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민주주의, 반자본주의의 상징 임채진 검사가 걸어온 길


▲ 임채진 검찰총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의 책임을 지고 검찰총장직에서 5일 사퇴한다. 특히 "상상 못할 변고로 국민 슬프게 해서 수사 총지휘 총장으로서 사죄한다"는 사퇴의 변을 남김으로써 현 정부가 전 정부를 학살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으로 청와대는 충격에 빠졌다. 수사 초기부터 중수부를 이용해 대통령 모욕주기를 계속한 임채진 총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도덕성과 명예를 목숨보다 귀하게 여긴다는 사실을 알 리 없고 그의 수사 방식이 대통령을 실제로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다는 상상력이 있을 리가 없다. 임채진 검찰총장은 불명예퇴진을 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사진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MB정부를 '반민주주의 정부'라고 부르는 것이 허락된다면, 임채진 검찰총장은 가장 반민주주의 인사라고 할 수 있다.
촛불집회와 언론소비자운동에 대한 집요한 수사, 미네르바 구속, 피디수첩 관련자 체포, 정연주 <한국방송>(KBS) 사장 사건 등에서 이 나라 검찰은 정치 검찰의 성격을 아낌없이 보였주었는데, 그 중심에 임채진 검찰총장이 있었다.


▲ 이명박 정부 들어 검찰의 중립성이 훼손되었다는 주장에 동의한다는 의견이 51.6%로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36.9%)보다 높았다. 미네르바 구속 당시 한 언론사의 조사 결과 미네르바 구속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므로 지나치다는 의견은 62.5%였다. (자료 : 시사IN)

임채진 검사는 80년대 '학생 때려잡기'로 유명했던 공안검사였다. 80년대 민주화 투쟁현장을 누볐던 젊은이들에게는 가혹한 이름이다. 임채진이 검찰총장에까지 오를 수 있었던 중요한 자산 중에는 이 시절의 가혹한 민주주의 탄압이 있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임채진 검사에게는 '친자본'과 '반자본주의'라는 수식어를 동시에 붙일 수 있다. '친자본'은 '친자본주의'와 구별된다. 그야말로 '자본가'에게 충성을 맹세한다는 말이다. 임채진 검사는 검찰총장 선임 당시 김용철 변호사로부터 삼성 떡값을 줄기차게 받은 대표적인 인사로 거명됐다. 반민주주의 한국에서 엘리트의 필수 코스인 독재정부에 대한 충성, 삼성에 대한 충성 과정을 탄탄하게 밟아왔다는 뜻이다. 비록 본인이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극구 부인하기는 했지만, 떡값인사를 폭로한 삼성 김용철 변호사를 기소하거나 고발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임채진 검사가 떡값을 받지 않았다고 한 발언은 신빙성이 떨어진다. 
'반자본주의'라는 것은 떡값을 받고 삼성에 유리하게 법 적용을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공정한 룰이 생명인 자본주의를 갉아먹기 때문이다. 결국 삼성은 우리나라 인맥을 다 먹어치우고 공정한 시장 게임을 불가능하게 만들어버린 반자본주의의 상징인데, 반자본주의의 상징에 충성을 맹세한 임채진 검사는 반자본주의 대표인사라고 할 수 있다.  

임채진 검사 개인을 비난할 수는 없다. 이것이 대한민국 엘리트들의 주요한 성공 케이스니까. 법복을 입은 임채진 검찰총장이 바로 이 시대, 난세의 전형적인 성공케이스다. 난세에 소신을 지키며 법복을 입고 있기는 어렵지만, 법복으로 몸과 마음의 눈을 가리고 안락한 삶을 살아가기는 쉽다. 우리나라가 '이 모양'이 된 이유는 난세에 법복을 부끄러워하는 사람보다, 난세에 법복으로 눈을 가린 사람이 월등히 많았기 때문이 아닐까. 사법체계의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문제의식이 행동으로 발휘되지 않는 한 이런 부류의 인사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반민주 정부에서 퇴출당한 반민주 검사 사례가 주는 교훈

임채진은 끈질기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4대 권력기관장 중에서 유일하게 유임된 사람이 바로 임채진 검찰총장이다.
그 과정을 보면 암투도 이런 암투가 없다.
올해 초 국세청장 '그림 로비' 파문이 일어나 국세청장이 사퇴하는 상황이 벌어졌는데, 시사IN은 이를 4대 사정기관장(국정원장, 경찰청장, 검찰총장, 국세청장) 간의 암투로 해석했다.
한상률 국세청장이 대통령 측근과 골프를 치고 친인척과 식사를 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것은 다른 권력기관에서 정보를 흘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4대 사정기관장 중 올해 초 인사에서 한두 명만 살아남는다는 방침이 알려지면서 서로 물어뜯기식 서바이벌 게임을 벌였다. 이 게임에서 조연으로 등장해 주연의 위치를 차지하게 되는 곳은 바로 검찰이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한 4대 사정기관장의 상호 견제는 다른 기관장 뒷조사하는 정황이 포착되기까지 하는 등 이전투구 양상으로 치달았다. 기관장들에 대한 각종 루머가 나돌기 시작했고(그중 일부가 요즘 기사화되고 있다), ‘박연차 리스트’를 놓고 갈등이 표면화되었다. 국세청 측이 자료를 검찰에 제공하지 않고 이를 가지고 언론 플레이를 한다는 것이었다.  

4대 권력기관장의 상호 견제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악의적으로 언론에 정보를 흘리고 인사에서 떨어뜨리려는 지저분한 권모술수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수준이 된다면 문제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개싸움이 돼버린 상황을 방치했다. 청와대가 교통정리를 했다면 크게 문제되지 않았을 수 있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임채진 검찰총장의 잔여임기는 5개월 남짓이다. 그런데도 그가 사퇴를 할 수밖에 없었고, 사의를 좀처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청와대가 사퇴를 수락하는 상황(그래도 구색맞추기로 1번은 반려까지 했다)까지 오게 된 것은 생각해볼 여지를 남긴다.

이번 사태가 주는 분명한 메시지가 있다. 청와대에 잘 보이기 위해서 지금도 영혼을 팔고 충성경쟁을 하는 무리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충성경쟁을 심하게 하면 임채진 꼴이 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신호다. 자신의 몸도 스스로 봐가면서 충성을 해야 한다. 충성을 열심히 하면 청와대는 좋아할지 모르겠지만 사태가 좋지 않게 흘러가면 누구도 지켜주지 않는다. 청와대에서는 이럴 때 가장 먼저 내치는 인사가 충성서열 1순위 인사다. 임채진 검찰총장은 정치검사라는 오명을 검찰집단에 안기면서까지 과열충성을 한 충성서열 1순위인데도, 이번에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되었다.


대한민국에 즐비한 MB 충성파들이여. 숙청1순위로 전락하기 전에 적당히 충성하는 법을 배워라. 명철보신(明哲保身 : 총명하고 사리에 밝아 일을 잘 처리하여 자기 몸을 보존함)이라는 말은 이때 쓰는 게 아닐까?

※ 4대 권력기관장의 지저분한 암투에 대한 자세한 사정은 시사IN 71호, <한상률 청장 사퇴는 권력 개편 신호탄>을 참조하세요


[펌]<독설닷컴 >제안 캠페인


'노무현 민주주의 재단' 설립을 위한

제 2의 희망돼지 운동을 제안합니다



'독설닷컴'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큰 빚을 졌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트래픽이 폭발했습니다.
서거 이후 10일 동안 무려 2백만 명이 방문했습니다.
(5월23일~25일, 시사IN 공식 블로그 방문자 50만 명 포함)

여기서 발생한 광고 수익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위해 사용하고 싶습니다.
그러면서 이 궁리 저 궁리를 하다가 '노무현 민주주의재단'을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추진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지만 누리꾼들이 분위기를 만들어준다면
설립 주체가 생겨서 진행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민주주의재단'이 생겨 진보의 싱크탱크 역할을 해주었으면 합니다.
그것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던진 진보에 대한 화두에 우리가 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프레임을 만들어야 우리가 그와 영원히 함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노무현 민주주의재단'설립을 위해 최근 발생한 광고 수익 100만원을 기부하겠습니다.
(그리 큰 돈은 아니지만 저같은 월급쟁이에겐 작은 돈도 아닙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친노 정치세력화' 담론이 무성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 아니라
노무현을 영원히 죽이는 길일 수도 있습니다.
이를 피할 수 없겠지만 이와 별도의 프레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노무현 정신을 정치적으로 계승할 친노 세력은 정치를 하고
노무현 추모를 할 사람은 '노무현 기념사업회'를 맡고
비친노 성향의 사람들이 노무현의 민주주의 정신을 확장시키는 '노무현 민주주의 재단'을 맡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최장집 명예교수처럼 노무현 생전에는 비판적 입장이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 정신을 인정하는 학자들이 모여서 이 '노무현 민주주의 재단'을 이끄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노무현에게 진 마음의 빚도 갚을 수 있고요.

뜻을 같이 하시는 분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희망돼지 시즌2'를 제안합니다.
희망돼지를 모아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듯이,
다시 희망돼지를 모아 그의 민주주의 정신을 기리는 것입니다.
다시 불기 시작한 '제2 노풍'을 희망돼지로 승화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고 다시 방관자의 위치로 돌아섰습니다.
그에게 모든 짐을 맡기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를 욕했습니다. 그것은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함께 '노무현 민주주의 재단'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연세대 총학생회에서 6월21일 노무현 추모콘서트(연세대학교 노천극장)를 열 예정인데,
여기서부터 희망돼지 분양사업을 시작해볼까 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현실적으로 '노무현 민주주의 재단'이나 '희망돼지 시즌2'와 관련해 저는 제안자 역할 밖에 못합니다.
희망돼지 운동을 벌일 주체가 필요하고,
노무현 민주주의 재단을 설립할 주체가 필요한데,
봉하마을에서 이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을 해주었으면 좋겠네요.

여러분들 의견은 어떠신가요?



 

※ 고재열 기자의 제안으로 <노무현 민주주의 재단>을 위한 <제2희망돼지 운동>(또는 노무현 전당 벽돌모으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관련포스팅>
http://jagong.sisain.co.kr/616
http://poisontongue.sisain.co.kr/901

이 캠페인에 참여할 의향이 있으신 분들은 승주나무의 이메일(
dajak97@gmail.com )로 의사를 전달해주시면 소식이 나오는 대로 메일을 통해 공지해드리겠습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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