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한복판에서 만난 철거촌


공덕동에 있는 친구네 회사에 놀러가려고 공덕역에서 내려서 서울 서부지방법원 쪽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길 한가운데 철거구역이 흉측하게 있어서 눈살을 찌푸리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지나가는 길 한가운데 유리창을 깨고 철거라는 글자를 덕지덕지 써넣은 건물이 기분을 상하게 했습니다.

▲ 한 시민이 철거건물을 보면서 길을 가고 있습니다. 이 시민들은 거리에 오랫동안 서 있었을 철거건물을 보면서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요?

몇 개의 건물만 철거한 것이 아니라 이 구역 전체가 철거구역이었습니다.
나는 호기심이 작동해 구역을 빙 둘러보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 철거구역 입구입니다. 한 양심적인 건물주는 헝겊으로 가려놓는 성의를 보였지만 이런 건물은 극히 일부분입니다. 시뻘건 스프레이로 X표시를 하거나 큰 글씨로 '철거'라고 쓴 건물이 대부분입니다.

▲ 조그만 집 한 채에 철거표시가 6개 이상은 돼 보입니다. 이 정도면 장난질을 해놓은 것처럼 보입니다.

▲ 저 먼데까지 모두 철거구역입니다. 날마다 이곳으로 출근해야 하는 친구의 고초를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우리동네 철거구역


▲ 우리동네 철거구역입니다. 저희 집 바로 옆에 있습니다. 한때는 헝겊으로 둘러싸지도 않아서 각종 쓰레기의 집합장소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그나마 사방을 헝겊으로 둘러 쓰레기가 더 늘어나지는 않고 있습니다.

▲ 헝겊 안에는 대부분 건설쓰레기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 철거구역 전체 모습

1년쯤 화곡동에 살고 있는데 이사오자마자 앞집에 철거를 하고 건물을 세웠습니다. 석달 동안 공사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렸습니다. 앞 건물이 다 세워지자 이번에는 옆의 건물을 철거했습니다.
나는 또 3개월 동안 소음 스트레스에 시달리겠구나 생각했는데, 건물이 다시 세워지지 않는 것이지 뭡니까?
나는 소음 스트레스를 듣지 않아도 되어서 공사를 좀 늦게 했으면 했는데, 1년째 공사를 하지 않으니 되려 쓰레기 스트레스 때문에 마음이 상하게 됩니다.

철거구역이 제 집 바로 옆이라 여름에는 음식물쓰레기 악취가 진동해서 힘들었습니다.
화곡동이 포함된 강서구는 뉴타운 공약을 내건 한나라당 의원이 당선된 곳입니다.
하지만 뉴타운은 포함되지 않았죠. 그래서 이 동네에는 유난히 많은 집이 철거되고 다시 지어지곤 합니다.

철거를 하고 다시 짓는 것은 자기 자본으로 하는 것이니 뭐라 할 수 없지만,
다시 지을 만한 여건도 되지 않으면서 철거부터 하고 보는 사람들 때문에 서울의 도시전경은 병들어 가고 있습니다.

철거구역이 더 늘어나면 서울시가 '슬럼'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을까 심히 우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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