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3년 학교법인 동일학원의 사학비리를 폭로했다는 이유로 직위해제됐다가 2006년 6월 28일 학교 측으로부터 파면 통고까지 받은 조연희씨(42·여·전 동일여고 교사)의 ‘길거리 문학수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우리 주변에는 이렇게 뜻을 품고 쫓겨난 선생님들이 많다. 그 선생님들을 찾아서 다시 교단에 세워야 한다. (사진 : 경향신문)



KBS <TV동화 행복한 세상>의 작가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이 프로그램과는 인연이 있는데, 얼마 전 이웃간의 불화를 해결한 이야기를 오마이뉴스에 실었다가 담당 작가로부터 원작을 사용해 방송을 만들고 싶다는 이야기를 듣고 원작 허락을 해주었다.
원작료를 적잖이 받아 마음도 지갑도 두둑해진 하루였다.

<내 이야기를 동화로 만든 애니메이션>
<TV동화 행복한 세상> "완벽한 이웃이 되는 법"(클릭)


그 프로그램의 담당작가가 다시 연락이 온 것이다.
블로그에서 글 하나를 발견했는데, 그것을 쓸 수 있을까 하는 문의였다.
내 학창시절 선생님과 관련된 이야기였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만난 선생님이 인생을 좌우한다(클릭)

내 인생에서 최초로 의미 있는 기억이 아닐까 생각하는 사건이다. 이른바 <매로 의자를 때린 선생님 이야기>이다.

초등학교 1학년 시절, 내게는 나쁜 습관이 하나 있었다. 엉덩이를 들썩들썩거려서 자꾸 책상 옆으로 삐죽이 나오는 것이었다.
선생님이 몇 번의 주의를 주셨다. 하지만 엉덩이는 말을 안 들어 다시금 책상 옆으로 나오곤 했다.
그 때 선생님이 수업을 하다 말고 엄한 눈초리로 몽둥이를 들고 제게로 다가왔다.
몽둥이를 들고 무서운 표정으로 나에게 오는 선생님에 대한 공포감. 아직도 아찔할 정도다.
그 다음에 대단한 반전이 있다.

나는 눈을 감고 손바닥을 올렸고, 선생님은 매를 내리치셨다.

"철썩" 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나는 매를 맞지 않다. 매를 맞은 것은 다름 아닌 '의자'였다.
의자를 매로 때리며 "왜 자꾸 승주나무가 지적을 받게 옆으로 나오느냐"며 한참 의자에게 매질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선생님은 나에게 매질을 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의자를 때렸다. 선생님이 의자를 때린 이유를 이해하는 데는 무척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선생님의 진심이 전해오고 나서는 그 때의 일을 잊을 수가 없다.


아마 그때 선생님께 매를 맞았다면 내 인생이 달라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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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5-15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도 이런 선생님이 계시리라 믿고 싶네요.
이건 정말 아름다운 사도네요~ 우리큰딸한테 꼭 읽게 할게요.
가난한 동네 가난한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네요~ ^^

승주나무 2009-05-18 13:29   좋아요 0 | URL
네.. 분명히 그런 선생님이 계실 거에요..
아이들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선생님들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관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