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허황될지 모르지만 오랜 연구의 대상이 바로 시간을 뛰어넘고 살기였다. 지금까지 정리된 것은 다음과 같다.

1. 인생을 80이라고 한다면 그보다 100배 정도 되는 시간을 탐험하면 나의 1초의 농도가 짙어지는 것을 느낀다. 나는 역사적인 1초를 살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책에서 시간을 버는 게 가장 빠르다.

2. 물리적인 24시간과 무관하게 잘 지내는 방법은 얼마든지 많다. 어떤 경험과 감각을 시간 위에 올려놓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24시간을 누릴 수 있다.

3.사람이 평생 동안 노력해야 하는 것은 다른 게 아니라 시간에 대한 사용 권한이다. 만약 시간 사용을 반납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반납 기한을 정해야 한다. 무턱대고 시간의 사용권을 양도해 버리면 결국 0이 되어 돌아온다.

4. 만화 드래곤볼에는 ‘시간과 공간의 방’이 나오는데, 거기서의 1년은 밖에서의 하루와 같다. 죽음을 임박해 두거나 극적인 순간에는 누구나 시간과 공간의 방 경험을 한다. 훈련을 하면 일상에서 그 방을 불러낼 수 있다. 다만, 자신이 살고 있는 시간에 대한 집중력이 필요하다. 현대인은 자신들이 매달려 있는 시간에 대한 집중력이 상당히 떨어져 있다. 먹기 위해 사는 것과 같이, 단지 시간을 죽이기 위해 사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5. 나누는 시간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만들수록 시간에 대한 감각과 집중력이 길러진다. 사랑하는 사람이나 가족과 함께 경기장에 함께 가서 응원을 하거나 함께 놀이를 하면 영원한 순간을 공동으로 소유한 셈이 된다. 그 순간은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환기된다. 그 때 비로소 헛되이 보내는 시간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6. 화학에서 ‘들뜬 상태’라는 용어가 있는데 자신의 짝을 기다리는 결여의 상황이다. 미디어는 현대인을 세뇌시켜 만족을 모르고 항상 배고프고 내몰린 감정을 느끼도록 부추긴다. 우선 자신을 이유 없이 조급하도록 하는 공기를 느끼고 이를 걷어내면 지금까지 나의 손을 잡았던 시간의 아름다운 얼굴을 비로소 볼 수 있게 된다.

7. 당신이 연출가가 되었다고 생각해 보자. 일정한 시간 안에 담을 수 있는 재료는 무궁무진하고, 자기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쓸만한 재료도 차고 넘친다. 시간 안에 이런 게 많이 섞여 있을수록 생생해진다. 우리가 기대고 있는 시간은 지구의 모든 생명이 똑같이 가졌던 속도다. 눈을 감고 수많은 시간의 연출자들을 느껴 보라. 기록된 자들은 마냥 평범하게 시간을 떠나보내진 않았다. 시간이 자신을 떠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영원한 사랑의 기억을 남겨두려고 인생을 걸었다. 그 열정을 느끼라는 것이다. 당신은 지금 시간을 함께 만드는 공동 연출가로서 서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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