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학교는 우리나라 교육현실의 문제점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분들이 만든 형태의 교육기관입니다.
벌써 10년이 되었는데, 1990년대 말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한 전일제 대안학교가 이제 130개를 넘어섰습니다.


특히 일제고사나 왜곡된 현대사 강좌 등 현 정부의 경쟁 교육정책이 본격화되는 내년쯤 대안학교를 찾는 발길이 부쩍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안학교는 지고의 이상만을 추구할 수는 없겠죠. '대학입학'이라는 목표와 어느 정도 타협을 해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것뿐 아니라 재정이나 운영, 인가 등 여러 가지 장벽이 있습니다.
 
‘대안학교법’이라 불리는 초중등교육법 제60조 3항을 적용받아 정부 인가를 받으면 지원금도 나오고 학력 인정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 시행령이 통과된 뒤 인가 신청을 낸 학교는 단 한 곳뿐이죠. 인가를 받으려면 40억원 규모의 시설을 갖추고 국민공통 교육과정을 50% 이상 이수하며 교원자격증을 가진 교사를 선발해야 하는데, 이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대안학교가 추구하는 교육 가치와 방향을 지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대안학교 나오면 어떤 대학에 가야 할까요. 대안학교 졸업생 중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 비율이 85%(2006년 말 현재)에 이른다고 합니다. 특히 대안학교 출신을 특별 전형으로 뽑는 대학이 늘고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대학에서 대안학교를 환영할 만한 이유는 많습니다. 우선 대학이 내세우는 교육철학이 대학의 맘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대안학교는 시대 흐름에 맞춰 다양한 학교 형태와 교육과정을 수용해야 한다는 대학의 신입생 수시 선발 취지에 걸맞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안학교 출신이 지닌 잠재력은 대학이 매력을 느낄 만한 요소입니다. 대학 입시 관계자들은 대안학교 출신 학생들은 생각이 굉장히 자유롭기 때문에 수업에 큰 활력소가 된다고 말합니다. 엘리트 코스를 밟고 들어온 학생보다 오히려 뛰어난 점이 보일 정도입니다. 대학 입시에서 면접을 주재하는 교수들에 따르면 대안학교 학생의 경우 면접에서부터 티가 난다는 합니다. "모범 답안을 외는 일반학교 출신과 달리 대안학교 출신에게 논술형 질문을 던지면 대학 2, 3학년생 수준의 답변이 되돌아온다"는 것이죠.

어찌 되었건 우리 교육은 '대안'이 필요한 상황임에는 분명한 것 같습니다. <공부를 잘해서 도덕적 인간에 이르는 길>(글숲산책)을 보면 교육이란 하나의 이상적인 인간상에 도달하는 길이라고 했습니다. 공부와 토론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자신의 목표를 주체적으로 만들어나갈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은 '관리'를 위한 교육입니다. 그러니까 통치자들의 생각에 따르도록 하고 반항하지 못하도록 교육 현장에서부터 세뇌를 시키는 것이죠. 이런 과정을 통해서 길러지는 사라들은 주체적으로 살기보다는, 항상 권력자에 기대어 자신의 영혼을 저당잡힌 채 살아야 합니다.

우리 시대에 대안교육, 대안학교가 매우 중요한 화두가 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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