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지 광고 막은 삼성, 트위터는 어떻게 막을까?

김용철 변호사의 신간 <삼성을 생각한다>(사회평론)이 일간지 광고게재를 거부당했다는 프레시안의 기사를 보고 트위터에 광고이미지와 경위를 알렸습니다. 프레시안에 의하면 "지난 1월 29일 이 책을 출간한 출판사 사회평론 측은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매일경제> 등 일간지뿐 아니라 무료신문 <메트로> 등에 광고 계재를 요청했으나 이들 신문에서는 구두 약속을 파기하는 등 <삼성을 생각한다> 광고 게재를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출판사인 사회평론 마케팅 팀은 <조선일보>, <매일경제>, <중앙일보>, <동아일보>와 차례로 구두계약을 성사시키고  A4 정도 크기인 '9단×21센티미터'로 광고를 제작했습니다. (아래 이미지) 하지만 앞서 밝힌 일간지 모두 광고 거부 의사를 밝혀와 출판사가 만든 광고는 어느 신문사에도 게재되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무료신문인 <매트로>에게까지 광고게재를 거부당했습니다.

일간지들은 저마다 거부 사유를 밝혔지만, 삼성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주기에 충분한 대목이었습니다. 삼성이 자사 비판 기사나 광고에 대해서 압력을 넣는 것은 매우 일반적인 방침이기 때문입니다.

 

트위터리안들의 역습이 시작되다

김용철 변호사의 저는 진실을 알리는 시민 트위터(@jinalsi)를 통해서 오후 1시 30분 쯤에 다음과 같은 글과 함께 출판사의 광고이미지를 게재했습니다.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 경향신문 기사삭제당하고 광고면에 실리지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트위터에서라도 광고해줍시다. 무한RT 부탁해용~삼성 해도 너무하네!

 

▲ 사회평론 출판사가 조선, 중앙, 동아, 매일경제, 매트로에 게재하려고 만든  A4 정도 크기인 '9단×21센티미터'의 광고. 모든 일간지에서 광고게재를 거부당했습니다. 이 책이 바로 삼성의 내부고발자 김용철 변호사가 쓴 책이기 때문에, 광고게재 거부의 배후에 삼성이 있다는 의혹이 강하게 풍기고 있습니다.

그때부터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단 3시간 만에 86명에 가까운 트위터리안들이 RT(리트윗:옮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글을 원문 그대로 올리는 리플 개념으로 간단한 멘트를 삽입할 수 있는 트위터의 핵심 기능)을 해주셨습니다. 그 명단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서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86명의 영웅을 소개합니다. 지금도 리트윗이 계속 달리고 있습니다. (following해주셔도 좋습니다)

@aini207, @jblee62, @rootlonda, @AdelleSong, @Moontaejin, @soultaster, @koillyoung,  @tohkun, @ELworld7, @hajinchung, @tman05, @marishin, @iphone798, @Megasage, @laystall, @carakal, @chooonnn, @4thefirst, @holysea69, @sophiekkim, @Morpheus2521, @sunimini, @iio_oii, @vical1024, @Nwith, @hym1004, @inhasca, @SIR00, @cobong7, @geophia, @osr1998, @sroger88, @TakeuchiYuko, @youngzigi, @kheavennomad, @candl2fish, @heterosis, @nxtw, @westar72, @ParkKD, @Chulho, @2hmhm, @iFoog, @meen2007, @barry_lee, @cosmos34, @soohwans, @jinalsi, @goocipo, @sniper_june, @haesamLee, @yongee0407, @hdy1015, @nuovo_m, @foaiip, @coreapartisan, @sukhos, @toindividual, @superpluto, @nikkinenviro, @tnsrb, @jhanglim, @pr5sky, @johnnybc, @PigWishtoFly, @hiscliche, @ssanha, @talinside, @loveletter1004, @kjaewoo, @elessarr, @chupachupzx, @jonghee1, @eowls0115, @cacoong, @777newstar, @inertboy,  @ethjames, @jamesbl7028, @LeoKei, @Noru917, @NeuroKim, ,@mllab, @tjddk92, @himchan88, @Coryong

이 분들이 리트윗을 해주시면서 달아준 반응이 재밌습니다. 몇 가지만 소개합니다. @hdy1015 님은 "삼성에 노동조합이 있어야 합니다."라고 대놓고 말씀해주셨구요.  @iFoog님은 오히려 "책 구매욕이 일어난다"고 해주셨습니다. 이 소식을 접하고 아예 책을 사신 분도 많았습니다. 이 분들의 트위터 하나하나 찾아가서 followers 수를 헤아려 보았습니다. 즉, 이 분들이 글을 남기면 알려지는 사람의 수입니다. 28,473명이었습니다. 그 중에서 중복이 있다고 하더라도 1만~1만5천명에게 순식간에 알려졌으리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김용철 변호사 <삼성을 말한다>에 관한 경향신문 기사가 온라인에서 삭제된 데 대해서 분개하신 트위터리안들이 많았습니다.

이번 트위터 광고로 인해서 책 판매량이 얼마나 올라갈지도 관심사안입니다. 지수를 공개하는 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2월 3일 현재 세일포인트는 63,570점이고, 예스24의 판매지수는 95,070점입니다. 앞으로 계속 주목해봐야겠습니다.
 

단 3시간 만에 86명에 가까운 트위터리안들이 리트윗을 해서 3만명 가까운 사람들이 이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한 트위터리안이 리트윗한 화면.

'굴뚝' 같은 삼성, 아이폰, 아이팟 못 만드는 이유 있어

산업화, 관료화된 대기업들을 은어로 "굴뚝"이라고 합니다. 삼성은 가장 굴뚝 같은 기업으로 통합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삼성의 광고 압력 실태가 알려지면서 소비자에게 삼성 이미지가 또 한 번 타격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삼성이 스마트폰에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도 아이폰, 아이팟 같은 혁신 상품은 만들지 못하는 이유가 이번 트위터 광고 사건을 통해서 어느 정도 드러나고 있지 않을까요? 소비자들에게 귀를 기울이기보다는 힘으로 신문사나 출판사, 권력 등을 제압하려는 습성을 버리지 못하는데 어느 자리에 참신성과 혁신성, 창의성이 들어갈 수 있을까요?

트위터는 거대한 피라미드의 집합체, 다르게 표현하면 "다단계"의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존의 불법 다단계가 돈과 욕망으로 움직였다면 트위터 같은 공적이고 사회적인 다단계는 정의감, 사랑, 진실이나 성취감, 감정이입, 의분 등으로 움직인다는 게 큰 차이입니다. 삼성은 다단계 기업에게 약합니다. 암웨이라는 다단계 업체와 한판 대결에서 보기 좋게 패배한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습니다. 삼성은 아이폰에게 맞섰던 것처럼, 그 당시도 애국 마케팅으로 했지만 암웨이에게 시장을 내줘야 했습니다.

삼성은 대통령, 조중동, 대기업에게 강자이지만 소비자에게는 강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삼성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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