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주거기준'에 미달되는 우리나라 인구는 1,000만

2005년 기준으로 대한민국에서 지하, 옥탑방, 판잣집, 비닐집, 동굴, 움막에 살고 있는 사람은 모두 160만명이 넘는다.
그 동안 양극화는 더 심해졌을 테니 200만명이 넘었을지도 모른다.
<부동산 계급사회>(후마니타스)의 저자 손낙구 씨는 '최저생계비'를 주거에 적용한 '최저주거기준'이라는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즉 "인간의 최소한의 품위와 인간성을 유지할 수 있는 기준"을 최저주거기준이라고 합니다. 예컨대 침실을 기준으로 할 때 부부가 시어머니, 시아버지와 한방을 사용한다면 최거주거기준에 미달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아들과 딸이 장성했지만, 역시 부모와 한방에 거주하는 경우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했다고 말한다.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기준이지만, 우리나라는 최저생계비만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최저주거기준에 미달되는 인구는 1,000만명 정도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의 인구만한 수가 제대로 된 주거생활을 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그런 인구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여기서 지하, 옥탑방, 움막, 비닐하우스, 동굴 등 '비상식적'인 주거생활을 하는 인구도 160만명이 된다.
손낙구 씨는 비상식적인 주거생활을 하는 160만명을 구제하기 위해서 얼마가 드는지 실제로 계산을 해봤다고 한다. 11조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건희 회장의 재산으로 추정되는 13조(현 공식 주식보유 2조원+이건희 회장 소유로 밝혀진 전·현직 삼성 임원 11명 명의의 삼성생명 주식 가치 2조 5,000억원+삼성증권 등 차명계좌 700개 2조원+나머지 600개 차명계좌 3조 2,000억원+고 이종기씨의 삼성생명 주식 가치 7,000억원)보다 적다. 오죽했으면 손낙구 씨를 찾아간 한 목사가 이건희 회장에게 가서 십일조라도 달라고 하자고 말을 했겠나.


투기 목적의 건설사 토지 6조을 공적자금으로 사들이는 돈이면 80만명이 구제된다

정부가 건설업체의 투기 의심성 토지 6억원 어치를 공적자금으로 사들이는 등 총 9조원 이상의 지원책을 내놓기로 했다. 건설사들의 유동성 위기를 해소해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모럴해저드를 제한하기 위해서 부실 건설사는 퇴출시킨다는 방침인데, 사실상 모든 건설사가 관례상 투기를 조장하고 방만경영을 해온 것이 사실인데 이들에게 혈세를 대폭 제공하겠다는 것은 이해가 된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토지공사는 토지채권을 발행해 3조원을 건설사들에게 지워할 계획이라고 한다.
정부는 언제는 시장의 자율에 맡긴다고 말하면서 사회주의 국가보다 더 시장개입에 혈안이 돼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개입을 하려면 빛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고 상식적인 환경에서 생활하지 못하는 160만명의 국민들을 위해서 사용해야지 탐욕에 젖어 있는 건설사를 위해 돈을 쓰는 것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미국에서 한때 7,000억달러의 공적자금 안건이 국회에서 부결된 것은 은행 이용자들의 손실보전을 위한 대안이 담겨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 국가의 큰형님격인 미국조차도 일반 예금자의 이익을 보장해주려고 하는데, 그 동생격인 우리나라는 일반 국민의 귄익 따위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
경제학자 장하준은 <다시 발전을 요구한다>(부키)에서 신자유주의자들이 자원의 재분배 비용에 대해서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실제로 자원이 재분배되는 데는 인적, 경제적으로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정부는 일단 기업을 살리고 나서 이를 통해 재분배한다는 생각인데, 재분배라는 말은 말 그대로 말장난에 불과하다. 이번에 건설사에 퍼주는 9조원도 어떤 과정을 통해 국민에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들어 있지 않다. 단지 건설사가 대통령과 가까이 있기 때문에 요구하기 쉬웠던 것일 뿐이다. 이에 비하면 국민은 대통령과 얼마나 멀리 있나? 대통령은 벌써 안드로메다에 가 있는 듯하다.

이명박 대통령, 내 세금 9조원을 건설사에 쏟아부으면 국민인 나는 어떤 이로움이 있는지 제발 설명을 해달라.


<부동산 계급사회>, 손낙구, 후마니타스, 378쪽, 15,000원

※ 이상의 글은 후마니타스에서 나온 책<부동산 계급사회>(후마니타스)를 참조했습니다. 이 책은 부동산 문제에 관한 최초의 실증적인 분석과 대중성을 갖추고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명박 정부가 부동산의 완충장치를 모두 풀어헤쳐 투기꾼들과 함께 대한민국이 공멸하지 않으려면 이 책을 꼼꼼히 읽고 부동산통이 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