 끊기는 현상이 자주 발생했어요. 그 짜증 때문에 플래시를 막는 방법을 연구했고, 그해 5월 웹마를 개발했죠.”
처음엔 배포할 목적이 아니었다. 혼자서 쓰다가 지인들에게 써보라고 추천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홈페이지(www.mdiwebma.com)에 올리자마자 인기가 폭발했다. 지금은 새로운 버전으로 업데이트하면 홈페이지가 트래픽 초과로 접속불가가 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조사해보니 웹마의 하루 실행횟수가 4만2천번 정도더라고요. 대충 계산해도 2만명에서 3만명 정도는 된다는 얘기죠. 무료 소프트웨어라서 빨리 확산된 것도 있지만 언론에 소개된 적도 없고 광고를 한 적도 없는데 입소문만으로 이 정도 퍼졌으니 인기가 높다는 방증인 거 같아요.”
무료이긴 하지만 자발적인 기부는 받는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좋은 소프트웨어에 대해 기부하는 문화가 확산되어 있다. 파이어폭스 같은 경우 한해 수십만달러의 기부금이 모인다. 하지만 김씨가 2년반 동안 받은 기부금은 50만원 정도. 서버 유지 비용을 감당하기도 쉽지 않은 돈이다. 게다가 1년의 개발시간과 끊임없는 업데이트 노력을 감안한다면 완전 봉사수준이다.
“익스플로러가 대기업 제품이기 때문에 제조자 중심의 웹 브라우저라면 웹마는 사용자 중심이죠. 수백개의 기능이 있어 복잡하긴 하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기능만 골라서 쓸 수 있거든요. 익스플로러가 시장 지배력을 잃어가는 이유도 너무 경직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위기를 느낀 마이크로소프트는 올초 ‘인터넷 익스플로러 7버전’을 공개했다. 탭 브라우저 등 상당수는 대안 웹브라우저의 기능을 옮겨 심었다. 웹마의 기능도 상당 부분 추가됐다. 하지만 아직도 기능면에서 다른 브라우저에 비해 한참 뒤진다. 익스플로러라는 ‘골리앗’은 변화 추세를 감지하고 있지만, 몸집이 너무 커서 빠른 변화에 적응을 잘 못하기 때문이다.
파이어폭스가 우리나라에서 해외만큼 아직 힘을 못쓰는 상황에서 웹마는 익스플로러를 대체할 수 있는 유력한 웹 브라우저이다. 오로지 김씨의 경험과 국내 네티즌들의 요구로 개선되어온 웹 브라우저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웹마는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은 모두 탑재할 것”이라며 “앞으로 웹마가 어디까지 발전할지는 그 자신도 모른다”고 말했다. 웹 브라우저 시장의 전쟁이 치열해질수록 김씨도 바빠질 것이다.
〈글 김준일기자 antk@kyunghyang.com〉
출처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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