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승리의 기쁨도 잠시뿐. 생각해 보면 뼈아픈 대목이 너무 많다.
한나라당은 많은 의석을 잃었으나 아직도 지방정부의 거반을 차지하는 보수여당이며, 민주당은 사실상 보수야당 아닌가. 진보정당이나 진보를 표방하는 정당들은 존재감과 독자성을 상실한 가혹한 선거라는 생각까지 든다.
특히 "승리"라는 목적에 맹목적으로 심취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반성이 생기기 시작한다. 어떠한 경우라도 한나라당의 압승보다는 나은 결과겠지만 앞으로 이 부분에서 고민이 모아져야 할 것 같다.
이런 저런 생각에 잠이 안 와서 트위터를 돌아다니다가 평소 눈에 띄는 논객이 안 자고 있길래 말을 붙여서 한 시간 가량 토론을 했다. 덕분에 생각이 정리됐다.
지방선거, 소수정당은 어떻게 되었나
지금은 온갖 비난을 퍼붓지만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났을 때 노회찬, 심상정이 재평가를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선거가 끝나고 나서야 "노회찬의 고뇌"를 어느 정도 이해할 것만 같다. 국민참여당이 보여준 건강함도 볼거리다. 특히 시민광장이라는 촛불 네티즌 네트워크와 연계돼 있어서 정당 정치의 새로운 발전가능성을 보여줄 수도 있다. 민노-진보신당의 해묵은 논쟁틀에서도 자유롭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촛불 이후 이명박에게 맞은 멍자국이 희미해지고 그에 따른 열패감, 좌절감을 위로받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는 선거였다. 이제 1:1이 되었으니 나머지 3세트를 하러 가야 한다. 뒤늦으면 다음 경기 자체가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