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아는, 우리만 모르는 - 위키리크스가 발가벗긴 대한민국의 알몸
김용진 지음 / 개마고원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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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전문 총 25만1287건 중에서 주한 미 대사관이 작성해서 본국으로 보낸 전문은 모두 1980건입니다. 2006년~2010년 말까지의 내용이 집중돼 있습니다. 이 안에는 우리가 믿던 대한민국 정부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전에 나는 사람을 대함에 있어 그의 말을 듣고는 그의 행실을 믿었다. 이제 나는 사람을 대함에 있어 그의 말을 듣고 그의 행실을 살피게 되었다. 재여로 인하여 이렇게 바뀌었다."

논어5-11


미국과 서방의 극우 정치인들의 말이지만, 줄리언 어산지를 암살하거나 사형에 처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정보는 충격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전문을 작성한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지극히 정상적인 정보 수집 방법입니다.

문제는 그 안에 담겨 있는 우리 정부의 모습입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통령이 답변할 ‘최후의 무기’를 발설해버리기도 하고, FTA의 대응 계획을 발설하는 등 ‘검은 머리 외국인’들이 많아도 너무 많다는 사실에 크나큰 배신감을 느끼게 됩니다.
비록 진보적인 입장을 가진 저자에 의해 재구성되긴 했지만 미 대사관의 전문은 그 자체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고도 남습니다.

이 책은 두 가지 시사점을 주는데, 위키리크스에 비춰진 모습으로 봤을 때 한국은 사실상 무정부상태가 아닌가 하는 강한 의구심이 듭니다. 우리가 언론에서 듣고 정부에게 들은 말과 위키리크스의 말이 달라도 너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를 보도하는 언론의 자세입니다. 수많은 특종거리들이 담겨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권과의 불편한 관계를 싫어하는 노예근성 때문에 보도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이런 현상을 노엄 촘스키 교수는 '선전모델(propaganda model)'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는 하나의 시험에 들었습니다. 바로 ‘진실’이 내는 시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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