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인 스포츠]웰빙은 걷기에서 시작된다


‘이제는 스포츠도 웰빙시대.’

먹거리를 시작으로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웰빙 열풍’이 이제는 스포츠에까지 영향력을 넓히고 있습니다. 스포츠 개념도 변했습니다. 과거처럼 반드시 승부를 가려야 하고, 인간 한계에 도전하고, 직접 하기보다는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던 전통적인 스포츠 개념은 이제 풍요로워진 삶과 함께 ‘건강에 좋으면 최고’라는 생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경향신문은 체육과학연구원 교수진과 함께 독자 여러분의 삶을 건강함으로 인도해 줄 ‘웰빙 인 스포츠’를 주 1회씩 연재합니다. ‘웰빙 인 스포츠’는 독자 여러분의 건강 길라잡이가 될 것을 약속합니다. 첫번째 순서로는 최근 열풍이 불고 있는 ‘걷기의 혁명’을 총 3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지난달 원주에서 뜻깊은 스포츠 이벤트가 열렸다. 국제걷기연맹의 공인을 받은 국내 유일의 걷기대회인 원주 국제걷기대회. 참가인원만 무려 3만5천여명에, 계층도 다양했다. 인간의 원초적인 운동이 마라톤에서 건강 달리기로, 다시 걷기로 옮아가고 있는 셈이다.

상식적으로 달리는 것이 걷는 것보다 몸에 더 좋을 것 같은데 ‘걷기 열풍’이 갈수록 뜨거워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걷기와 달리기를 구분하는 일반적인 기준은 속도다. 시속 8㎞ 이상이면 달리기, 이하면 걷기다. 학술적으론 두발 중 최소한 한발이 항상 땅에 닿아 있으면 걷기, 그렇지 않으면 달리기다. 따라서 걷기는 하중이 뒤꿈치부터 바닥을 거쳐 앞꿈치로 전달되는 식(계란이 굴러가는 모양)인 반면, 달리기는 공이 바닥에 튀는 것처럼 엄청난 하중을 순간적으로 이겨내야 한다. 따라서 충격이 적은 걷기가 모두에게 알맞은 전천후 운동인 것이다.

걷기와 달리기의 궁극적인 목표는 체중·체지방 감소, 심폐기능 강화, 골밀도 상승, 면역력 향상으로 똑같다. 하지만 목표에 이르는 과정은 뚜렷하게 다르다. 운동 시작 전 걷기와 달리기 중 어느 것이 내 몸에 맞는지를 먼저 아는 게 중요한 것도 이런 이유다.

달리기를 경주용 자동차에 비유하면 걷기는 일반 자동차로 칼로리 소모량은 걷기가 훨씬 적다. 그러나 기억해야할 점은 걷기와 달리기는 사용하는 ‘연료’가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걷기는 지방과 탄수화물을 반반씩 쓰지만 달리기는 지방은 적게, 탄수화물을 많이 소비한다. 즉 체지방을 태워 굴곡있는 몸매를 만들며 체중을 줄이고 싶은 사람에게는 달리기보다 걷기가 더 좋다. 걷기와 달리기를 1회 30분, 주 3회, 20주 동안 실시한 결과 걷기(13.4%)가 달리기(6.0%)에 비해 체지방 감소율이 두배 이상 높았다. 또 걷기를 1년 동안 꾸준히 한 결과 혈압을 무려 10㎜Hg 떨어뜨릴 수 있다.

몸에 가해지는 충격도 걷기가 훨씬 적다. 걸을 때 발목·무릎·허리에 가해지는 충격은 체중과 비슷하지만 달릴 때는 최대 4배까지 충격이 가해진다. 운동 중 혈관 넓이도 달릴 때 훨씬 넓어져 심장에 주는 부담도 더 크다.

잃어버린 건강한 몸을 되찾고 싶다면 고개만 끄덕이지 말고 당장 오늘부터 열심히 걸어보라. 걷기의 기적은 당신의 몫이 될 것이다.

〈성봉주|국가대표팀 육상 연구원 겸 한국걷기과학학회 부회장〉

 

 

[웰빙 인 스포츠] 내몸에 맞는 건강 걷기법은


‘약보(藥補)보다 식보(食補)가 낫고 식보보다는 행보(行補)가 낫다’. 명의 허준이 동의보감에서 밝힌 건강법이다. 좋은 약을 먹는 것보다 좋은 음식을 먹는 게 낫고, 좋은 음식을 먹는 것보다 걷는 게 더 좋다는 뜻이다. 즉 좋은 음식이나 약보다 걷는 것이 건강에 가장 좋다는 것을 선조들도 이미 인정한 것이다.

2004년 미국에서 나온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인중 매년 15만명이 달리기 등 격렬한 운동으로 심장발작을 일으킨다.

반면 미국 매사추세츠 의대는 ‘1회 45분, 주간 4회 걷기 운동을 하면 음식물 섭취량과 상관없이 몸무게를 연간 8.2㎏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걷기가 그만큼 건강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무조건 걷기만 한다고 효과를 볼까. 같은 시간을 걸어도 최대효과를 누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그림〉.

걷는 속도는 시속 6~8㎞가 적당하다. 평상시 걸음의 속도는 시속 3.5㎞. 이보다 빨리 걸으면서 땀이 나고 숨이 차는 속도가 걷기 운동에 적당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걷기운동의 효과는 ‘강도 〈 시간 〈 횟수’ 순이다. 한두번 빨리 걷는 것보다 강도가 다소 약해도 오랫동안 꾸준히 걷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보폭은 키의 45% 정도. 1m70 정도의 사람은 1m(1m70×0.45)의 보폭이 적당하다. 보통걸음의 보폭(70㎝)보다 40% 정도 더 넓게 걷는 것이다.

발이 땅에 닿는 순서는 뒤꿈치→바깥쪽→새끼 발가락→엄지 발가락 순으로 옮아가는 게 좋다. 케냐 마사이족의 걷는 방법으로 관절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발바닥의 충격을 분산하는 효과가 있다. 발은 11자형보다는 밖으로 15~20도 벌어지는 게 좋다. 인체 해부학적으로 발이 밖으로 벌어지는 게 인간이 취하는 가장 자연스런 자세이기 때문이다.

걷기에 가장 적합한 심박수는 최대 심박수의 65%. 최대 심박수는 220에서 나이를 뺀 수치로 30세라면 220에서 30을 뺀 190이다. 30세가 걷기효과를 극대화하는 심박수는 최대 심박수 190(220-30)의 65%인 124다.

걷기의 하루 칼로리 소비량 계산법은 ‘체중(㎏) × (걸음수/1만) × 5.5’다. 예를 들어 체중 70㎏·키 1m70인 30세라면 보폭 1m(1m70×0.45)로 1분당 심박수 124(190×0.65)로 1만보를 걸을 경우 하루 385kcal(70 × 1만보/1만 × 5.5)를 소비하는 것이다. 일반인 1일 칼로리 소비량(2,500kcal)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로 영양 돌솥밥 한그릇과 맞먹는 수치다.

〈성봉주/체육과학연구원 육상 담당 교수 겸 한국걷기과학학회 부회장〉

 

출처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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