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0일은 참 슬픈 날이었습니다.
며칠 전부터 작정을 했지만 결국 '성지' 봉화에는 가지도 못하고,
사람들이 대한문으로 가자고 권해도 갈 수가 없었습니다.


▲ 진실을 알리는 시민(진알시, http://www.jinalsi.net/ )에서 가장 뜨거운 심장을 가진 치우천황 님처럼 자리 깔고 스탬프도 찍고 싶고..

진실을 알리는 시민(진알시)는 2008년 촛불 이후에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언론시민모임으로 광고불매운동을 하는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언소주)와 달리 전국의 언론 소외지역에 신문을 배달하며 언론청정지역을 넓히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작년 한 해부터 지금까지 총 60여개 배포팀이 140만부 이상의 정론매체(경향, 한겨레, 미디어오늘, 시사인, 위클리경향, 한겨레21 등)를 배달했고, 소액 후원금으로만 2억원이 쌓여 일반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 크하할 형님처럼 특별판 번쩍 들고 당당하게 외쳐보고도 싶었고...


▲ 아티스트한 판교아트(왼쪽)와 박은정(오른쪽) 님처럼 간지나는 작살포스도 뿜고 싶었지만...(나한테 이건 솔직히 좀 무리ㅋ)


그나마 1150개팀에게 7만부가 넘는 특별판을 배달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으며..

한 3일 동안은 '엑셀'과 동거를 하다시피 합니다.
엑셀 화면을 보면서 전국 1,000명의 자원봉사자님들께 보내드릴 물량을 정리하고 택배목록을 정리하느라 밤샘은 기본이었습니다. 1차 물량 900개에 이어서 2차 물량 200여개를 보내자면 봉하고 대한문이고 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남기로 했습니다.
촛불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비정규직 택배기사 아저씨들의 기분이 이런가 봅니다.

착잡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와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뭔지 고민했습니다.

1,000명 프로젝트를 고민하고 진행을 하는 한 사람으로서
나 자신도 1,000명 프로젝트 안으로 던져야 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내 주변을 돌아보면서 나만의 배포를 시작했습니다.

<1,000명 프로젝트>는 특정한 개인이나 조직된 배포팀이 아니라 개인으로 돌아와 내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이나 가까운 사람 톱10에게 정론매체를 보여주고 알리는 프로젝트입니다. 개인에게 최대 30부를 주고 택배비도 본인 부담의 착불로 지불하고, 사서 고생하며 이웃이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여주며 설득하는 모델로 설계됐습니다. 특히 촛불 이후에 "광장에서 일상으로"라는 운동모델을 성공적으로 실현시킨 귀중한 사례가 될 것입니다. 1,000명을 목표로 했는데 현재 1200명이 넘는 분들이 신청을 해주셨습니다. 아직 시사인, 위클리경향, 한겨레21 분량이 남아 있고, 현재는 미디어악법에 대응해 <미디어오늘>과 함께 특별판을 만들어서 널리 알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먼저 챙겨 간 시사인, 위클리경향, 한겨레21 15부를 챙기고 목표를 정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말을 잘 하는 것 같지만,
오프라인에서는 잼병이거든요..
단골 슈퍼 2곳과 평소 친분을 쌓은 이웃 3개 집을 목표로 했습니다.
일단 이웃집에 들어가서





옆집에 사는 꼬마 준서입니다.
준서에게 설정사진을 부탁했는데,
처음에는 안방으로 휙 도망가 버리더군요.
준서 엄마가 "삼촌이 사진 예쁘게 찍어준대..준서야 사진찍자!"하며 달래 주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세 개 매체가 잘 보이도록 사진을 한 방 찍었습니다.

다른 이웃들에게도 돌리면서 사진촬영을 부탁드렸는데,
협조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슈퍼는 두 군데를 선택했습니다.
가나슈퍼에서는 우유를 사고,
지연슈퍼에서는 요구르트를 사는 방식으로..

가나슈퍼 사장님에게 사진을 부탁했는데,
허락을 못 받았습니다.
출판사에서 오랫동안 일을 해와서 이름이 너무 알려졌다는 겁니다.
강호의 고수가 여기 있었는지 여태 몰랐습니다.




그리고 나서 지연슈퍼로 '달려' 갔습니다.
꼬맹이들이 엄마에게 1,000원짜리를 하나 타서 득달같이 달려가고 있네요.
나도 덩달아 달려 갔습니다 ㅎㅎ
요구르트를 사면서 머리를 긁적거리면서 계산을 마치길 기다리는데,
밖에서 한 청년이 담배를 사러 왔습니다.
쑥스러워서 말을 꺼내지 못하고..
청년이 가고 나서 슬쩍 매체를 건네면서 취지를 말씀드렸죠.

아저씨가 "아, 노무현 관련된 그거구나"라고 맞장구를 쳐주시더군요.
그리고 나서 인증샷을 붙가드렸더니,
흔쾌히 사진촬영을 허락해주셨습니다.
이렇게 사진찍는 게 어려운 일인지 몰랐기에..
아저씨한테 무한감사를 느낍니다.


엄쨌든 내 작전은 이것으로 대성공..
광화문에서도 배포를 해봤고,
지하철역에서도 배포를 해봤고,
정자역 주변 공원에서도 배포를 해봤는데,

이번에 했던 '내 주변 배포'가 가장 즐겁고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좀 더 길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니까요.
주변 사람들과 더 가까워진 기분을 느낍니다.



어쨌든 노무현 님은 이제 우리의 슬픔을 뒤로 하고 떠나셨고...

미디어악법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진실을 알리는 시민은 언론 전문매체 <미디어오늘>과 함께  <미디어오늘 특별판> 1만부를 준비했습니다..


누구든 진알시 홈피의 <미디어오늘 특별판 신청하기> 란에 신청을 해주세요..
시사인 한겨레21 위클리 경향과 똑같은 방식으로 택배로 발송해 드리겠습니다..
자신의 주위에 전달해주세요...

정부라는 국가권력, 국가폭력을 점령했다고 하더라도..
여당에다가 법안통과 의석수를 만들어 입법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 하더라도..
조선일보, 삼성, 청와대 등 힘 쎈 놈들이 모두 힘을 합쳐서 밀어부친다 하더라도..

'말의 정직함'은 넘어뜨릴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세요. 
그리고 용기를 내세요..
 
진알시 홈피 <미디어 오늘 특별판 신청하기>에서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http://www.jinals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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