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을 감싸는 두 가지 뉴스, 두 가지 이미지


▲ 유니세프와 함께 한 북한어린이돕기 서울시향 콘서트 포스터. 정명훈은 어린이 음악교실 해설자나 초중고 예술교육 강사 등 대외적으로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역할에 유독 집중한 활동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 중에서 예술가의 인권이나 처우 등에 대한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활동을 보이고 있지 않다.


레디앙과 참세상을 통해서 충격적인 뉴스를 접했다.
예술가 정명훈에 관한 이야기다. 최근 국립오페라단 전직원 해고 사태에 대한 도움의 손길을 요청한 활동가들을 '계집애'라고 부르며 문전박대한 사건은 이제까지 그가 촛불집회에 대해 가진 생각, 예술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까지를 한꺼번에 보여주는 충격적인 일화였다.
한국에 정명훈 같은 사람이 있는 것에 대해서 자긍심을 느낀 국민들이 많을 것이다. 나도 그 중에 한 사람이었으니까. 뉴스에서도 정명훈은 너무나 예쁘게 그려진다. (뉴스 링크함)

정명훈씨, 어린이 음악교육 해설자로 나서<한국일보>

- 문화부, '아름다운 만남' 프로그램 예술가와 학생이 함께하는 예술만들기<세계일보>
조수미·정명훈 초·중·고 예술교육 나선다
문화예술교육 명예교사로 3월부터 활동 <대한민국 정책포털>

레디앙과 참세상을 통해서 충격적인 뉴스는 앞선 뉴스들과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뉴스 링크함)

파리서 만난 예술가 정명훈의 슬픈 본색(참세상)
충격, 지휘자 정명훈 "미국에 구걸하더니 이제와 촛불?"

그를 만난 활동가들이 순진했다. 정명훈을 아는 프랑스 예술가들은 정치적인 사안에 대해서 정명훈이 절대로 동의를 하지 않을 거라고 귀띔을 해준 터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오로지 "그의 예술가적 양심에 호소하고 싶었을 뿐"이었다고 말했다. 예술가적 양심? 이 수완 좋은 예술가에게는 예술가적 양심이 전혀 다른 의미이기 때문에 이들의 만남은 충격적인 파문으로 끝나고 말았다.

“이 합창단이 없어졌다고, 그 합창단을 살려야 되겠다고 지금 여기 와 있는 거예요? 그 사람들이 도대체 얼마나 노래를 잘하는 사람들이기에. 그 사람들을 꼭 구해야 돼요? ”
“합창단 하나 없어졌다고... 이 사람들이 여기까지 와서...그리고, 도대체 나더러 뭘 하라는 거예요. 그래서, 여기에 서명하라구?”
“그러니까, 당신들이 그 100만 명이나 촛불 들고 거리에서 서서 미국 쇠고기 안 먹는다고 시위하는 그런 사람들이란 말이죠? 40년 전에는 미국에서 뭐 안 갖다주나 하면서 손벌리고 있더니, 이제 와서는 미국산 쇠고기 안 먹겠다고 촛불 들고 서 있는 그 사람들. 그게 옳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게 말이나 되는... 알았어요. 알았어.”
“도대체 제 정신을 좀 차리세요. 공부 좀 하란 말이야. 세상이 그런게 야니야. 이 계집애들이말야. 한 밤 중에 찾아와서.”


이제까지 뉴스에서 보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정명훈의 이미지를 만나게 되었다. 정명훈은 “그렇게 불쌍한 사람들 돕고 싶으면 저기 아프리카나 가서 도와줘요. 여기서 그러지 말고.”라고 말했는데, 과연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한 활동이 언론에 자세하게 보도돼 있었다. 나는 올 1월 말에 보도된 정명훈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서 이번 뉴스와 비교해 보기로 했다. 


정명훈은 "진정한 음악은 세상을 구원하는 것"라고 말했다

 시궁창 냄새가 진동하는 아프리카 베냉의 시장 골목으로부터 시작되는 뉴스는 정명훈의 표정을 세심하게 비추며 동선을 따라갔다. 이탈리아 수녀가 설립한 한 학교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고 아프리카 전통 악기 연주자들과 어울려 춤을 추며 어울렸는데, 배고픈 아프리카 아이들과 북한 어린이들을 돕고 힘든 사람들을 위로하는 사회공헌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그렇게 불쌍한 사람들 돕고 싶으면 저기 아프리카나 가서 도와줘요. 여기서 그러지 말고.”(레디앙 보도)

정명훈이 아프리카의 예술가라면 이 말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예술가나 지식인은 당대의 현실에 애정을 기울여야 한다. 위선적인 지식인들이 보이는 일반적인 폐단은 집안에서는 전혀 존경을 받지 못하면서, 밖에서만 존경을 받으려고 하는 것이다. 정명훈이 말하는 '구원'과 활동가들이 생각하는 '구원'의 관점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으로 다른 사람의 생각을 짓뭉개버리는 행위는 타당한가?

정 감독이 꿈꾸는 이상적인 오케스트라는 어떤 단체일까. 그 답은 단원들이 서로 믿고 의지하는 `가족 같은 교향악단`. (매일경제 보도)
“이봐요. 내가 서울시향에 있는데 거기서 일 년에 5~6명씩 해고당해요. 여기만 해고당하는 사람들 있는 거 아니예요.”(레디앙 보도)

그와 관련된 뉴스를 보면서 그가 한 언행들을 되짚어보면서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다. 정치인의 수사가 발견되고, 처세가의 면모가 보인다는 점이다.

"세계 어디에 있어도 내 마음은 언제나 서울시향에 있다"
"외국 유명 음대 박사학위를 받아도 프로 연주자로 성공하기 힘들어요. 그래도 아들의 열정이 대단해요. 베이스 기타와 더블베이스, 피아노, 바이올린을 두루 배웠고 교회 합창단으로도 활동했어요." (매일경제 보도)

정명훈에게서 뼈아픈 배신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우리가 정명훈과 언제 한번 터놓고 대화를 해본 적 있을까? 우리는 그저 뉴스를 통해 정명훈을 본 것뿐이고, 정명훈은 언론을 통해 우리에게 자신의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알려왔을 뿐이다. 레디앙과 참세상의 기사를 보면 이제까지 정명훈에 대해서 과도하게 포장된 이미지와 그에 대한 기대, 나아가 예술가의 본질인 자유주의를 체득한 현인의 모습까지 보인다.

정명훈에게 순수한 예술가적 양심을 기대할 수 없다.
때문에 정명훈에 대한 배신감은 애초부터 존재할 수 없다.

댓글(2) 먼댓글(1)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1. 정명훈, 상식적인 너무나 상식적인
    from 하민혁의 민주통신 2009-03-23 21:01 
    올블로그에 잠깐 들렀다가 괴상한 걸 하나 발견했다. 정명훈 관련 글 몇 개가 베스트로 내걸려 있었다. 웬일인가싶어서 관련 글들 몇 개를 찍어봤더니, 아뿔싸~ 또 저 지겨운 천둥벌거숭이들의 마녀사냥이다. 걸배이 근성이 뼛속까지 배인, 딱 아메바 수준의 뇌를 가진 듯싶은 단세포들이 벌이는 마.녀.사.냥. -_-정명훈, 상식적인 너무나 상식적인뭐 자세한 내용이야 생략한다. 굳이 보고싶은 이들이 있다면, 레디앙에 올라온 전혀 충격적이지 않은, 충격, 지휘...
 
 
2009-03-23 2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3-25 1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