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는 사람을 살리는 소와 같고, 방송은 사람을 죽이는 말과 같다


방송이란 근본적으로 영향력 면에서는 압도적이지만, 인간의 사고와 심성을 동물 수준으로 추락시킬 위험성이 있다.
그래서 활자매체와 방송매체는 소와 말에 비유할 수 있다.
소는 정직하게 걷고 밭을 일구는 인간의 친구이지만,
말은 엄청난 속도로 달리고 전쟁을 주로 한다. 유럽의 지형을 바꾼 것도 바로 훈족의 기마병들이었다. 오죽했으면 반인반마인 켄타우로스가 유럽인들에게 무시무시한 신으로 그려졌을까??

미국의 유명한 방송국인 NBC는 방송의 무식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NBC는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7억5천만 달러에 이르는 예산 삭감을 추진했는데, 그 가운데 상당액이 뉴스 담당 부서였다. 사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전문성 있는 뉴스보다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화면이 필요하다.
미국의 전설적인 언론인 댄 래더는 텔레비전 뉴스에 대해서 "질은 떨어지고 겉치레만 늘어났다"고 비난했다.
텔레비전 뉴스의 목적은 오로지 시청률을 높이고 광고를 팔아먹기 위해 "눈알을 화면에 풀로 붙여놓는" 데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독일 나치의 히틀러도, 소련의 스탈린도, 이탈리아의 전체주의 지도자 무솔리니는 각기 자신의 영토에서 강력한 매시 커뮤니케이션인 라디오를 통해서 그처럼 신속하게 세상을 지배할 수 있었다. 히틀러의 오른팔이었던 괴벨스는 "라디오가 없었더라면 우리가 지금처럼 권력을 장악하거나 행사할 수 없었을 것이다."라고 실토했을 정도다.



<시사IN>이 창간 100호를 기념하여 창간호에서 했던 미디어 신뢰도 조사를 다시 해봤다.
근 2년 전의 자료이지만, 그간 우리 사회에 엄청나게 많은 일들이 벌어진 격변기임을 감안하면 수치가 요동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조선일보의 약진이다.
조선일보는 KBS를 인수해도 될 만큼 성장했다.




조선일보는 신뢰하는 매체 순위에서 5위로 떨어졌는데,
불신하는 매체 순위는 몇 년째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단지 2년이 지났을 뿐인데 무려 전국민의 19%, 즉 5명 중의 1명이 조선일보를 새롭게 불신하게 됐다.
비율로 따지면야 중앙일보의 불신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
중앙일보는 2007년에 비해서 무려 7배 가까운 불신도를 기록했다. 퍼센티지로 따져봐도 17%, 조선일보를 바짝 뒤쫓고 있다.
동아일보는 중앙일보보다 뒤진 불신도 5배 상승이지만

이번 미디어신뢰도 조사에서 조선, 중앙, 동아일보가 고른 약진을 보였다.

하지만 이것도 KBS에 비하면 약과다.
KBS는 10년 넘게 지켜오던 신뢰도 1위의 매체라는 굴레를 이제야 벗어났다.
극적 변화다. 이것은 촛불문화제와 제야의 종소리 조작, 노무현 대통령 서거 상황 조작 등 <조작 방송>으로 거듭나며 그 이미지가 조선일보 수준으로 올라갔기 때문이다.
네티즌은 이병순 사장이 취임하기 전만 해도 고봉순이라는 애칭을 불러줬지만,
이병순 사장님이 즉위하고 나서는 <김비서>라는 이름으로 바꿔 주었다. 물론 KBS는 이명박의 사영방송이자 관치방송이다.
변화의 양상도 무척이나 극적이다.

2007년만 해도 MBC에 비해서 거의 더블 스코어로 이기고 있었다.
11%가 넘는 차이였다. 이 차이를 극복한 것은 순전히 김비서, 아니 이비서 이병순 사장의 업적이다.
이런 결과가 나오자 신뢰도 1위를 지켰던 정연주 사장이 땅을 치면서 통곡했다고 한다.
KBS 간판 프로그램인 KBS 뉴스9는 최근 10년 만에 시청률 1위 자리를 MBC뉴스데스크에게 번번이 넘겨주고 있다.

이것은 KBS 평기자, 일반 직원, 임원에 이르기까지 오로지 이병순 사장의 영도력만 믿고
알아서 기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KBS 기자들은 <조선일보>라고 하면 발끈하기라도 했지만,
이제는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수긍하는 눈치다.

KBS 기자들의 정신은 온전히 조선일보가 되었다.

그러므로 조선일보는 MBC를 차지할 것이 아니라,
신뢰도에서 딱 맞는 KBS를 차지하는 것이 옳다.
어떻게 감히 국민 불신의 원흉인 조선일보가 국민신뢰 1위인 MBC를 잡수시려고 한단 말인가???


조선일보는 불신도 면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아래의 도표를 보자. 위의 것이 2007년이고,
아래가 2009년이다. 2007년에도 충분히 독보적인 불신제왕 조선일보였지만,
그것은 성이 안 차셨나보다.


<2007년 시사인 창간 당시 미디어신뢰도 조사>


<2009년 시사인 100호 특집 미디어신뢰도 조사>


자~ 보라!!
조선일보의 질주를!!!
조선일보는 불신제왕이 아니라 "불신의 신"이라고 불려야 할 것이다. 누가 감히 조선일보를 따라가겠는가?? 조선일보는 MBC 쳐다보지 말고 KBS랑 놀아라!!!!

방송이면서도 신뢰도 1위를 지키기 위해서 비판과 전문성의 날을 게을리 하지 않았던 MBC가 다시 한번 눈길을 스친다. 참 애 많이 썼다..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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