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브릭에 들어가서 과학자들이 무슨 이야기를 나누나 보고 있는데, 나와 다른 세계라서 어렵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하다. 그리고 치열하며, 너무 치열해서 천착하는 습관이 들어 있는 것 같다.
왜 우리들의 과학자들은 인문학적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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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는 우리나라 학계의 구조적인 문제이지 꼭 누구의 잘 못이라고 하기에는 그렇습니다.

1. 한글논문에 쓴 것을 내용은 대동소이하게 외국SCI저널에 내기,
2. 유사내용을 쪼개내서 논문편수 늘리기씩 투고하기,
3. 품앗이씩 논문투고(기여도가 없어도 서로 논문에 이름올려서 각자 실적부풀리기),

우리나라 학회에서도 이에관한 무슨 가이드라인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기본적으로는 학생들이 논문을 작성할때 실험계획이 명확하지 않고, 데이타 정리(실험노트, 관련파일 등)와 관리가 불완전하고, 비슷한 내용의 논문을 이 학회 저학회 투고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생기는 문제 같습니다.
그렇더라도 일관된 기준을 적용하면 덜할텐데, 이 자료 저자료에서 분산된자료를 모으다 보면 아릉님 같은 느낌이들수도 있을겁니다.

제가 만난 많은 한국의 연구자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 별고민을 않하고 심각하게 느끼지 못한다는데서 저는 또 한번 놀랐습니다. 논문 심사를 하다보면 어떡해야하나 고민이 많이되더라고요.

우리나라 학회의 관행, 너무 많은 학회수, 이게 대학구조와 교수평가, 사회인식과 여론, 교수들의 정치참여(정부의 수많은 위원회 포함), 등 수많은 문제와 연관이 있어 보입니다. 하나씩 개선해나가야 할텐데, 주도권을 다 잡고 있는 교수님들이 노력하지않으면 어떤 방법이 안보이는게 또 현실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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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 자체로는 조작이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데이타의 부주의한 취급이나 일관되지 않은 기준(데이터를 정리하는)의 적용 같은 것이 문제겠고, 이것은 논문의 퀄러티 문제이죠. 그리고 비슷한 논문은 한글과 영문으로 내도 되냐는 문제이고요. 이게 편수늘리기와 관련되고 이런것들은 제가 언급한 다른것들과 또 연관되어 있습니다.

이번 문제와 관련없이 어느나라 학계이던 구조적 문제점은 있을겁니다. 누구던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이런 문제로 누구를 질타하는것은 현 상황에서는 정당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물론 아릉님의 지적, 그 자체는 동의합니다만, 김연구원도 어떻게 보면 그런 학계의 관행속에서 지내왔고 배운데로 성실히 했을수도 있습니다.

"생존세"님의 지적처럼 이런 문제는 논문작성 관행과 기준 등에 관한 토의로 이어지는게 맞다고 봅니다. 특정개인을 거론할 필요가 없는 문제고 그게 오히려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겁니다.

그 외 저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 문제가 지나가고 나면 그렇게 과학계에 관심을 가질거란 행복한 고민은 하지않습니다. 경제효과 몇 조, 세계 최초, 외국에서 인정, 이런말 할 강심장이 없다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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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이것은 과학적 논쟁의 문제에서는 선을 넘었다는 생각입니다. 어짜피 다들 믿고싶은것만 믿고 보고싶은것만 볼것입니다. 이제 우리의 문제로 넘어와야 하지 않을까요? 왜 그런 문제가 생겼는지, 그런게 생기게 하는 토양은 무엇일까? 하는 문제로 말입니다.

브릭이 "이 문제는 끝난 문제이므로 더 이상 관심없다"라는걸 보여주는 것도 또 하나의 메시지 같습니다.

논문 나누기(편수 늘리기) 관행에 대해서 저는 더 관심이 있습니다. 제가 고맙게 생각하는 것은 이런 논의 자체를 자연스레 다른 관행으로 옮겨가는데 아릉님께서 좋은 소재를 제공했다는 생각입니다.

논문을 어쩔 수 없이 나눠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능하면 분명한 요점을 간략히 전달하는게 최선이란 생각은 합니다. 저야 능력이 안되서 잘 안되지만요. 하지만 파급효과나 중요성이 논문을 가르는(편수를 늘리는) 기준이라는 생각은 하지않습니다.

출처 : bric의 아이디 '변경'

아릉~/전 요즘 브릭과 과겔을 통해서 느끼는 우려감 하나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브릭이라는 자리에서, 그녀가 연구한 연구결과에 대해 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게시판을 통해, 그녀의 데이터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현재 저를 포함한 이 본문과 댓글의 방식은 매우 비인격적인 지적 방식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과학의 생성물은 과학자에게 자식과도 같습니다. 그 자식이 못난이 건, 잘난이 건간에 생성물을 만든 과학자에게는 소중한 하나의 자식입니다. 그 자식의 문제점이, 심각의 정도에 상관없이, 발견될 경우, 우리가 같은 과학자의 입장에서, 그를 배려한다면, 발견된 문제점에 대해 그가 왜 그렇게 했었는지, 그렇게 해야 했던 이유가 있는지, 혹, 내가 잘못 판단한 것은 아닌지, 해당 과학자에게 먼저 묻는 것이 예의일 것 입니다.

전 이런 생각 해봅니다. 혹, 우리가 그녀를 미리 예단 하고 있지는 않은지-이런 이유에서 이렇게 하지 않았겠어?-라고 말이죠. 그리고, 그녀의 논문에 대한 호불호는 그녀의 의견없이 우리들끼리 이야기하고, 결론지어도 된다고, 그녀를 무의식중에 무시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제가 유감이라고 말씀드린 이유중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부분 때문에 드린 말씀이었구요.

저도, 당신도 과학도입니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황박사태의 한 가운데에서 무언가 과학자의 정신을 조금씩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디 '생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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