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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DE 현대카드가 일하는 방식 50 Edition 2
현대카드 외 지음 / 이야기나무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카드회사 맞아?
현
대카드는 대기업이다. 그리고 현대카드는 카드 회사다. 대기업과 카드회사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부정적인 이미지가 박혀 있다.
[PRIDE](이야기나무)를 함께 읽은 페북 친구 Hongki Kim 씨는 "웬지 한국의 대기업 문화하면 폭탄주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데, [PRIDE]에 소개된 현대카드의 사내 분위기는 겉모양 뿐만 아니라 그 내용에 있어서 정말 많이 변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현대카드가 다른 대기업들과 다른 점이 무엇일까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 보았다. 그것은 '스타일'이었다. 요새
전세계적으로 흥행을 달리고 있는 '강남스타일'처럼 스타일이 있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방식과 사상이 있어야 한다. 그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1mm 모서리다.
지
갑을 열어 보면 플라스틱 카드가 여러 장 보인다. 모서리를 자세히 보면 둥글둥글하다. VISA와 MASTER사의 규격을 따른
방식이라고 한다. 그런데 어떤 카드는 조금 뾰족하다. 1mm 정도 모서리를 다듬었다고 한다. 이 모서리를 다듬기 위해서 대형
카드사와 협의했고, 모든 ATM기에 똑바로 들어가는지 기계 테스트를 거쳤다. 현대카드 ZERO의 탄생배경이다. 1mm 모서리는
[PRIDE]에 비춰진 현대카드의 스타일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현
대카드는 카드 회사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구석이 있다. 톱스타의 내한공연을 연거푸 성사시키는 공연 기획사 같기도 하고, 어떨 때는
디자인회사 같다는 생각도 든다. 현대카드는 건물의 외양이나 사소한 문구류까지 직접 제작해서 사용한다. 자신들의 방식에 대한
자신감이자 고집이다.
자
기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참 재밌는 일이지만 번거롭다. 하물며 사람들이 모여 있는 회사라면? 매사에 자신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디테일과 실력이 근거가 되어 줘야 한다. 디테일과 실력을 유지하고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마음 깊은 곳에서 자신감이
에너지를 주어야 한다. "껍데기만 훌륭한 것이 아니라 회의실에 페이퍼롤부터 직원들을 챙기는 세심함은 경험자를 배려한 흔적이
돋보인다."(구유리)는 평가는 쉽게 받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사람 중한 줄 아는 회사"(구유리)라야 한다. 독자들은
"격이 있는 조직은 신뢰와 염치가 있다"는 문구를 인상 깊게 읽었다. 현대카드는 '일하는 방식'까지도 팔 수 있는 회사다. 이
책의 부제는 "현대카드가 일하는 방식 50"이다.
독자들이 가장 인상적인 구절로 입을 모은 부분은 다음과 같다.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에는 집착하면서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에는 무관심합니다, 이것이 핵심인데 말이죠."(318)
사보의 추억
[PRIDE]
책은 첫인상이 참 독특하다. 대체로 단행본은 223*152mm (A5) 규격을 많이 쓰는데, 이 책은 180*130mm로
제작됐다. 포켓사이즈라 휴대학 편하다. 책 안에 소개한 인용문 중에서 "첫인상을 만들 기회는 한 번밖에 오지 않는다."(301)는
알 리스의 말이 눈에 띄었다.
각
장마다 일러스트와 체크리스트는 이 책이 실전 가이드로서 쓰이기를 바라는 소망이 담겨져 있다. 장재호 씨는 "군더더기 없는
편집"에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PRIDE]의 태생 과정은 유명한 일화다. 원래 사내 교육을 위한 사보로 제작되었는데, 협력
업체에게 알려지면서 입소문을 탔고 단행본으로까지 발전하게 된 케이스다.
눈
밝은 독자들은 사보와의 차별성과 사보의 한계를 동시에 간파했다. 이 책이 사보를 뛰어넘을 수 있었던 까닭은 보편적 가치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즉 "사람이라면, 인간이라면 지켜야 할 전세대를 아우르는 보편적 진리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장재호) 있기
때문이다. 진리란 대단한 것이 아니라 통념과 상식이다. 보안은 원칙이 아니라 실천이 중요하다거나, 성희롱의 판단기준은 상대방이
불쾌감을 느꼈느냐 같은 상식이 업무 현장에서 철저히 지켜지는 것이다. 원칙을 세우기는 쉽지만, 집요하게 실천하기는 쉽지 않은 게
바로 상식이다.
하
지만 사보로서 가지는 한계도 분명하다. Clara Jung 씨는 "애초 사보로 제작되었던 만큼 홍보성의 느낌이 강한 것은 읽는
내내 조금씩 신경이 쓰였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홍보성이 있다는 말은 마치 성공한 기업가나 지도자가 자신의 성공 스토리를 알려주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PRIDE]가 사보의 한계를 완벽하게 넘어서려면 장재호 씨의 말처럼 보편성을 향해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독자와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예
컨대 프라이드가 무엇일까라는 기본적인 질문에 자신의 사례들을 검토하면서 '최고의 답변'을 공란으로 해놓고 독자들에게 상상의 여지를
준다. 현대카드가 프라이드를 만들기 위해서 끊임없이 도전하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성공한 것과 실패한 것을 솔직히 털어놓으면서
독자들과 주제를 공유하였다면 사보 이미지도 극복하고 홍보 효과도 얻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